EX급 천재 테이머가 조련을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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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강
작품등록일 :
2024.07.2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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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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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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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지금요?

DUMMY

얼마 지나지 않아 민혁과 한명이 부른 지원 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제각기 다른 팀에서 차출된 헌터들이지만,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와······. 이게 마수라고?”

“예. 생체 반응도 비슷해요. 마수한테서만 나오는 딱 그 파장입니다.”

“나도 몇 년 근무했지만, 이런 건 또 처음이네.”


베테랑에 속하는 요원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들이 지칭하는 마수는, 아주 작은 크기로 변한 채 특제 케이지 안에 갇혀 있었다.


“이 조그만한 게 도로를 이 꼴로 만들었다는 거지?”


몇 시간 전까지 깔끔했던 도로는, 군데군데 홈이 패이고 갈라져 차량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근처에 있던 학교와 경찰서도 벽면이 무너져 있었다.


“특별1팀에서 말한 건, 원래 엄청 컸다던데요. 갑자기 각성자 나타나서 이 크기 됐다고······.”

“특별1팀이면, 차우성 팀장 있는 곳?”

“예.”


대답을 들은 선임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 사람도 엘리트라더니 슬슬 정신 놓나. 일을 뭐 얼마나 시킨 거야? 말이 되는 소리냐. 그게?”

“설마 거짓말이라도 했으려고요?”

“그럼 네가 거짓말 한 거냐?”


요원이 케이지 손잡이를 툭, 툭 치며 대꾸했다.

조금 예민해진 드래곤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근처를 노려보았다.


“에이, 선배. 제가 뭐라고 거짓말을 해요? 어차피 연구실 넘기면 금방 밝혀질 텐데요.”

“거짓말이기만 해봐. 그럼 이 꼴 만들어 놓은 각성자는 청사로 갔냐?”

“예. 박은아 연구원네 팀이 담당해서 검사한다는데요.”


무언가 불안한지 케이지 안 드래곤이 우는 소리를 냈다. 처리반이 검은 천을 씌운 채 폭발물을 운행하는 트럭에 케이지를 실었다.


“결과 나와보면 알겠지. 어쨌든 이번 일은 대외비라니까 아래 애들 입조심 당부하고.”

“예!”


어느덧 복구팀이 도착해 도로와 건물을 손보기 시작했다.

민혁이 길들인 마수는 특수 차량에 실렸다. 차는 시동을 걸고 청사로 출발했다.



***


청사 안.

민혁은 간단한 치료를 받고는 낯선 곳에 앉아 있었다.

제1검사실이라고 붙어 있는 연구실은 평범한 내과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양새였다.


“이야. 이 정도 다치신 게 정말 용하네요. 현장에서 처음 각성한 사람들은 거의 다 반죽음 상태로 실려오던데······.”


다행히 민혁은 큰 상처가 없이 몸 곳곳에 테이핑만 한 채였다.


“뭐, 외상은 괜찮을 거 같아요. 어지럽거나 소리가 안 들린다는 증상이 있나요?”

“그런 건 없는데 머리가 욱신거리네요.”

“놀라서 그럴 거예요, 놀라서. 혹시 모르니 추가적인 검사 여러 가지는 할 거지만요.”


의사가 목에 건 청진기를 귀에 걸더니 민혁의 가슴 께에 가져다 대었다.


“자. 숨 크게 들이 마시고······. 좋습니다.”

“고생하셨어요. 혹시 다른 검사가 또 있나요?”

“어디 보자.”


의사가 종이를 집어들고는 한 장 한 장 넘겼다.


“수치 검사 했고, 지속 시간 검사는 하는 중이고, 범위 검사랑 신체 검사 했고······.”


추가로 몇 가지 검사 항목을 중얼거리던 의사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채혈이 마지막이네요. 긴 시간 고생하셨어요.”

“아. 채혈은 아까 기본 검진 때 했었는데요?”

“그래요? 기록에는 없는데?”


의사가 인상을 찌푸리더니 책상 위 종이를 몇 장 넘겨보았다. 아무리 살펴도 채혈 항목은 나와 있지 않다.


“아무래도 혼선이 있던 것 같네요. 죄송하지만 한 번 더 진행할게요.”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드디어 마지막이라니.

민혁은 기쁜 마음으로 팔을 걷어 올렸다.

청사에 도착한 지가 벌써 다섯 시간 째였다. 그 시간 내내 ‘각성자기초검사’를 진행한 민혁은 당장 쓰러져 눕고 싶은 심정이었다.


“알콜솜으로 잘 문지르시고. 진짜 끝입니다.”

“이제 귀가해도 되는 걸까요?”

“그게······.”


의사가 무어라 대답하려는 순간, 검사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하민혁 주무관님?”


잠시 멍하니 여자를 바라보던 민혁이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넋이 나갈 만큼 예쁜 외모였다.


“아, 네!”

“검사 끝나셨으면 저 따라 오시면 돼요.”


갑작스러운 검사와 피곤 탓에 민혁은 머리가 멍해진 상태였다.

손짓하는 여자의 뒤를 따라 졸졸 걷던 그는, 엘리베이터가 한없이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저 근데. 어디로 내려가는 건가요?”

“아. 검사 끝나셨으니 대기실 가서 잠깐 쉬시면 돼요. 몇 가지 여쭤볼 것도 있고요.”


발랄한 목소리에 민혁이 대답 대신 마주 보고 웃었다. 그러자 연구원도 수줍게 웃으며 민혁의 눈을 응시했다.


“아. 저는 박은아라고 해요.”

“그, 그러시군요. 잘 부탁드려요.”

“저야말로요. 아. 도착했네요. 여기 들어가시면 돼요.”


은아가 문을 열어 준 곳은 작은 방이었다. 작은 침대와 냉장고, 소파와 책상까지 구비하고는 제법 깨끗한 상태였다.

대기실이라기에는 작은 호텔 같은 구조였지만, 민혁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발을 들여놓았다.


민혁이 대기실에 들어간 순간.

문이 닫혔다.

당황한 민혁이 손잡이를 돌려보았지만 안에서는 도저히 열리지 않았다.


“저, 저기요?”


얼마 지나지 않아 왼편 벽이 소리를 내며 투명해졌다. 그 투명한 벽 너머로 은아가 방실방실 웃고 있다.


“자. 지금부터 몇 가지를 물어볼게요. 성실한 대답 부탁드려요.”



***



“그래. 그러니까······.”


여자가 생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주 매력적인 생김새의 연구원이다. 누구라도 미인이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외모였다.

이런 사람이 왜 연예인이 아니라 공무원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만한 여자였다.


민혁 역시 제 앞에 앉은 연구원의 모습에 잠시 마음이 동했다. 분명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하민혁 주무관님은 스물 여덟 살이신 지금껏 비각성자시다가, 갑자기 각성을 하셨다는 거죠?”

“······그렇다고 몇 번을 말합니까, 제가.”


은아가 눈을 반쯤 접으며 웃어보였다.


“보통 이능이라는 건 성장기에 발현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니까요. 하 주무관님 경우는 너무 특수한 케이스시네요.”

“······지금 못 믿겠다 이겁니까?”

“저도 믿고 싶죠. 아니, 믿고 있어요. 정말이라니까요?”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여자가 책상에 놓인 종이를 두드렸다.


“그렇지만 저희 쪽 입장도 이해해주셔야죠. 안 그래요?”


생긋 입꼬리를 올린 얼굴이 화보의 한 장면처럼 반짝였다.

이 삭막한 분위기 속 만개한 미소가 은아를 더욱 이질적으로 만들었다.


‘이 사람이 차우성 팀장이랑, 세진 씨가 말한 미친 여자인 게 틀림 없다.’


민혁이 이를 갈며 은아를 노려보는 동안, 그녀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각성 시기도 특수한 케이스에, 처음 보는 능력까지 있으시네요. 이것 참, 저희가 어떻게 민혁 주무관님 말을 단번에 믿겠어요?”

“그래서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습니까! 똑같은 걸 도대체 몇 번이나 물어봅니까?”

“검증 과정이니 너무 불쾌해하지 마세요.”

“박은아 씨. 입장 바꿔서 당신이라면 불쾌한 마음이 없겠습니까? 조사실도 아니고, 이 감옥 안에 가둬 두고 몇 시간을 같은 말만 하게 하는데?”


민혁은 제 앞을 가로막은 투명한 벽을 가볍게 내리쳤다.

그가 가둬진 곳은 청사의 지하였다.

위험 인물이라 판단되는 각성자를 임시로 감금하는 작은 유치장인 셈이었다.


오늘 낮, 전대미문의 게이트 조기 개방 사태.

민혁은 갑작스레 능력을 각성했다. 보통 2차 성징과 함께 발현되는 남들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느린 속도였다.


“죄송해요, 주무관 님. 정말 한 가지만 더 물어보고 이만 통화 끌게요.”

“뭡니까.”

“주무관 님, 비각성자였는데 오늘 게이트 현장에서 갑자기 각성을 하셨다는 거죠?”

“시발. 지금 누구 놀립니까!”


준혁이 주먹을 내질렀다. 능력도 두르지 않고 휘두른 주먹이지만 특수한 창은 충격을 가볍게 흡수했다.

은아는 고개를 숙여 무언가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음. 같은 질문을 7회 반복했을 시 폭력성 발현······.”

“이봐요! 뭐 하는 겁니까, 지금!”


민혁이 무어라 소리지르려던 순간이었다. 문이 열렸다.


“박은아 연구원님. 검사 끝났대요.”


하얀 실험복을 걸친 남자였다. 그는 손에 쥔 종이 뭉치를 팔랑거리며 민혁을 흘깃 바라보았다.


“아, 그래? 다들 고생했네, 결과지 줘 봐.”

“여기요.”


은아는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몇 장을 읽어 내려갔다. 그녀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진짜지, 이 결과?”

“몇 번이고 검토했습니다. 확실해요.”

“미친······.”


피 검사, 수치 검사, 능력 등급 검사······.

국내에서 현재 할 수 있는 검사란 검사는 모두 끌어모아 시킨 결과다.

은아가 제 맞은편 남자를 잠시 동안 꼼꼼히 살폈다.


‘이 미친 여자가 왜 갑자기 조용하게 굴어? 뭐 하려고?’


민혁의 주시를 받으며 은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드키를 가져다 대자, 밝은 톤의 기계음과 함께 문이 열렸다.


“······무슨 수작입니까?”

“수작이라니요. 이제 나오셔도 됩니다. 긴 시간 고생하셨어요.”


이렇게 쉽게?

떨떠름한 민혁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문 밖의 동태를 살폈다. 민혁의 경계에 보답하듯 취조실 문이 열렸다.

은아는 방문객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차우성 팀장님.”

“박은아 연구원. 나머지는 내가 얘기하죠.”

“팀장님. 이러시면 곤란하죠. 아직 제 관할 아닌가요?”

“그 관할 이제 우리 쪽으로 넘어 왔거든.”

“뭐라고요? 누구 맘대로!”


대놓고 얼굴을 구기는 은아의 태도에도 우성의 표정은 덤덤했다. 그는 대꾸 없이 민혁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고작 한 시간 남짓 본 얼굴이지만 반가움이 밀려와 민혁이 잰걸음으로 취조실을 나왔다. 우성이 들고 있던 서류를 민혁에게 건넸다.


‘아까 박은아가 보던 거랑 비슷한 건가? 뭐지?’


내용을 들여다 본 민혁의 두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그곳에는 쉽게 믿을 수 없는 내용이 적혀 있었으니까.


[‘규격 외’ 등급 / ‘알 수 없음’ 계열]


민혁이 서류를 구기듯 세게 쥔 채 우성과 은아에게 물었다.


“이, 이게 뭡니까?”


은아가 무어라 설명 했지만, 잘 들리지는 않았다. 민혁의 시야에 보이는 건 난생 처음 접하는 결과값 뿐이었다.


“뒷장을 넘기면 업무 재배치 관련된 내용이 있으니 확인해봐. 부서 이전 공식 발표는 다음 주 쯤······.”


취조실을 채우는 갑작스러운 방송에, 우성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귀를 아프게 하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정돈된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코드 레드. 코드 레드. 청사에 있는 요원 전체 1층 로비로 집결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청사에 있는 요원 전체 1층 로비로 집결 바랍니다.”


방송은 끊이지 않고 계속 울려댔다. 코드 레드라는 말에 취조실 내부 사람들이 모두 눈살을 찌푸렸다.


“박은아 연구원은 어디 잘 숨어 계시고, 우리는 바로 가지.”


우리라는 말을 들은 민혁이 자기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우성은 별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사 받는 동안 이것저것 살펴봤지. 본래 지망은 현장 쪽이었던 것 같은데 비각성자라는 이유로 포기······ 맞나?”

“예? 예.”

“그럼 이걸 특별 전형 입사 테스트라고 치자고. 어차피 곧 신입 선발도 발표 해야하고······”

“아니······. 지금요?”


우성이 건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 보조 장비도 없습니다, 팀장님!”


아무리 각성자여도 현장에 참전할 시 기초적인 보조 장비가 필수였다. 민혁이 속해 있던 팀에서는 만약 요원이 보조 장비를 착용하지 않았을 시, 벌점 사항으로 기록하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우성은 태연하게 웃으며 고래를 저었다.


“원래 없이 해도 돼. 안 죽는다.”

“아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반박하려는 차에, 은아가 한 술 더 떴다.


“저희가 점검한 민혁 씨 능력이라면, 죽고 싶어서 발버둥 쳐도 그러기 어려울 걸요?”

“무슨 소리를······.”


두 사람이 몇 마디를 주고 받는 동안 우성은 어느새 취조실을 떠난 뒤였다.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가 들렸다.


“규격 외라는 결과를 믿어 봐요. 살아 돌아오시면 자세히 설명 드릴게요.”


싱긋 웃는 은아의 웃음에, 민혁은 안도보다는 불안이 스물스물 밀려왔다.

그럼에도 그는 등을 돌려 우성이 나간 방향을 따라 몸을 돌리고는 재빨리 뛰었다.


오랜 꿈이었던 헌터 생활의 첫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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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어디까지 하나 보자 24.08.05 122 3 12쪽
9 넌 나보다 못난 놈이었잖아 +1 24.08.03 130 3 12쪽
8 그런 부류랑 나랑 같나 24.08.01 141 5 10쪽
7 아주 헛된 꿈들을 꾸고 계십니다 24.07.31 150 3 12쪽
6 사람 좀 덜 믿어야겠네 24.07.30 160 3 10쪽
5 급소가 어디라고? 24.07.29 169 5 12쪽
4 여기서요? 24.07.28 192 5 13쪽
» 지금요? 24.07.27 207 5 13쪽
2 네? XX요? +1 24.07.26 230 5 10쪽
1 EX급 각성한 썰 푼다 +1 24.07.25 260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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