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세계의 비밀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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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크티
그림/삽화
밍크티
작품등록일 :
2024.08.12 13:07
최근연재일 :
2024.08.31 01:05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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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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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63

작성
24.08.2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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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정령의 비밀

DUMMY

우즈는 바르샤 몰래 그녀의 뒤를 쫓았고, 마침내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학교 뒤편에 있는 지하실 문 앞이었다.


'바르샤는 왜 또 저기를 가려는 거지?'


바르샤는 지하실 문을 여는 순간, 우즈가 있는 곳을 빠르게 바라보았다.

우즈는 소스라치게 깜짝 놀라, 순간 숨이 막혔고 바르샤는 이미 알고있었다는 듯 그에게 다가갔다.


"네가 날 따라오는 걸 모를 거라고 생각했니? 왜 따라왔는데?"


"그게.. 그냥 평소와 다르게 먼저 간다길래 어디를 가는지 궁금해서.."


바르샤는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기왕 들킨 거, 우즈에게 사실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이 지하실 아래엔 너네가 봤던 유령이 아니라 바람의 정령님이 계셔. 그분이 나한테 또 다른 정령이 존재한다고 알려주셨어. 그래서 어둠의 정령님에 대해 얘기하려고 온 거야."


"바람의 정령님..? 그.. 같이 가!"


"왜?"


"그게, 그때 유령이라고 말한 거에 대해 사과하면서 어둠의 정령님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으니까."


바르샤는 못마땅했지만 함께 지하실로 가기로 했고, 내려가자마자 바람의 정령 힐의 모습이 나타났다.


"오! 또 왔구나! 이번엔 아베르케족 친구랑 같이 왔네?"


"네. 이런 우연이 다 있는진 모르겠지만 저희가 마침 어둠의 정령님을 만났어요."


바람의 정령 힐은 매우 놀랐다.

어둠의 정령은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고, 현재 살고 있는 모든 종족의 사람들조차 그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물론 바르샤에게 또 다른 정령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었지만 그게 어둠의 정령이라고 알아낼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접 대면까지 했다니 그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 어둠의 정령이라니.. 어디서 만났는데?"


우즈는 당황한 그의 모습에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학교 강당에 있는 큰 문 안에서 봤어요.."


"큰 문 안에서? 대충 학생들이 지나가다 얼핏 소문을 들었었는데 그쪽에 있었던 거구나.. 아, 데크빌리는 어둠의 정령의 이름이야."


"알아요. 정령님들끼리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어둠의 정령님이 자신 외의 다른 정령님들을 극도로 혐오하시던데요."


한창 호기심이 많을 바르샤는 정말 궁금해 미칠 정도였다.

그러나 우즈는 혹시 알면 안 되는 것을 안 것일까 점점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바람의 정령은 그 모습을 바로 눈치채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희가 잘못했다는 게 아니야. 어둠의 정령을 봤을 때 너희 둘만 있었어?"


"아뇨. 저희 말고 처음에 지하실에 왔을 때 친구들도 봤었어요."


"그럼 나중에 다시 그 친구들과 함께 나한테 찾아올래? 나도 생각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일단 오늘은 일찍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구나."


바르샤와 우즈는 바람의 정령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지하실 문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하며 우즈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큰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 것 같네."


"그게 무슨 소리야?"


"글쎄? 그냥 직감이야. 이 세상의 비밀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우즈는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평소 모든 것에 무관심하던 바르샤가 눈이 반짝거리며 지금 상황에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니, 우즈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왜 웃어?"


"아니야. 그냥 너도 좀 달라진 것 같아서."


"뭐가?"


반대로 바르샤는 우즈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둘이서 아까 있었던 일과 함께 얘기하고 있던 사이, 셰릴과 친구들은 우즈와 바르샤를 찾으러 다녔고 마침내 학교 뒤편에서 그들을 발견했다.


"우즈! 바르샤! 거기 있었구나!"


셰릴과 친구들은 둘에게 다가갔고 베럿은 의심하듯이 말했다.


"설마, 둘이서만 있다는 것은?!"


"뭐라는 거니?"


바르샤는 베럿을 향해 절대 아니라며 말했지만 베럿은 계속 기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우즈와 바르샤는 지하실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고, 그 후 내일 학교가 끝나면 모두 함께 바로 지하실로 내려가기로 약속했다.

다음 날, 학교를 마치고 셰릴과 친구들은 바로 학교 뒤편으로 향했다.

그런데 마침 땅의 정령 얼튼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모습은 사람 형체에 흙이 뭉쳐있는 느낌이었고, 공중에 떠 있는 그의 몸에서 조금씩 흙이 떨어지고 있었다.


"반갑구나. 아, 내 모습을 가까이 보는 건 처음이겠구나. 난 땅의 정령 얼튼이다. 요새 어느 신입생들이 지하실을 자주 드나든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너희들이었구나."


셰릴과 친구들은 당황했지만 바르샤가 차분하게 말했다.


"지하실에 바람의 정령님이 계시잖아요. 그분을 뵈러 가는 거예요."


"오, 힐에게도 좋은 친구들이 생긴 거였구나. 다행이군 허허."


셰릴과 친구들은 빨리 지하실로 가고 싶었지만 땅의 정령 얼튼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때 땅의 정령 얼튼이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질 법한 얘기를 꺼냈다.


"아무래도 너희들은 무언가를 알고 있는 표정같구나. 내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얘기를 들어보지 않겠나?"


셰릴과 친구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고, 땅의 정령 얼튼은 말을 이었다.


"수백 년 전, 우리 정령들은 모두 함께 살아왔었다. 모두에게는 각자가 가진 능력이 있었고, 자신의 능력을 아끼며 조심히 다루었지. 하지만 그중, 자신의 능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정령이 있었고 능력에 만족하는 모든 정령들을 질투했었다. 모두가 그를 향해 좋은 소리를 해주었지만 마음에 닿지 않았는지 고독 속에서 사라져버렸단다."


셰릴과 친구들은 그의 말에 깊은 생각에 빠졌다.

땅의 정령 얼튼은 친구들의 표정을 살피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너무 시간을 오래 끌었나 보군.. 미안하다. 어서 지하실로 들어가 힐과 얘기해 보거라."


셰릴과 친구들은 그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지하실로 내려갔다.

역시나 바람의 정령 힐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그는 급하게 말을 꺼냈다.


"아무래도 어둠의 정령이 너희들 앞에 나타난 건 우연이 아닐지도 몰라. 부탁을 하나 해도 될까?"


셰릴과 친구들은 괜히 신기했다.

보통 정령은 종족을 보호하거나 나라를 지키는 대단한 존재인데 평범한 우리에게 부탁을 하다니 정말 믿을 수 없었다.


"갑작스러워서 정말 미안해. 하지만 너희들이 이 세계의 평화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거라 믿어."


"그래서 무슨 부탁인데요?"


바르샤는 바람의 정령의 말에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아, 내가 부탁하는 것은 데크빌리를 다시 만나서 대화하는 거야."


"무슨 대화요?"


셰릴은 아직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끝까지 들어보기로 했다.


"데크빌리는 어둠의 정령이야. 하지만 지금 어둠 속에 또 다른 어둠에 잠식되어 있어서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을 거야."


"너무 어려워요.."


네든은 정말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미안해. 나도 나름 말을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는구나.."


"그러니까 뭐 일단, 어둠의 정령님을 찾으란 얘기죠?"


바르샤는 바람의 정령이 말을 질질 끄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에 말을 꺼냈고, 바람의 정령 힐은 나중에 다시 설명해 주겠다고 사과하며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셰릴과 친구들도 다시 지하실 밖으로 나갔고, 땅의 정령 얼튼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까.. 어둠의 정령님이 사라진 이유가 자신의 능력이 싫어서 그런 건가..?"


우즈는 조심스레 먼저 입을 열었고, 롬도 할 말이 있다는 듯 눈동자를 굴려 바르샤가 말해주었다.


"롬이 사실 다른 정령님들이 어둠의 정령님의 능력을 무시하고 놀려서 떠나버린 건 아닐까라고 해. 근데 이건 나도 그렇게 생각해. 어둠의 정령님이 분명 다른 정령들이 자신을 괴롭히고 무시했다고 했잖아."


"듣고보니 그러네! 왜 말이 달라?"


베럿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허공을 보며 표정을 찡그렸고, 네든은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우선 어둠의 정령 데크빌리를 찾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 친구들은 당장 어떻게 할지 머리를 맞대었다.


"그.. 나, 난 안 할래.."


모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넨스를 쳐다보았다.


"무섭기도 하고.. 난 이런 큰 일에 도움도 되지 않을 거야.."


셰릴은 넨스에게 다가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소리야 넨스! 네가 지금도 얼마나 우리에게 도움을 많이 주는데!"


"그, 그래도 난.. 이건 아닌 것 같아.."


"뭐가 아니야?"


바르샤가 넨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무서운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지금 상황에서 빠진다는 건, 그냥 이 일에 휘말리기 싫어서 그런 거잖아?"


"뭐..?"


"지금까지 우리 옆에 붙어있다가 이제 와서 발 빼겠다고? 차라리 처음부터 쓸데없이 우리 곁에 얼씬거리지나 말았어야지, 겁쟁아."


"바르샤..!"


우즈는 바르샤의 점점 커지는 목소리에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말했다.


"넨스도 이런 상황이 생길지 알았겠어? 그렇게 상처 주는 말을 하면 안 되지."


"우즈, 넌 하는 것도 없으면서 고작 반장 됐다고 주도하는 거, 꼴 보기 싫어."


"뭐라고?"


"넨스 넌,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거면 네 말대로 필요 없으니까 그만둬."


넨스는 참던 눈물이 터지고 말았고, 우즈는 바르샤를 향해 말했다.


"너야말로 그렇게 부정적인 말만 하는 사람은 하나도 도움 안 되거든? 누가 백족 아니랄까 봐!"


바르샤는 그대로 고개를 휙 돌려 빠른 걸음으로 다른 곳으로 가버렸고, 분위기는 매우 삭막해졌다.

셰릴은 울고 있는 넨스를 안아 토닥이며 말했다.


"넨스, 넌 겁쟁이도 아니고 충분히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 바르샤가 흥분해서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온 걸 거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롬도 넨스에게 다가가 작은 미소를 지어주었다.

우즈는 바르샤에게 화가 났고, 베럿과 네든이 그에게 다가오면서 말했다.


"에이, 우즈! 바르샤도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닐 거야..!"


"그래..! 그리고 난 너가 반장이어서 정말 든든하다니깐?"


다행히 상황은 금방 진정되었고,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셰릴은 집으로 걸어가면서 넨스와 바르샤 그리고 우즈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다.

셰릴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방으로 들어갔고, 피아노를 치며 마음을 다스렸다.

그녀의 방문 틈 사이로 희미하게 들리는 피아노 소리가 친구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따뜻한 느낌을 담고 있었다.

같은 시각, 바르샤는 노을이 거의 진 뒤에도 여전히 홀로 학교 옥상에 남아있었다.


'...'


조용히 앉아서 풍경을 바라보고 있던 바르샤의 뒤에서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고, 뒤를 돌아보니 불의 정령 퓨라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백족 학생들은 이렇게 감성적이지 않던데~ 집에 안 가고 혼자 앉아서 뭐해?"


"그냥 멍 때리고 있었어요."


"무슨 일 있었어?"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래? 아님, 친구와 다퉜다던가~"


"조금요."


"백족 학생들은 그런 경우가 많지. 그래서 혼자 다니는 경우도 많고."


"혼자 있고 싶네요."


"얼굴엔 전혀 그렇게 써져있지 않은데?"


"..."


바르샤는 다시 조용해지고 몇 분 뒤에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욱해서 친구들에게 상처 주는 말을 했어요. 중요한 상황인데도."


"그래서 그때 마음이 어땠어?"


"아무렇지 않았어요."


"하하! 그래, 당연히 그렇겠지. 근데 후회가 되니?"


"네."


"뭐, 나도 가끔 성격상 욱할 때는 많지만 후회가 될 땐 바로 사과하는 편이야."


"왜 우리 종족은 왜 남에게 상처만 주는 말밖에 못 하는 건지.."


"후후.. 그러게.. 그래도 넌 다른 백족 학생들과는 다르게 따뜻한 면이 있다?"


"네?"


작가의말

셰릴은 노래 치유사가 되기 위해 집에서 피아노 연주와 노래 실력을 끊임없이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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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함께 사라진 정령 24.08.30 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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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엄격한 부모님 24.08.25 7 1 13쪽
12 전설의 땅 24.08.24 9 1 13쪽
11 바이딕 24.08.23 8 1 13쪽
10 메이브림 24.08.22 9 1 13쪽
» 정령의 비밀 24.08.21 10 1 12쪽
8 특별 수업 24.08.20 9 1 12쪽
7 켕니스 24.08.18 15 1 13쪽
6 테르실리온 24.08.17 11 1 13쪽
5 정령의 실체 24.08.16 13 1 12쪽
4 학교 탐험 24.08.15 12 1 10쪽
3 다른 나라의 특징 24.08.14 17 1 12쪽
2 다른 종족의 친구 24.08.13 17 1 13쪽
1 셰릴의 첫 걸음 24.08.12 5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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