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탑 관리자가 차원을 먹여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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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림
작품등록일 :
2024.08.1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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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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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화. 제 666차원 (2)

DUMMY

어느 날부터일까, 임프들은 더 이상 케르베로스를 찾지 않게 되었다.


케르베로스는 그저 이 지역에 평화가 찾아온 것으로 그 변화를 쉬이 해석했다.


임프들이 연구해낸 마법에 의해 무언가가 솟구쳐 날아가 하피의 몸 한 가운데에 박혔을 때도, 그들은 임프가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게 되었음을 기쁘게 여겼다.


그리고 임프들이 공물 바치기를 거부하며 자신들이 만들어 낸 갖은 마법과 무기로 케르베로스들을 겨눌 때가 되어서야 그들은 뭔가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임프 1마리? 별 위협이 되지 않았다.


임프 2마리? 3마리? 10마리?


아무리 많은 임프들이라도 각기 공격해온다면 그 위력은 미약할 뿐이다.


하지만 임프와 케르베로스의 결정적인 차이는 사회성, 그리고 협력에 있었다.


케르베로스들은 그저 자신이 담당하는 구역만 잘 돌보면 다른 구역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임프들은 달랐다. 그들은 각자가 아닌 ‘임프’라는 종족 그 자체를 자신이라 여겼다.


처음에야 임프의 반란이 쉽게 진압되었다.


그러나 반란을 거듭할수록 ‘임프’는 더 강해졌고, 케르베로스들은 변함없이 그대로였다.


 승기가 뒤집히기 시작했다.


‘임프’는 그저 공물을 바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솔라니아 지역 전체를 지배하길 원했다.


케르베로스와 달리 임프의 탐욕은 끝이 없었다.


땅의 절반 정도를 내어주었는데도 만족하지 못하고 ‘임프’가 계속해서 땅을 야금야금 갉아먹어 가기 시작한 이후로, 케르베로스들의 땅은 약 20%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 * *


“자네도 원래 무리를 통해 알고 있었을 텐데, 마치 처음 듣는 것과 같이 흥미진진하게 들으니 나도 모르게 열성적으로 이야기했군 그래.”


대장 케르베로스, 생각보다 예리하다.


“···왕따라 이런 이야기는 잘 못 들었습니다.”


나는 그냥 여기서 더 불쌍해지기로 했다.


연민의 눈빛들이 나를 향하기 시작한다.


그 후로는 일사천리였다.


무리에서 가장 강한 자들을 소개받고, 무리의 담당 구역, 일과 등을 전달받는다.


전달받으며 느낀 것인데, 이 녀석들···.


임프가 뭉쳐서 강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협력하지 않는 것 같은데?


전혀 학습이 되지 않은 듯하다.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자네는 어느 쪽을 담당할지 좀 고민해봐야겠네.”


홀로 생각을 하는 사이 설명이 끝난듯해 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저, 원하는 역할이 있는데요.”


“오, 뭐지?”


“제가 임프 녀석들을 염탐하고 오겠습니다. 숨는 데는 자신이 있거든요.”


“너, 임프한테 공격받아서 쫓겼다고 하지 않았나? 공격을 받았다는 건 발견됐다는 뜻일 텐데.”


아씨, 생각보다 똑똑하네.


“그건···아무도 임프에 대해 제게 얘기해주지 않아서···.”


“저런....”


옆 무리의 멍멍이들아, 천하의 쓰레기들로 만들어서 미안하다.


오해는 일단 목표를 달성한 후에 풀어주겠다는 다짐을 홀로 마음에 새겼다.


처음에는 미덥지 않아 하는 듯했지만, 아까의 연설이 나름 그들의 심금을 울렸는지 몇 마리의 찬성표를 받아 겨우 염탐꾼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곳에 온 지 2시간이 경과하였습니다.]


‘얼마 안 됐네.’


[제가 관리자님의 전투력에 대해 잘못 설명해 드렸나요?]


‘아니.’


[관리자님의 전투력을 이용해 몬스터들을 데려가지 않는 점에 대한 이해가 불가합니다.]


‘빨리 끝낼게. 일단 가자.’


우선은 생각해둔 것이 있었다.


염탐을 하기 위해 임프가 출몰하는 지역을 대강 전해 듣고, 어느 정도 무리를 벗어난 후에야 상점 창을 열었다.


케르베로스의 무리에 한 번 들어가 정보를 확보했으니 다음은 임프의 무리 안에 들어가기 위함이었다.


‘아무도 없지?’


상점에서 임프로 바뀌는 외형 변경권을 구매 후 바로 적용했다.


“시야가 더 낮아졌잖아?”


게다가 이 붉은 빛의 앙상한 몸으로는 케르베로스를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괜히 포인트 차이가 5배나 나는 게 아니었다.


뭐, 좋다. 일단은 임프 무리에 들어가기 위해 케르베로스들이 위험하다 한 방향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걸으면 걸을수록 포장된 길, 안내판 등 누군가의 손길이 닿은 길이 눈에 띈다.


케르베로스 무리가 머물던 곳은 한없이 자연에 가까웠는데 걸으면 걸을수록 문명의 발전을 실시간으로 경험하는 듯한 느낌.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큰소리로 설파하는 소리가 멀리서부터 울려왔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가 보니 어마어마한 수의 임프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 앞에 위치한 무대에서는 임프치고 탄탄한 근육을 가진 녀석이 주먹을 쥔 손을 치켜든 채 뭔가를 외치고 있었다.


“우리가 핍박받던 세월은 너무나 길었습니다! 자신들을 신처럼 여기도록 강요하고, 저희의 노동력을 착취하던 자들입니다! 이런 괴물들의 군림을 언제까지 용인하시겠습니까!”


“옳소!”


“기나긴 싸움 끝에 드디어 저희의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여러분, 힘을 합쳐 이 솔라니아 지역을 우리 임프들만의 평화로운 공간으로 만들어 보입시다!”


“와아아아!”


그야말로 집단 광기의 현장.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아직 다가오지 않은 승리에 이미 취해있었다.


더 볼 것도 없었다.


이대로 가면 이들의 말대로 솔라니아 지역은 임프들의 차지가 될 것이 눈에 선했다.


땅을 두고 다투는 싸움?


물론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불안한 것은, 임프들이 자신의 승리에 취해 케르베로스를 비롯한 몬스터들을 하나하나 멸종시켜갈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쉴새 없이 환호하는 임프들 사이에 우두커니 있다가, 나는 바로 옆의 임프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가 완전히 이 지역을 지배하게 되면, 다른 녀석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뭐, 죽여버리든지 노예로 삼든지 하겠지. 반란을 꾀하면 피곤해질 테니까.”


심드렁하게 말하는 임프를 보자 내가 우려했던 상황이 머지않아 일어날 것이라는 게 자명했다.


나는 그대로 뒤를 돌아 인파로부터 빠져나왔다.


시간이 많은 게 아닌데 교통정리까지 해야 하는 상황.


“리나, 상점 좀 열어줘.”


[네, 알겠습니다.]


무언가 극단적인 대책이 필요했다.


***


나는 그 길로 다시 케르베로스 무리에게 돌아갔다.


염탐 결과를 전할 차례였다.


물론 어떻게 전할지는 내 맘이고.


“임프들이··· 당장이라도 공격을 할 것으로 보이더군요. 주변의 다른 무리들을 모두 한데 모으는 게 좋겠습니다.”


“뭐라고? 젠장, 한동안 잠잠하다 싶더니, 확실한 건가?”


“네, 지금 기습 준비를 해서 어수선해 보였으니 지금 차라리 저희가 먼저 치죠. 그 후에는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급한 어조로 말하자 너무나 쉽게 납득한 이들은 혼비백산하여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장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면 고민할 새가 없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내가 말한 대로 주변 무리를 이끌고 오는데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주변 무리의 케르베로스들까지 모이니 아까 본 임프들 만큼은 아니어도 제법 많아 보였다.


나를 본 케르베로스들은 하나둘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음, 이 자가 다른 무리에서 왔다는 그자인가? 우리 무리에 있던 자는 아니군.”


“우리 무리도.”


모든 무리의 이들이 나를 모른다고 하기 전에 나는 황급히 입을 열었다.


“지,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먼저 쳐들어가려면 서둘러야 합니다. 저를 따라오시죠! 안내하겠습니다!”


그리 말하자 그들의 눈빛부터가 달라졌다.


결의에 찬 눈빛.


그들은 군말 없이 나의 바로 뒤에 바짝 붙어 머지않은 길을 달렸다.


케르베로스의 형태로 달리자 임프들이 모여있는 곳까지는 순식간에 도달했다.


사실 임프들이 당장 치러올 것이라는 발언은 그저 케르베로스들을 한 번에 여기까지 데려오기 위한 미끼일 뿐이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정말로 당장 공격할 생각이었는지 분주히 움직이는 임프들이 눈에 들어왔다.


정신이 없는 사이 도달한 우리를 발견한 한 임프가 괴상한 소리를 내지르자, 임프들이 일제히 우리를 쳐다보았다.


그에 따라 케르베로스들도 사납게 이를 드러내며 당장이라도 물어뜯겠다는 기세를 보여주었다.


일촉즉발의 상황.


내가 원하던 상황이었다.


나는 평온한 표정으로 임프들을 향해 몇 발자국 나아갔다.


주춤하는 임프들.


그리고 나는 그대로 외형을 변경했다.


‘가고일’로.


내가 현재 변신할 수 있는 몬스터들 중 가장 강한 몬스터이다.


무려 30포인트의 몬스터이니 단순 포인트로만 따지면 케르베로스보다 3배 강력한 몬스터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가고일은 본래 솔라니아 지역과 같이 극도로 높은 기온에서 살아갈 수 없는 몬스터이기에 그들의 충격이 배에 달한 듯했다.


“가고일···? 가고일이 어떻게 여기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케르베로스였다가 변신하지 않았어?”


“괴, 괴물인가? 이 녀석은 뭐냐!”


어수선해진 양 종족의 사이에 선 나는 나지막이 외쳤다.


“다들,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을 두고 무얼 하고 있는 게냐!”


갈!

중학교 시절 겪었던 남자 체육 선생님에 빙의해 복식으로 꾸짖음을 내지르자 일순 긴장감이 흘렀다.


“이 땅의 주인··· 신이시여···.”


“신이 노하셨다···.”


임프들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이전부터 신을 계속 모셔 오던 종족이라 그런지 신으로 추측되는 존재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빨랐다.


반대로 케르베로스는 그렇지 않았다.


“어떤 술수를 쓴 것인지는 몰라도, 네 궤변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다! 네 놈이 어떻게 이 지역의 주인일 수 있지?” 


“그래 맞아. 이 지역은 우리 케르베로스 일족들이 오랜 세월 지배하던 곳이다. 이제 와서 네 놈이 땅의 주인이라 주장하는 것이 염치없다고 느끼지 않느냐!”


케르베로스의 갈! 


솔직히 약간 쫄았다.


맞는 말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너희와 같이 사회화에 능하지 않은 종족은 전직 인간이 내뱉는 간사한 변명을 이겨낼 수 없다!


나는 케르베로스 무리 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 오랜 세월 너희 종족이 이 땅을 지배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네 놈들을 그냥 두었던 이유는 비록 이 지역을 다스리고 있다는 오만한 착각 속에 빠져있으면서도 다른 종족들을 핍박하지 않고 조화 속에 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니라.”


그리고는 임프들 쪽으로 다시금 고개를 돌렸다. 이미 내 시선의 의미를 파악한 녀석들이 잔뜩 움츠러든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지역 다툼의 끝은 네 놈들의 공존이 아닌 한쪽의 멸망으로 끝날 것이 눈에 선하구나!”


“죄, 죄송합니다!”


임프들이 넙죽 엎드리기 시작했다.


“물론 너희들이 지배를 받아 억울했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여태까지는 눈을 감아주었던 것인데, 눈을 감아줄수록 너희들의 욕망은 끝이 없다!”


내가 말을 끝낼때 즈음에는 이미 모든 임프들이 벌벌 떠는 채로 바닥에 딱 붙었다.


그러나 케르베로스 녀석들은 달랐다.


“그만! 이건 우리 두 종족 간의 싸움이지, 갑자기 나타난 괴물 녀석이 우리에게 간섭할 이유는 없다. 네 말이 정 사실이라면 간사한 혓바닥만 놀릴 것이 아니라 우리와 겨룸으로써 네가 이 땅의 주인임을 보여라!”


하, 이렇게 말했으면 좀 넘어가 주면 안 되겠냐.


나는 낭패라 여기면서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입을 열었다.


“오냐. 네 놈들이 주인이 이 몸임을 뼛속까지 새겨주겠다.”


‘리, 리나··· 나 진짜 괜찮은 거 맞는 거지?!’


리나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내 허세에 반응한 케르베로스들이 맹수의 눈빛으로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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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제 666차원 (3) 24.08.28 46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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