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탑 관리자가 차원을 먹여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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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림
작품등록일 :
2024.08.18 21:42
최근연재일 :
2024.09.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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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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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1화.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DUMMY

난데없는 소식에 멍해진 우리를 두고 눈앞의 안내창은 추가 규칙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추가 규칙

1. 비정기적으로 탑 평가를 실시합니다.

2. 탑의 실적 및 잠재력을 고려하여 순위를 결정합니다. 

3. 1위에게는 보상을 부여합니다.

4. 마지막 순위의 탑은 해체되고, 연결된 차원은 소멸합니다.]


탑의 해체라니? 


“어이, 리나 이게 무슨 얘기야? 평가? 해체? 탑이 해체되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건데?”


“대결을 해야 하는 거였어?”


사랑방 내부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탑 관리자들이 각자 자신만의 리나에게 질문 공세를 퍼붓는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게 무슨 소리야?”


[추가 규칙이 발표되는 동시에 시스템상에 추가 정보가 업데이트되었습니다.]


“···”


[탑의 목적은 해당 차원에 마나를 공급하는 것으로, 현재 탑과 연결된 차원은 마나 고갈이 극심한 차원 100곳입니다. 탑의 실적이 좋지 않은 경우 마나 공급이 어렵고 해당 차원은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마나의 낭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해당 차원을 소멸시키겠다는 뜻입니다.]


마나를 조금씩 갉아먹는 탑은 없는 게 더 낫다?


“그럼 탑 관리자는···?”


“···질문하신 내용에 대한 정보는 업데이트되지 않았습니다.”


이 웅성거림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내창은 또 다른 내용을 쏟아냈다.


[튜토리얼에 대한 평가를 발표합니다. 추가 규칙이 발표되기 전이므로, 마지막 순위의 페널티는 면제합니다. 1위에게는 보상을 부여합니다.]


그 아래 나열된 100개의 숫자.


그리고 그 첫 번째에는···.


[1위. 100번째 탑]


“100번째면··· 나?”


[맞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리나의 건조한 축하 인사가 이어진다.


다른 관리자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꽂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기분이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아씨, 알았으니까 나를 그냥 착각 속에 내버려 둬라 좀···.


[저는 거짓말을 할 수 없습니다.]


속으로 리나를 쥐어박는 상상을 하려는데 돌연 관리자들이 내게 한 걸음씩 다가왔다.


‘뭐··· 뭐지?’


그리고 쏟아지는 랩과도 같은 질문 공세.


“어이, 100번째 관리자! 보상이 뭐야?”


“너 탑 관리가 경쟁인 거 알고 있던 거 아니야?”


“그래, 그게 아니면 어떻게 튜토리얼을 층마다 손댈 생각을 하겠어!”


갑자기 벌떼같이 몰려든 관리자들이 묘하게 나를 몰아붙인다.


내 눈앞의 창에 보상이 떠오르는 듯했지만 지금은 룰루랄라 여유 부리며 보상을 확인할 때가 아니다.


저, 저는 일단 가보겠습니다!”


‘리나, 빨리 우리 탑으로 가자!’


[네, 알겠습니다.]


36계 줄행랑이다!


지금은 어차피 설명해도 저들 귀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니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에 이야기 하는 게 좋겠다.


나도 당황스러운 상황이니 좀 봐줘라!


나는 내 공간에 오고 나서야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보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튜토리얼 구간 승리 보상]


1. 탑 특수능력 부여

: 2층 이상에 위치한 도전자들의 마나를 지속적으로 흡수합니다.


2. 비공개

(다음 탑 평가 진행 시 공개됩니다.)



1번 보상은 그냥 대충 봐도 좋다.


도전자가 1명만 입장하는 것도 아니고 동시에 입장하는 도전자들의 마나를 계속해서 모기처럼 조금씩 빨아 먹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2번은···.


[저에게도 업데이트된 정보가 없습니다.]


리나가 모르면 내가 알 턱이 없다.


보상인데 설마 나빠질게 있겠는가.


지금 모든 탑 관리자들이 나를 적으로 생각하는 이 상황보다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하하하!


하하하···.


하아···.


“···일단 11층에 가자.”


할 일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알겠습니다.]


곧바로 향한 11층에서는 이미 저들끼리의 회의가 한창이었다.


“여기서는 네가 숨어있다 공격하는 게 어떠냐?”


“흐음, 나쁘지 않군. 그리고 이 경우에는 네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얘들아, 뭐하니?”


홀로 정신적 고통을 느끼다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돌아온 이곳에서마저 아무도 나를 반기지 않는다니.


퇴근한 가장의 기분이 이런 걸까.


약간 소외감이 드는듯해 조심스레 말을 걸어보았다.


“엇, 관리자님 이제 오신 겁니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 기다리고 있었던 거 맞는 거지···?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에 서운함이 조금이나마 누그러들었다.


“뭐 하고 있었어?”


“관리자님을 기다리면서 저희가 전투 시의 계획을 한번 짜보았는데 들어주시겠습니까?”


어느새 바짝 붙어 있는 이들은 자신감에 찬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냐, 한 번 들어보자.”


.

.

.


“그래서 이렇게 하면!”


“어떻습니까?!”


호오 나쁘지 않다.


하지만 손 볼 곳이 좀 있었다.


“여기서는 이렇게 하는 게 더 낫지 않나? 그리고 무기는 이걸... ”


몬스터들 덕에 직전에 있었던 소동은 까맣게 잊은 채 11층을 완벽히 만들기 위한 회의에 몰두했다.


* * *


대현은 요즘 묘하게 조바심이 났다.


이러려고 새로 생긴 탑에 온 것이 아닌데.


자신은 그저 더 썬 타워의 새로운 층을 도전하기 전 쉬어가는 느낌으로 이 탑을 잠깐 경험하러 온 것뿐이었다.


그러나 어쩐지 이 탑을 계속 오르고픈 충동이 자꾸만 불쑥불쑥 솟구쳐오르는 것이다.


다음 층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궁금하고, 보다 더 높은 층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충동.


“하아···”


캘리포니아에는 자신이 두고 온 어머니와 남동생이 있다.


가족들과 지내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캘리포니아 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약 한 달 남짓 머물며 되는 만큼만 탑을 오르고자 했던 계획을 수정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이제 11층인데 아직 고민하긴 이르다.’


머리로는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다시 한번 그 내용을 되뇌었다. 


하루에 한 층씩 올라갔으니 아직 20일 남짓 남아있다.


그가 탑을 계속 오르고 싶은 주된 이유는 이 탑이 여타 경험하거나 소문으로 들어온 탑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어서도 있지만 그것 외에도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명예의 전당.


한 번 이름을 올리니 그 이후로는 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타워 챌린저에 매일 한 번씩은 올라오는 글.


[오늘은 김대현 미끄러지려나?]


튜토리얼을 빨리 깨는 것이 강함의 척도가 아니라는 걸 잘 아는데도 빌어먹을 자존심 탓인지 명예의 전당 자리를 내려놓기가 어렵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끊기 어려운 것은,


[와 레전드는 다르네 역시 김대현]


[김대현 한물간 줄 알았더니 아니었음]


[다음층 못 깨서 온 거 아니고 진짜 쉬러 왔나 보네 실력 그대로인 거 보면 ㅋㅋ]


오랜만에 쏟아지는 관심이었다.


5위까지의 실력자는 어차피 모두 미국에 거주한다.


그러니 사람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1위, 끽해야 2위 정도.


세계 5위씩이나 되면서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투덜댄들 그 누구도 이해 못 해줄 것은 안다.


하지만 ‘김대현이 이곳에서만큼은 넘사벽이다.’ 라는 뉘앙스의 글들을 볼 때마다 웃음이 배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비록 뱀의 머리라도, 잠시 머리를 달아 숨을 쉬어보는 기분이 꽤나 괜찮았으니 말이다.


벌써 11시가 넘었다.


탑에 갈 시간이었다.


매일 다니는 길이니 이젠 제법 주변 지리를 익혔다.


그러나 대현의 팬들도 대현이 그 길을 다닌다는 사실을 학습하고 말았다.


탑으로 향하는 내내 대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 약간 곤란했다.


“형, 대현이 형 싸인 한번만요!”


자신 옆에 선 경호원 3명이 그러한 팬들을 빠르게 막아낸다.


‘3명이나 데리고 다니니 조금 부담스럽긴 하네···.’


평소라면 경호원의 방어를 무릅쓰고 받아줬겠지만, 탑을 깨기 전에는 최대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분명히 이 사람 받아주면 줄줄이 소세지처럼 싸인해달라, 사진 찍어달라 요청할 게 뻔했다.


아니면 자신을 발견한 나쁜 마음을 먹은 비도전자가 그 틈으로 달려들어 그대로 객사해버릴 수도 있고.


어제 뉴스로 도전자 습격 사건에 대한 내용이 나와 대현도 함께 간담이 서늘했다.


오픈런을 한 도전자들이 모두 빠져나갔을 새벽 시간대를 노려 일어난 범행으로 보였다.


다행히 도전자 협회 직원이 출근을 하자마자 대현에게 연락해 경호원을 붙여주겠다고 신신당부를 해서 습격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있었다.


이미지 관리를 위해 나름 젠틀하다 싶은 미소로 경호원 뒤에서 인사를 건네며 대현은 탑에 입성했다.


11층, 드디어 튜토리얼이 끝나고 탑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층이었다.


대현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


‘숨쉬기가 힘들다···.’


들어가자마자 느껴진 것은 어마어마한 열기.


이렇게 붉디붉은 하늘과 용암이 들끓는 곳을 와 본 것은 처음이었다.


벌써 느낌이 좋지 않았다.


대현은 오감을 바짝 곤두세운 채로 주변을 탐색했다.


그러면서도 발은 조금씩 앞으로 뻗는다.


가만히 있으면 시간만 갈 뿐이다.


‘···뒤다!’


미세하게 느껴지는 기척에 대현은 바로 위로 떠 올랐다.


위험을 감지한 부근에는 임프로 보이는 녀석이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대현이 날아오르는 속도를 따라 지팡이 끝에서 화염이 솟구쳐 나오고 있다!


‘11층 몬스터가 마법을 써···?’


대현은 급히 공기를 두텁게 겹쳐 방패를 만들어낸 뒤 풍격을 난사했으나 무언가 평소 같지 않았다.


분명 닿고도 남을 거리인데 날린 공격이 임프의 앞에서 흩어진다.


‘아, 온도!’


한 번도 이런 끓어오르는 열기 속에서 스킬을 사용해본 적이 없다 보니 깨닫지 못한 바가 있었다.


온도가 너무 높다 보니 공기가 너무나 쉽게 흩어져버린다.


자신 밑에서 공격하는 임프 외에도 숨어서 임프 하나에게 단체로 버프 마법을 쓰고 있는 임프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이들은 더욱 멀리 있다.


원 거리 공격은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어 대현은 내려왔다.


너무 쉽게 생각한듯하다.


게다가 이상하게 소량이긴 하지만 마나가 줄줄 새는듯한 느낌이 든다.


몸이 처지는 것 같았다.


빨리 끝내자고 생각해 풍격-일단검을 손에 만들어낸 대현은 그대로 임프를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범위가 큰 공격으로 한 번에 물리치기보단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크기의 무기로 만들어 공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공기가 잘 흩어지는 대신 그만큼 움직임이 빠르기 때문에 바람의 도움을 받아 질주하는 것은 오히려 수월했다.


임프는 또다시 지팡이를 치켜들었다.


‘또 화염인가.’


단검을 들고 임프가 화염을 날리기 전에 목에 박아넣으려는데, 임프의 몸이 돌연 하얗게 빛났다.


빛의 근원은 뒤쪽이었다.


임프를 버프 해주던 녀석들이다!


상관없다. 죽이면 그만일 뿐.


그러나 상황은 대현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빛의 크기가 점차 커지더니 이윽고 광채가 줄어든 곳에서 나타난 것은,


“···허억!”


케르베로스였다.


나타나자마자 거대한 입에서 내뿜으려는 화염을 피하기 위해 대현은 질주하며 얻은 가속도를 역이용해 케르베로스의 가슴팍을 큰 힘으로 박차 빠르게 멀어졌다.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크아아아아악!”


땅에 착지하자마자 느껴지는 왼쪽 팔의 고통.


고개를 돌리자 바로 코 앞에서 자신의 팔을 거세게 물고 있는 또 다른 케르베로스와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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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뜻밖의 방문자 (2) NEW 6시간 전 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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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조나단 (1) 24.09.09 30 1 12쪽
16 16화. 양육을 시작한 자와 포기한 자 24.09.06 32 1 11쪽
15 15화. 12층 (3) 24.09.05 31 1 12쪽
14 14화. 12층 (2) 24.09.04 33 1 12쪽
13 13화. 12층 (1) 24.09.03 37 2 13쪽
12 12화. 머리카락마저 불태우는 열정! 24.09.02 38 1 14쪽
» 11화.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24.08.30 40 1 11쪽
10 10화. 신참 탑 관리자 신고식 24.08.29 43 2 11쪽
9 9화. 제 666차원 (3) 24.08.28 46 2 14쪽
8 8화. 제 666차원 (2) 24.08.27 48 1 12쪽
7 7화. 제 666차원 (1) 24.08.27 55 2 14쪽
6 6화. 삽질의 정석 24.08.26 60 2 13쪽
5 5화. 커뮤니티 탐방 24.08.23 72 2 12쪽
4 4화. 세상에 나쁜 늑대는 없다 24.08.22 71 2 11쪽
3 3화. 도전자 엿보기 24.08.21 78 3 12쪽
2 2화. 알뜰 슬라임 활용법 24.08.20 9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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