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탑 관리자가 차원을 먹여살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송수림
작품등록일 :
2024.08.18 21:42
최근연재일 :
2024.09.17 20:3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961
추천수 :
32
글자수 :
71,197

작성
24.09.04 12:00
조회
32
추천
1
글자
12쪽

14화. 12층 (2)

DUMMY

“싫다고요.”


“왜, 왜, 왜, 왜애 싫은데···?”


젠장. 너무 당황스러워서 말을 끝도 없이 더듬었다.


“어딘지도 모르고 다른 하피들도 없는 데를 어떻게 쫄랑쫄랑 쫓아가요?”


맞는 말이다.


케르베로스와 임프가 착했던 거구나.


눈물의 깨달음을 얻으며 나는 하피에게 물었다.


“그럼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말해보거라.”


 “저 말고 다른 하피도 갈 것, 그리고... ”


그리고?


나는 침을 삼켰다.


“따분하지 않을 것.”


굉장히 추상적인 조건이다.


“···뭐야, 안 돼요?”


“아니, 된다! 따분하지 않게 말이지? 오냐!”


[하피는 가십과 수다를 유독 좋아한다는 정보가 확인됩니다.]


따분하지 않게라···.


아까 상점에서 보니 카지노도 지을 수 있던데, 카지노에서 놀면 덜 지루하지 않을까?


[···제게 아이디어가 하나 있습니다.]


리나가 먼저 아이디어가 있다고 이야기를 꺼낸 것은 처음이라 놀랐다.


“뭔데? 들어나 보자.”


[···]


리나가 낸 아이디어는 가히 충격적이면서, 그럴듯한 아이디어였다.


* * *


하피 2마리와 일종의 거래를 성사한 후, 하피들의 대장급인 녀석들을 데려와 케르베로스와 임프들과 함께 만남의 장을 만들어주었다.


“과··· 관리자님! 저 먹혀욧!”


“어머! 하우, 미안해~ 입에 침이 너무 고여가지고.”


“뭐야? 관리자님이라는 분이 밥상을 차려둔 거야?”


···물론 처음에는 우여곡절이 좀 있었지만, 세 종족끼리 어느 정도 합의가 된 듯해 나는 함께 가기로 한 하피들에게 기다리라 명하곤 용암 강 쪽으로 향했다.


솔라니아 지역에 서식하는 마지막 종족, 화염 정령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하피가 한 마리당 15포인트고, 총 2마리를 데려왔으니, 남은 포인트는 15포인트.


화염정령은 1마리당 5포인트니 3마리 데려오면 딱 맞다.


[휴식 중인 케르베로스와 임프들을 재배치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긴한데, 도전자들이 어떻게 싸우는지 한 번 익혔으니까 바로 다음 층에 다시 쓰긴 좀 그래.”


무엇보다도 내 탑은 늘 예상을 깬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데, 같은 몬스터를 또 내는 건 좀 가오가 상한다.


사실 화염 정령들이 딱히 다른 종족들을 괴롭히거나 하는 것은 아니니 다른 지역의 몬스터들은 탐방해보는 것도 괜찮았지만,


“화염 정령들만 도와준다면 대장간의 수준이 아주 올라갈 거예요!”


임프 녀석들이 화염 정령들을 꼬드겨달라고 사정사정을 하여 딜을 했다.


“화염 정령 데려오면, 제일 좋은··· 아니다 두 번째로 좋은 무기를 주기적으로 나에게 바치는 거다. 알겠나?”


“그럼 예전의 케르베로스가 지배하던 거랑 뭐가... 억!”


무언가 말하려는 임프의 명치를 다른 임프가 팔꿈치로 찍어버린다.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감사의 의미로 무기를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좋다. 


‘얘네가 만든 무기도 탑에서 쓸 수 있는 거지?’


[네, 다만 탑에서 복제가 되는 순간 도전자가 입장한 수만큼 무기의 개수가 늘어나고, 인간들이 해당 무기를 지닐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사실 지팡이 같은 경우는 연구 단계가 다른 차원들에 비해 걸음마 수준도 채 되지 않아 지팡이로 겨우 빛을 낼 수 있는 수준으로 밖에 사용을 못 한다.


하지만 대장간에서 두드려 만드는 무기는 다르다.


다시 마나의 공급이 미약하게나마 이뤄졌으니 마나가 담긴 무기를 만들 수 있을 테다.


죽기 전에 탑에서 나온 무기에 대한 미튜브를 본 적이 있었다.


-님들 진짜 탑에서 나온 제대로 된 검은 총알 막기가 가능합니다. 또 휘두르는데 체력을 덜 소모하죠. 왜냐? 마나가 담겨있으니까.


그땐 사기다, 저런 게 어딨냐, 싶었지만 타워트레져에서 일하면서 그 영상의 내용이 진실임을 알았지.


향수에 젖으려는 찰나, 리나가 말을 걸었다.


[용암 강 근방으로 이동했습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근처 수풀에 일단 몸을 넣은 뒤 강 근방을 바라보았다.


케르베로스들은 이 근방에 거의 와본 일이 없어서 화염 정령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듯했지만 임프들은 몇 번 본 경험이 있는지 나에게 신신당부했다.


“정령들은 웬만한 생명체들은 잘 상대해주지 않기 때문에 도움을 받으려면 비위를 잘 맞춰주셔야 합니다아···.”


그땐 나 못 믿냐며 호언장담했는데, 막상 다가가려니 조금 걱정된다.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달리 정령들은 일종의 오동통한 불꽃과 같은 모양이었다.


나는 근육 빵빵 불꽃 마초를 떠올렸는데.


훨씬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생명체들이 꺄르르르 웃어대며 강 근처에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다 이내 마음을 먹고 수풀 뒤에서 일어나 나의 모습을 보였다.


“뭐야, 나이프 엘프 아니더냐?”


“나이트 엘프가 어떻게 여기 있지?”


“길을 잃었느냐 꼬마야?”


생각 외로 친근하게 다가오는 모습에 놀랐다.


[정령과 엘프는 본래 좋은 사이를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종족 중 하나입니다. ···알고 변신하신 것이 아니었군요.]


크흠, 운도 실력이다.


“그게···.”


나는 잠시 고민했다.


어차피 화염 정령들은 이 땅의 지배에 대해 크게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내가 지배자라고 하면 오히려 반감을 느끼지 않을까?


그러나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 정령 중 하나가 이야기를 꺼냈다.


“아, 네가 바로 그 특이한 녀석이구나.”


“네?”


“오호, 그 이 지역을 지배한다고 하던 그자인가 보구나!”


정령들은 호기심이 생겼는지 내 주위를 돌아다니며 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런 거였군! 나이트 엘프가 여기 있을 리가 없지.”


“그렇지. 근데 이 지역의 지배자가 여긴 왜···?”


“설마 우리를 위협하러···?”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정령들이 용암 강 안으로 뛰어들어 숨는다.


[따라 들어가셔도 되나, 용암과 같은 온도에 지속해서 노출되는 경우 변화한 신체가 용해되어 다시 회복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므로 움직임이나 대화가 힘드실 수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못 나오면 그냥 용암 속에 살아야 한다는 것 아닌가? 


“···정령으로 변신하자.”


[알겠습니다.]


정령으로 변하자 움직이는 느낌이 생경하다.


여태 느껴본 적 없는 스무스한 움직임.


마치 온 몸을 휠X스 바퀴에 맡긴 듯한 편안함.


[관리자님은 죽었으니 원래도 날아다니실 수 있습니다.]


엥? 그걸 왜 이제 말··· 됐다.


몰랐던 내가 바보다.


잠시 망설이다 이내 마음을 다잡고 용암 속으로 뛰어들었다.


움직임이 둔해졌다는 느낌은 있지만, 크게 불편한 것은 없다.


내가 뛰어들자 용암 속에 있던 정령들이 나를 들여다보았다.


“누구지? 540년 평생 본 적 없는 얼굴이군.”


540년? 왜 할아버지 같은 말투를 구사하는지 그제야 이해했다.


“자네가 처음 봤으면 나야 본 적 없지 않겠는가.”


“나도라네.”


“잠깐, 설마 아까 그 엘프가 변한 것 아닌가!”


“그래그래, 뭔가 변신을 하는 기묘한 생명체라고 하더군!”


슬슬 눈치를 챈 것 같아 입을 열었다.


“맞습니다. 해를 끼치러 온 게 아니라는 말을 하려고요.”


내가 멀뚱멀뚱 유영하며 말하자 정령들도 그다지 위협이 느껴지지 않는지 이번엔 도망가지 않았다.


“그럼 이 땅의 지배자가 우리에게 할 말이 무엇인가? 우리는 땅과는 별 관련이 없다네.”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 달라는 거라면 그리하겠네.”


“네? 아니에요! 여기서 지내세요. 저어, 부탁드릴 게 좀 있어서···.”


나는 상황을 설명했다.


임프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과 이 차원에 마나가 부족해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


사실 여태 탑에 들어오지 않은 몬스터들에게는 차원과 마나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아까 말한 것처럼 만약 이들이 진짜 500년을 넘게 산 정령들이라면 내가 설명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허, 그래. 안 그래도 요즘 다시 기운이 돈다 했더니, 네 덕이었군 그래.”


“자네도 느꼈는가? 나도 느꼈다네!”


“코흘리개들의 삶에 관여하지 않는 게 정령들의 규칙이건만, 우리를 도와주고 있는 자의 부탁이니 들어줄 만도 하지 않겠는가.”


흐으음.


정령들의 고민이 이어진다.


“저어, 근데 궁금한 점이 하나 있는데요.”


나는 아까부터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응? 무엇이냐?”


“정령들은 어떻게 안 죽고 그리 오래 사나요? 포인··· 아니 겉으로 보기에 그리 강해 보이지 않아서···.”


행여나 강해 보이지 않는다는 말에 기분이 상할까 조심스레 눈치를 보며 말하자 정령 중 하나가 웃으며 말했다.


“아, 허허! 자네 여기서 살지 않았던 게 확실하구먼! 정령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도 모르다니 말이야.”


“그러게 말야, 귀엽구먼 귀여워!”


할아버지들 사이의 손자가 된 기분이다.


“자네, 우리를 공격하는 종족을 본 적이 있는가?”


아니, 없다. 그냥 도망을 잘 가서 공격을 못하는 건 아닐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정령, 그러니까 우리는 공격받지 않는 이상 영원을 살 수 있지. 만에 하나 공격받아 죽더라도 그다음 태어나는 정령에게 생전의 기억이 모두 이어진다네.”


“생각해보게나, 자네가 나를 죽이고 돌아가는데 생전 처음 보는 정령이 따라와서 공격하는걸세, 그리고 또 죽이면 다음 정령이 찾아오고···. 자네라면 정령을 죽이고 싶겠는가?”


“아뇨, 아뇨, 절대로요.”


···소름이 돋는다.


영원히 계속되는 복수라니.


“540이라는 나이는 내 이전 기억에서부터 이어져 온 나이니 실제 내 몸의 나이와는 다르지.”


“나는 같다네!”


“아니, 자네 그럼 여태 한 몸만 경험한 것인가?”


“그렇지. 껄껄!”


화염 정령의 포인트가 고작 5밖에 되지 않아 얕봤는데 지금 보니 끝판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흐음, 아까 임프 고놈들을 도와달라고 했었지. 그 못돼먹은 땅딸보 놈들을 그냥 도와주기에는 열받을 테니 가서 따끔하게 한마디부터 해야겠구만!”


임프는 어디를 가나 이미지가 이런 식인 건가.


약간 연민이 드는듯하다.


[임프의 이해도가 75%로 상승했습니다. 추가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 3자에게서 임프의 모습을 많이 확인해서인지 이해도가 올랐다는 안내가 떠올랐다.


나는 우선은 이 상황부터 해결하고자 대화를 이어 나갔다.


“저 그러면 저와 함께 가실 가장 강한 정령 3분 모시겠습니다.”


“에헴, 여기서는 내가 가야겠군.”


“아니, 나이를 먹어서 정신이 나간 것 아닌가? 여기서는 내가 가야지 무슨 소리야?”


“떽! 다들 임프나 도와주게 껄껄, 내가 가는 게 맞다네.”


“죽어본 적도 없는 새파랗게 젊은 놈이 어딜 끼어들어?!”


···그로부터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겨우 같이 갈 정령들이 정리되었다.


안 데려갔다고 나중에 복수하러 오는 거 아니겠지···?


나는 빵긋 웃으며 마지막까지 최대한 좋은 인상을 남긴 뒤 임프를 도와주겠다는 화염 정령들을 무리에 안내한 후에야 하피와 정령들을 데리고 돌아올 수 있었다.


* * *


하피들과 정령들을 12층에 데려오고, 두 마리에 대한 설명을 읽기 시작했다.


[하피]

-15포인트

-스킬 : 윙어택, 회오리, 발톱 파고들기

-장애물이 많은 지형에서 전투력 +5

-추가 정보 : 하피 이해도가 50% 이상일 시 열람 가능 [열람하기]


하피 이해도도 50%가 넘었다.


-추가 정보 : 상대에게 가지는 흥미에 비례해 전투력 소폭 상승


흥미라, 특이한 지표다.


아, 추가 정보를 보니 임프의 추가정보가 떠올라 먼저 임프의 추가 정보부터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임프의 추가 정보를 눌러보자, 거기에는 의외의 능력이 언급되어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질 탑 관리자가 차원을 먹여살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0 20화. 뜻밖의 방문자 (2) NEW 6시간 전 7 1 12쪽
19 19화. 뜻밖의 방문자 (1) 24.09.16 18 1 12쪽
18 18화. 조나단 (2) 24.09.10 23 1 12쪽
17 17화. 조나단 (1) 24.09.09 29 1 12쪽
16 16화. 양육을 시작한 자와 포기한 자 24.09.06 31 1 11쪽
15 15화. 12층 (3) 24.09.05 31 1 12쪽
» 14화. 12층 (2) 24.09.04 33 1 12쪽
13 13화. 12층 (1) 24.09.03 36 2 13쪽
12 12화. 머리카락마저 불태우는 열정! 24.09.02 37 1 14쪽
11 11화.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24.08.30 39 1 11쪽
10 10화. 신참 탑 관리자 신고식 24.08.29 42 2 11쪽
9 9화. 제 666차원 (3) 24.08.28 46 2 14쪽
8 8화. 제 666차원 (2) 24.08.27 48 1 12쪽
7 7화. 제 666차원 (1) 24.08.27 54 2 14쪽
6 6화. 삽질의 정석 24.08.26 59 2 13쪽
5 5화. 커뮤니티 탐방 24.08.23 71 2 12쪽
4 4화. 세상에 나쁜 늑대는 없다 24.08.22 70 2 11쪽
3 3화. 도전자 엿보기 24.08.21 78 3 12쪽
2 2화. 알뜰 슬라임 활용법 24.08.20 91 4 12쪽
1 1화. 비도전자는 서러워요 24.08.19 119 1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