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탑 관리자가 차원을 먹여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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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림
작품등록일 :
2024.08.1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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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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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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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3화. 12층 (1)

DUMMY

뭐 하고 있는 거지?


“그래! 그거야! 한 방 먹여줘라!”


“다시 봐도 저 교체 마법은 엄청나군.”


“너희를 무찌르려고 단체로 연마한 기술인데, 이렇게 사용되다니 캬캬캬!”


“우하하하!”


···다 같이 11층 영상들을 돌려보며 신이 나 있다.


“얘들아.”


나 왔는데 좀 반겨주지 않겠니?


“누구···헉! 관리자님이다!”


“뭐? 관리자님?”


다들 갑자기 고개를 숙이며 깍듯이 나를 대접한다.


녀석들이 이 정도로 나를 좋아했던가?


[이 휴식 공간에 최초로 입장한 몬스터들은 탑 관리자에 대해 교육받게 됩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이들에게 탑 관리자란 신에 가까운 존재이니까요.]


무슨 교육을 시켰길래 이런 반응인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탑 관리자님의 업적, 능력, 위대함, 전지전능함 등에 대해···.]


그 말은 즉 일종의 세뇌 교육 같은 걸 시켰다는 뜻 아닌가?


탑 관리자가 아니라 일종의 사이비 교주가 된 듯한 감각이 든다.


“너희···.”


“넵?”


“밥은 먹었니?”


일을 시키는데 밥을 안 먹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아 예, 뭐 갑자기 뿅! 하고 스틱 같은 게 나오던데요?”


“각자 하나씩 먹었습니다.”


[몬스터들에게는 필요한 칼로리와 영양소가 있는 스틱을 주기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관리자님의 골드를 소모해서 제공하는 것이지요.]


도전자들의 마나가 내 탑에서 줄줄 새는 것처럼, 내 골드도 줄줄 새고 있는 거구나···.


[물론입니다. 몬스터들을 복사하는 것조차 다 골드를 소모하는걸요. 다만 사용되는 골드에 비해 벌어들이는 골드의 양이 많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창을 열어보니 확실히 골드 양이 늘어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조금씩 줄어들기도 한다. 계속 바뀌는 수치라 자세히 본 적이 없어서 이제야 알았다.


“이 휴식 공간에 식당, 이런 건 없어?”


[음··· 원하신다면 만드실 수 있습니다. 물론 몬스터들 중 한 마리가 요리를 직접 해야겠지만 시설을 만들거나 재료를 수급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런데 관리자님 공간이 아니라 몬스터들이 쓰는 공간에 식당을 만드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나는 배고프지도 않은데 식당 갈 일이 뭐가 있어?”


[하지만 인간들의 경우 에너지 보충 외에도 만족감을 얻기 위해 식사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지.


맛있는 음식 먹는 거? 물론 좋지.


하지만, 밥을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놈들이 제대로 된 밥을 먹는 게 우선이다!


“여기에 좀 제대로 된 식당 하나 만들어 줘. 또 만들 수 있는 건물은 뭐가 있어?”


[상점의 건물 탭을 들어가시면 현재 건설 가능한 건물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디 보자.


뭐야, 카지노도 있어?


그리고 이건 대형 전광판···.


어라, 이런 오두막이? 그리고 이건···.


쇼핑에 한참 빠져 있는 사이 리나가 슬며시 말을 걸었다.


[저, 관리자님. 1시간째 구경만 하고 계십니다만, 무언가 도움이 필요하신 건가요?]


“벌써 1시간이나 지났다고···?”


이게 바로 돈 쓰는 맛인가? 홀린 듯 상점을 구경하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흐른 듯했다.


“일단은 몬스터들마다 오두막 하나씩 주고 식당 하나 세워줘. 대형 전광판도!”


[네, 알겠습니다.]


리나가 즉시 정갈하게 건물을 생성해낸다.


대형 전광판까지 공간에 거대하게 들어차자, 몬스터들의 환호가 터져 나온다.


“와아아아! 이게 뭐야? 이걸로 볼 수 있는 거야?”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가 지은 것도 아닌데 갑자기 집이 나타났다!”


“여기는 뭐지?”


“케르베로스는 바보다! 여기는 요리하는 곳 아닌가! 우리가 요리해주마!”


“탑 관리자님을 찬양하라!”


“찬양하라!”


찬양하라는 말을 들으니 더 교주가 된 느낌이다.


기본적인 것만 제공해줘도 이리 기뻐하는 아이들이라니···.


뿌듯함에 끄덕임이 절로 나온다.


물론 해줄 게 더 남았지만, 우선은 할 일이 있었다.


···골드도 벌어야 했고.


오두막을 한 마리씩 제공하니 생각보다 좀 출혈이 있다.


[몬스터들은 그냥 몬스터들일 뿐인데, 오두막을 제공하는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몬스터 휴식 공간을 꾸며준다는 것도요.]


“리나야, 11층에서야 복사가 이미 끝나서 소용이 없다지만 다른 층에도 언젠가는 쟤네가 다시 배치될 텐데 이왕이면 나에 대한 충성심을 더 올려놓는 게 좋지 않겠니?”


[···이해 불가능한 행동입니다만, 관리자님의 과거 행동 분석 결과 이해하지 못 하는 행동에서 늘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었으므로 해당 내용은 학습할 가치가 있겠습니다.]


드디어 리나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준 건가.


내가 뿌듯한 미소를 보내는데 리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화제를 전환했다.


[12층이 아직 건설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헛, 그렇지. 12층 정보부터 좀 볼까.”


[12층]

-배경 : -

-몬스터 : - (45포인트)

-제공 아이템 : -


45포인트라···.


[추천 몬스터 조합을 안내해 드릴까요?]


“음, 아니. 몬스터 리스트만 좀 보여줘.”


다음에 배치할 몬스터는 마음에 어느 정도 정해두었다.


리스트를 보며 대략 포인트 계산까지 마친 후에 리나에게 말했다.


“다시 솔라니아 지역으로 가줘, 케르베로스랑 임프들 있는 곳으로.”


* * *


나는 지금 10분째, 숲의 한 가운데에 덩그러니 서 있다.


임프의 모습을 하고.


“···왜 이렇게 안 나타나지?”


솔라니아 지역에 도착하자마자 케르베로스들에게 언질을 해두었다.


내가 직접 임프의 모습으로 가서 하피들을 내 밑으로 만들고 오겠노라고.


“가고일님···! 아니 지금은 임프님이라고 불러야···”


“관리자님이라 부르거라.”


이놈들은 탑이 뭔지는 모를 테니, 그나마 귀에 익은 호칭을 알려주었다.


“네, 관리자님. 하피가 자주 출몰하는 곳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들이 안내한 곳이 바로 이곳. 


까만 나무가 들어차 있는 숲의 한 가운데이다.


“하피들이 배가 불렀나?”


그것도 아니면 임프들이 공격한 탓에 하피들이 다 숨은 건가?


갸우뚱거리고 있던 중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빠르게 그 소리가 가까워졌다.


그리고 드리워지기 시작하는 그림자에 위를 올려다보자,


“꺄하하학!”


하피 한 마리가 미치광이처럼 웃으며 하강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나의 몸뚱이를 낚아챈 하피가 날면서도 계속 재잘댄다.


“아싸~ 한 마리 잡았다!”


하피가 향하는 곳은 아마 하피들의 본거지겠지? 나는 하피의 발톱에 꽉 잡힌 채로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솔라니아 지역의 풍경을 구경했다.


정말로 지옥과도 같은 붉디붉은 색의 지역이다.


그런데 위에서 보니 저 너머로 다른 색상의 지역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때 리나가 지역마다 특징이 다르다고 했던 것 같은데, 다른 지역에 대한 호기심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리고 그때, 절벽 쪽에 다가가더니 숨겨진 동굴로 쑥 들어가는 하피.


캄캄한 동굴의 내부로 한참 들어가자 조금씩 밝아지는 구간이 나온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중 하피가 나를 냅다 바닥에 던져버렸다.


“끄에엑?!”


예상치 못한 장소에 들어와 당황하던 차에 갑자기 떨어지니 놀람이 극에 달했다.


나의 목소리를 듣고 하피가 웃기 시작한다.


그런데, 웃음소리가 하나가 아니었다.


“꺄하하학!”


“뭐야, 임프잖아? 히히!”


“그냥 숲에 혼자 덩그라니 있더라니까?”


“공격은 안 당했고?”


“응! 띨띨한 앤가봐!”


어허, 거참 가만히 듣고 있으려니 열받네.


웃음소리를 들은 것인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둘 날아오는 하피들.


어느새 10마리에 가까운 이들이 나 하나를 둘러싼 상황이 되었다.


슬슬 변신할 단계가 되었다.


[현재 변신 가능한 몬스터 중 가장 강한 몬스터는 45 포인트의 나이트 엘프입니다.]


내가 상점창을 열자 리나가 그리 말하며 알아서 구매를 척척 해낸다.


어떤 관리자가 가르쳤는지 거참 일 잘하는구만!


[관리자님이 제공한 지식은 티끌에 불과하지만 학습한 점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티끌이라니···.


그렇게 떠드는 사이에 나는 어느새 멀끔히 나이트 엘프로 변신해있었다.


키 작고 뭉툭한 녀석이었다가 순식간에 늘씬해지니 시야의 높이가 극명하게 달라졌다.


“헤, 헤엑? 변신을 하는데?”


“뭘 데려온 거야? 아니, 아니면 임프들이 마법을 쓴 건가?”


“아니. 그렇지 않아.”


내가 나지막이 말하자 아름다운 목소리가 퍼져 나온다.


크 이게 나이트 엘프구나.


“그, 그럼 정체가 뭐야?”


“야, 그런다고 말하겠어? 일단 공격해!”


“맞아!”


허둥대던 하피들이 정신을 차렸는지 날갯죽지와 발톱의 날카로운 부분으로 빠르게 몸을 썰어댄다.


하피들에 의해 금이 가는 신체는 빠르게 다시 그 상처를 지워나간다.


“뭐야, 저 녀석 바로 낫잖아?”


“헛걸 보는 거 아니야?”


아무리 공격해도 승기가 보이지 않자 하피 중 하나가 패닉 상태로 외쳤다.


“꺄, 꺄악! 도망가!”


뭐? 도망? 그건 안된다.


“잠깐!”


크게 소리치자 내가 들어도 숨이 막힐듯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하피들도 그것을 느꼈는지 혼비백산하던 움직임을 멈추었다.


“나는 너희를 공격하러 온 것이 아니다. 대화를 하러 온 것이지.”


“···대화?”


“그래. 여기 솔라니아 지역의 관리자가 바로 나다.”


내가 근엄하게 말하자 나를 쳐다보던 하피들이 잠시 멍하니 있더니 각자 자신 옆의 하피들과 아이컨택을 한다.


그리고는, 


“관리자?”


“그런 게 있었어?”


“몰라 나도. 뭐라는 거야?”


돌연 자기들끼리 숙덕거리기 시작한다.


마치 학생들 앞에서 노잼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다···.


“어허! 지금 공격해봤으니 알 테다. 나를 쓰러뜨릴 수 없었지?”


일단 근엄함을 유지하며 이어 말하자 눈치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하피들.


“케르베로스와 임프들에게는 이미 나의 존재를 알렸지만, 너희들에게는 찾아오는 게 조금 늦었구나.”


“헉, 걔네도 그럼 당했다는 거야?”


“어쩐지, 아까 보니까 케르베로스들이 아주 임프를 싸고돌더라고.”


“뭐? 그럼 이자시···이분 때문에 임프 사냥을 못 한다는 거야?”


또다시 나를 빼고 쑥덕대는 상황이 이어지다 불쑥 하피 중 한 마리가 앞으로 나왔다.


"그, 그럼 저희한테는 무슨 일로···"


용기를 낸 하피가 머뭇대며 묻자 나는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너희들이 멋대로 구는 것을 너무 오래 참아준 듯 해 규율을 만들고자 하여 찾아왔다.”


내가 그리 말하자 흥미가 생겼는지 떠들던 하피들이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첫번째로, 솔라니아 지역의 종족들끼리는 서로 살생을 금하도록 할 것이다.”


“···에에? 임프도요?”


“왜요?”


어느새 존댓말을 하기 시작한 하피들이 저마다 볼멘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 지역의 종족끼리 서로 잘 어우러지도록 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그러려면 임프를 먹이로 삼는 것부터 멈춰야겠지.”


“아니, 임프들도 우리 공격했는데요?”


“맞아! 제 친구도 임프가 쏜 화살 공격에 그만···.”


“···흑, 우엥.”


“흐에에에에엥!”


갑자기 분위기가 초상집으로 바뀌어간다.


잠깐.


“임프가 너희 죽인것보다 너희가 임프 잡아먹은 횟수가 훨씬 많지 않으냐?”


“···쳇.”


“감수성이 없어!”


이상한 점을 지적하자 바로 토라지는 녀석들.


그 틈을 비집고 누군가가 불평한다.


“그럼 어떡해요! 케르베로스는 너무 질겨서 맛이 없는데···.”


“”... ”


케르베로스 식감이 질기다는 건 너무 TMI다.


들어버렸으니 이제 케르베로스를 볼 때마다 생각날 것이다.


흠 저 두터운 다리.


근육 때문에 질길 것 같다.


뭐 이런 거···.


나는 애써 상상속 케르베로스를 지우고 뾰로통해진 하피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대신 다른 종족들이 너희에게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 뭔가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는가?”


“흐음··· 아! 임프들이 뭔가 네모난 데에 들어갔다 나왔다가 하던데 우리도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네모난 동굴 같은 게 밖에도 있던데!”


설마 집이나 건물을 말하는건가?


“···좋다. 너희에게도 그 동굴 만드는 법을 전수하라 명할 테니 임프 사냥을 중단하도록 해라. 다른 하피들에게도 그리 말해두도록.”


“네엡···.”


후우, 일단은 어르고 달랬다.


다음으로는 해야 할 일은···.


“자, 이 지역에서 가장 강한 하피가 누구지?”


“저예요.”


말하기가 무섭게 맨 뒤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오는 녀석.


확실히 체격도 다부지고 세 보인다.


좋다, 맘에 든다.


“너는 나와 함께 가서 나를 돕는다.”


“싫은데요?”


···뭐?


나는 예상치 못한 답변에 할 말을 잃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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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 탑 관리자가 차원을 먹여살림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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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뜻밖의 방문자 (2) NEW 6시간 전 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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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12층 (3) 24.09.05 31 1 12쪽
14 14화. 12층 (2) 24.09.04 33 1 12쪽
» 13화. 12층 (1) 24.09.03 37 2 13쪽
12 12화. 머리카락마저 불태우는 열정! 24.09.02 37 1 14쪽
11 11화.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24.08.30 39 1 11쪽
10 10화. 신참 탑 관리자 신고식 24.08.29 43 2 11쪽
9 9화. 제 666차원 (3) 24.08.28 46 2 14쪽
8 8화. 제 666차원 (2) 24.08.27 48 1 12쪽
7 7화. 제 666차원 (1) 24.08.27 55 2 14쪽
6 6화. 삽질의 정석 24.08.26 60 2 13쪽
5 5화. 커뮤니티 탐방 24.08.23 71 2 12쪽
4 4화. 세상에 나쁜 늑대는 없다 24.08.22 71 2 11쪽
3 3화. 도전자 엿보기 24.08.21 78 3 12쪽
2 2화. 알뜰 슬라임 활용법 24.08.20 91 4 12쪽
1 1화. 비도전자는 서러워요 24.08.19 119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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