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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進院)
작품등록일 :
2024.08.08 03:56
최근연재일 :
2024.09.18 19:25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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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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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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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벨리알

DUMMY

제물은 차고 넘쳤다. 그 단위가 무려 6만이라고 했던가. 이제 저 괘씸한 악마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차례다.


악마들의 무수한 시체가 한 점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한 점으로 모인 악마들의 시체는 점점 흩어져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어서 외쳤다.


“뭐라도 나오겠지! 나와서 저것들 싹 쓸어버려!”


이윽고.


《마법 : 강령술(降靈術)에 의해 죽은 자를 제물로 바칩니다.》


《대상 : 앞서 죽은 악마의 시체 6만 6464구.》


《제물을 받아 고대의 영령(英靈)이 재림합니다.》


한 점은 이내 금빛으로 발광하기 시작했다. 점 아래, 하나의 형상이 나타났다.


고대의 영령, 그에 걸맞게 영락없는 인간의 형상이었다.


다만 그 영령이란 것이 도대체 누구일까. 그게 궁금했다.


“도대체 누구야? 누가 나온 거야?”


무려 6만이 훌쩍 넘어가는 숫자를 제물로 바쳤다. 그에 걸맞은 영령이 나와주지 않는다면 곤란하다.


그런 걱정이 너무 지나치다며 말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이내 영령(英靈)의 정체를 알게 됐다.


《영령(英靈) 「길가메시」가 재림합니다.》


영령은 이내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저 악마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그러다.


『바알(Baal)의 자식들이 부정함을 흩뿌리는구나.』


『내 직접 그 부정함을 모두 거두어가리라.』


고대의 영령 길가메시가 취한 행동은 특별하다고 할 것은 없었다. 그저 저 악마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게 그가 취한 행동의 전부였다.


《저승의 문이 열립니다.》


《이르칼라의 왕국이 현현합니다.》


그야말로 생기라곤 느껴지지 않는 망자의 왕국다웠다.


“다 쓸어버려! 저 악마들을 모조리 데려가!”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이 지옥의 화마조차 꺼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차갑고 거센 바람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휩쓸릴 정도의 바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악마들은 그 크고 육중한 몸뚱이를 가누지 못하고 휘청였다.


일부는 그 자리에서 넘어지거나 엎어지며 바닥을 굴렀다. 시뻘겋게 달궈졌던 몸뚱이는 점점 그 빛을 잃어갔다.


“저놈들에겐 이 바람이 엄청난 한기로 느껴지는 모양이지?”


혼잣말이었지만 바로 곁에 있던 태초의 악마 아스모데우스가 말했다.


그의 입에선 뿌연 입김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도 확실히 악마다. 비록 나와 손을 잡았지만 타격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럴 것이오. 저들에겐 이 바람이 영구동토에서 몰아치는 눈보라와 비견될 것이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괜찮은 거야?”


“고통스럽긴 마찬가지요. 허나 죽을 정도는 아니라오.”


그렇다면 다행이다. 모처럼 얻은 우군을 어이없게 잃는다면 그건 크나큰 손실과 다름이 없다.


잠깐의 대화가 이어지는 사이,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던 악마들은 서서히 이르칼라의 왕국으로 발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악마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갔다. 더욱이 줄어드는 속도는 상당히 빨랐다.


“이제 끝인가?”


그렇게 느꼈을 즈음, 더 이상 이곳에 불타는 악마는 보이지 않았다. 잠시나마 열렸던 이르칼라의 왕국으로 향하는 길이 닫혔다.


이곳에 나타났던 고대의 영령 길가메시의 모습 또한 보이지 않았다. 할 일을 끝마치고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간 모양이다.


“정말 고생이 많았어. 당신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처참히 패배했을지도 몰라.”


어디까지나 그럴 수 있다는 가정이다. 이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더 수월하게 이겼을 뿐, 내가 패배한다는 그림은 애초에 그려본 적이 없다.


아무튼 없는 거다.


“우리가 아니었더라도 그대는 패배하지 않았을 거요.”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 줄 수 있는 이들로 보인다. 이들이 나의 우군이라 정말로 다행이다.


“그보다 다친 곳은 없어?”


그렇게 말하며 5명의 악마를 살폈다. 다행히 이들은 모두 멀쩡했다. 나보다도 훨씬.


“싸움이 더 길어졌다면 모르겠지만 우린 괜찮소. 그보다는 그대가 더 걱정되오만.”


〈힐링 팩터 : 회복이 진행 중입니다.〉


〈힐링 팩터 : 회복이 진행 중입니다.〉


〈힐링 팩터 : 회복이 진행 중입니다.〉


왜 똑같은 메시지를 세 번이나 출력하는 걸까. 지금 시스템이 날 멕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냐, 난 괜찮아. 금방 회복해.”


“그렇소? 그대가 그리 말한다면 그런 것이겠지. 그보다는.”


아스모데우스는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왜 이러는 걸까. 이후로도 한참 동안 말없이 주변만 살폈다.


그러다 그는 뭔가 꺼림직한 표정으로 말했다.


“고작 이렇게 끝난다는 것이 뭔가 이상하지 않소?”


듣고 보니 그의 말대로였다. 지금껏 나타난 악마를 모조리 쓸어버렸다. 그럼에도 퀘스트 완료는커녕 뭔가 레벨 업 같은 일련의 보상이 주어지질 않았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생각할 수 있는 경우는 하나뿐이 없었다.


“아직 상황이 끝나지 않은 모양이겠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새로운 상황이 이어졌다. 땅이 흔들리는 정도가 아니었다. 땅에 균열이 갔다.


그 사이로는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뜨거운 불길이 치솟았다. 도대체 무엇이 나타나려는 걸까.


또 뭔가 악마가 나타나겠거니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일차원적인 생각이었을 것이다.


“준비하시오. 설마 놈이 직접 나타날 줄은 생각을 못 했소.”


“왜 그러는 거야? 뭐가 나타나길래?”


“태초의 악마는 우리를 제외하고도 여럿이 존재하오. 모두 강력한 존재들이지. 우리도 그에 못지않으나 놈은 차원이 다른 존재요.”


호들갑을 떠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런 말투에 이런 진중한 표정으로 호들갑을 떤다니.


너무도 어울리지 않았다. 이에 그에게 물었다.


“도대체 누구이기에?”


“놈의 이름은 「벨리알」. 최강이자 최고의 악마라 불리는 족속이오.”


“벨리알?”


언젠가 들어봤던 적은 있다. 솔로몬의 72 악마 중 하나로 언급되는 악마다. 설마하니 이번 싸움에서 그런 존재와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소. 조심하시오. 놈은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니오.”


그 말대로였다. 균열이 가던 지반은 이내 무너져 내렸고 뭔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주 크고 거대한 존재가.


이전의 불타는 악마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거대함이다. 최강이자 최고라는 말이 가히 어울릴 모습이었다.


“저거, 이길 수는 있어?”


“장담할 수 없소.”


아스모데우스도 딱히 확신하지 못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 그의 말대로 이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의 말대로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당해줄 생각 또한 내게는 없다. 이에 아스모데우스에게 물었다.


“태초의 악마들도 죽일 수 있는 거지?”


“그렇소. 세상에 죽지 않는 존재는 없소. 「신」을 제외한다면.”


“그거면 충분해.”


정말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당장 내 앞에 존재하는 것은 태초의 악마 벨리알이다. 죽일 수 없는 존재가 아니다.


그렇기에 맞서 싸울 뿐이다.


“자! 벨리알! 잘 들어라! 지금부터 네놈의 목숨을 취할 자의 이름은 바로 겸율이다!”


그렇게 소리쳤고.


《특성화 스킬: 「생사여탈(生死與奪)」을 준비합니다.》


《원하는 대상을 마음대로 죽이거나 살릴 수 있습니다.》


저 거대한 존재를 향해 손을 뻗었다.


***


서울 공인 헌터 관리국-


“어둠의 마법사 로드 어비스, 일곱 번째 마법사 겸율이 있는 던전으로 진입을 확인했습니다.”


그 뒤의 일은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권효해의 한숨은 보다 깊어졌다.


그 생각을 알 수 없는 마법사가 일곱 번째 마법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좀처럼 예상할 수 없었다.


“왜 그렇게 한숨을 쉬시는 겁니까?”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 그때, 박도상이 뒤로 슬그머니 다가왔다. 생각이란 것을 한다면 이렇게 태평할 수는 없었다.


주변에 누구 하나, 유능한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 현실이 권효해를 더욱 고독하게 만들었다.


“너 같으면 한숨이 나오지 않겠냐?”


“고작 마법사끼리 만날 뿐이지 않습니까? 그 두 명이 반드시 협력할 것이란 보장도 없고요.”


그나마 최근 박도상이 했던 말 중에 한숨이 절로 튀어나오지 않는 발언이었다.


권효해 역시도 그리 생각은 하고 있었다. 다만 그의 경우는 제발 그리되었으면 하는 일종의 소망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 제발 그리됐으면 좋겠구나. 의견이 맞지 않아서 서로 등을 돌리면 그보다 좋을 일이 없겠어. 그보다는.”


그리 바라면서도 한편으론 권효해는 다른 건으로 인해 머리가 아팠다. 이소화 감찰부장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 「성」, 그러니까 던전으로 진입할 인원들을 구성하라는 지시였다.


“장현우는 연락이 닿았냐?”


지금 그가 의지할 수 있는 인원은 대한민국 헌터 랭킹 1위인 장현우뿐이었다. 일전의 공영경의 병크로 2위부터 10위까지의 인원이 싹 갈려버리고 말았다.


저 성으로 진입해서 뭐라도 알아보려면 적어도 장현우 정도 되는 인물이 앞장을 서야만 했다.


하지만.


“아뇨, 연락이 전혀 닿지 않습니다. 전화번호랑 주소까지 싹 다 바꾼 모양이던데요?”


“하아···. 우리랑 일을 같이 할 생각이 아예 없는 모양이다. 이제 찾지 말고 내버려둬.”


그가 혹여 다른 마음을 품고 적들과 내통하지만 않는다면 되는 일이다. 그의 실력이 너무도 아까웠지만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권효해였다.


“그리고 보고서는?”


“여기 있습니다.”


이까짓 종이가 뭐라고 이렇게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드는 건지. 권효해는 보고서를 받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뚜루루루-


딸깍-


“예. 권효해입니다.”


“‘이소화 감찰부장이다. 말했던 보고서와 함께 국장실로 오도록. 권효해 부장.’”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는 지극히 형식적이었다.


하지만 권효해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다시 한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차마 그 한숨을 내쉴 수는 없었기에.


“예. 알겠습니다. 이소화 감찰부장님.”


그렇게 상황실을 나서는 권효해였다.


***


《현재 대상 : 태초의 악마 벨리알.》


《「생사여탈(生死與奪)」이 시전됩니다.》


《대상에게 죽음을 부여합니다.》


“생사여탈(生死與奪)!”


저 거대한 악마가 그 움직임을 보이기도 전이었다. 나는 마법을 사용했다. 저 거대한 존재를 향해 죽음의 기운이 뻗어나간다.


하지만 그 덩치가 너무도 거대했던 탓일까. 죽음의 기운이 그 몸을 휘감기 시작했지만 그 속도가 너무도 더디게 보였다.


“이런 젠장!”


벨리알은 죽음의 기운을 걷어내려는 듯이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상체만이 겨우 땅속에서 솟아있는 상태다.


그 몸부림은 너무도 위협적이었다. 이에 아스모데우스와 네 명의 태초의 악마들이 움직였다.


“우군을 도와 벨리알을 처단하라!”


그 목소리와 함께 그들이 벨리알의 주의를 끌었다. 그러나 저 거대한 몸뚱이 아래, 그 영향력은 너무도 미미했다.


뭔가 더 큰 힘이 필요하다. 잠시라도 좋으니 벨리알을 묶어둘 수만 있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하지만 여기서 더 도움을 바랄 수는 없었다.


우리를 도울 수 있는 이들도 없었다. 애초에 이곳이 던전과 같은 공간인지도 모른다.


그런 곳에 우리를 도와줄 누군가가 있을 리는 만무했다.


그저 빨리 죽음의 기운이 벨리알을 모두 집어삼키길 바랄 뿐이었다.


그저.


그럴 뿐···.


『abyss』


그때였다.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짙은 어둠이 사방에 깔리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에에엑-】


어둠과 함께 찾아온 그것은 마치 괴수의 울음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상당히 곤경에 처한 모양이로군. 다행히도 「저것」들은 내 전문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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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화 벨리알 24.09.18 12 0 12쪽
20 20화 지옥 24.09.17 13 0 12쪽
19 19화 악마 24.09.16 17 0 12쪽
18 18화 정령 24.09.15 23 0 12쪽
17 17화 3계층 종속 24.09.14 26 1 15쪽
16 16화 벌레 24.09.13 26 1 13쪽
15 15화 엘프 24.09.12 30 1 13쪽
14 14화 종속 24.09.11 32 1 13쪽
13 13화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짓거리야? 24.09.10 37 2 13쪽
12 12화 2계층(4) 24.09.09 35 1 12쪽
11 11화 2계층(3) 24.09.08 40 1 13쪽
10 10화 2계층(2) 24.09.07 40 1 15쪽
9 9화 2계층(1) 24.09.06 47 2 12쪽
8 8화 뒤처리 24.09.05 51 2 13쪽
7 7화 본보기 24.09.04 52 3 14쪽
6 6화 던전 1계층(4) 24.09.03 55 2 13쪽
5 5화 던전 1계층(3) 24.09.02 58 1 12쪽
4 4화 던전 1계층(2) 24.09.01 64 2 15쪽
3 3화 던전 1계층(1) 24.08.31 80 3 13쪽
2 2화 선전포고 24.08.31 93 2 13쪽
1 프롤로그 겸 1화 각성 24.08.30 131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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