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세계의 비밀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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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크티
그림/삽화
밍크티
작품등록일 :
2024.08.12 13:07
최근연재일 :
2024.08.31 01:05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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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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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수 :
101,263

작성
24.08.2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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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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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엄격한 부모님

DUMMY

"넨스, 나와서 밥 먹어라."


"네..!"


넨스는 엄격한 집안에서 살고 있는 소심한 소녀였다.

아침이 되어 넨스의 아빠가 식탁에서 큰 목소리로 불렀고, 넨스는 허겁지겁 식탁으로 뛰어갔다.


"넨스, 내가 집에서 뛰어다니지 말라고 했을 텐데? 밖에서도 이렇게 행동하는 거니?"


엄마마저도 넨스에게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니요..! 죄송합니다.."


그렇게 침묵의 시간이 흘러 모두 아침밥을 먹기 시작했고, 엄마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넨스, 세르빈 학교에 무슨 소문이 돌고 있다던데?"


"무슨 소문이요..?"


"땅의 정령님이 어느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소리치며 전설의 땅을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는 소문 말이다. 그 교실이.. 네가 있는 반이라고 들었다."


"아.."


"그 학생들 중에 네가 있었니?"


"그게.."


계속 얘기를 하던 엄마와 다르게 아빠는 고개를 숙인 넨스를 빤히 쳐다보기만 하다 입을 열었다.


"보아하니 넨스도 그 학생들 중 한 명이었나 보군. 아침부터 넨스를 혼내기엔 시간이 아까우니 여기까지만 말해, 여보."


"그래요. 넨스, 반성하렴."


"죄송합니다.."


"아, 이번에 개인 교사를 고용했으니 이제부터 주말에 어디 나갈 생각 말고, 학교도 마치면 즉시 귀가하도록 해라. 그분, 엘리트 경력의 교사 출신이니 너를 가르치기에 적합한 분이시거든. 르틴족으로서 반에서 1등은 필수잖니?"


르틴족은 다른 종족들과 달리 특별한 능력은 없지만, 빠르게 달릴 수 있으며 가장 똑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르틴족이 반에서 상위권 안에 들지 못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어딜 그리 돌아다니는 거니? 학교 끝나고 늦게 돌아오고, 주말에도 나가고 말이다."


"그게.."


넨스는 엄마의 물음에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여보, 이제 그만해. 출근 시간 다 되어간다. 나 먼저 나간다."


아빠는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하며 집 밖으로 나갔고, 엄마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 먹었으면 조심히 등교해서 가렴."


넨스는 가방을 어깨에 메고 집에 나와 한숨을 깊이 내쉬며 세르빈 학교로 향해 길을 걷기 시작했다.

넨스는 마음속 깊이 우울함이 가득했다.

엄격한 집안에서의 생활과 끊임없는 압박이 그녀를 지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르빈 학교에 도착하고 넨스는 교실에 있던 친구들을 보더니, 아까 전에 우울했던 표정을 숨겼다.


"넨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늦게 왔네!"


셰릴이 가장 먼저 넨스를 반갑게 맞이해주었고, 넨스는 그녀에게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얘들아! 내가 좀 참신한 생각을 했는데..!"


베럿이 친구들에게 모여보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바로바로.. 우리가 그 땅을 직접 날아서 찾아보는 거야!"


"허, 참.."


바르샤는 어이가 없어서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우즈마저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오랫동안 찾는 건 어렵지 않겠어? 게다가 그 땅이 멀리 있다면 길을 잃을 수도 있는 거잖아."


"아, 그러네."


네든은 강아지가 꼬리 내리듯 축 처져버렸다.

바르샤는 한숨을 쉬었고, 셰릴은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그러고 보니 나한테 마법 나침반이 있어! 그건 어디 방향에 어느 나라가 있는지 알려주기도 하는 특별한 나침반이거든!"


"우와 그런 나침반도 있어? 그걸로 한번 시도해 볼까?!"


베럿과 네든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셰릴을 바라보았다.

우즈는 이 상황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하늘을 나는 것만으로 전설의 땅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날씨의 영향까지 받는다면, 네든과 베럿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래도 그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해. 혹시 모를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잖아."


"사고..? 그렇게 말하니 뭔가 무서운데.."


우즈의 말에 넨스는 겁을 먹었다.

그때 롬이 눈동자를 굴렸고, 바르샤는 그의 말을 해석하기 시작했다.


"롬이 배를 타고 어느 정도 가다가 쌍둥이가 하늘로 날아서 찾아보는 건 어떻겠냐고 하는데."


"오! 그거 좋다! 약간 바통터치 느낌인 건가?!"


네든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우즈는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했지만 역시 현실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 배는? 혹시 모를 안전 장비랑 충분한 식량도 필요할 텐데."


롬은 또다시 눈을 굴렸고, 바르샤가 대신 말해주었다.


"배랑 안전 장비는 자기 집에 있다 그러고, 식량은 우리끼리 구하는 게 어떻겠냐고 해."


"흠.. 그럼 헷갈리지 않게 지도를 들고 가볼까?"


우즈는 아직 확신이 가지 않았지만 친구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모두 그럴싸한 계획을 품으며 학교 수업을 듣고 점심시간이 되자 교실에서 또다시 회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먼저 집에 지도 하나씩은 있지? 혹시 모르니 모두 하나씩 챙겨오면 좋을 것 같고, 셰릴이랑 롬은 마법 나침반이랑 배를 부탁할게."


"역시 반장! 정리는 완전 끝내주게 잘한다니깐?!"


네든이 우즈에게 따봉을 날렸다.

모두 정말 제대로 된 모험을 하는 느낌이 들어서 기대가 되었다.


"나.. 함께 가는 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


넨스의 말에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우리 집이 좀 보수적인 편인데 부모님이 개인 교사를 고용했다고 주말에도 어디 나가지 말고 공부하라고 하셨어.."


"아.."


셰릴은 넨스의 말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하긴 르틴족 부모님들은 대체로 공부를 엄청 시킨다고 들었어. 그깟 공부가 뭐라고!"


네든은 괜히 혼잣말로 투덜거렸다.

넨스는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이 자신도 모르게 나와 결국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미, 미안해.. 나 때문에 안 좋았던 상황도 많았는데 이런 일까지 생겨서.."


"아니야 넨스! 너 탓이 아니야! 넨스 네가 원해서 그런 것도 아니니까!"


셰릴은 넨스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넨스와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란 셰릴과 친구들은 그녀의 상황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근데 꼭 부모의 말을 들어야 해?"


모두가 넨스를 위로하는 분위기와 다르게 바르샤가 말했다.


"네가 하고 싶은 걸 해야지. 부모가 뭐라 한다고 꼭두각시처럼 따르기만 할 거야?"


친구들 모두 바르샤와 같은 생각이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워했다.

하지만 바르샤의 직설적인 말투가 이 순간만큼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치.. 내, 내가 하고 싶은 건 너희들과 함께하는 거야.."


"그래! 하고 싶은 게 있다고 부모님께 한번 말씀드려봐!"


"대신 부모님 입장에선 우리가 하는 모험이 안 좋게 보일 수 있으니까 음.."


베럿과 네든은 넨스를 응원했다.

하지만 부모님께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동아리 활동이라고 하면 어때? 음.. 독서부라고 말이야."


우즈가 좋은 아이디어를 냈고, 넨스는 점점 울음을 그치고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


"그래볼까..? 맞아, 난 항상 부모님께 하고 싶은 것도 얘기 안 해보고 무작정 따르기만 했었던 것 같아.."


모두 환한 미소를 지었고, 넨스는 그때 바르샤가 보았던 다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 잘 말씀드려볼게..!"


그렇게 친구들은 다시 전설의 땅을 찾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점심시간이 끝나 수업 시간이 돌아왔다.

선생님이 교실 안으로 들어오고, 손뼉을 치며 말했다.


"자, 조용. 모두 이제 슬슬 시험기간이 다가오는 건 알고 있겠지? 100점 만점 중에 30점 이하로 점수를 받는 과목이 있다면 그 과목만 따로 재시험을 치러야 하니 그게 싫다면 모두 열심히 공부하도록."


"네.."


넨스는 시험기간을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항상 90점에서 100점을 받던 넨스는 이번에 한 번도 공부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 그 이하를 받는다면 부모님이 굉장히 실망하실 것이다.

넨스는 어떻게 하면 모험과 공부를 병행해서 할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수업이 끝나 학교를 마치고 셰릴과 친구들은 내일 다시 세세한 계획을 짜기로 하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네가 로라리 넨스구나?"


넨스는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거실의 소파에 앉아있는 르틴족 여자를 보았다.

그녀는 안경을 쓰고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채 넨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세요..?"


"아, 이번에 널 가르치게 될 개인 교사야. 이름처럼 귀여운 아이네?"


"아, 안녕하세요.."


"눈이 부었네? 혹시, 울었니?"


"아, 아뇨..! 오늘 잠을 너무 푹 자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 학교 갔다 와서 피곤할 테니 조금 쉬었다가 공부 시작하자."


"앗, 네.."


넨스는 2층으로 올라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시험을 잘 보려면 공부를 해야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은 친구들과 모험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시험을 제대로 못 보기도 싫었다.

그렇게 넨스는 여러 고민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누군가 노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네..!"


"넨스, 이제 슬슬 공부 시작할까?"


그렇게 넨스는 개인 교사와 함께 학교에서 했던 공부를 또다시 복습하며 공부를 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공부 시간이 끝나고, 개인 교사는 넨스에게 인사하며 집 밖으로 나갔다.

항상 부모님이 늦게 들어오기에 혼자 있었던 넨스는 외로움을 달래고자 마당에 있는 꽃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냈다.

오늘도 꽃을 돌보기 위해 마당을 나와 물을 뿌려주던 도중, 갑자기 뒤에서 따뜻한 기운과 함께 넨스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 그때 본 친구네?"


"아! 정령님..!"


넨스가 뒤를 돌아보자 그때 봤던 빛의 정령 라이티가 있었다.

역시나 빛의 정령은 몸이 화사하게 빛나고 있었다.

세데르틴에선 정령들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에 가끔 집에 있을 때 정령의 모습을 보는 경우가 있지만 이렇게 집에서 직접적으로 얘기를 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오늘도 꽃에게 물을 주고 있구나? 꽃들이 참 예쁘네~"


"네..! 이렇게 물을 주면 마음도 평화로워지는 느낌이거든요..!"


"그런데, 표정이 그때와 다르게 좋아 보이지 않는구나?"


"네..?"


"정원에서 봤을 땐 참 순수하고 환한 표정이었는데 오늘은 왠지 걱정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


"아.."


"무슨 고민이 있다면 나에게 말해주지 않겠니? 정령으로서 모든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거든!"


"그게.."


넨스는 잠시 망설이다가, 다른 사람과는 달리 편하고 친근해 보였던 빛의 정령에게 쉽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치, 친구들이랑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저희 부모님께서 공부하는 걸 강요하셔서 그러기가 어려워요.. 주말에도, 학교가 끝나고 나서도 개인 교사와 공부하라고 하셨거든요.."


"그런 거였구나.."


"괜히 제 고민 때문에 정령님도 기분이 좋지 않아진 것 같아서 죄송해요.."


"아니야~ 나는 너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저 생각하는 것뿐이란다! 친구들과 하고 싶은 건 어떤 건데?"


"그건.."


넨스는 망설이다 말했다.


"동아리 활동이요..!"


"동아리 활동이라~ 그럼, 그걸 그대로 부모님께 말씀 드리는 건 어때?"


"그러려고 생각 중이긴 한데.. 사실 공부도 잘해서 시험 점수도 잘 받고 싶어서요..!"


"흐음~ 꽤 욕심이 있는 친구구나? 그런 자세가 오히려 보기 좋은 걸? 그럼 동아리 활동도 공부도 친구들과 함께 하는 건 어떨까?"


"아..!"


"넨스를 보면 넌 친구들을 아주 소중하게 여기는 것 같거든!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한다면 뭐든지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그런 방법도 있었네요..! 정말 감사해요 정령님..!"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야! 그러고 보니 넨스.. 라고 했었던가? 그때 친구들이 널 그렇게 부르던데!"


"앗! 로라리 넨스에요..!"


"귀여운 이름이구나! 아, 나는 곧 회의 시간이 다가와서 나중에 또 얘기하자!"


"감사합니다..!"


빛의 정령은 아름다운 빛과 함께 저 멀리 날아갔다.

넨스는 기분 좋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꽃에게 눈을 돌렸는데, 꽃이 정말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빛의 정령이 넨스와 얘기하는 동안, 따뜻한 햇빛을 꽃이 있는 방향으로 돌려 꽃을 더욱 빛나게 해준 것 같았다.

그렇게 늦은 밤이 되고, 부모님이 함께 집으로 돌아와 넨스를 불렀다.


"넨스, 우리 왔다."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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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긴급 상황 24.08.31 3 1 13쪽
17 함께 사라진 정령 24.08.30 4 1 12쪽
16 의문투성이 24.08.29 5 1 13쪽
15 새로운 출발 24.08.28 7 1 13쪽
14 셰릴의 집 24.08.27 7 1 13쪽
» 엄격한 부모님 24.08.25 7 1 13쪽
12 전설의 땅 24.08.24 8 1 13쪽
11 바이딕 24.08.23 7 1 13쪽
10 메이브림 24.08.22 8 1 13쪽
9 정령의 비밀 24.08.21 9 1 12쪽
8 특별 수업 24.08.20 8 1 12쪽
7 켕니스 24.08.18 15 1 13쪽
6 테르실리온 24.08.17 10 1 13쪽
5 정령의 실체 24.08.16 12 1 12쪽
4 학교 탐험 24.08.15 11 1 10쪽
3 다른 나라의 특징 24.08.14 16 1 12쪽
2 다른 종족의 친구 24.08.13 16 1 13쪽
1 셰릴의 첫 걸음 24.08.12 51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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