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탑 관리자가 차원을 먹여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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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림
작품등록일 :
2024.08.1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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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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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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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5화. 12층 (3)

DUMMY

임프의 추가정보는 이랬다.


-추가정보 : 죽는 순간 극히 낮은 확률로 상대에게 저주 부여. 

(저주는 해당 층에서만 유효함)


죽기 직전에 있는 힘을 다해 거는 저주인가.


저주의 종류가 적혀있지 않아 오히려 궁금증이 커진다.


“저어~ 나랑 약속한 거 있지 않았어요?”


내가 정보 창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하피가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말을 걸었다.


아차, 서둘러 정보부터 확인하느라 데려온 몬스터들을 전혀 신경 써주지 못했다.


난 아까 리나가 말했던 아이디어를 시험해보기로 했다.


몬스터들이 보고 있는 대형 전광판 외에 별개로, 컴퓨터 모니터 사이즈만큼의 창을 띄워 하피들에게 보여준다.


“자, 여기 봐봐.”


“응? 이게 뭔데요? 글?”


“읽을 수 있어?”


“더···타이···거 타워··· 공략···.”


좋아.


탑에서는 모든 언어가 통일된다고 리나가 말했는데 글자에도 적용되는 건가 보다.


내가 이들에게 보여준 것은 타워 챌린저 커뮤니티다.


가십과 이슈에 목말라 있다?


그렇다면 커뮤니티만 한 게 없지.


“이게 뭔 소리야?”


“어? 이거 봐봐! 임프 녀석들 얘기가 있어.”


처음에야 커뮤니티 용어도 익혀야 하고, 인간들이 많이 쓰는 밈도 익혀야 하니 흥미가 덜할 수 있지만, 커뮤니티의 표현들을 모두 마스터하고 나면 너희에게 꿈의 대나무숲이 열릴지어다.


하하하하!


자, 그럼 재촉할만한 녀석들은 사라졌다.


다음은···.


“헤, 헤엑! 화염 정령···님?”


“오호, 이곳에도 땅딸보와 멍멍이들이 있구나!”


화염 정령에 대해 이해해볼 차례다.


[화염 정령]

-5포인트

-스킬 : 불꽃 날리기, 화염 질주, 순간이동

-장애물이 많은 지형에서 전투력 +5

-추가 정보 : 이해도가 50% 이상일 시 열람 가능 [열람하기]


-추가 정보 : 정령이 죽는 경우, 극히 낮은 확률로 즉시 새로운 정령이 태어난다. 새로운 정령은 이전 정령의 전투력+10


전투력 10?


극히 낮은 확률이라고는 해도 일단 태어나면 그 층의 전체 포인트가 5, 아니 그 이상 늘어난다고 봐도 무방하다.


12층에 배치할 몬스터인 하피 2마리와 화염 정령 3마리를 어떻게 이용해 먹을지 고민하는데 나름 경력직이라고 임프와 케르베로스가 말을 얹기 시작한다.


“화염 정령...님과 하피라니! 공중전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관리자님?”


“정령님들은 도주에 능하니 도전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안성맞춤입니다.”


흐음···.


하피와 화염 정령을 번갈아 바라보다 머릿속에 컨셉 하나가 번뜩 떠올랐다.


좋아, 그거다.


* * *


[세계 5위 김대현 도전자, 한국 장기 거주 의사 밝혀]


“아싸!”


정권은 집 한가운데서 소리를 내지르며 점프했다.


그 탓에 머리 위에 덮여있던 가발이 그 주인을 따라 뒤늦게 펄쩍 뛰어올랐다가 제 자리를 찾았다.


지난번 스트리밍 후 시청자가 소개해준 업체에서 맞춘 가발이었다.


정수리 부근의 머리를 죄다 태워버린 이후 이 정도로 행복을 느낀 순간이 있었던가!


자신이 흠모하는 도전자, 대현이 언제 캘리포니아 탑, 더 썬 타워로 떠날지 몰라 노심초사했는데 이곳 더 타이거 타워에 남기로 했다는 소식은 그만큼 정권에게 희소식이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정권에게는 아직 남아있는 근심이 있었다.


그는 지난번 11층을 클리어한 후 레벨이 한 단계 상승했다.


상처들 때문에 정신이 없어 클리어 당시에는 미처 확인하지 못하다가 스트리밍을 마무리 짓고 집에 오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이었다.


레벨업 알림을 보자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11층은 내 예상보다 더 힘들었는데, 12층을 가기 전에 다른 탑들을 돌고 오는 게 맞을까?’


죽기 살기로 클리어한 것은 아니지만 예상한 것보다 부상의 크기가 좀 컸다.


게다가 11층에서 줄줄이 탈락했다는 한탄을 타워 챌린저 게시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보니 불안이 더욱 가중되었다.


물론 다른 도전자들이 12층을 클리어하고 난 후에 남겨주는 후기 글을 보고 도전해도 된다.


하지만, 자고로 스트리머란 남들과는 다르게 그 누구보다 빠르게 시청자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광대와 다름없다.


그러니 뒤늦게 12층을 오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래, 일단 12층까지는 오르고 그 뒤의 행보는 나중에 생각한다.’


점점 12에 가까워지는 시침을 바라보며 정권은 드디어 생각을 정리했다.


더는 미룰 수 없었다.


늘 입던 옷과 늘 챙기는 짐을 챙겨 탑으로 향한다.


어쩐지 각오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가는 길에는 방송을 켜지 않았다.


그리고 탑에 도착하자, 이전보다 확연히 줄어든 인파.


그리고 그 속에서도 바로 찾아낼 수 있는 김대현 도전자.


김대현 도전자를 보니 어쩐지 안도감이 들어 정권은 그제야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오늘은 왜 이렇게 늦음?

-김대현 덕질하느라 그럼 ㅇㅇ

-가발 세팅하느라 늦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하, 좀 늦었죠? 자, 오늘도 가봅시다!”


너스레를 떨며 얌전히 12시 정각을 기다리는 정권.


12층이 열리자마자 빠르게 입장한 정권은 갑자기 캄캄해지는 시야에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엇, 뭐지···? 어둡네요.”


밝은 1층의 불빛에 익숙해져 있다가 어둠 속에 들어오니 눈이 아직 적응을 못 한 상태다.


그나마 스트리밍을 위해 켜둔 장비들에서 나오는 불빛에 의존해서 한 걸음씩 나아가기 시작한다.


-와 진짜 안 보이네

-죽돌아 얼굴 들이대지마라 무섭다

-ㅋㅋㅋㅋㅋㅋㅋ몽달귀신인줄


조금씩 걸어보니 눈이 어둠에 꽤 익숙해졌다.


완전히 빛이 존재하지 않는 곳은 아니었다.


하늘에 달과 비슷한, 그러나 달과는 다른 무언가가 작게나마 시야를 확보해주고 있었다.


 주의를 기울이면 볼 수 있는 정도까지 익숙해졌을 때쯤, 멀리서 무언가 거대한 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님들, 님들도 저거 보여요?”


-ㄴㄴ

-왜 너만 보냐

-설명 부탁합니다

-가발 벗으면 반사광 때문에 보일듯ㅋㅋㅋㅋㅋㅋ


정권은 채팅의 도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대한 형체에 다가갔다.


눈앞의 으리으리한 그것은 한 채의 성이었다.


정권이 좀 더 가까이 다가가자 시청자들도 그 형상을 알아본 듯했다.


-분위기 지리네 ㄷㄷ

-몬스터 왜 안나옴?

-ㅋㅋㅋㅋㅋ저 안에 있나 설마

-죽돌아 스킬 뒀다 뭐하냐 좀 밝게 해봐라


“아, 옙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시청자 한 명의 일침에 정권은 바로 미세한 스파크를 만들어 날려가며 주변 시야를 확보했다.


“자, 그러면 여러분 입장해보겠습니다.”


정권은 11층에서와 같이 계속해서 마나가 빠져나가는 감각을 느끼자 느긋이 떠들며 스트리밍하는 것을 포기했다.


성의 문 앞에 다가갈 때까지도 몬스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정말로 이 성안에 몬스터들이 숨어있는 듯했다.


떨리는 손으로 문의 손잡이를 꼬옥 잡아 당겼다.


쇠의 서늘한 감촉이 느껴졌다.


끼이이이이익-


오래된 문 특유의 비명이 정권의 귀에 파고들었다.


-아아아악

-누가 칠판 긁냐

-이걸 바로 들어간다고? 용기 미쳤다

-머리를 잃은 자에게 더 이상 두려울 것은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ㅇㅈ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은 성이라는 외관에 걸맞게 나름 화려한 로비였다.


분명 최근에 관리를 한 듯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리 관리가 잘 되어있는데도 성 내부는 외부와 마찬가지로 어둠에 삼켜져 있다.


꿀꺽.


폐쇄된 어둠 속에 들어오니 긴장감이 더 심화되어 마른침을 삼켰다.


“자, 여러분 1층부터 한번 돌아다녀 보겠습니다.”


정권은 혹시 몰라 속닥대며 탐방을 시작했다.


-오 저거 불빛 뭐임?

-걍 장비 불빛 아님?

-나도 봄


정권은 딱히 보지 못했는데 화면에 잡힌 게 있었는지 시청자들이 무언가 의심스러운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불빛이요? 그런 게 있었어요?”


-아까 봤음 

-지금도 엄청 약하게 보이지 않냐

-ㄹㅇ?


정권이 의아해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시청자들의 말대로 무언가 빛이 보이는듯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빛이 보임을 인식하자마자, 그 불빛이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마치 화염구와 같은 형상에 놀라 막아보려는데, 돌연 사라지는 불빛.


-와 뭐임?

-ㄷㄷㄷㄷ형아 나 무서워

-죽돌이가 썬더볼트로 쇼하는 거 아님?


채팅이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자꾸만 소액 후원이 들어와 소리를 내는 탓에 후원을 급히 끄고 스파크를 주변에 날려보았다.


이상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달려들지 않으니 더 공포스럽다.


스파크로 마나를 계속 소진하는 것보다는 손전등을 쓰는 게 낫겠다 싶어 가방을 주섬주섬 뒤져 손전등을 찾아냈다.


-죽돌에몽~~

-저 가방에는 없는 게 뭐임 ㅋㅋㅋㅋ

-가방 무게가 50kg라 가방으로 단련한다는 게 학계의 정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채팅창을 들여다보며 손전등의 버튼을 ON 쪽으로 옮긴다.


바닥을 향한 손전등이 빛을 쏘아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후 정면을 비추는데, 그 순간 눈을 까뒤집은 기괴한 형상의 얼굴이 덩그러니 비춰졌다.


“···허억! 뭐, 뭐야!”



소스라치게 놀라 엉덩방아를 찧고 바로 스파크를 날려보는데 이미 형상은 사라지고 그 뒤에 푸드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괴한 웃음소리만이 들려오고, 그마저도 점점 멀어져갔다.


“끼하하하학!”


뒤늦게 소리가 들리는 곳에 손전등을 비추어보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아니 ㅅㅂ 진짜로 놀램

-귀신의 집임? ㅋㅋㅋㅋㅋ

-형아 나 무섭다고!!!


“아이씨 저도 무서워요!”


정권이 그리 외치며 손전등을 비추고 냅다 안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갔다.


이렇게 쫄아있다가는 온종일 이곳에 갇혀있어야 할 것만 같았다.


용기를 내어 온몸의 감각을 곤두세우고 걷는데 뒤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기척.


뒤를 돌자 그곳에서는,


허공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불꽃 하나가 정권에게 또 다른 불꽃을 날리고 있었다.


-도깨비불임? ㄷㄷㄷ

-머리 또 태운다 ㅋㅋㅋㅋㅋㅋ


이번에는 정권이 빨랐다.


급히 전류를 창 모양으로 형체화해 화염과 함께 허공에 떠다니는 불꽃까지 꿰뚫었다.


떠다니던 불꽃이 사그라들더니 재가 되어 흩어진다.


또다시 찾아온 어둠.


손전등으로 주변을 끊임없이 비춰보는데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정권은 그제야 덤덤한 척 입을 열었다.


“드디어 한 놈 잡았네요. 지금 다 숨어서 여기 없는 것 같은데 2층으로 가볼까요?”


-ㄱㄱㄱㄱㄱ

-죽돌아 더 밝게 해줘 ㅠ

-쫄보들 많네 ㅋㅋㅋㅋㅋㅋ걍 나가셈

-고고고고고


후아.


심호흡을 하곤 계단으로 올라간다.


오래된 계단은 정권이 발을 디딜 때마다 삐걱대는 소리로 울어대었다.


위와 주변을 계속 번갈아 비춰가며 계단을 오르는데, 순간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다시금 들려오며 손전등의 빛에 날개 달린 형상 하나가 비췄다.


곧바로 사라졌지만 틀림없었다.


계속해서 들리고 있는 웃음소리와 날개 소리가 그 증거였다.


급속도로 올라가는 채팅창을 보지 못한 채, 정권은 온 사방에 전류를 흘려보내며 그 정체를 쫓았다.


그제야 그들의 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닭인간임?

-하피인 듯 다른 데서도 본 적 있음

-개크네 ㅎㄷㄷㄷ


벽을 타고 올라가며 주변에 뻗쳐나가는 전류가 보이지 않던 성 내부를 비추니 하피들의 이동 경로가 보인다.


전류를 빠르게 피하며 곧장 정권에게로 날아오는 녀석들.


넓게 퍼뜨리던 전류의 방향을 하피쪽으로 틀어 날리는데, 순식간에 날갯짓으로 마치 작은 토네이도와 같은 것을 만들어내 전류를 그 안에 가둬버린다.


물론 정권의 공격이 더 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어 완전히 막는 것은 무리였는지 전류를 맞고 기묘한 신음을 내었지만, 그들은 또다시 모습을 감췄다.


‘또 사라진 건가?’


뭔가 이상했다.


왜 공격하지 않고 계속 숨는 것인가.


그리고 다시 찾아온 어둠 속에서,


“끼야아아아아악!”


허여멀건 얼굴이 이번에는 피칠갑을 한 채 또다시 정권의 눈앞에 나타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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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12층 (1) 24.09.03 3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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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신참 탑 관리자 신고식 24.08.29 42 2 11쪽
9 9화. 제 666차원 (3) 24.08.28 46 2 14쪽
8 8화. 제 666차원 (2) 24.08.27 48 1 12쪽
7 7화. 제 666차원 (1) 24.08.27 54 2 14쪽
6 6화. 삽질의 정석 24.08.26 59 2 13쪽
5 5화. 커뮤니티 탐방 24.08.23 7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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