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망나니가 검거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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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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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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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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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킹스맨 (2)

DUMMY

나는 지하철에 앉아 배시시 웃는 민지의 팔을 툭 쳤다.


“정민지 경장님? 저기 봐요.”

“흐흐흐, 엣? 뭐, 뭔데요?”


나는 부스스하고 피곤에 절어 있는 게 언뜻 봐도 수험생처럼 보이는 여자와 그 뒤에 딱 달라붙어 있는 남자를 가리켰다.

정민지는 단번에 혐오스러운 것을 본 듯한 얼굴로 변해 버렸다.


“엇? 저 남자 뭔가 이상한데···. 서, 성추행범!”

“예. 가만히 둬선 안 되겠죠?”


퇴근 후 저녁을 먹으러 가는 중이었지만, 불쌍한 여자를 두고 볼 수 없었던 나는 정민지를 뒤로하고 도우러 나선 것이었다.


여자는 놀라서 나를 쳐다봤다.

애원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서 말이다.

두 눈이 붉고, 뺨에는 눈물 자국까지 나 있었다.


한눈에 봐도 애처로움이 느껴졌다.


“뭡니까, 당신은? 저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나? 경찰. 그 말대로 당신이 방금 한 일에 대해서 볼일이 좀 있어서 말이야.”


난데없이 발생한 소란에 순식간에 지하철 안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남자의 반응만 보면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붙잡은 모양새였으니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구경거리였다.


곧이어 승객들은 주변에서 슬금슬금 물러나며 공간을 넓혀 주기까지 했다.


나야 알아서 무대를 만들어 주었으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한편 갑작스레 내가 끼어들자 남자는 당황했지만, 곧바로 평정심을 되찾은 듯 보였다.

그런데 현장에서 잡힌 상황인데도 젠틀한 척 행동하다니, 아주 뻔뻔하기 짝이 없다.


남자는 앞으로 살짝 흐트러진 머리를 손으로 쓸어 넘기며 점잖게 말했다.


“제가 한 짓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신가요?”


감미로운 그의 목소리에서는 묘한 호소력이 느껴졌다.


거기에 홀린 승객들은 급기야 의심의 눈초리로 날 쳐다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들의 눈에는 오히려 내가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는 듯했다.


자칫 잘못하면 내가 가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처럼 범인을 검거할 때 인권을 운운하는 곳도 없으니 말이다.

또한 경찰이 인권을 무시했다고 하면 이슈에 굶주린 언론들은 기다렸다는 듯 물어뜯을 터였다.

게다가 성범죄자들은 대다수가 교활한 면이 있어 체포 시에 빠른 조치가 필요하기도 했다.


우선 나는 남자의 더러운 손을 낚아챘다.


“아앗! 뭐 하는 겁니까!”


남자가 저항했지만, 나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손을 높이 치켜올렸다.

나보다 얼굴 하나는 작은 남자의 손을 번쩍 올리자, 어쩔 수 없이 그는 까치발을 해야만 했다.


그와 동시에 바지 속에 넣었던 흰색 셔츠 자락이 옆구리 사이로 삐져나왔다.

젠틀한 남자의 스타일이 점차 구겨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남자를 떼어 낸 뒤, 나는 여자에게 눈짓하며 말했다.


“저기 뒤로 가세요.”


여자가 무거운 가방 어깨 끈을 두 손으로 꽉 잡고 꿈지럭대며 빠져나갔다.

그러한 와중 남자는 삐져나온 셔츠를 바지 속으로 연신 끼어 넣으며 항의했다.


“이봐요! 당신 지금 뭐 하는 겁니까?”

“뭐 하긴요. 성범죄자 잡는 거죠.”


성범죄라는 말에 다시 주변에서 크게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남자가 목에 기다란 핏대를 세우며 발끈했다.


“성범죄자라뇨! 내가 그랬다는 증거 있습니까? 무고한 시민에게 이래도 되는 겁니까?”

“무고한 시민이라고? 이봐요. 손목 분질러 버리기 전에 입 다물어요. 나 그리 친절한 경찰 아니니까.”


정민지가 여자를 감싸는 걸 본 나는 본격적으로 남자를 추궁해 보기로 했다.


“자~ 지금부터 제가 몇 가지 질문할 테니 사실만 말하세요. 거짓말 치지 마시구요.”


그리고 말을 마치자마자 남자의 팔을 더 높이 치켜올리며 물었다.


“아저씨! 왜 그랬습니까?”

“대체 뭘 말하는 겁니까! 저 정말 억울합니다!”

“좀 전에 저기 계신 여자분 성추행한 거 다 봤어요.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변태 같은 짓거리나 하고 그럽니까.”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내가 언제 변태 짓을 했다고 그러세요?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이런 씨발! 들켰어! 들켰다고오오오!》


“이 아저씨 진짜 안 되겠네.”

“나 아니라니까요! 이 손 놓지 못해!”


남자는 버둥거렸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욱 세게 손목을 비틀었다.

이런 놈에게는 기선 제압이 아주 중요했다.


“지하철 탔으면 얌전히 목적지나 갈 것이지, 왜 일면식도 없는 여자 분 몸을 더듬고 그랬습니까! 거 정장까지 빼입으신 분이.”

“내가 언제 그랬다는 거야! 이 미친 새끼가! 아악! 무슨 힘이···!”


《내가 뒤에서 엉덩이 만지는 거 본 건가? 본 거겠지? 맞지? 그러니까 이렇게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거지?》


속내를 잘 드러내는 타입인가 싶을 만큼, 그는 마음속으로 모든 걸 자백하고 있었다.


“이야, 거짓말 잘하시네.”

“뭔 소리야! 이거 진짜 미친놈 아냐? 어? 너 또라이지? 왜 생사람을 잡아!”


당연히 처음부터 이렇게 나올 줄 짐작했다.

눈앞의 남자와 같은 성범죄자들은 보통 혐의를 부인하곤 했으니.

그래서 나는 좀 더 확실하게 가 보기로 했다.


“점잖게 생기신 분이 입이 참 험하십니다? 어라? 이건 뭐지?”


남자를 제압하고 남은 한 손으로 그의 아랫도리를 가리켰다.


“아무 짓 안 했다면서 여기는 왜 그렇게 불끈하셨어?”

“히익~!”


순간적으로 남자는 자신의 아랫도리에 손을 갖다 대며 감추려 했다.

그런데 어찌나 급하게 움직였는지 그의 앞머리가 다시 앞으로 추욱 내려왔다.


남자의 한 손은 지하철 천장으로, 남은 한 손은 자신의 그곳에 손을 대고 있는 꼴이 여간 우스운 게 아니었다.


이번에는 승객들이 남자를 보며 소곤대기 시작했다.

이제 지하철 안은 남자를 향한 의심의 불씨가 점점 번지고 있었다.


“어라? 방금은 그냥 해 본 말인데, 많이 놀라시네? 진짜인가 봐?”

“이이익!”


웅성웅성.


남자는 부들부들 떨며 잠시 승객들 눈치를 보더니, 다시 태세를 전환했다.

흥분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모양이다.


“이봐요! 증거도 없이 이런 걸로 나를 성범죄자로 몰아요? 이거 명예 훼손이야! 승객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어!”


어쭈, 이젠 하다 하다 여론몰이까지?

그럼 네놈이 말하는 증거를 조목조목 알려 줘야겠지.


“명예 훼손? 나 참, 어이가 없어서···. 그럼 다른 증거 있으면 어떻게 할 건데? 자수라도 할 건가?”


남자는 증거가 또 있다는 내 말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가려진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는데, 그는 날씨가 더운 탓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땀을 많이 흘리고 있었다.


“실은 내가 너 처음부터 지켜봤거든. 옆에 동료도 같이···. 우리 피해자도 함께 4자 대면해 볼까?”

“나, 난 진짜 그런 적 없다고!”


《그래도 내가 주안역부터 저 여자를 뒤쫓아서 전철을 탔다는 건 절대 모르겠지? 하긴 어떻게 알겠어. 일부러 순진해 보이는 여자를 고른 건데!》


이 자식 생각보다 훨씬 악질이잖아?

일단 다 알고 있는 척 하고 슬쩍 떠 봐야겠다.


“주안역부터 저 여자분 쫓은 것 맞지? 강제 추행도 모자라 스토킹까지··· 정말 아무도 모를 줄 안 거야?”


내가 진실을 이야기하자 놀란 남자가 눈을 크게 떴다.


“헉! 너 뭐야!”

“뭐긴, 네놈의 행적을 말한 건데. 너, 저 여자분 따라온 것 맞잖아. 그것도 주안역부터 계획해서··· 이래도 계속 아니라고 할 거야?”

“주, 주안역은 무슨 주안역!”


《저 자식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야? 그래도 설마 내가 주안역 2번 출구에서부터 쫓았다는 건 모르겠지?》


이렇게까지 당황할 줄은 몰랐는데··· 역시 이 능력 기대 이상으로 쓸 만하잖아?

그나저나 2번 출구라고 정확히 말해 주기까지 하다니, 참 친절하기도 하셔라.


“주안역 2번 출구, 맞지?”

“히익!”


남자는 저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분명 자기는 이런 말을 뱉은 적이 없는데 내가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니, 치부를 들킨 듯한 표정이었다.


“주안역부터 CCTV 영상, 탑승 기록 보면 증거는 더 많이 나오겠네.”

“아니, 증거는 무슨 증거! 그런 거 없다니까 그러네!”


그 순간, 남자의 본심이 또다시 나에게 전달되었다.


《젠장! 이러다 전부 걸리겠어. 체포되면 여죄까지 전부 털어 갈 텐데 어떡하지. 게다가 이 핸드폰은 또 어쩌고···.》


그가 핸드폰을 언급하자, 나도 모르게 눈을 날카롭게 떴다.


곧이어 놈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다시 메아리쳤다.


《그냥 버려? 말아? 그래 버리자. 핸드폰까지 걸리면 나는 징역이야···. 아냐! 버릴 수 없어! 그동안 내가 얼마나 힘들게 모은 건데!》


내적 고민이 상당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남자는 현재 상당히 혼란스럽거나 혹은 원래부터 우유부단한 성격인 듯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놈은 여죄가 있었다.

그 여죄는 핸드폰과 관련된 게 분명했고.


‘핸드폰에 담긴 거라면 촬영한 영상이겠군.’


이런 놈은 가만두면 안 된다.

훗날 N번방과 같은 범죄 집단의 수장이 되기에 충분한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애초에 미리 싹을 싹둑 잘라 버려야 한다.


혹시라도 핸드폰을 확보하기 전에 버려 버리면 난감한지라, 나는 슬그머니 남자를 떠보기로 했다.


“당신 성추행 말고, 핸드폰으로 영상도 촬영했지?”

“뭐? 뭣?? 핸드폰? 아냐, 아냐. 촬영은 절대 안 했어!”

“뭘 아니야. 아까 촬영하는 거 다 봤는데.”


물론 아까 촬영했다는 건, 놈을 당황하게 만들기 위한 내 거짓말이다.

앞서 계속되는 추궁에 시달려서인지 갑자기 언급한 핸드폰이란 말에 놈은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핸드폰 안에 영상 많이 들어 있지? 아니면 사진인가?”

“없어! 없다고!”


두근. 두근


그러자 다시 거세게 뛰는 심장.

펌프질 한방에 피가 머리로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


심장의 반응을 보니 저 남자가 거짓말을 했음이 틀림없다.

이어서 그의 진실한 속내가 들려왔다.


《이것만은 절대 들켜선 안 돼···. 내가 6개월 전부터 지하철 화장실에 몰카 설치해서 모은 컬렉션이라고!》


이놈 생각보다 더 쓰레기 같은 놈이었네.

나는 고개를 돌려 남자를 다시 봤다.

확실히 이대로 보내선 안 됐다.

만약 유포라도 한다면 끝장일 테니까.


어쨌든 여죄는 놈이 가진 핸드폰에 있음이 분명했다.

안 그래도 아까부터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 손을 대며 의식하기 시작했으니까.


강력팀 형사 짬밥 10년인 내 눈을 속일 순 없지.


나는 툭 튀어나온 놈의 주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 핸드폰 지금 압수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할까···?”


남자는 손을 움직여 필사적으로 주머니를 막았다.

그리고 고민하는 그의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는 이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모든 걸 내려놓은 듯한 말투로 말이다,


“···잘못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할 테니, 제발 이거 좀 놓고 합시다. 여성분에게도 사과할게요.”

“진즉에 그렇게 나오면 좋았잖아요.”

“미안합니다.”

“곧 부평역인데 좀 내리실까요? 그쪽 체면도 있으시니, 나가서 얘기하시죠.”

“예, 그러시죠···.”


[지금 내리실 역은 부평역. 부평역.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안내 방송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철이 부평역에 도착했다.


푸쉬~ 지잉!


그런데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남자가 출입문을 향해 냅다 뛰기 시작했다.


“비켜! 비키라고!”


그는 들어오는 사람들을 밀치며 지하철 밖으로 나갔다.


“됐어! 씨발, 됐다구!”


부평역은 지하철 환승역.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 잡지 못할 거라, 남자는 생각했다.


“하하하, 멍청한 녀석. 그러게 끝까지 잘 붙잡고 있었어야지. 어디 한번 쫓아와 봐라···.”


그 순간 그의 몸이 붕 떴다.


‘어, 내가 왜 공중에?’


철퍼덕!


곧이어 탑승구 앞쪽 바닥에 엎어졌다.

딱딱한 바닥에 턱과 팔꿈치, 무릎이 부닥쳤다.


“끄으응···.”


등짝에도 묵직한 통증이 밀려왔다.


“아으··· 뭐지? 내가 왜 여기 누워 있는 거야···?”


고개를 돌려보니, 바로 뒤에 한쪽 다리를 들고 서 있는 사내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 지하철에서 자신의 손을 붙들고 조롱한 경찰이었다.


남자는 한쪽 발을 들고 있는 그에게서 쓰나미와 같은 거대한 파도가 몰아쳐 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건 빠져나올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럴 줄 알았어. 부평역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화장실에서 밤새 숨어 있으려고 했잖아. 어때 내말이 맞지?”


그 말을 듣고 남자는 잔뜩 겁을 집어먹은 표정이 되었다.

본인만 알고 있던 계획을 내가 말하니, 그럴 만도 했다.

실은 여자한테 사과한다는 남자의 말에서 거짓을 느낀 것이었지만, 그가 알 턱이 없었으니까.


“너 같은 놈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 어때? 내 발차기 맛이?”

“아으···.”

“당신을 성폭력특별법 공중밀집장소추행 죄로 현행범 체포합니다.”


그러나 머리를 축 늘어뜨린 남자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했다.


“아? 그리고 요것도 있구나.”


나는 남자에게 핸드폰을 보여 줬다.

고맙게도 조금 전 남자가 넘어지며 떨어져 나온 폰이었다.


“너 이 자식, 내 핸드폰 훔쳤어?”

“훔치다니, 말이 심하네. 당신이 뛰쳐나가면서 흘렸잖아. 난 주워 온 것뿐인데?”

“이리 가져와! 내놓으라고!”

“영상 촬영도 했다면서? 그럼 안 되지. 경찰의 합리적인 판단으로 볼 때 이 핸드폰은 압수야, 압수.”

“나는 촬영하지 않았어! 떳떳하다고···!”

“이 안에 6개월 전부터 모아 둔 컬렉션이 있잖아? 안 그래?”

“아니라고, 이 새끼야!”

“흐음, 이제는 혐의 부인까지? 그렇다면 강력한 체포와 압수 사유가 되겠네! 자 이거 패턴 좀 풀어 볼래?”

“내가 미쳤냐, 이 폭력 경찰 새끼야?”


그는 지하철 바닥에서 포복까지 하며 도망가려 했다.

애처로울 정도로 아주 필사적이었다.

저 앞에 보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엉금엉금 질주했다.

진심으로 저렇게 하면 나한테 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


“푸흡!”

“우하핫!”


우스꽝스러운 그의 모습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웃기 시작했다.


“별 지랄을 다 하시네. 자, 괜한 짓 하지 말고 이쪽으로 오세요.”

“내, 내가 쉽게 포기할 것 같아!”


그는 내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두 팔과 다리로 바닥을 기었다.

이미 단정했던 은색 정장은 먼지가 잔뜩 묻었고, 그의 머리카락은 앞으로 내려와 이마를 전부 가리고 있었다.


척.


남자가 갑자기 포복을 멈췄다.

난데없이 눈앞에 나타난 두 사람의 발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보니, 그곳에는 두 여자가 서 있었다.

정민지와 피해 여성이었다.

남자가 쳐다보자 여자는 겁을 먹고 민지의 팔을 붙들었다.


한편 안경 쓴 여자를 보자, 안 그래도 처참했던 남자의 얼굴이 더 망가지기 시작했다.


“너 이년. 이게 다 네년 때문이야!”


분노에 찬 남자가 안경 쓴 여자에게 달려들었다.


퍽!


그러나 바닥을 박차고 일어나려는 순간, 그의 이마를 누군가의 발이 짓밟았다.

결국 그는 다시 바닥에 철퍼덕 엎어졌다.


“우욱.”

“흥! 변태 새끼가 어딜 기어올라!”


남자를 짓밟은 사람은 정민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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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리벤지 포르노 (1) 24.08.23 229 11 16쪽
12 12. 죽음을 막으려면 (2) 24.08.22 227 13 16쪽
11 11. 죽음을 막으려면 (1) +1 24.08.21 241 12 16쪽
10 10. 고시생 강서희 24.08.20 254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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