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회귀로 인생 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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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84
그림/삽화
작품등록일 :
2024.08.04 22:54
최근연재일 :
2024.08.20 21:37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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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90
추천수 :
479
글자수 :
97,312

작성
24.08.16 17:09
조회
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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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1쪽

네네~통장하고...어맛!!!

DUMMY

지글지글ㅡ


"역시 고기는 숯불이 제맛이지. 크으..."


이신세가 고기를 집어 먹는다.

두 점. 아니 세 점씩.


"선배. 누가 안 뺏어 먹는다고. 천천히...꼭꼭 좀 씹어서."


체할까 걱정된다.


"야야. 누가 뺏어 먹든듯이 와구와구 먹어 줘야 그게 고기 맛이라고. 우적우적."


온 몸에 명품을 걸쳤지만 먹는 폼은 거지왕 춘삼이나 진배 없었다.


"동명아, 선배는 어떻게 합석 하게 된거냐?"

"이~그거시, 오다가 만나 부렀으. 나도 니랑 오븟하게 먹고 시펐는디, 우격다짐으로 따라오는데 어떻게 하냐."


이신세의 입이 멈췄다.


"이거 섭하네. 내가 못 올 곳 온거야? 말해봐. 내가 재준이 니 일 얼마나 봐 줬는데?"

"크크. 진정해 선배. 내가 선배는 따로 자리 하려 했지. 오늘은 동명이랑 할 말이 있어서 그랬던거고."

"그래? 난 또. 서운할 뻔. 아, 실례."


입을 비죽거리던 이신세는 주머니에서 최신 폰을 꺼냈다. 그리고 자랑이라도 하듯이 거만하게 전화를 받았다.


"어 다민아. 어어. 그래, 오빠가 지금 갈게."


오빠를 강조하던 녀석이 거만하게 전화를 끊었다.


"이야...이거 세상 여자들이 나를 가만 안놔두네. 인기가 너무 많아도 죄야."


지랄 염병이다.


"뭐야. 선배. 그, 수정 선배랑 만나는거 아냐? 다민이?"

"아. 수정이...뭐 그렇게 됐다. 집착이 너무 심해서 말이지. 하...이놈의 매력. 죄다. 죄."

"크크. 미쳤군."


달라진 건 이신세의 행색과 씀씀이 뿐.

하지만 그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어허, 미쳤다니. 암튼 나 갈게. 고기 잘 먹었다잉."


양아치가 따로 없다. 배 채우러 왔나.

녀석은 고기를 몇 점 더 입에 넣고는 사라진다.


"이유가 어찌됐는, 알아서 사라져 주니 고맙군."

"그러게 말이여. 근디 저러다 큰일 나는거 아닌가 몰러."


남자가 조심해야 할 것중 하나. 여자.

이신세는 갑자기 찾아온 인기의 시기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오늘 대리 출석은 어때?"

"내가 누구여. 완벽혔지. 교양과목 정도는 내가 싹 카바칠 수 있으. 걱정말어."


그리고 우리는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명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라든가,


"나 말이여. 아무리 생각혀도 이돈은 다 못받겠으. 아부지 병원비는 나가 늦더라도 갚을 테니까, 나머지 돈은 가져가."

"자식아. 모양 빠지게. 내가 받을 것 같냐?"

"그럼 어쩔겨. 버릴겨? 나 니네 집 앞에 버릴 테니까 알아서 하라고. 알긋제?"


고집이 세다. 그런 녀석인건 이미 알고 있다.

침묵 사이로 고기가 타기 시작한다.


"그럼 이렇게 하지."

"뭘 이눔아."

"너 어차피 등록금 마련하려면 알바 뛰어야 하잖아?"

"당근말밥이지. 쉬꺄. 근데 그게 나아. 나도 가오가 있다 아이가."


동명이 녀석이 내 호의가 부담스럽다면 방법이 있지.

오히려 좋아.


"니가 알바생을 부려 봐."

"뭔 소리여. 내가 알바를 뛰어야 한대니?"

"내가 차리고. 니가 관리 해."


영문을 모르는 소눈깔.

잠시 뇌 정지 상태가 온 듯하다.


"내가 스포츠 고고 매장 하나 차릴 거니까, 니가 거기 운영하라고. 월급쟁이 사장."

"시방 나더리 니 뒷치닥거리 하라고?"

"싫어?"

"흥. 거, 거 얼마 줄건디?"


보통 가게를 맡기고 뒤통수를 맞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익 배분의 문제.

아무리 투자자가 지분이 크다고 하더라도,

실제 일하는 입장에서는 배가 아플 수 밖에 없다.

당연하게도, 삥땅을 치게된다. 이 말이다.


"기타잡비 인건비 등등 떼고 순이익의 50퍼센트."

"뭐시여?! 참말잉교?"

"참말이다. 이 자식아. 대신 의 상하지 않게 100원단위까지 철저히 반띵이다?"

"그건 당연허고 이놈아. 너 나중에 딴소리 없기여? 어?"


그럴 바에는 5대5 한다.

내가 이런 푼돈에 에너지를 낭비할 것도 아니니까.

게다가 순이익이 커질수록 녀석이 가져가는 몫도 커 진다. 서로 윈윈이다.


"크크. 너 자영업 만만히 보나본데...암튼 하나부터 열까지 니가 다 처리 해라? 난 정산만 받을 테니까.

"흐흐. 그려. 나만 믿어 보라고."

"그래. 그럼 일단 돼지 머리부터 하나 시켜."


그렇게 스포츠 고고 재준점은 문을 열게 된다.

이름이야 내 맘이지.


보통은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겨우 얻게되는,

쉽지 않은 판매 권리였지만 내 경우에는 달랐다.


"근디 그거 아무나 차릴 수 있는거여?"

"임마. 내가 아무나냐?"

"푸하하하. 그럼 니 뭐 돼? 니가 뭔디?"


내가 뭐 되냐고? 당연 되지.


"내가 독립 투사의 후손 아니냐."

"뭐? 참말로???"

"광산탁씨. 짜샤."


동명이 순간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곧 그럼 그렇지라는 듯이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워쩐지. 내가 니 엠티때부터 남다르다 생각했다."

"남다르기는."


솔직히 그동안 덕 본 것도 없고, 실감도 안 난다. 그냥 '감사합니다' 손 한번 모으고 실리를 취한다.


"야, 그러고보니 니 군대도 면제일거 아녀?"

"아아. 그렇지. 크크크크크크. 이거 잊고 있었군."


솔직히 덕 본 것 없다는 말은 취소해야겠다.

집에갈 때 까지 삼보일배에 지내지 않던 제사까지 지내야겠다. 할아버지. 이 못난 후손을 용서해 주십시오.

정말 사랑 합니다.


"이 시키, 완전 신의 아들이네."


그래, 이번 생에서는 군대까지 제낄 수 있다.


***


스포츠 고고 재준점의 개점날.


삶은 돼지 대가리가 웃고 있고,

북어에 실타래에 팥떡에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어이쿠야. 재준이. 오늘 날을 잘못 잡은것 같어~"

"뭔 소리야. 돼지 머리 올리는 거면 감지 덕지지."

"아녀 임마~! 이거 악귀놈들 들어 온다니께?"


길일이라고 찾아본 손 없는날.

여기서 손은 귀신을 뜻한다.


"야, 니가 오늘이 손 없는 날이 맞다며."

"그기....내가 그때 졸았었나벼. 쌔 해서 지금 다시 찾아보니까 내일이지 뭐여...."


동명은 뭔가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내게 말 했다.


"됐어 임마. 그렇게 따지면 목욕 재게도 안한 놈이 뭔 소리를 하는거야."

"킁킁! 냄새 나?"

"안 나. 이새끼야. 크크."


사실 이런 무속신앙, 귀신 같은 이야기는 믿지도 않는다. 회귀한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냥...안하면 허전하니까 하는거야. 빨리 절이나 때려 임마."

"나 혼자?"

"어. 니가 사장이잖아."


동명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3배를 올린다.

뭐라고 중얼 거리는 것을보니 간절함이 느껴졌다.

나름 월급사장도 사장이라 책임감을 느끼나 보다.


의미가 약간 다르지만 바지사장이라 부를까.

하기야 스므살에 가게를 하나 운영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떨릴까.


"으...다...다했으...이젠 뭐할까?"

부담 갖지말고 축원문이나 읽어. 바지사장씨."

"그...그려."


천지만물을 살피시는 천지신명께 고합니다.

(중략)

끝.


"야. 너 책 읽을때는 사투리 안쓴다?"

"이? 이이. 그게 그려. 웃기지?"

"아냐. 개성 있다."


그리고 우리는 돼지 입에 현금을 꽂았다.

이 순간만은 나도 마음 속으로 기원했다.


띠링ㅡㅡ


갑자기 도착한 문자.

서둘러 확인했다.


"뭐, 뭐시여. 표정이 왜그려?어?"


동명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주접을 떨기 시작했다.


"말을 해 보라니께? 어휴. 내가 오늘 날이 아니라 혔제? 이런 법은 없는 거시여!"

"조용히 좀 해봐 임마."


딸깍ㅡ


폴더 폰을 접었다.


"왜 말을 안허는겨!"

"낙찰 받았다. 크크."


경매 입찰의 결과가 돼지 입에 돈을 꽂는 순간 날아온 것이다.


"뭔 낙찰?"

"빌딩."

"비...빌딩? 빌딩 산겨? 오미 시불. 니 슴살에 갓물주가 되어 버린겨?!"


그렇다. 난 건물주다. 그것도 강남 신축5층의 건물주.

돼지 입에 한 십만원 정도 더 꽂는다.


"동명아. 뒷정리 좀 하고, 떡 썰어서 지나가는 애들한테 좀 뿌려라."

"그려. 이 돼지 머리는 어떻게 할까?"

"짤라서 같이 돌려야지."


나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 앉히며 법원으로 향한다.

뒷편에서 동명이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쉬불...새우젖이 없는디..."


바지 사장이면 그정도는 니가 해결 해라.


***


입찰 금액, 정확히 감정가 20억.

공실률이니 전 건물주가 감당을 못하고 튀었니 어쩌니 해도, 이 빌딩은 투자 목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한 마디로 계륵.

당장은 황금알을 낳지 못하는, 사료만 축내는 암탉.


따라서 모두 조금 싼 값을 주고 건물을 매입하고 싶어할 것이 분명했다. 그 편이 손해를 보지 않으니까.

20억의 경계에 벌떼처럼 모여들 것이다.

혹은 유찰 되기를 입을 벌리고 기다리든가 말이지.

하지만 유찰은 되지 않을것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나는 감정가의 10퍼센트를 덧 붙여 입찰한다.

이 빌딩은 무조건 내가 갖고 싶었다.


황금알을 낳지 못하면,

하얀 알이라도 낳도록 해야지.


노래하지 않으면?

울게라도 만들어야지.


자신 있다.


바쁘다 바빠.

머릿속으로 구상하며 달린다.


"은행문 닫기까지 3분..."


내일 해도 상관 없다.

하지만 오늘 하고 싶다.

그러니까 달린다.


헉헉ㅡㅡ


주차장부터 은행 입구까지.

그리고 은행 문을 열고 입성.


"세이브. 분명 문 닫기 전이다."


하지만 청원경찰이 앞을 막아섰다.


"오늘 업무 끝났습니다."

"뭔 소리예요. 아직 정각이..."


나는 롤렉수의 청판을 가리키며 말 했지만,

지점 벽에 걸린 전자 시계는 정각을 표시했다.

아 말 하는 순간 1분이 넘어간다.


"아...젠장."


포기하려는 순간 이었다.


"무슨 업무 보실거죠"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잔금 좀 치르려고요."

"예~이쪽으로 오세요 고객님."


역시 아직은 인정이 남아 있었다.

사랑한다 2002년.


"요거 작성 해 주시고요..."

"예. 수령인은..."


수령인은 법원 경매금 수취 계좌.

액수는 보증금 2억을 제외한 20억.

괜히 틀릴까 꼼꼼하게 적는다.

0 갯수도 틀릴까 몇 번을 확인한다.


"여기, 다 적었습니다."

"네네~통장하고...어맛!!!"


창구 직원의 목소리가 사방의 벽에 부딪혀 메아리 친다.

사람들의 시전이 집중된다.


"아...조용히...처리 부탁 드립니다."

"네...죄송합니다..."


쥐죽은 듯한 목소리로 내게 인감을 비롯한 것들을 요구했다.


"화...확인 되셨습니다."


아마도 사회 초년생으로 보이는 직원인데,

입사 이후 처음 겪는 큰 액수 였을 것이다.

거기다 자기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애송이가 말이지.


"네. 감사합니다. 휴. 빨리 하고 싶었거든요."

"아 그러시군요. 혹시 예적금 관심 있으세요? 저희 은행에 VIP를 위한 상품들이 꽤 있거든요."

"그렇습니까?"

"네, 그럼요. 원하신다면 PB직원을 연결해 드릴 수도 있어요!"


프라이빗 뱅커. PB.

보통 사람은 평생 접할 일 없는 존재들.

하지만 나는 전생에서 그들을 제법 자주 보았다.

내가 가진 떡이 아니어서 슬펐을 뿐이지.


"흐음. 그런데, 슬슬 퇴근하셔야 하지 않나요?"

"어머~고객 최우선! 저희 은행 모토입니다! 저는 고객님이 만족 하실 때 까지! 절대 먼저 퇴근하지 않습니다!"


생글생글 웃는 모습 뒤로 실적을 향한 열정이 드러났다.

이글이글 타오른다.


이 친구 제법 승진 하겠구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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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회귀로 인생 떡상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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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4.08.20 358 10 12쪽
17 영업이 너무 잘된다. +1 24.08.19 579 14 11쪽
16 이사장이 되어 버렸다. +1 24.08.18 691 16 12쪽
» 네네~통장하고...어맛!!! 24.08.16 728 17 11쪽
14 어느 빌딩을 고를까요. 알아 맞춰 보세요. 24.08.16 811 19 11쪽
13 피래미 잡고 빌딩을 사기로 함. 24.08.15 945 16 12쪽
12 재회 24.08.13 966 17 12쪽
11 애사심(수정 완) 24.08.12 943 25 12쪽
10 직속 후배(수정 완) 24.08.11 1,065 24 12쪽
9 한강뷰(수정 완) 24.08.10 1,184 27 12쪽
8 홍보대사.(수정 완) 24.08.09 1,201 29 11쪽
7 그기 돈이 됩니꺼? 예 됩니다. 980억. (수정 완) 24.08.09 1,241 30 13쪽
6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대행(수정 완) +2 24.08.08 1,423 28 13쪽
5 투자 계획서와 휴학(수정 완) 24.08.07 1,647 31 12쪽
4 실패하면 반역이요,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수정 완) 24.08.07 1,856 37 13쪽
3 그녀석의 이름은(수정 완) +1 24.08.06 2,097 42 11쪽
2 위대한 02학번이 되어보자(수정 완) +2 24.08.05 2,207 49 12쪽
1 눈 떠보니 MT한복판.(수정 완) +6 24.08.04 2,640 4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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