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세계의 비밀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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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크티
그림/삽화
밍크티
작품등록일 :
2024.08.12 13:07
최근연재일 :
2024.08.3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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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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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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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메이브림

DUMMY

불의 정령 퓨라는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바르샤에게 한번 더 말했다.


"넌 다른 백족 학생과 다르게 친구들과 다툰 뒤에 고민을 하고 있잖아! 그게 바로 친구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야."


"아니요. 전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하면 하고 싶은 것을 못해서 그런 거에요."


"아, 그래..? 그럼 왜 친구들이랑 꼭 함께 해야 하는데? 혼자서 하면 되잖아?"


"그야.."


바르샤는 고민을 하더니 말했다.


"그러네요. 혼자서도 할 수 있네요. 그 생각을 못 했어요."


"하지만 나는 네가 더 좋은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더 수월하게 하고 싶은 걸 할 텐데 말이야. 진심을 담아서 한다면 친구들은 더 기뻐하겠지?"


"...저 가볼게요."


"그래, 좋은 선택을 했으면 좋겠네! 즐거웠어. 조심히 가~"


그렇게 바르샤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평소처럼 세르빈 학교의 아침이 찾아왔지만 분위기는 평소와 달리 매우 조용했다.

우즈와 바르샤를 제외한 친구들은 그들의 눈치를 살펴보며 조용히 지켜보았다.


"저 둘.. 화해할 수 있을까?"


"글쎄.. 둘 다 자존심이 엄청 세잖아..!"


베럿과 네든은 속닥이면서 얘기했고, 셰릴은 넨스와 롬과 함께 고민에 빠졌다.

그러는 사이 수업 시간 종이 울렸고, 선생님이 들어와 평소처럼 수업을 진행했다.

점심시간이 되고, 바르샤는 곧바로 혼자 식당으로 가버렸다.

셰릴은 그 모습에 빠르게 따라가 부르고 싶었지만 막상 행동으로 실행이 되지 않았다.


"우리도 일단 점심 먹으러 갈까? 다 먹고 나서 괜찮으면 우즈랑 롬이랑 네든도 내 피아노 연주 들으러 음악실 갈래?"


셋은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 함께 식당으로 가서 급식을 먹었다.

우즈는 티가 나지 않게 눈만 살짝씩 움직이며 바르샤를 찾으려 했지만 역시 넓은 식당에서 찾기는 힘들었다.

모두 식사를 마치고 음악실로 향하던 중, 안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는 강하면서도 희미하게 슬픈 음색을 띄고 있었다.

음악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는 바르샤 홀로 바이올린을 들고 있었다.


"바르샤..! 너 음악도 할 줄 알았어?!"


베럿은 아까 들은 바르샤의 바이올린 연주 소리에 감탄하며 말했다.


"취미야, 신경 꺼."


바르샤는 들고 있던 바이올린을 내려두고 친구들의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음악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 갔다 올게..!"


넨스는 갑자기 바르샤를 따라 음악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 모습에 셰릴은 걱정이 되어 넨스를 따라 나가려 했다.

하지만 우즈가 그녀의 팔을 잡으며 차분히 얘기했다.


"넨스가 어떤 행동을 할지 지켜보자. 넨스도 스스로 생각한 게 있으니까 나간 걸 거야."


셰릴은 걱정하긴 했지만 우즈의 말도 맞았기에 그저 열려있는 음악실 문을 쳐다보았다.

롬은 손뼉을 치며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고,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가리켰다.


"아, 그래! 여기 온 이유는 내가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기 위해서였지!"


"응! 그때 베럿이 나한테 셰릴이 피아노 진짜 잘 친다고 엄청 자랑했었단 말이야. 나도 빨리 듣고 싶어!"


네든은 웃으며 말했고, 셰릴도 피아노 앞으로 다가가 연주했다.

한편 바르샤와 넨스는 음악실 아래층 복도에 있었다.


"바, 바르샤..!"


바르샤는 넨스의 말을 듣자 뒤를 돌아보았고, 넨스의 굳게 다짐한 것 같은 표정이 보였다.


"뭐?"


"바, 바르샤.. 그땐 내가 미안해..! 내가 겁이 많고 항상 소극적이라서 이런 일을 겪으니까 점점 자신이 없어졌었어.. 근데 너의 말을 듣고, 난 많은 생각을 했어.. 쉽게 포기하는 사람은 필요 없다는 게 마음에 잘 와닿아서,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용기를 내고 자신감을 가질 거야..! 그러니까.. 우리 다시 함께 하는 건 어떨까..?"


바르샤는 그녀의 힘 있는 목소리가 낯설었지만 그녀의 말에 진심이 담겨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사실 일반 백족이라면 그런 넨스의 말도 무시하고 바로 갈 길을 갔을 테지만 바르샤는 달랐다.


"..넨스"


"으, 응..?"


"나도, 미안.. 기분 나쁘게 말해서.."


"아, 아니야..! 전혀 그렇지 않아..! 오히려 나한테 그런 조언을 해줘서 고마웠어..!"


넨스는 정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바르샤를 바라보았다.

바르샤는 그녀의 미소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둘은 화해를 하며 음악실로 돌아갔다.

넨스와 바르샤가 함께 들어오는 모습을 본 친구들은 반가움에 환호했다.


"우, 우리.. 화해했어..!"


넨스의 용기 있는 행동에 셰릴은 그녀가 기특하게 느껴졌다.

모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둘을 바라보았지만, 우즈는 이 상황이 어색하기만 했다.

그렇게 셰릴은 다시 피아노 연주를 하며 점심시간을 마무리했고, 시간이 흘러 수업이 끝나 드디어 기다리던 쉬는 시간이 찾아왔다.


"얘들아! 우리 저번에 다 못 해본 나라 여행, 이번 주말에 한 번 더 가볼래?!"


베럿이 먼저 말을 꺼냈고, 네든이 그녀의 말을 이어 말했다.


"그래! 그러면서 어둠의 정령님을 찾으러 다니는 거야! 완전 일석이조 아니야?"


친구들은 쌍둥이의 말에 동의했다.

그리고 저번과 똑같이 이동 광장에서 9시에 만나기로 했다.

주말이 다가와 모두 세데르틴 이동 광장에 모인 후 어디부터 먼저 갈지 정하다 롬의 나라인 메이브림에 가기로 했다.

문이 열리고 들어가자마자 푹신한 모래로 가득 찬 땅이 셰릴과 친구들을 반겨주었다.

메이브림 이동 광장은 모든 문이 유리로 만들어졌고, 표면에는 조개껍질로 장식되어 있었다.

다른 나라의 이동 광장은 보통 4개의 문이 서로를 마주 보거나 둥글게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메이브림의 이동 광장은 문이 가로로 나란히 나열되어 있어 문에서 나오면 바로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특유의 바다 냄새가 느껴졌고, 바다엔 림마족들이 수영을 하거나 저 멀리 배를 타며 물고기를 잡는 모습이 보였다.

롬은 눈을 굴리기 시작했고 바르샤는 즉시 그의 말을 해석해주었다.


"림마족은 햇빛에 자외선을 막으려고 피부가 어둡고, 바다색을 상징하는 파란 머리와 눈동자를 가진 거래. 또, 바다 생물의 비늘로 만든 옷을 입어서 물속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대."


"우와.. 신기하다! 근데 바다 생물로 만든 비늘이라니.. 느낌이 이상할 것 같아.."


네든이 림마족의 옷을 살펴보면서 말했다.

메이브림은 확실히 다른 나라와 다르게 말을 할 수 없는 고요한 종족이라 그런지 이동 광장에 사람은 많지만 바다의 파도 소리만 들리는 것뿐이었다.

셰릴과 친구들은 이동 광장에서 살짝 나아가니 옆에 여러 다양한 상점들이 보였다.

넨스는 어느 식당에서 살아있는 물고기의 목을 치는 것을 보더니 깜짝 놀라 움찔했고, 그 모습을 함께 본 우즈는 그녀에게 말했다.


"누구보다 착하기로 유명한 림마족이 이런 거에는 오히려 백족보다 무심한 것 같기도.."


롬과 바르샤를 제외한 친구들은 림마어를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혼자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친구들은 그 둘에게 의지하며 따라다니던 도중, 베럿은 모래에서 아름다운 조개껍질을 발견하며 말했다.


"우와! 이거 엄청 반짝거린다..! 완전 무지개색이잖아?!"


"이거 할머니한테 갖다 드리면 정말 좋아하시겠다! 더 찾아보자!"


베럿이 주운 조개껍질을 본 네든도 할머니를 생각하며 말했다.

쌍둥이는 더 반짝이고 아름다운 조개껍질을 찾기 위해 모래 위를 살펴보았고, 셰릴과 우즈 그리고 넨스와 롬은 바다 근처로 가서 모래를 만지거나 바다에 발을 담그는 등,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들과 다르게 바르샤는 온통 어둠의 정령의 생각뿐이었다.


'메이브림에 어둠의 정령님이 있기엔 마땅히 숨을 곳도 없을 거고, 귀가 밝은 림마족한테는 금방 들킬 거야.'


그때, 롬이 바르샤에게 다가와 그녀에게 보여줄 것이 있는지 따라오라는 신호를 건넸고, 바르샤는 그를 따라갔다.

롬을 따라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악기를 연주하는 림마족이었다.


"저건 무슨 악기야? 바이올린이랑 비슷하게 생겼네."


롬은 바르샤에게 눈을 굴려 설명하였고, 해초로 만든 활과 야자수 나무로 제작된 바이올린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반 바이올린과는 다르게 더 부드럽고 감미로운 소리를 내며 바다의 감정을 담아내는듯한 느낌이었다.

바다는 모든 이에게 자연의 치유력을 아낌없이 주는 공간이지만 때로는 거대한 파도로 모두를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로 변하기도 한다.

바르샤는 마치 해초 바이올린의 소리가 바다의 감정, 자신을 위로하는 느낌이었다.


'..?'


바르샤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롬은 눈치를 챘지만 그녀를 바라보지 않고 그저 연주하는 림마족을 응시했다.

롬은 누구보다도 바르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사실 누군가에게 위로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롬,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바르샤는 근처에 있는 야외 화장실로 들어갔고, 셰릴과 친구들은 그 타이밍에 롬에게 다가왔다.


"롬, 바르샤는?"


우즈가 롬에게 물었고, 그는 야외 화장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롬! 메이브림은 너무 근사한 곳인 것 같아! 바다가 이렇게 즐거운 곳인 줄 몰랐어!"


롬은 미소를 지으며 친구들을, 셰릴은 연주하고 있는 림마족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바르샤와 마찬가지로 림마족의 연주가 매우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러다 갑자기 떠오른 음이 있었는지, 가방에서 종이와 연필을 꺼내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내려갔다.


"셰릴, 넌 항상 종이와 연필을 들고 다니구나?"


우즈는 셰릴을 보며 웃었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넨스도 말했다.


"그렇게 해서 작곡을 하게 되는 거구나..! 정말 멋지다..!"


"응! 그래야 나중에 잊지 않으니까! 지금 들리는 연주가 정말 치유되는 느낌이었거든. 그래서 조용히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음이 떠오른 거 있지? 하하!"


셰릴은 종이와 연필을 다시 가방에 넣으며 말했고, 그 사이 바르샤가 야외 화장실에서 나오는 게 보였다.

바르샤는 모두의 눈을 쳐다보지 않고 말했다.


"나 오늘은 메이브림에서 혼자 있을 거야."


"왜?"


베럿과 네든은 동시에 말했고, 바르샤가 다시 대답했다.


"그냥.. 혼자 있고 싶으니까."


"그치만 오늘 바이딕도 가고 싶은데! 그곳에선 네가 소개해 줘야지!"


베럿과 네든이 원하는 것은 바이딕에 가서 반짝이는 물건을 사는 것이었기 때문에, 바르샤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럼, 1시간 정도 혼자 있게 해줘. 그 정도는 가능하잖아?"


"가끔씩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지! 우리도 좀 더 바다 구경도 하면서 놀자! 바르샤, 그럼 1시간 뒤에 이동 광장에서 만나자!"


셰릴은 정말 긍정적인 아베르케족이었다.

그렇게 바르샤를 제외한 친구들은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한편 우즈는 바르샤가 괜히 걱정되었지만 바르샤와 사이가 어색해졌기 때문에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롬은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 눈동자를 굴렸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맞다! 나한테 종이랑 연필이 있었지! 롬, 이걸 써서 글로 표현해 줄래?"


림마어는 눈동자나 고개를 움직여서 소통하는 언어이다.

하지만 모든 나라는 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기에 롬이 종이로 글씨를 적는 건 소통에 있어서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롬은 셰릴이 준 연필로 종이에 전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그가 전하고 싶었던 말은 추천하는 음식점에 초대하고 싶단 것이었다.

친구들은 롬을 따라 가장 맛있다고 소문이 난 메이브림의 횟집을 가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같은 시각, 바르샤는 야자수 아래 홀로 앉아 많은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그러자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톡톡 쳤고, 뒤를 돌아보자 그 사람은 아까 해초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림마족이었다.

그 림마족은 어깨까지 내려오는 파란 단발머리의 여자였다.


'같이 연주하실래요?'


"됐어요. 그런 거 안 해요."


'아까 좋게 봐주셔서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림마족 여자는 바르샤 옆에 해초 바이올린을 두고 사라졌다.

그 후 바르샤는 눈앞의 해초 바이올린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일반 바이올린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작은 진주가 붙어있어 더욱 반짝이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렇게 바르샤는 해초 바이올린을 옆에 두고 부드러운 파도 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다스리는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작가의말

바르샤는 바다를 보며 혼자서 그동안 있었던 일과 어둠의 정령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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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긴급 상황 24.08.31 4 1 13쪽
17 함께 사라진 정령 24.08.30 5 1 12쪽
16 의문투성이 24.08.29 5 1 13쪽
15 새로운 출발 24.08.28 8 1 13쪽
14 셰릴의 집 24.08.27 7 1 13쪽
13 엄격한 부모님 24.08.25 7 1 13쪽
12 전설의 땅 24.08.24 9 1 13쪽
11 바이딕 24.08.23 8 1 13쪽
» 메이브림 24.08.22 9 1 13쪽
9 정령의 비밀 24.08.21 9 1 12쪽
8 특별 수업 24.08.20 9 1 12쪽
7 켕니스 24.08.18 15 1 13쪽
6 테르실리온 24.08.17 11 1 13쪽
5 정령의 실체 24.08.16 13 1 12쪽
4 학교 탐험 24.08.15 12 1 10쪽
3 다른 나라의 특징 24.08.14 17 1 12쪽
2 다른 종족의 친구 24.08.13 17 1 13쪽
1 셰릴의 첫 걸음 24.08.12 5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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