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가 서자가 다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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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냑
작품등록일 :
2024.08.2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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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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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8화

DUMMY

“고대어 연구자들 대부분이 마법사죠. 그들의 연구 목적이 무엇인지 대충 감이 잡히지 않습니까?”


로시안은 조금 생각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고대 마법을 연구하려는 건가요?”

“네. 마법사들 하는 일이야 연구하고 마법 부리고 그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로시안은 마법이라는 말만 들어도 눈이 반짝였지만, 노인은 영 싱거운 반응이었다.


“그런 쪽에는 별로 흥미가 없으신가요?”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애초에 저는 마법사가 아니니까요. 안다고 해서 쓸모도 없지 않겠습니까.”


하긴, 로시안 역시 마법에 흥미가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동심에서 비롯된 흥미였다. 대륙어 기본 문자 익히는데 쓸 머리도 부족해서 허덕이고 있는 것을 보면 고대어나 마법은 별세상 이야기였다.


“중간에 이야기가 새버렸군요. 아무튼 그나마 지금은 어떻게 잘 통합돼서 이렇게 대륙어 하나만 배워도 써먹을 구석이 많다는 겁니다. 딱 정해진 기본 문자만 익히면 말이죠. 그렇게 생각해 보면 정말 효율적이고 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음. 로시안은 침음을 흘리며 생각했다.


확실히 고대의 그 다양한 문자 체계를 생각해 보면 백번 맞는 말이었다. 그는 고대에서 태어났으면, 좀 전에 노인이 종이 귀퉁이에 적어준 그런 글자들을 끝도 없이 외워야한다고 생각하자 벌써부터 넌더리가 났다.


로시안은 다시 들고 있던 종이를 바라봤다. 하도 쥐고 난리를 친 탓에 벌써 구겨지고 해진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이 한 장, 그것도 한 바닥의 글자만 외우면 되는 거였다. 심지어 이중 거의 절반은 벌써 어느 정도 해치운 상태였다.


그렇게 생각하고 남은 절반을 보니 충분히 해봄 직하다는 의욕이 불어났다.


로시안은 노인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다시 공부에 집중했다. 한 차례 재밌는 이야기를 들으니, 머리가 환기되어서 좀 전보다 능률이 오른 것 같았다.


역시 노인이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공부가 잘된다. 특별히 대단한 말을 하는 건 아닌데도 그랬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말만 해주니까 그런 듯싶었다. 그가 자신의 선생이었다면 로시안은 진즉에 글을 깨쳤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집중하다 문득, 제 꿈에 관한 내용이 떠올랐다. 기묘하리만치 생생한 꿈. 그것도 혹시 마법이 아니었을까?


로시안은 힐끔 노인을 살폈다.


아는 게 많은 노인이라면 무엇인가 알고 있을까? 하지만 먼저 그런 이야기를 꺼내기는 시기가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노인은 마법에 관해서는 문외한인 것 같았고. 로시안은 일단 당분간은 그의 비밀을 함구하는 쪽으로 마음을 먹었다.


***


이후로도 로시안은 계속 도서관을 들락날락했다. 어차피 남는 게 시간인데 도서관에 가면 공부도 할 수 있고 대화상대도 있으니 더할 나위 없는 곳이었다. 덕분에 로시안은 요새 아주 오랜만에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로시안은 3일 차에 기본문자를 깨칠 수 있었다.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생각하거나 물어본다고 바로바로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제는 기본 문자를 안다. 그 사실이 중요했다.


로시안은 곧장 아벨루스를 찾아가 봐야 하나 고민했다. 그러나 곧 고개를 내저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문자를 배웠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아벨루스는 고작 문자를 알고 있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로시안은 조금 더 문자를 유창하게 읽고 쓸 수 있으면 아벨루스에게 찾아가자고 마음먹었다. 무엇보다 아직 아벨루스에게서 제가 준 정보에 관한 그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아서 일단 더 기다리려고 하고 있었다.


‘자꾸 다그치는 것처럼 보여서 좋을 건 없으니까.’


때문에 로시안은 지금 책을 한 권 펼쳐놓고 단어를 끊어서 읽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 책은 두말할 것도 없이 노인이 골라준 책이었다. 적어도 저번에 로시안이 고른 법제도에 관한 책보다는 훨씬 쉬울 거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확실히 기본 문자를 익히고 나니 눈에 들어오는 게 이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비록 눈으로 보고 머리로 그 글자를 전환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읽을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읽는 연습을 반복하는 일만 남았다. 바짝 집중하면 금방 아벨루스를 찾아갈 수 있을 정도는 될 것 같았다.


로시안은 근래 들어 제대로 된 성장과 성취란 무엇인지 똑똑히 체감할 수 있었다.


“아직도 그 페이지인가요?”


비록 노인의 눈에는 한없이 느릿하게 보인 모양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슬슬 노인의 냉철한 화법에도 적응이 되어서 크게 동요가 일거나 하지는 않았다.


“확실히······ 느리군요.”


하지만 역시 제가 느림보라는 말을 들으면 공부 머리가 없다는 소리 같아 조금 신경이 쓰이기는 했다.


그렇지만 신경 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었기에 일부로 더 책에 집중했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기어가는 것보다도 느린 속도록 로시안은 간신히 한 줄씩 읽어 내려갔다.


비록 속도는 느리긴 했지만, 생각외로 기본 문자를 암기할 때처럼 괴롭지는 않았다. 어찌 되었든 읽히니 내용을 알아볼 수 있었고 어떠한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오니 신기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다.


게다가 귀족가의 모임에서 책을 읽고 그 소감을 푸는 자리도 있었으니 알아두면 도움이 될지도 몰랐다. 그는 최대한 오늘 읽은 내용을 머릿속에 기억해두었다.


그렇게 쭉 읽어 내려가다가 문뜩 너무 고개를 숙이고 있던 탓에 목 부근이 뻐근해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가볍게 몸을 풀 겸 도서관을 한 바퀴 돌아보고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서관은 충분히 넓었으므로 이곳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몸을 풀 수 있었다. 노인은 때마침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덕분에 로시안은 다른 누구의 눈도 신경 쓰지 않으면서 목도 움직이고 팔도 쭉쭉 뻗으면서 몸을 전체적으로 움직였다.


끼익.


책장 사이를 돌아다니던 로시안은 도서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는 책장 밖으로 삐죽 고개를 내밀었다.


노인이 돌아온 건가 싶었던 것이다.


‘······!’


그러다 그는 최대한 책장에 몸을 바짝 가져다 댔다.


도서관으로 두 사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한 사람은 노인이었고 다른 사람은 숙부의 보좌였다. 늘 숙부의 곁에 있는 사람 중 하나였기에 눈에 익었다. 무어라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알겠네. 끝나는 즉시 가져다주지.”


그 보좌가 노인에게 깍듯하게 말하며 손에 든 서류를 도서관 책상에 올려두었다. 그러고는 인사를 하고선 곧 밖으로 나갔다.


로시안은 두 사람이 무슨 사이인가 궁금증이 일었다. 혹시나 노인은 숙부와 아주 가까운 사이였던 건 아닌지 뒤늦게 걱정이 밀려들었다.


숙부에게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전하고 다녔을까? 생각만 했을 뿐인데 미약하게나마 뱃속에서부터 배신감이 들었다. 그러나 곧 그러한 감정이 들었다는 사실에 놀라서 자신을 질책했다.


노인을 함부로 믿은 자신의 문제인데 그걸 왜 애꿎은 사람한테 풀어내는 거야.


그래도 노인이 좀 불편해진 로시안은 바로 나가지 않고 가만히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다 곧 마음을 다잡았다. 계속 이대로 죽치고 서 있을 수도 없었다. 그는 최대한 감정을 숨기며 천천히 책장 사이에서 걸어 나왔다.


노인은 서류뭉치를 하나씩 살펴보는 중이었다. 아까 그 보좌가 무언가를 부탁하며 건네준 것이었다.


뭘까? 무슨 서류이길래 노인에게 부탁을 해온 걸까. 로시안은 눈매를 살짝 접어 종이 뭉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빽빽한 글자들로 가득 차 있어서 멀리서 보니 한 덩어리처럼 보였다. 하필이면 로시안이 앉은 책상에서 가장 떨어져 있는 곳에 있던 지라 로시안은 궁금해하면서도 자신의 자리에 다다르자, 그 너머로 다가갈 수 없었다.


노인은 잔뜩 집중한 상태인지 무어라 중얼거리며 이 서류 저 서류를 번갈아 가면서 보더니 곧 펜을 마구 놀리기 시작했다.


‘······책이나 읽자.’


그 모습을 빤히 보던 로시안은 이렇게 신경 쓸 필요가 있나 싶어 최대한 자기 해야 할 일을 손에 잡았다. 숙부의 측근이라 해서 뭐가 달라진단 말인가. 그런다고 노인이 도움을 준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치졸하게 굴지 말자고 로시안은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렇게 한참이 지났다.


***


로시안은 문득 책의 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느껴졌다. 왜 이러지 싶어 눈을 찌푸렸다. 그러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창밖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어느새 저녁이 찾아온 것이다.


꽤 집중하고 있었는지 어둑해지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노인 역시 마찬가지의 감상을 느꼈는지 창을 내다보고 있었다. 어느새 그의 오른편에 있던 서류들은 왼편으로 모조리 이동한 상태였다.


그는 고개를 가볍게 젖히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시안은 이제 그가 초를 켜기 위해 도서관을 돌아다닐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동안 로시안은 자리를 정리했다. 그는 책이 꽂혀 있던 책장을 찾아 조심스러운 손길로 책이 상하지 않게 비어있는 자리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슬슬 돌아가려고 준비하며 노인에게 인사를 하려고 기다리던 중 그의 눈에 서류뭉치가 들어왔다.


‘······.’


슬쩍 고개를 돌리니 노인은 아직 불을 붙이느라 이쪽으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보였다. 로시안은 잠시 갈등하다 곧 다리를 움직였다.


단순히 숙부와의 관계 때문에 신경 쓰여서만은 아니었다. 노인이 무슨 서류길래 그렇게나 집중했는지 궁금했기도 했다.


로시안은 결국 호기심에 못 이겨 서류뭉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일렁이는 촛불에 의지해 가장 위에 있는 서류를 살폈다. 그는 미간을 찡그렸다.


‘······이건.’


온통 글자와 숫자의 향연이었다. 펜 자국이 남은 자리를 보니 이상한 기호로 가득했다. 여관에서 일하면서 상단 사람들의 대화를 엿들을 기회가 많았던 로시안은 무엇을 위한 기호인지 한눈에 알아보았다. 아마 수식을 이용해 무언가를 계산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슬쩍 아래를 들춰보니 전부 마찬가지였다.


“뭐 하십니까?”


갑작스럽게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로시안은 깜짝 놀라 들고 있던 종이 한 장을 떨어뜨렸다.


‘······!’


“죄, 죄송합니다!”


그는 허둥지둥 바닥에서 종이를 주운 뒤 서둘러 두어 번 떨어진 면을 손으로 털고선 도로 제자리에 가지런히 되돌려 놓았다.


로시안은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몰래 훔쳐보는 꼴을 봤으니, 노인이 무어라 호통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노인은 별말이 없었다. 슬쩍 곁눈질로 눈치를 살피니 그는 그저 다시 서류를 한 번 검토하듯 훑어보고 있었다.


‘신경 안 쓰는 건가?’


로시안은 노인의 눈치를 살피며 그가 조금도 노한 기색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고는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저, 그건 뭔가요?”

“명세서입니다. 최근 트레덴스에서 상단에 물건을 구입했다더군요. 꽤 값이 나가는 것들이니 꼼꼼히 살펴봐달라고 부탁받았습니다.”

“그, 아까 같이 들어온 그분께 말인가요?”

“예. 간간이 이런 일도 도맡아서 하고 있는지라.”


노인은 익숙한 듯 단조롭게 말했다.


“대부분 대장간에서 쓰는 물건이더군요. 토벌 준비라도 나가나 봅니다.”

“토벌이요?”

“근방에 마물이 무리를 지으면 더 커지기 전에 싹을 제거해야 하니까요.”


마물. 그 단어에 로시안이 얼어붙었다. 그가 살던 마을에서는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사람을 공격하는 흉포한 괴물이 존재한다는 것 정도는 인지하고 있었다. 꿈에서 본 미래에서는 간간이 마물 울음소리를 듣거나 이미 토벌된 마물 시체를 본 적이 있었다.


그 기억이 살아나자, 그는 작게 몸을 떨었다.


“여느 때랑 같은 고블린이겠죠. 이 무렵에는 보통 놈들이 기승을 부리더군요.”


그러나 노인은 아무렇지 않은 투로 말했다. 그다지 긴장감이 없는 얼굴로 늘 일어나는 행사를 설명하는 듯한 태도였다. 그 여상한 모습을 보니 로시안 역시 조금 진정할 수 있었다.


애초에 언제나 그랬듯 그는 성에만 있을 테니 전혀 상관없는 문제이기도 했고.


“별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그럴 겁니다.”


그러고는 서류를 정리하면서 나갈 준비를 했다. 아마 보좌에게 전달하려는 것 같았다. 로시안 역시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따라나섰다.


앞서 나가는 노인의 등을 보면서 생각 외로 하는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 가는 길이 갈리는지 어느 정도 걸어 나가다 노인이 인사를 건넸다.


“그럼 저는 이만.”

“아, 네. 내일 뵙겠습니다.”


그러자 그 일상적인 말을 들은 노인이 순간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잠깐 고민하는 얼굴을 했다. 마치 이걸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얼굴이었다.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결국 그의 입이 열렸다.


“저는 내일 이른 오후까지는 자리를 비울 예정입니다. 일정이 있어서요.”

“아······.”


하긴 도서관 관리자라도 매번 도서관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만 해도 그가 맡은 일은 도서관 업무랑 상관이 없었다.


로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네. 그럼.”


그렇게 로시안은 노인과 헤어지고서는 방으로 돌아왔다.


***


다음 날 점심을 조금 넘긴 시간.


트레덴스 성의 사람들이 한 장소로 모이고 있었다.


하녀들이 분주히 다과를 내오고 하인들이 들어오는 사람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며 부르는 즉시 튀어 나갔다.


기다란 타원형 테이블에 사람들이 자리를 찾아 앉고 있었다. 도서관의 노인, 고드릭 역시 그중 한 명이었다.


“어쩐 일로 아벨루스 공자님께서 우리를 불러 모으셨을꼬.”


다른 이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회의장에 울려 퍼졌다.


“칼루이덴 님까지 부르셨다니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가 보오.”


자세히 들은 바가 없어 모두 성의 어린 도련님이 무슨 이유로 자신들을 불러 모았는지 궁금해했다.


그렇게 두런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길 잠시. 칼루이덴이 들어오고 곧 아벨루스와 테르베온이 뒤이어 들어왔다.


가장 상석, 백작의 자리를 비워둔 채 그 바로 양옆 자리를 각각 차지한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어느새 장내가 정적에 휩싸였다.


곧 아벨루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입이 열리면서 회의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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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24.09.03 6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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