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가 서자가 다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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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냑
작품등록일 :
2024.08.20 21:16
최근연재일 :
2024.09.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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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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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14화

DUMMY

병사들은 허공을 향해 위에서 아래로, 다시 아래에서 위로,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대각선으로 여러 방향에서 검을 휘둘렀다. 일정하게 반복되는 순서가 있었는데 몇 번 눈에 담으니 순서 자체는 금방 외울 수 있었다.


그들은 일정한 속도로 일련의 동작을 반복했는데 확실히 훈련받은 이들은 다른 것인지 로시안과는 다르게 몸의 중심이 흔들리는 병사는 없었다. 그들의 자세를 자세히 살펴보니 하체에 힘을 단단히 주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주 기초적인 것도 몰랐기에 로시안은 병사들이 검을 쥐는 법, 다리가 향하는 곳, 팔이 휘어지는 각도 역시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그렇게 그날 로시안은 병사들이 검술 훈련하는 모습을 한참 동안 눈에 담고서야 느지막하게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하체에 힘을 주고 두 손으로 검을 움켜쥐고서 로시안은 정면을 바라봤다. 마침, 병사들은 내려치는 동작하는 하고 있었다. 로시안 역시 그들을 따라 검을 높이 들고서는 바닥을 향해 휘둘렀다.


“후우.”


한 번 휘둘렀을 뿐인데 검의 무게가 있다 보니 절로 헛숨이 나왔다. 그래도 이번에는 몸이 휘청거리지 않도록 신경 썼기 때문인지 처음에 아무 생각 없이 휘둘렀을 때와는 다르게 넘어갈 것 같은 기분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워낙 신중하게 움직였기에 그가 겨우 한 번 휘두르는 동안 병사들은 다른 동작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로시안은 천천히 다음 동작으로 이어 나갔다. 그러면 그사이 병사들은 또 그다음 동작으로 넘어갔다.


그 탓에 병사들과 로시안이 휘두르는 검 사이에는 시간 차가 발생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시안은 그다지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속도로 하나하나 묵직하게 검을 휘둘렀다.


여기서 조급해 봤자 제 발만 더 꼬이는 셈이었다. 글공부하면서 고드릭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각자의 속도가 있다고. 어차피 그는 자신이 한 번에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연무장의 광경을 멀리서 바라봤을 때 저 혼자 조금 튄다는 것 정도가 조금 신경 쓰이긴 했지만, 극히 사소한 일이었으므로 별일은 아니었다.


지금 당장은 검을 휘두를 때 중심을 잘 잡으면서 동작을 하나하나 제대로 펼친 다음 다른 동작으로 매끄럽게 넘어가는 것에 온 신경이 쓰이고 있었다.


로시안은 그날 처음으로 검을 휘두른다는 것이 체력을 얼마나 소모하게 되는지 깨닫게 되었다. 혼자서 엉망진창으로 검을 휘두르던 로시안은 훈련이 끝나자마자 땀에 푹 절여진 채로, 방으로 돌아갔다.


그는 곧바로 목욕물에 몸을 푹 담갔다. 뜨끈한 물에 금세 노곤한 기분이 차올랐다.


그에 무뎌진 감각이 서서히 돌아왔다. 근육이 부드럽게 풀리면서 로시안은 잊고 있던 근육통을 새삼스럽게 느껴야만 했다.


그리고 달리기와 근력 훈련에서 남았던 체력을 검술 훈련에서 모조리 쏟아부었으므로 이번에도 역시 침대에 머리가 닿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들었다.


그렇게 검술 훈련에 매진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이제 달리기랑 근력 훈련에는 몸이 많이 적응을 한 상태였다. 그리고 일단은 계속 훈련에 나와서 검을 휘두르다 보니까 조금씩 검을 잡는 감각도 익숙해지고 있었다.


근육통도 어느 정도 잡혀서 이제는 몸을 움직여도 뻑적지근하지 않았다. 다만 예상치 못하게 손바닥이 아팠었는데 검을 처음 잡다 보니 그런 듯했다. 슬슬 굳은살이 올라오고 있었으므로 이것 역시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언제나처럼 검을 휘두를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돌연 상관이 병사들을 한데 모았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대련 준비를 해라.”


그러자 병사들은 준비된 듯이 두 명씩 짝을 맞추어 검을 맞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병사들의 수가 딱 짝수였던지라 로시안이 검을 맞댈 대상은 없었다.


병사들은 로시안을 남겨둔 채 저들끼리 검을 맞부딪히기 시작했다. 로시안은 상관을 쳐다봤으나 그는 이제 대놓고 로시안을 신경도 쓰지 않았다.


훈련 강도를 높이기도 해보고 윽박도 질러보고 검에 대한 것도 아무것도 안 알려줬는데도 그가 쉽사리 포기하지 않으니 강경하게 무시하기로 마음먹은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로시안은 대련하는 병사들 사이에서 멀찍이 떨어져나왔다. 혼자서 검이라도 휘두르고 있을까 하다가 대련을 가까이서 보는 것은 또 처음인지라 일단 구경이나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다.


챙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연무장 곳곳에서 들려왔다. 비록 검 끝이 뭉툭했으나 그 자체만으로도 쇠몽둥이가 될 수 있었기에 위협적인 것은 여전했다.


거기다 근력을 지닌 병사들이 휘두르자, 후웅 하며 공기가 울리는 소리까지 났다.


멀거니 병사들이 하는 양을 지켜보던 로시안은 병사 한 명을 콕 집어 바라봤다.


시야에 가장 잘 잡히는 민머리 병사가 그 대상이었다. 그의 동작을 유심히 바라보던 로시안은 그의 동작에서 몇몇 주요 타격자세나 눈에 띄는 움직임을 기억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인지하지 못하는 습관 같은 게 몸에 뱄는지 그는 자꾸만 검을 휘두르기 직전에 오른쪽으로 몸이 쏠리고 있었다.


그 때문에 민머리 병사가 검을 휘두르자, 그의 동작에 군더더기가 눈에 띄었다.


‘저러면 왼쪽이 너무 비어버리지 않나?’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로시안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힘이 균형 잡혀 있지도 않는 것 같고 동작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검을 휘두르고서 다시 자세를 잡기까지의 시간이 길다.


전문가는 아니었기에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그러한 것들이 하나하나 눈에 잡혔다.


지금 막 민머리 병사가 대련 상대에게 검을 내리치려고 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민머리 병사의 습관 역시 파악한 로시안은 병사 본인은 의식하고 있지 못한 빈틈을 주시했다. 그 부분을 바라보던 로시안의 동공이 한순간에 수축했다.


‘지금.’


챙!


날카로운 쇳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대련 역시 결과가 나왔다.


민머리 병사가 승리한 것이다. 로시안이 보았던 것을 그의 대련 상대는 보지 못했는지 그의 손에서 검이 떠나가 있었다.


로시안은 공연히 목덜미를 매만졌다.


괜스레 다른 사람이 대련하는 데 너무 몰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다른 사람의 동작을 보고 있으니 왠지 가만히 있기가 좀 그랬다. 로시안은 구경하는 것을 멈추고 혼자서 다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방으로 돌아와서도 계속되었다.


이제는 머리만 대면 잠이 드는 것에서 벗어났기에 목욕을 끝내고도 정신이 들 수 있었다. 그는 꽤 오랜만에 저녁 시간을 가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침대에 앉아 가만히 허공을 바라보다가 돌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연습이나 하지 뭐.’


어차피 지금 당장 할 것도 없었다. 아니, 뭔가 들러야 할 곳이 있긴 했던 것 같은데 당장은 빨리 검술 훈련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다른 것은 뒷전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보드라운 카펫 위에서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손에 검은 없었지만, 대략적인 부피와 무게감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그 감각을 떠올리면서 두 손으로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손바닥 사이에 집어넣었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고는 제 손안에 검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오른발이 앞으로 왼발이 뒤로. 흔들리지 않게 하체를 고정하면서 상체는 적당히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근육과 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동작을 전환하는 게 자연스러워지니까.


로시안은 그간 나름대로 독학하면서 판단을 내린 결론들로 자세를 하나하나 세세하게 구성해 가기 시작했다.


그는 마치 넓은 연무장에 와 있는 것처럼 스스로를 속이면서 검을 휘두르듯 팔을 움직였다.


그렇게 목욕물에 몸을 담그고 막 보송해진 피부에서 다시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


오늘도 역시 대련이 이어졌기에 로시안은 끝날 때까지 혼자 검술 훈련을 하는 수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다. 아무런 기초도 없는 상태에서 검을 맞대봤자 못 볼 꼴만 보여줄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슬슬 기사단이 돌아올 때가 되지 않았나?”


훈련을 끝마치고 땀을 닦는 병사들 사이로 저들끼리 떠드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이제 병사들은 로시안이 익숙해졌는지 그다지 그를 신경 쓰지 않고 저들끼리 대화도 곧잘 나누었다. 그러나 인사를 건넬지언정 굳이 로시안에게 말을 걸어오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그건 서로에게 부담스러운 일이었으니까.


로시안은 상관을 제외하고 특별히 그를 무시하는 병사들은 없다고 느껴졌지만, 그들이 저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애매하니까.’


일단 신분은 서자인 탓에 혈육들에게는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 로시안에게 사근사근하게 굴어봤자 떨어지는 것은 없고 오히려 숙부에게 안 좋은 의미로 눈도장을 찍을 위험이 있었다. 게다가 사실상 저들과 같은 평민이지 않은가.


그러나 막 대하기도 어려웠다. 이러나저러나 백작의 재가 아래 성에 들여보내졌다. 비록 절반뿐이라지만 귀족의 피가 흐른다. 역시 위험을 안고서 굳이 먼저 척질 필요는 없었다.


그러니 최선의 선택은 최저한의 예의를 차리고 그 외에는 상관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들은 나름대로 현명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아아, 저번에 토벌 나간 거?”


‘토벌?’


로시안은 들어본 적 있는 단어에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고 보면 대장간에서 쓰려고 사들인 물건이 많다고 그랬었다. 이즘에는 고블린 토벌이 있다는 것도.


아무래도 병사들이 가리키는 토벌과 같은 것 같았다.


“음, 그럼 슬슬 아벨루스 공자님께서 움직이시겠네.”

“그러지 않을까.”

“이번에는 누가 따라가려나.”


병사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멀어졌다. 로시안은 그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으나 아벨루스의 이름이 등장하니 신경이 쓰였다.


도대체 아벨루스가 뭘 하는데 병사들이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일까.


생각 외로 그의 의문은 금방 풀릴 수 있었다.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아 잠시 휴식 중인 연무장으로 낯익은 얼굴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테르베온 경?’


상관은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고서는 흩어져서 숨을 고르던 병사들을 한데 모았다. 병사들 역시 익숙한 일인지 군말 없이 따랐다.


로시안은 무슨 일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일단은 병사들과 함께 훈련을 받는 처지였기에 그들의 가장 뒤편에서 이야기를 들었다.


기분 탓인지 묘하게 상관은 테르베온을 불편해하는 기색이었다. 그래도 로시안에게 그랬던 것처럼 대놓고 어쩔 수는 없는지 그는 한껏 숙인 태도로 먼저 테르베온에게 물었다.


“몇 명 정도 차출하실 생각이십니까?”

“음, 서너 명 정도면 구색이 맞춰지지 않을까 싶은데.”

“알겠습니다. 언제 떠나실 예정이십니까?”

“내일 오전 중으로 생각하고 계신 듯 해.”

“그럼, 병사들을 미리 본성 앞으로 보내겠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인선을 논의하고서는 대화를 빠르게 마무리 지었다. 로시안은 그 장면을 멀거니 보고 있다가 병사들 쪽으로 눈을 돌리던 테르베온과 딱 마주쳤다.


그러자 상관과 모종의 대화를 나누느라 진지하던 테르베온이 눈을 크게 뜨더니 가볍게 눈인사를 건넸다. 그러고는 무어라 상관에게 양해를 구하고서는 로시안의 쪽으로 다가왔다.


테르베온이 다가오자 다른 병사들이 조금씩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테르베온은 가장 뒤편의 로시안에게 먼저 살갑게 말을 건넸다.


“공자님.”

“테르베온 경.”

“요새 영 얼굴 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의 기사가 여느 때처럼 능숙하게 대화를 이끌어갔다. 로시안도 테르베온을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 들었다.


“훈련은 어떻게, 잘하고 계십니까?”

“음······ 네.”


비록 상관이 저를 무시하고 있었지만, 그런 세세한 과정을 이야기하면 일러바치는 어린애처럼 비칠 것 같았다.


“아무래도 쉽지는 않지요?”


하지만 테르베온은 대충 알 것 같다는 투로 물어보았다. 로시안은 그게 정확하게 상관 때문에 힘드냐고 물어보는 것인지 아니면 훈련 자체가 힘드냐고 물어보는 것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는 없었지만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덧붙였다.


“그래도 버틸 만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테르베온은 딱히 로시안의 말을 믿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웃으면서 받아주고는 있지만 그저 여기서 포기하지 못해 로시안이 만용을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애매한 얼굴이었다. 하긴, 제가 생각해도 병사들의 훈련을 버틸 만하다고 생각하는 게 신기한 일이기는 했다.


그보다 여기서 테르베온을 마주치다니. 로시안은 마침 잘됐다고 생각했다.


“저, 테르베온 경.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먼저 물어보는 일은 드물었지만 그래도 조금씩 테르베온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수월해지고 있었다.


“말씀하세요.”

“혹시 아벨루스가 어딜 가는 건가요?”

“네? 아아. 예,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곧 가볍게 시찰이 있을 예정이라서요.”

“병사들도 데려가는 건가요?”

“호위를 겸해서 소수만 데려갈 겁니다. 어차피 제가 붙어있을 것이고 많은 수는 필요치 않습니다.”

“그렇군요······.”


저번에 병사들이 이야기하던 게 아무래도 이 내용인 것 같았다. 의문이 풀린 로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지 특별한 일은 아니었나 보다.


그런데 돌연 테르베온이 좋은 생각이 났는지 아. 소리를 냈다.


“공자님께서도 같이 가시는 건 어떠신가요?”

“예? 저도요?”

“생각해 보니 공자님은 지금껏 영지를 둘러보신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건······ 그랬다. 이 성에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그가 영지로 나간 것은 미래에서 성 밖으로 나갈 때뿐이었다.


“답답하지 않습니까? 생각이 있으시다면 같이 나가보시죠.”


갑작스러운 제안에 로시안을 당황했으나 곧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 그렇게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어차피 미래의 자신과 달라지기 위해서는 미래에서는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슬슬 아벨루스의 믿음이 어느 정도로 차올랐는지, 자신이 그의 신뢰를 잘 사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로시안은 결정을 내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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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24.09.04 60 2 13쪽
16 16화 24.09.03 66 2 13쪽
15 15화 24.09.02 74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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