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천재 테이머가 조련을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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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강
작품등록일 :
2024.07.25 18:54
최근연재일 :
2024.08.13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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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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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니, 갑자기 기자회견이요?

DUMMY


민혁은 쓰러진 뒤 곧장 청사 내 의무실로 이동됐다. 그의 전담 의료팀에는 은아가 임명됐다.


민혁의 수치가 안정화 된 뒤, 또 다시 그의 이름이 내부 메신저에서 여러 번 오르내렸다. 모두가 인터넷에 뜬 민혁의 능력 영상을 본 탓이었다.


어떤 SNS를 누르든, 민혁이 이능을 사용하는 영상이 보이지 않는 곳이 없었다. 반응은 제각각이었지만, 민혁이 사용하는 능력이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것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몇 시간 후 새벽, 전체 팀장급들에게 호출 명령이 떨어졌다. 우성 역시 대상자였다.


바쁜 일과를 마무리하고 잠시 눈을 붙인 우성이 잠기운 가득한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이게 뭔 소리야.”


그가 몸을 일으켜 머리 맡에 둔 핸드폰을 집었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새벽 3시다. 전용 메신저 불빛이 반짝이며 핸드폰이 윙윙 울리고 있다.


[신입 요원 능력 유출 건으로 인한 긴급 회의 소집]


우성을 제외한 막 잠에서 깬 팀장들도 그 신입 요원이 누구인지 아는 건 어렵지 않았다.

논란이 된 내용은 모두가 알고 있었으니까.

단지 인터넷 뿐 아니라, 새벽 뉴스 기사에도 민혁에 대한 기사 몇 개가 올라오고는 했다.


특별1팀 팀장, 우성 역시 출근길에 기사는 접한 뒤였다. 청사 기숙사에서 자고 있던 그는 대충 옷만 걸친 채 지정된 회의실로 걸음을 옮겼다.


“아, 우성 팀장님. 오셨어요?”


회의를 준비하던 준재가 우성에게 발견하고는 목을 까딱 굽혀 인사를 건넸다.


“강준재. 네가 여기 왜 있냐?”

“운도 없게 오늘 당직이었습니다. 두 시간 잔 것 같은데······ 회의 준비해야 한다고 세진 선배가 얼굴에 바람 쏘면서 깨우시더라고요.”


준재의 두 눈에 눈물이 조금 맺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일어나서는 24시간 편의점 뛰어가서 캔커피 사오고, 껍질까서 드실 만한 초코파이 같은 과자들 사오고, 목 마르시다고 물도 사오고······.”

“고생이 많네.”


얼굴이 퀭하게 그늘진 준재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나저나 이게 무슨 난리인지······. 민혁 선배는 괜찮대요, 팀장님?”

“나도 몰라. 회의 끝나봐야 알 것 같은데.”


우성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대화를 더 나누기 전, 안 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른 직원이 문을 열어주었다.


“바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곧 시작합니다.”


팀장급 긴급회의는 오래 지나지 않아 시작되었다.


“급하게 뵙자고 한 건, 다름이 아니라 내부 신입 요원의 능력 유출 건 때문입니다.”


발표를 담당한 직원이 빔 프로젝터로 정리된 자료를 띄웠다.

화면 가득히 인터넷 반응들이 가득했다.

가공 안 된 날 것의 캡처본들에는 죄다 민혁에 대한 이야기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


- 그래서 쟤 능력이 뭐라는거야 불대포라는거임? 아님 마수 사육사라는 거임?

ㄴ 그걸 모르니까 지금 이 난리인거겠지 우리가??


- 영상이 너무 길다 결론이 뭐임 세줄요약 ㄱㄱ

ㄴ 누가 개쩌는 화염대포 쏨. 영상 자세히 보니까 걔가 마수랑 한편 먹고 같이 조짐. 대체 뭔 능력인지 특재대 공식입장 대기중.

ㄴ 응 노잼 안 읽어


- 저 능력을 왜 숨기냐? 나 같으면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전단지 뿌리고 다닌다 ㅅㅂ

ㄴ 숨기는 게 아니라 아직 신입이라 발표 안한거겠지 ㄷㅅ아

ㄴ 알못 새끼가 또 나대네ㅋㅋㅋㅋ 신입이고 나발이고 S급 이상이면 암묵적으로 발표하는 거 모름?

ㄴ 저게 S급 이상인지 니가 어떻게 아냐고

ㄴ 진짜 ㄷㅅ 새낀가 이거 그럼 니 눈깔 각막엔 저게 A급 아래처럼 보이냐?


———————————————


회의 참가자들 모두가 읽을 시간이 충분히 지나자 발표자가 리모컨을 눌러 화면을 넘겼다.

비슷한 내용들이 몇 장 더 떠올랐다.


“보시다시피 하민혁 요원의 능력에 대한 말이 많습니다. 기사는 최대한 막고 있지만······ 어렵습니다. 정부 측에서 언론 탄압한다고 반발만 더 거세질 겁니다.”


자료가 끝나자, 발표자가 화면 전원을 끄고는 단상 앞 마이크를 쥐었다.


“팀장님들,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그냥 무시하기에는 반응이 너무 과열된 상황이라서요.”

“내부에서 능력 상세 검증 마치고, 바로 공식 석상 세워야죠.”

“맞습니다. 우선 하민혁 신입 요원 능력 정확한 검증부터 들어가야죠.”

“전투 끝나고 쓰러졌다고 들었는데, 좀 괜찮습니까?”


우성의 질문에 끝에 앉아 있던 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민혁의 주치의 겸 연구원을 맡아 검사하고 있는 담당자였다.


“큰 외상이나 내상은 없습니다. 단순한 능력 고갈입니다. 아마 오늘 중으로는 의식 돌아올 것 같습니다.”

“이건 연구팀 잘못도 있는 거예요. 아시죠? 규격 외라는 거 말고 확인된 내용이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유래 없는 계열의 이능이다보니······. 신속히 재확인하겠습니다.”


과열된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진행자가 마이크에 대고 헛기침을 했다.


“우선 하민혁 요원이 일어나면 기자 회견 관련 이야기 전달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기자회견 준비는 저희 특별1팀에서 도맡아 준비하죠. 괜찮습니까?”


민혁을 데려가려 혈안이던 다른 팀 팀장들이 반발없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저 기자회견을 맡아 준비한다고 해서 민혁을 데려갈 수 있는 건 아닌데다, 괜히 문제라도 생겼다가는 귀찮은 일만 잔뜩 생길 위치였으니까.


“대신 재난처리지원과 소속 직원 협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가능합니까?”

“이름 주시면, 바로 연락해서 진행하겠습니다. 공식 공문만 올려주시면 됩니다.”


우성이 협조를 부탁하기로 한 건, 약 십오 년을 특재대에서 일하던 베테랑이었다.



***



‘아, 머리야.’


쓰러진 지 꼬박 하루가 지나고서야 민혁이 슬그머니 눈을 떴다.

형광등 불빛이 흐릿하게 번져 보인다.


“야, 정신이 좀 드냐?”


익숙한 목소리에 민혁이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한명 선배님.”


목소리는 갈라지고, 물 먹인 솜을 잔뜩 끌어안고 움직이는 듯 몸이 축축 처졌다.


“······저, 얼마나 쓰러져 있었습니까?”

“생각보다 얼마 안 됐어. 한 하루?”

“하, 하루요? 그게 얼마 안 된 겁니까?”

“능력 고갈로 쓰러진 거면 보통 하루는 가지.”


이 각성자 선배의 시간 관념은 어떻게 된 걸까.

깜짝 놀란 탓에 완전히 정신이 든 민혁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일반 병실처럼 생겼지만, 병원 침대보다 넓고 쾌적한 곳이다. 벽면에 태극기와 특별재난대응과의 심볼이 걸려 있다.


“여기 청사 의무실입니까, 선배님?”

“그래. 쓰러지자마자 옮겨 왔어. 좀 어떻냐?”

“머리가 깨질 것 같습니다. 소주 세 병 마신 날 다섯 시간만 자고 출근하는 기분인데요······.”


민혁이 엄지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조금 괜찮아지는가 싶더니, 또 금세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팔에 찔린 여러 대의 주사 바늘 탓에 오른 팔이 뻐근하기까지 하다.


“컨디션이 영 엉망입니다.”

“능력 사용 과다라고 하니까 좀 쉬면 괜찮아 질 거야. 그러게 왜 무리를 해서는······.”

“저도 그 정도 전투에 쓰러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제가 직접 능력을 쓴 게 처음이라.”


지난 전투를 되새기던 민혁이 퍼뜩 놀라며 소리쳤다.


“아, 마수는요!”


만약 지난 번처럼 폭주라도 했다가는 큰일이다.

민혁이 등줄기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그 모습을 본 한명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야, 걱정하지 마라. 너 쓰러지자 마자 이상하게 조그매져서는 네 손바닥 안으로 들어가더라.”

“다행이다, 하.”

“대체 무슨 원리냐, 그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긴장이 풀린 민혁이 침대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그것도 잠시, 머리를 부여잡고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근데 선배님께서 여기는 어떻게 오셨어요? 병문안 오셨습니까?”

“왜. 눈 뜨자마자 보는 게 아저씨라 짜증 나냐? 은아 씨라도 불러주랴?”


한명의 농담에 민혁이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에이. 그럴 리 있습니까. 제 지원과 직속 선배신데, 반갑기만 하죠.”


농담으로 맞받아친 민혁이 다시 몸을 비스듬히 뉘였다.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마수도 잘 들어갔대고, 전투는 끝이 났고.


‘어쩌면 이번 전투로 점수 좀 더 땄을 지도?’


실실 웃는 민혁의 눈 앞에 한명이 핸드폰 화면을 내밀었다.

웬 뉴스 기사다.


이게 뭐지.

아직 흐릿한 시야로 화면을 보려 민혁이 눈을 찌푸렸다.


“행안부 특재대······. 다음 주 기자회견, 발표······.”

“그래.”


한명이 내밀었던 핸드폰을 도로 치웠지만, 기자회견이라는 단어가 민혁의 눈 앞에 아른거렸다.

아직 설명도 듣지 않았는데 어째 불길한 예감이 몸을 휩싼다.


“선배님, 이게 뭡니까?”

“너, 기자회견 잡혔다.”

“······예? 제가요?”

“응.”

“특재대가 아니라, 제가 기자회견이요?”


맺혀 있던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기자회견은 뭐 문제 있는 사람이 하는 거 아닌가.

민혁은 지난 이십칠 년 동안 사고 치고 살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었다.

비각성자였으니 능력도 없어 문제 일으킬 일도 없었고, 타고난 성격이 무난하고 소심해 사람 많은 곳에 나가 술도 잘 마시지 않았다.

그 흔한 주식도, 코인도 한 적 없이 얌전히 학교, 직장, 집만 반복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기자회견이라고?


“아니, 갑자기 기자회견이요? 무슨 기자회견이요?”

“메신저 봐라. 네 핸드폰, 여기.”


한명이 미리 받아둔 파일을 민혁에게로 전송했다. 메신저 알림을 클릭한 민혁의 표정이 점점 굳었다.


“이거, 저 아닙니까?”

“맞아. 같은 신입 요원 하나가 네 영상 찍어서 커뮤니티에 올린 모양이더라. 하여간 요즘 신입들은 나사 하나씩 빠져가지고는······.”


한명이 혀를 찼다.

내가 신입일 때는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꿈도 못 꿨는데, 하며.


“아무튼 기자회견은 다음 주 월요일 3시야.”


민혁은 남은 요일을 손가락으로 세어 보았다. 지금이 수요일이니, 목, 금, 토, 일.

손가락 다섯 개를 접은 민혁의 안색이 다시금 어두워졌다.


“겨우 닷새 남았네요. 저는 뭘 대답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걱정 마라. 내가 남은 기간 동안 완벽하게 질의응답 짜줄 테니까.”

“선배님께서요?”

“그래. 내가 이렇게 보여도 옛날에 차우성 팀장 기자회견까지 준비해 준 사람이거든.”


장난스럽게 웃던 한명이 표정을 굳히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옆 간이 책상에 놓인 종이 뭉치를 집어 민혁의 다리 위로 던지듯 내려놓았다.


“내일 아침까지, 그거 다 외워놔라.”

“······예?”


얇은 책 한 권은 족히 나오고도 남을 두께였다.

민혁이 멍하니 눈을 깜빡이자, 한명이 서랍을 열고 다른 종이 뭉치를 꺼내 들었다.


“앞으로 남은 닷새 간 기자회견 준비랑, 능력 검사에만 온 시간을 쏟아 붓는다고 생각하면 돼. 이론 수업은 전부 공결 처리 하고, 실기 실습은 그냥 통과하기로 협의 됐다.”

“예? 선배님, 잠시만요.”


민혁이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밝은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설명 끝나셨어요?”


생글생글 웃으며 은아가 병실로 걸어 들어왔다.


“그거 외우시는 동안, 피 한 번만 더 뽑을 게요.”


그냥 쓰러지는 게 낫지.

차라리 다시 눕고 싶은 민혁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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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런 부류랑 나랑 같나 24.08.01 142 5 10쪽
7 아주 헛된 꿈들을 꾸고 계십니다 24.07.31 151 3 12쪽
6 사람 좀 덜 믿어야겠네 24.07.30 161 3 10쪽
5 급소가 어디라고? 24.07.29 170 5 12쪽
4 여기서요? 24.07.28 193 5 13쪽
3 지금요? 24.07.27 207 5 13쪽
2 네? XX요? +1 24.07.26 231 5 10쪽
1 EX급 각성한 썰 푼다 +1 24.07.25 262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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