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세계의 비밀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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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크티
그림/삽화
밍크티
작품등록일 :
2024.08.12 13:07
최근연재일 :
2024.08.3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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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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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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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테르실리온

DUMMY

바르샤는 집으로 돌아가 바람의 정령이 말했던 또 다른 정령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며칠이 지나 주말이 다가왔고 셰릴과 친구들은 오전 9시에 세데르틴 이동 광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모두 다른 나라가 궁금하기도 했고, 특히 베럿과 네든이 바이딕에 빨리 가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셰릴은 다른 나라를 여행할 생각에 너무 들떠서 약속 시간보다 훨씬 일찍 세데르틴 이동 광장에 도착했다.


'바르샤다!'


셰릴은 저 멀리 검은 후드 망토를 두른 바르샤를 발견했다.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바르샤의 특유의 길고 찰랑이는 검은 머리카락이 앞으로 길게 흘러내려와 있었기 때문이다.


"뭐야, 약속 시간보다 빨리 왔네 셰릴?"


"그건 바르샤도 마찬가지거든요! 너도 여행하는 게 기대돼서 빨리 온 거야?"


"나는 시간 맞추는 게 기본이라서 말이야. 게을러서 늦는 사람들하고는 다르거든."


셰릴과 바르샤는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고, 곧 모두가 이동 광장에 모이게 되었다.

어디부터 갈지 고민하던 중, 셰릴과 우즈가 살고 있는 테르실리온에 먼저 가기로 결정했다.


"셰릴, 어딜 가야 테르실리온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을까?"


"하하! 우즈는 역시 애국심이 강하다니깐! 흐음~ 그래! 거길 가보는 거야!"


"아..!"


셰릴과 우즈는 동시에 생각난 곳이 있는지 들떠했고, 모두 함께 테르실리온으로 향했다.

들어가자마자 성당처럼 넓은 돌로 만든 내부가 친구들을 맞이했다.

특히 천장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마법 가루가 이곳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었다.


"우, 우와..! 여기가 테르실리온.."


넨스와 롬은 모든 이동 광장에 중요한 문들을 살펴봤다.

세데르틴 이동 광장에 있는 꽃으로 장식된 나무 문과 다르게 테르실리온의 이동 광장에 있는 문은 거대한 나무줄기에 나뭇잎과 덩굴이 돌로 만든 문을 감싸고 있었다.

또 각 문마다 다른 모양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마법 문양이 새겨져 있어 특별해 보였다.

모두 이동 광장 밖으로 나서자마자 이곳에 살고 있는 아베르케족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테르실리온은 확실히 자연을 좋아하나 봐!"


네든이 아베르케족을 살펴보니 모두 여러 종류의 나뭇잎을 엮어 만든 옷을 입고 있었고, 특히 나뭇가지로 만든 벨트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모두 손으로 마법을 다루면서 각자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마법 식물을 재배하거나 상처 입은 마법 동물을 치유하는 등 신기하고 독특한 광경이 보였다.

또한 정글 특유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로 인해 아베르케족들의 피부에 윤기가 있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전 세계적으로 각 나라마다 축제 열리는 시기가 있잖아? 테르실리온은 무슨 축제를 해?"


"매년 봄마다 마법의 연주라는 축제가 열려. 특정한 나무나 꽃에 마법을 부여해서 빛을 내게 하고 마법 식물을 악기로 만들어서 자연의 소리를 내는 축제야."


베럿의 물음에 우즈는 자랑스러운 말투로 대답했고, 롬은 그 사이 고양이와 닮았지만 귀가 토끼처럼 긴 마법 동물에게 다가가 친근하게 인사하며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마법 동물은 야생 짐승보다 순해서 사람들이 많이 기르기도 해! 이 친구가 롬이 좋나 봐!"


셰릴과 롬은 마법 동물을 쓰다듬어주었다.


"그림 팝니다~ 마법이 담겨져 있는 그림 팔아요~"


바르샤는 방금 들린 말에 상점 주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그냥 정글 그림인데요? 어떤 마법이 있다는 거죠?"


"네, 테르실리온의 아름다움을 담은 그림으로 멍하니 보고 있으면 평온함을 느껴 부정적인 기운을 사라지게 하는 마법이 담겨져 있답니다."


"그런 게 어딨어."


바르샤는 말도 안 된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셰릴은 그런 친구들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걷다가 발 쪽에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셰릴..! 포리가 방금 마베르케들을 보고 왔어..!"


"앗! 포리구나! 근데, 마베르케들?"


"응! 그러니까 조심해야 돼! 포리는 지금 누군가한테 쫓겨서 가야 해!"


포리는 말이 끝나자마자 빠르게 저 멀리로 도망가 버렸다.

그때 중년 정도로 보이는 남성 아베르케족이 셰릴의 곁으로 달려와 포리에 대해 물었다.

그는 자신의 상점에 있는 마법 식물을 포리가 훔쳐 먹은 것에 대해 단단히 화가 나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셰릴은 포리가 한두 번 그런 것이 아니기에 역시나 입을 다물고 모르는 척했다.

분명 포리는 오늘 있었던 흥미로운 도망 일기를 오늘 밤에 셰릴에게 알려줄 것이다.

밤에 혼자서 신나게 떠들 포리의 모습에 셰릴은 웃음이 나왔고, 그 사이 우즈가 다가오며 말했다.


"셰릴, 이제 그곳에 가볼까?"


"아, 우즈! 근데 조심해야 할 것 같아..! 아까 포리를 잠깐 봤는데 그 친구가 마베르케들을 봤었대!"


"포리도 오랜만이다. 근데 마베르케들이라니, 한동안 조용하더니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나 보네. 설마 우리가 가려던 곳까지 있을까? 일단 슬슬 가보자."


셰릴과 우즈는 함께 친구들을 불렀고, 모두 모였을 때 셰릴이 말했다.


"얘들아! 우리가 더 아름다운 곳을 보여주고 싶은데, 따라와 줄래?"


친구들은 기대하면서 셰릴과 우즈의 뒤를 따라갔고, 주변엔 점점 인적이 드물어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둘은 걸음을 멈추자 말을 이어갔다.


"이 큰 나무 뒤에 우리가 좋아하는 가장 아름다운 호수가 있어."


그때 갑자기 무법자로 보이는 덩치 큰 아베르케족 남성 3명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셰릴과 친구들에게 공격적인 말투로 다가왔다.


"너희가 여긴 왜 온 거냐?"


셰릴은 아까 포리의 말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경각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마베르케들이 정말 여기까지 있을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옆에 있던 우즈는 조용히 친구들에게 앞에 있는 3명에 대해 말했다.


"마베르케들이야.."


"마베르케?"


마베르케는 마법을 못 쓰는 종족을 차별하는 소수의 집단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양한 종족이었던 셰릴의 친구들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머리색이 아주 가지각색이구먼? 아베르케족도 아닌 것들이 감히 테르실리온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려 하다니.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거냐? 아무래도 쉽게 지나칠 순 없겠는데?"


셰릴은 차분하게 말했다.


"그, 그냥 여행 온 친구들에게 테르실리온을 보여주고 싶어서 온 거예요..!"


"저런, 괜히 마법도 못 쓰는 멍청한 애들이랑 어울리다 우리 마베르케들에게 걸려들다니, 꼬마 소녀도 참 한심하군. 하지만 너도 그 무리에 있는 이상, 우리와는 적이다. 좋은 말로 할 때 꺼지는 게 좋을 거다. 아님 마법 맛 좀 보던가!"


왼쪽에 있던 한 명이 애꾸눈으로 모두를 살펴보며 큰 손을 뻗자 빠른 속도로 뾰족하고 투명한 물체가 날아왔고, 그대로 롬의 뺨을 스쳐 지나갔다.

롬의 뺨에 상처가 생기며 피가 나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넨스는 신속하게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의 뺨에 갖다 댔다.

우즈는 화가 났다.

얌전히 보고만 가려 했던 우리들에게 왜 저런 짓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누군가 저들을 향해 당당히 소리쳤다.


"한 번 더 피해를 입히면 영원히 마법을 쓸 수 없게 만들어버릴 거예요. 아니, 아예 죽여버릴 수도 있죠. 그런 결말이 싫다면 지금 당장 사라지는 게 좋을 거예요."


"뭐, 뭐야.. 백족이 있었어?"


"그림자인 줄 알았는데.."


"야, 백족이 뭐 어쩌라고?"


"왕의 가문을 이어간 유일한 종족이잖아.. 한번 잘못 건들면 왕한테 가서 심판을 받아야 된대.."


"야, 일단 가자."


마베르케들은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바르샤를 제외한 친구들은 모두 그녀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셰릴은 상처 입은 롬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롬, 괜찮아? 미안해.. 우리가 가자고 안 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롬은 괜찮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모두 롬을 걱정하며 쳐다보았고, 셰릴은 근처의 병원으로 가자고 하던 참이었다.

그때 롬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고, 바르샤가 그 말을 전했다.


"롬이 병원에 가기 전에 호수는 꼭 보고 싶대."


넨스가 롬의 뺨에 대주고 있던 손수건을 롬이 직접 쥐면서 셰릴은 친구들을 이끌어 큰 나무 뒤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끝없이 펼쳐진 맑은 호수가 있었다.

파란 하늘을 고스란히 담은 호수는 마치 거울처럼 깨끗하게 반사되고 있었다.


"우와.. 정말 아름답다..!"


빛나는 것을 무척 좋아했던 쌍둥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호수 앞으로 가서 물속에 손을 담갔다.

물의 느낌이 마치 젤리를 만지는 것처럼 부드러웠고, 신기하게도 손이 물에 젖지 않았다.

쌍둥이의 모습을 지켜보던 우즈는 옛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이 호수의 물은 일반적인 물이 아니야. 마법의 가루와 섞여진 물이거든. 마법을 다루기 어려워했던 어린 시절에 셰릴이랑 이곳에서 놀다가 내가 너무 많은 양의 마법의 가루를 만들어서 그만, 호수에 스며들고 말았거든. 다행히 이 호수는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해서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더라."


"하하! 그때 우즈가 얼마나 당황해했던지, 오죽하면 울었겠어?"


"셰릴..!"


그렇게 친구들 모두가 호수를 감상하고 있을 때, 우즈가 바르샤에게 다가갔다.


"바르샤, 아까 일은 네가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 곤란했을 거야. 고마워."


바르샤는 고맙다는 소리를 바람의 정령이 말한 것 빼고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봤다.

그때 들었을 땐 정말 별 생각이 없었지만 우즈에게 직접 들으니 낯선 감정이 느껴졌고, 그대로 얼굴이 빨개진 바르샤는 우즈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얘기했다.


"뭐, 뭘! 내가 그 사람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렇게 말한 거야. 고맙게 생각하지 마!"


우즈는 그런 바르샤가 괜히 귀여워 보였고, 그녀는 얼굴에 열이 식어가자 말을 돌렸다.


"이제 슬슬 이동하는 게 좋지 않겠어? 롬의 상처도 그렇고, 해가 지기 전에 다른 나라도 구경하고 싶으니까."


먼저 셰릴과 친구들은 근처에 있는 병원에 가서 롬이 치료 받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를 한쪽으로 묶은 아베르케족 간호사가 롬에게 다가가 상처를 꼼꼼하게 살펴보더니 롬을 일으키며 말했다.


"흐음.. 마법 공격을 당한 모양이구나. 아베르케족이면 마법으로 빠르게 치유할 수 있는데 다른 종족이라 시간이 조금 걸리겠어. 직접 소독하고 약을 발라야 하니 조금만 기다려주렴."


간호사와 롬은 치료실로 함께 들어갔고, 시간이 지나 치료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둘이 셰릴과 친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간호사는 깨끗한 나뭇잎으로 덮은 롬의 상처와 친구들을 번갈아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마법으로 인한 상처는 쉽게 아물진 않을 거야. 그래도 고통을 느낄 수 없는 약을 잘 발라뒀으니 나을 때까지 너무 걱정하지 말렴."


그렇게 셰릴과 친구들은 롬을 걱정하며 병원 밖으로 나왔다.

모두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있을 때쯤 우즈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자, 다음은 어디로 갈까?"


베럿은 힘차게 엄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번엔 우리나라로 가볼래?"


넨스는 베럿의 말을 듣고 내심 걱정되었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켕니스는 하늘 높이 있는 땅이라 날개가 있는 하링족이 아니면 올라가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넨스는 항상 사고를 치는 쌍둥이가 위험한 방법으로 우리들을 이끌어줄 것이라 생각했다.


"옛날에는 하링족이 아니면 못 올라갔지만 현재는 가보면 알아!"


넨스는 베럿의 말에 아직까지 의심이 되었지만 모두 기대하는 모습이 보여 무서운 마음을 꾹 참고 친구들을 따라갔다.

그렇게 모두 베럿과 네든이 살고 있는 켕니스로 가는 문 앞에 서서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아까 그 무법자들이 왜 마베르케야? 아베르케족이랑 비슷해서 헷갈리던데?"


네든은 궁금한 듯 물었다.


"옛날에는 아베르케족이 아니라 마베르케족이었는데, 마법을 쓰지 못하는 다른 종족을 차별하는 사람이 지은 이름이라 나중에 돼서 아베르케족으로 바뀐 거래."


네든과 베럿은 우즈가 말한 테르실리온의 역사에 작은 흥미를 느꼈다.

한편, 네든은 자신의 나라인 켕니스의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세데르틴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모든 종족 중에서 하링족이 가장 지능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로 인해 날개만 달려있는 종족이라는 별명이 생겼었다.

그래서 그런지 쌍둥이 역시 역사를 모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모두 함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 켕니스로 가는 문이 활짝 열렸다.


작가의말

다른 종족의 시선 때문에 아베르케족도 마베르케를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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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긴급 상황 24.08.31 4 1 13쪽
17 함께 사라진 정령 24.08.30 5 1 12쪽
16 의문투성이 24.08.29 5 1 13쪽
15 새로운 출발 24.08.28 8 1 13쪽
14 셰릴의 집 24.08.27 7 1 13쪽
13 엄격한 부모님 24.08.25 7 1 13쪽
12 전설의 땅 24.08.24 9 1 13쪽
11 바이딕 24.08.23 8 1 13쪽
10 메이브림 24.08.22 8 1 13쪽
9 정령의 비밀 24.08.21 9 1 12쪽
8 특별 수업 24.08.20 9 1 12쪽
7 켕니스 24.08.18 15 1 13쪽
» 테르실리온 24.08.17 11 1 13쪽
5 정령의 실체 24.08.16 13 1 12쪽
4 학교 탐험 24.08.15 12 1 10쪽
3 다른 나라의 특징 24.08.14 17 1 12쪽
2 다른 종족의 친구 24.08.13 17 1 13쪽
1 셰릴의 첫 걸음 24.08.12 5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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