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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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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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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첫 경험과 귀족 신분

DUMMY

007. 첫 경험과 귀족 신분






*



방문이 열리자 익숙한 살냄새가 났다.


철컥. 철컥.


손길이 익숙하게 내 흉갑을 벗기고 바지까지 벗겼다.


손가락이 피부에 닿는 끝내주는 감촉에 나도 모르게 떨었다.


스르륵.


어둠에서 옷을 벗는 소리와 함께, 처음 느끼는 부드럽고 말랑한 감촉이 나를 흥분시켰다.


고기가 이렇게 감촉이 좋을 줄이야.


고기는 씹었을 때의 감촉과 혀에서 느껴지는 맛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는 몰랐다.


혜영이 작게 내 어깨 냄새를 맡더니 중얼거렸다.


“냄새가 안 나서 좋네. 그르누이. 이것만은 알아둬. 예쁜 여자일수록 좋은 냄새가 나는 남자를 좋아해. 너는 잘생겼으니 냄새만 좋으면 여자들이 좋다고 할 거야.”

“······.”


물컹.


혜영이 뒤에서 세게 끌어안자, 맨살에 느껴지는 감촉이 더욱 좋아졌다.


가슴부터 하체까지 몸이 완전히 밀착되자, 가슴이 터질 것같이 벅찼다.


후우우.


내 귀에 닿는 따뜻한 입김이 간지럽다.


“그르누이. 사실. 나. 그놈들에게 강간당했어.”

“!”

“그놈들 부하들에게도 당하고 며칠 동안 수백 명에게 당했어. 동료들이 겨우 구출해서 포션을 쓰지 않았으면 죽었을 거야. 이렇게 더러운데도 나를 원해?”


인간의 순결에 대한 개념은 내게 없다.


경험이 없는 고기는 더 감촉이 좋은가, 씹었을 때의 맛이 더 좋을까?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에 나를 움직이는 건 욕정이다.


“상관없어.”


몸을 돌려 거칠게 끌어안았다.


말랑한 감촉과 부드러움이, 등에서 느꼈던 것보다 훨씬 짜릿하게 내 피부를 자극했다.


짝짓기 하는 몬스터를 떠올리며 혜영이를 뒤로 눕혀서 용두질을 시작했다.


“아아!”


그리고. 1분 후.


“!”


너무 어색하고 빠르게 끝났다.


하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기분이 너무도 좋았고, 마음이 진정되는 게 느껴졌다.


시원하고 상쾌했다.


거기서 전해주는 극도의 쾌감의 여운이, 이 인간의 몸이 사랑스럽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이렇게 좋을 걸 인간들은 매일 한다는 거지?’


짐승과 몬스터는 짝짓기 철이 되어서야 짧게 번식하지만, 인간은 죽을 때까지 번식과 상관없이 이 쾌락 자체에 몰두한다.


자식을 낳을 수 없는 늙은 여자도, 자식을 키울 능력도 없는 거지도 평생 용두질에 몰두한다.


정력에 좋다면 벌레도 먹는 남자와 예뻐지려면 몬스터 피라도 마시는 여자들.


모두 상대를 유혹해서 사랑을 나누는 게 목적이다.


「솔직히 뚱뚱하거나 날씬하거나 다 비슷한 감촉이야. 하지만 예쁘고 잘생긴 사람일수록 몸에서 느껴지는 쾌감은 다르지. 너도 인간 세상에 간다면 많은 여자를 만날 거다.」

「너는 인간 여자와 한 적이 있어?」

「우웩. 구역질 나는 소리 하지 마.」

「그런데 어떻게 알아?」

「에. 엘프들의 기록에 나와 있어.」


베르반의 말을 떠올리며 다시금 용두질에 몰두했다.


당장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여러 자세를 시험했다.


고블린의 자세.

오크의 자세.

트롤의 자세.

.

.


1분에서 2분, 3분, 5분, 10분······.


점점 능숙해지고 참을성도 길어졌다.


그렇게 폴리드가 수다 떨면서 들려준 것들까지 하나씩 하자, 어둠이 점점 사라지고 떠오르는 태양 빛이 창문을 붉게 했다.


“아아! 그. 그만! 헉헉! 그만! 나. 죽어!”


혜영이 비명에는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목소리가 갈라서 쉬었다.


“헉헉헉! 이. 짐승···.”


뒷말을 잇지 못하고 기절하듯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 말 뒤에 이어질 단어를 떠올리며 뿌듯함에 다시 흥분했다.


덜덜덜.


그녀의 몸도 나처럼 쾌락에 몸을 잘게 떨었다.


아니. 오히려 나보다 더 느꼈는지, 눈이 반쯤 풀렸다.


스슥.


혜영은 간신히 몸을 뒤집고는 천장을 보며 계속 헐떡였다.


“헉헉. 이. 그래도. 너는 그놈들과는 달라. 때리면서 하지도 무지막지하게 칼을 꽂듯이 짓밟지도 않았어. 처음이면서도 최소한의 배려가 있어. 마법사는 이런 존재가 아닌데··· 고마워.”

“성교육을 철저하게 받았거든.”

“?”


내 말에 혜영이 흥미로워하며 내게 고개를 돌렸다.


“누구한테?”

“아빠와 엄마.”

“··· 좋은 부모를 두었네. 왜 그렇게 좋은 부모를 놔두고 이곳에 왔어? 고향에서 마법으로 잘 먹고 잘살 수 있을 텐데.”

“둘 다 죽었거든.”

“······ 미. 미안.”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 시간도 참기 힘들어, 홀리듯이 처짐 없이 천장을 마주한 혜영의 가슴을 뚫어지게 보았다.


그리고. 다리를 잡고는 이곳저곳 샅샅이 보았다.


그녀는 약간 얼굴을 붉히더니 겨우 용기를 쥐어짜며 말했다.


“나와 더하고 싶어?”

“응.”

“그러면 그놈을 죽여줘. 그러면 평생 너하고만 할 테니까. 원한다면 너의 여자가 될 테니.”


혜영은 두 손을 벌려 내 머리를 잡고는 입술을 부딪쳤다.


입술과 입술이 만난고, 혀와 혀가 만나는 물렁물렁한 느낌이 또 다른 쾌감을 주었다.


혜영의 혀를 깨물어 피를 받아 마시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지만, 피와 고기는 와이얼드의 것으로 충분하다.


그렇게 정성껏 나와 키스를 하고는 혜영은 다리를 덜덜 떨면서 옷을 입었다.


‘힐링.’


위이잉.


“!”


그녀는 놀란 눈으로 나를 보더니 회복된 체력으로 빨리 옷을 다 입었다.


그 속도에 아쉬워 내심 마법을 건 것이 후회되었다.


‘시발. 괜히 했나?’


다시 음심이 생겨 엉덩이를 잡으려고 하자, 혜영의 손바닥이 내 손등을 때렸다.


짜악.


“이겨. 그러면 모두 네 거야.”

“으응.”


뭔가 기가 죽어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가 들자, 그녀는 이미 방문을 열고 나갔다.


그리고.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울렸다.


“휘익!”

“혜영이 어제 임자를 만났네! 교성 소리가 여관 전체에 울렸어!”

“역시 마법사의 품이 좋은 모양이야!”

“나는 20번까지 세다가 그만뒀어.”

“닥쳐!”


혜영의 싸늘한 목소리와 챙챙거리는 칼 소리가 울리더니 이내 문밖이 조용해졌다.


나는 침대에 코를 킁킁거리며 그녀의 냄새를 맡고, 몸을 뒹굴며 몸에 냄새를 묻혔다.


최초의 여자.


겨드랑이, 사타구니, 발바닥, 정수리······.


시큼하고 구수하고, 적당한 기름기 같은 분비물.

살에서 풍겨오는 특유의 좋은 냄새.

나를 보는 눈에서 전해지는 좋은 마음의 냄새.


주먹으로 때리거나 머리통을 부서서 피를 받아먹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러면. 이런 충만한 느낌이 없었을 테니.


“졸리군.”


피로가 몰려왔다.


처음이라서 그런지 30번은 무리였다.


29번을 해야 했다.


스윽.


그렇게 감기는 눈꺼풀에 저항하지 않자 바로 의식을 잃었다.






2시간 후.


눈을 뜨자 몸이 개운했다.


확실히 대단한 몸이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불에 남은 체취를 다시 맡고, 마법으로 땀에 젖은 몸을 씻고 바지와 흉갑을 입었다.


소드벨트를 차고 검을 확인하고 문을 열었다.


아래로 내려가자 회의 중인지 토르켈과 베켐프 등이 대화하고 있었다.


나를 발견한 할프킨이 손을 흔들며 반겼다.


“오오. 어제 대단했어. 소리만 들으면 누구 하나 죽는 줄 알았어.”

“대단한 놈.”

“무서운 놈.”

“주점에서 한 말이 사실이었어.”


그렇게 말하는 남자들의 눈에는 하나씩 시퍼런 멍이 나 있었다.


“혜영이는?”

“방에서 자고 있어. 시발. 조금 놀렸다고 폼멜로 머리를 찍을 필요는 없잖아. 하마터면 눈알이 터질뻔했어.”

“나는 칼이 1cm만 더 들어갔으면 죽었을 거야.”


폴리드야 수다스러웠지만 과묵했던 베켐프와 할프킨도 제법 말이 많아졌다.


모두 부러운 시선으로 나의 아랫도리를 보았다.


나는 다시금 은근한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의자에 앉았다.


“모집한 용병들은 어떻게 됐어?”

“전부 떠났어. 솔직히 나라도 떠날 테니 잡을 수도 없었어.”


할프킨이 작게 추임새를 넣었다.


“용병이 잡는다고 잡힐 존재도 아니고.”

“많이 줄 돈도 없고.”

“식사는?”


토르켈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됐어.”

“그러면. 바로 마탑에 갈 거지?”

“응.”

“안내해 줄까?”


용병단장의 호의를 반갑게 받아들였다.


적어도 혜영이를 포함한 5명은 나를 버리지 않았다.


솔직히 모두 도망칠 줄 알았는데.


분노가 가시고 싸늘한 현실을 일깨우는데 반나절이면 충분했다.


토르켈이 남은 빵을 입에 욱여넣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가자. 어차피 일주일 동안 아무 짓도 못 할 테니.”

“폴리드. 사창가는?”


폴리드가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 저었다.


“됐어. 당분간 몸 사리려고.”

“그래? 그럼. 가자. 토르켈.”

“앞장서지.”


단장이 토르켈인데 어느 순간 내가 되는 모양새였다.


저벅저벅.


토르켈은 조금 빠르게 걸으며 검은 문(모노리스)이 있는 방향으로 걸었다.


중간중간 시장과 여관들을 지나치자 높은 탑이 보였다.


탑은 모노리스보다 높지는 않았지만 2배는 넓었는데 층만 해도 수십층은 넘었다.


마탑 앞 10km에까지 온 토르켈이 자리에서 멈췄다.


“여기서부터는 마법사나 귀족, 허락받은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어.”

“용병들 볼일은?”

“허락을 받고 안으로 들어가지. 하지만 아직 허락받지 못했어. 네가 마탑의 회원이 되면 같이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안돼.”


토르켈은 몇 가지를 설명하고는 돌아갔다.


멀어지는 그를 보다가 고개를 돌려 걸었다.


20분 정도 안으로 걷자, 머리를 뒤로 젖혀도 끝을 볼 수 없는 건물 1층으로 들어갔다.


앞을 지키던 병사들이 나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선선히 X자로 교차한 창을 거뒀다.


그렇게 들어가자 시원함이 나를 맞았다.


‘시원하다.’


안은 조금 더운 밖과는 다르게 시원한 바람이 몸을 식혔다.


페르미는 북쪽에 위치한 곳이지만, 그래도 짧은 여름이 있다.


‘자연스럽지 않은 만들어 낸 바람이야. 신기하군.’


자박자박.


접수대에 가자 단정한 복장의 여자가 나를 맞았다.


혜영이보다는 못하지만 예쁘고 좋은 살냄새가 났다.


여자는 연습한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반겼다.


“그르누이 님이시죠?”

“응? 응.”

“마탑에 등록하러 오셨습니까?”

“응.”


여자는 바로 주먹 크기의 네모난 돌을 꺼내어 데스크 위에 올렸다.


“여기 마력석에 마력을 넣어주십시오.”

“알았어.”


완전히 방전된 마력석은 검은색이다.


두 손으로 잡고 마력을 넣자, 검은색이 점점 흰색으로 바뀌었다.


우우웅.


5분 정도 지나자 마나석이 완벽하게 흰색으로 변했다.


그걸 확인한 여자는 반갑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축하합니다. 그르누이 님. 이것으로 마법사임이 증명되었습니다. 원래는 몇 가지 절차가 더 있지만, 와이얼드 님이 인증을 했기에 생략하겠습니다.”

“그 새끼가?”

“······.”

“으음. 미안.”

“아닙니다. 제가 괜한 말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마법사임이 확인되자 그녀의 눈에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보였다.


스윽.


여자는 서랍에서 손바닥 크기의 모노리스처럼 생긴 걸 꺼내어 내게 내밀었다.


“그르누이 님. 이건 마력폰입니다. 마력으로 충전하는 방식으로 안에는 마탑에서 허용하는 모든 지식이 들어있습니다.”

“마력폰?”

“예. 마법사끼리 전화를 할 수 있고, 안에 각 마법사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통화 거부 설정도 가능하고요. 참고로 그르누이 님의 번호는 8974입니다.”

“전화가 뭐지?”


여자는 익숙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설명을 이었다.


“마력폰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지구의 휴대폰이라는 걸 개량한 걸로 마법사들만 가질 수 있습니다. 마법사의 상징이죠.”

“호오.”


조용히 마력폰을 만지작거렸다.


여자는 이어서 설명했다.


“또. 그르누이님은 자작의 지위를 얻었습니다.”

“자작? 내가 귀족이라고?”

“예. 가장 낮은 등급이지만, 마법의 수준이 높아지시면 그만큼 등급이 오릅니다. 축하합니다. 그르누이 님.”

“귀족이라···. 내가 귀족이라니.”


나는 가만히 마력폰을 만지작거리며, 이 물건이 주는 권력에 짜릿함을 느꼈다.


혜영이 주었던 쾌락과는 다르지만, 확실하게 쾌락이다.


‘이게 베르반이 말했던 권력이라는 쾌락인가?’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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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034. 동래성 24.09.11 17 0 12쪽
33 033. 권능 24.09.10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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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031. 지구로 24.09.08 14 0 12쪽
30 030. 찌르레기 용병단 24.09.08 19 0 12쪽
29 29. 자비(慈悲) 24.09.08 18 0 12쪽
28 028. 마공의 비밀 24.09.07 2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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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26. 시술 24.09.07 19 0 12쪽
25 025. 정령사 줄리아 24.09.06 19 0 12쪽
24 024. 운명과 숙명 24.09.06 24 0 12쪽
23 023. 클레어 바이블 24.09.06 24 0 12쪽
22 022. 냄새(그르누이) 24.09.05 26 0 12쪽
21 021. 처음이자 마지막 마법 24.09.05 25 0 12쪽
20 020. 승리 24.09.05 26 0 12쪽
19 019. 혜영의 세상(3) 24.09.04 25 0 13쪽
18 018. 혜영의 세상(2) 24.09.04 28 0 12쪽
17 017. 혜영의 세상(1) 24.09.04 34 0 13쪽
16 016. 혜영과 와이얼드 24.09.03 34 0 12쪽
15 015. 검이 심장을 뚫다. 24.09.03 31 0 12쪽
14 014. 와이얼드와 대결하다. 24.09.03 37 0 13쪽
13 013. 콜로세움 24.09.02 3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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