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변경백은 오거 마법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쿼터갓
작품등록일 :
2024.08.21 11:16
최근연재일 :
2024.09.17 12:05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1,271
추천수 :
0
글자수 :
218,380

작성
24.09.02 16:30
조회
42
추천
0
글자
12쪽

011. 역혈심법을 익히다.

DUMMY

011. 역혈심법을 익히다.






*



“내 손가락이 그렇게 맛있냐?”

“응. 깨끗하게 씻어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 거야. 시발. 이렇게 맛있는 고기는 처음이야. 너 진짜 맛있다. 내가 인정.”

“하아. 미친놈.”


와이얼드는 질린 듯이 나를 보았다.


그러는 사이 그의 손가락이 천천히 자라나 원래의 형태를 만들었다.


“마법사가 성욕, 식욕, 인육에 미친 건 기본이지만, 너처럼 이렇게 먹는 놈은 ··· 크크. 내 부하가 되면 매일 줄 수도 있는데··· 어때?”

“으음. 내가 널 이겨서 야무지게 다 먹을 거야. 머리카락하고 대장하고 이빨은 빼고. 지금처럼 말고 고기를 깨끗하게 씻어서.”

“크크. 그게 너의 최고 욕망인가?”

“아니. 몰라. 그저 네 고기가 먹고 싶어. 다른 마법사는 모르겠고, 인간은 그렇게 땡기지가 않아. 혜영이가 싫어할 게 뻔하고.”

“키킥. 잡혀 사는군. 겨우 한번 해놓고.”

“아니. 50번 정도 했어.”

“······.”


부러워하는 시선이 보였다.


그는 졌다는 표정으로 손가락 3개를 내밀더니 하루치 용량을 보였다.


“너의 승리다.”

“응.”


고기의 맛이 점점 사라졌다.


그 여운을 즐기다가 완전히 사라지자, 미련 없이 쾌감의 찌꺼기를 놓았다.


입맛을 다시며 그의 팔을 보았다.


“팔 하나 잘라줄래?”

“쿠쿡. 싫다. 마력 소모가 크다.”

“그러면. 손가락 2개만 더 잘라줘.”

“시발 새끼. 내 손가락 네 맛집이냐?”

“응.”

“좆까.”

“크크크.”

“흐흐흐.”


이 원숭이 같은 놈이 마음에 든다.


와이얼드는 많은 인간을 학살하고 강간하고 온갖 끔찍한 짓을 저질렀지만, 내게는 인간의 도덕이 없다.


요정 부모의 가르침과 혜영이가 주는 쾌락이 본능을 적당히 억누를 뿐이다.


스윽.


“?”


손가락을 뻗어 그가 탁자에 떨어뜨린 피를 알뜰하게 묻혀 입에 쪽하고 빨았다.


“으음. 맛있다. 아아!”


황홀해서 흰자위가 드러났다.


그리고. 그때는 긴가민가했는데 이제는 확실히 인식했다.


그의 고기를 먹고, 또 피를 먹으면 내 마력의 양이 늘어난다.


그뿐만이 아니라 마력의 순도 또한 조금 높아졌다.


흡사. 소금물에 그보다 더 진한 소금물을 넣으면, 전체적으로 소금의 농도가 좀 더 진해지는 것처럼.


‘흡성대법?’


읽었던 흡성대법의 내용이 떠올랐다.


하지만. 다른 느낌이다.


‘책에 적힌, 다른 마력이 들어온 부글거리는 불협화음이 없다. 그냥 내 것이 되었어. 이건 나만의 권능 같은 건가!’


어쩌면. 나중에 힘들여 흡성대법을 배울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활짝.


입꼬리가 귀에까지 걸렸다.


좀 더 먹고 싶다. 저놈을.


하지만. 몇 번씩 졸라도 놈은 앙칼스럽게 몸을 허락하지 않았다.


“한 번만 줘라.”

“닥쳐. 시발. 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는 마력석 몇 개를 더 주고 나를 닥치게 하더니, 과거의 일을 계속 얘기했다.


그렇게. 감정의 찌꺼기를 다 토하고는 후련한 듯 나를 차분하게 보았다.


“그르누이. 잘 생각해 봐라. 50년 동안 내 부하가 된다면 콜로세움에서 죽이지 않으마. 네 여자도 건드리지 않고 말이야. 아니면. 네가 지면 네 여자를 강간하고 잡아 먹···을 수도 있다.”

“흥. 좆이나 까잡숴.”

“키키킥.”

“하하하.”


우리는 한동안 서로를 손가락질하며 웃었다.


“간다. 좆같은 놈. 일주일 후에 보자. 그때. 깨끗하게 죽여··· 그때 보자.”


쿵쿵쿵.


몸 크기에 맞게 거센소리를 내며 와이얼드가 사라졌다.


그가 사라지자 바로 여자가 내게 왔다.


“한 잔 더 드릴까요?”


유혹하듯 바텐더가 허리를 살짝 숙이며 나를 보았다.


어제도 그렇고, 잘생긴 얼굴 때문인지 유혹이 많이 들어온다.


‘나와 하룻밤에 이 여자는 얼마나 마탑에서 대가를 받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다음에 봐.”


스윽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갔다.


8974번 문이 닫히고 조용한 침묵이 찾아왔다.


와이얼드의 방은 6969번이다.


가서 애원하고, 엉덩이라도 내밀면서 팔 하나 받아올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서걱.


베르반으로 팔목을 잘랐다.


검을 놓고 잘린 부분을 잡자 피가 멈췄다.


꿈틀꿈틀.

뚝뚝.


통증은 거세게 나를 공격하다가 언제나 그렇듯 능숙하게 쾌감으로 변했다.


극복의지(克服意志).


와이얼드의 형은 이 마음이 없었기에 마법사가 되지 못했다.


극심한 몸과 마음의 고통.


그 고통을 준 적에게 도망치지 않고 싸우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태풍 같은 고통은 순식간에 잔잔해진다.


그리고. 몸은 투쟁의 설렘으로 두근거리고 고통은 쾌락으로 전환된다.


마음을 속일 수가 없다.


싸움을 회피하는 마음으로, 억지로 세뇌하듯 소리 질러도 태풍은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 한구석의 망설임이 마법사의 정신을 만들지 못하게 한다.


‘싸운다’는 말을 지껄인다고 본능이 속아주지 않는다.


극복의지를 통해 고통을 쾌락으로 전환한다.


요정 부모는 나를 매일 달리게 하고, 무거운 걸 들고 앉았다 일어났다 같은 걸 시켰다.


근육이 찢기는 고통은 날이 갈수록 점점 쾌감으로 바뀌고, 몸은 튼튼해지는 이익을 남긴다.


그것은 시중에 알려진 마법사가 되는 훈련 중의 하나다.


말싸움, 몸싸움··· 그렇게 하나씩 망설임 없는 상태가 된 사람이 마법사가 될 확률이 높다.


뭐. 운(運)이 따르지 않으면 불가능하지만.


위이잉.


잘린 팔목 단면에서 손톱과 손가락이 생기더니 점점 팔이 자랐다.


10분이 지나자, 마력 절반이 사라지고 새로운 팔이 만들어졌다.


우적우적.


정신없이 옛 팔을 먹었다.


팔 속에 있는 마력이 내 속으로 흡수되는 게 느껴졌다.


‘시발. 맛없네.’






꿀꺽.


다 먹자 마력이 충전되었다.


물론. 빠져나간 마력의 절반 정도 되는 마력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마력의 순도는 그대로다.


“나를 먹는 건 의미가 없군. 괜히 마력만 낭비했군.”


툭. 툭.


주머니에서 마력석 12개를 꺼내 침대에 던졌다.


돌멩이에서 와이얼드와 같은 냄새가 풍겼다.


“일단은 놈의 말처럼 역혈심법부터 익히자.”


털썩.


침대 앞에서 가부좌를 틀고 자세를 잡으려고 했는데, 근육 때문에 다리가 겹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반가부좌 자세를 잡고 정신을 집중했다.


이제부터 중요한 시간이다.


역혈심법을 발동시키는 주문을 외우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마력을 담으며 주문을 외웠다.


한 글자라도 틀리면 안 되기에 또박또박 확실하게 말했다.



적을 갖지 못한 인간을 보잘것없는 존재다.

적이 없는 삶은 허무와 권태의 구렁텅이, 가혹한 시련이 아니겠는가?

적이야말로 구세주다.

적의 존재만으로 인간은 충분히 역동적으로 살 수 있다.

적이 있음으로써, 삶이라는 이 음울한 사건은 웅장한 서사시가 되는 것이다.



역혈심법은 아멜리 노통브라는 여 대마법사가 만든 것으로, 모든 마공의 기초다.


모든 무공의 주문에는 극복의지와 그 무공에 필요한 마음이 담겨있다.


역혈심법에는 강한 투쟁의 마음이 있어야, 극성까지 익힐 수 있다.


‘오오오!’


마법이 발동되었다.


우두둑.

우두둑.


“!”


몸의 뼈가 뒤틀리고 부서지고 다시 맞춰지는 느낌은 고통이다.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극심한 고통에 이를 꼭 악물었다.


역시. 마공은 이래서 위험하다.


그나마. 예상한 고통이기에 견딜만했다.


“적을 갖지 못한 인간은······.”


계속 소리에 마력을 넣어 외우고 또 외웠다.


내장을 뽑아서 물로 씻고 다시 넣는듯한 그런 고통.


살을 벗겨서 뼈를 닦고, 온몸을 해부해서 널어놓는 듯한 고통에 머리가 하얘졌다.


그래도 주문을 멈추지 않았다.


“적을 갖지 못한 인간은···.”


정공은 고통도 적고 소리를 멈추면 다시 시작하면 되지만, 마공은 그대로 정신이 망가져 버린다.


주문은 수많은 길 속에서 역혈심법의 길을 선택하게 했다.


‘씨발. 졸라게 아프네. 씨발. 좋아. 더 세게! 더 세게! 시발! 더 세게! 이것밖에 못 해? 시발 좆같은! 나를 찢어줘!’


5분 후.


태어나는 고통보다 늘어나는 쾌감이 점점 커졌다.


쾌감은 점점 늘어나더니 이윽고, 모든 것이 쾌락인 상태가 되었다.


꽈아앙.


“!!!”


머리에서 폭죽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나는 의식을 잃었다.






번쩍.


눈을 뜨자 마력이 티끌만큼 남았다.


“끄응.”


‘아주 위험했어. 중간에 마력이 다 바닥났으면 죽었다. 나도 참. 마력을 다 충전하고 해야 했는데. 무모했어.’


죽었을지 모른다는 스릴에 몸이 잘게 떨렸다.


“응?”


마력의 질감과 냄새가 달라졌다.


“호오.”


원래는 내 몸 냄새에 가까운 마력인데, 조금 바뀐 정신만큼 다른 흉포함을 만들었다.


부글부글.


새롭게 만들어진 마력이 부글거렸다.


기운 자체가 흉포하고 교활하며 강렬했다.


마공 특유의 이 느낌에 흡족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러나.


킁킁.


“으으. 더러워.”


땀구멍에서 나온 검은 노폐물에서 심한 악취가 나왔다.


마법사가 되면서 육체의 탁기가 많이 씻겼는데, 완벽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으으. 환기. 응?”


창문을 열었지만, 냄새가 다 빠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환기팬을 켜고 옷을 벗어 비닐에 넣어 묶었다.


검게 변한 속옷까지 모두 넣었다.


클린 마법을 쓰면 되는데, 마력이 다 소모되어서 쓸 수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욕실에서 알몸으로 할 걸 그랬다. 으으. 냄새. 씻어야겠군.”


저벅저벅.


발가벗은 몸으로 욕실에 가서 거울을 보자 전보다 잘생긴 남자가 보였다.


외형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몸을 둘러싼 어떤 아우라가 달랐다.


거기도 조금 더 우람해졌고.


“흐흐. 이제는 60번은 문제없겠어.”


「바보야. 중요한 건 횟수가 아니고 정성이야!」


혜영이의 충고가 떠오르자 이내 시무룩해졌다.


쏴아아.


샤워기를 켜자 얇은 물방울이 원을 그리며 쏟아졌다.


“오오오! 좋다.”


머리카락과 피부에 닿는 감촉이 신선했다.


부비부비.


샴푸라는 걸로 머리를 비비자 거품이 일어났다.


거품은 중력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머리의 오물 때문인지 아주 검었다.


그래도. 계속 비비고 감자 점점 흰 거품 물이 흘렀다.


“오오. 재미있어. 목욕. 아니. 샤워라는 게.”


씻는 게 은근히 재미있다.


번거롭지만 몸을 애무하는 물줄기와 내가 내 몸을 만지는 감촉이, 자기애를 충족하는 것 같다.


자기애(自己愛)?


나도 이제는 이런 말을 할 줄 안다.


부비부비.


아몬드 냄새가 나는 비누를 잡고 양손으로 문지르자 거품이 일었다.


샴푸의 거품과 조금 달랐다.


몸에 거품을 비비고 물로 씻어내자, 거품은 역한 냄새를 가지고 하수구로 사라졌다.


위이잉.


수건으로 몸을 닦고 드라이로 머리카락을 말리고, 옷장에서 속옷과 파자마를 꺼내 입었다.


치수를 잰 듯이 옷이 몸에 꼭 맞았다.


푸욱.


침대에 눕자 바로 잠들었다.


귀에서 환기팬 돌아가는 미약한 소리가 들렸다.






다음날.


늦잠을 잤다.


쏴아아.


똥을 싸고 반가부좌를 틀고 달라진 마력에 집중했다.


역혈심법이 정신을 조금 더 크게 만들고, 그 속의 마력도 전보다 순도 높게 만들었다.


우우웅.


나는 마력을 전신에 돌리며 이 느낌에 익숙해졌다.


‘조금 어렵네.’


뚝뚝.


땀이 떨어지는 것도 인식 못 할 만큼 마력에 집중했다.


1시간 후.


마력이 온전히 다스려졌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한국의 변경백은 오거 마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앞으로 낮 12시 5분에 올리겠습니다. 24.09.09 12 0 -
40 040. 최초의 백성 NEW 17시간 전 5 0 12쪽
39 039. 대통령의 고민 24.09.16 6 0 12쪽
38 038. 동료를 제안하다. 24.09.15 7 0 12쪽
37 037. 5서클 흑마법사 24.09.14 11 0 12쪽
36 036. 대치하다. 24.09.13 10 0 12쪽
35 035. 흑마법사 김한남 24.09.12 15 0 12쪽
34 034. 동래성 24.09.11 17 0 12쪽
33 033. 권능 24.09.10 15 0 12쪽
32 032. 여해(汝諧) 24.09.09 17 0 12쪽
31 031. 지구로 24.09.08 15 0 12쪽
30 030. 찌르레기 용병단 24.09.08 19 0 12쪽
29 29. 자비(慈悲) 24.09.08 18 0 12쪽
28 028. 마공의 비밀 24.09.07 21 0 12쪽
27 027. 흑미륵마공 24.09.07 21 0 12쪽
26 026. 시술 24.09.07 20 0 12쪽
25 025. 정령사 줄리아 24.09.06 19 0 12쪽
24 024. 운명과 숙명 24.09.06 24 0 12쪽
23 023. 클레어 바이블 24.09.06 24 0 12쪽
22 022. 냄새(그르누이) 24.09.05 27 0 12쪽
21 021. 처음이자 마지막 마법 24.09.05 25 0 12쪽
20 020. 승리 24.09.05 26 0 12쪽
19 019. 혜영의 세상(3) 24.09.04 26 0 13쪽
18 018. 혜영의 세상(2) 24.09.04 29 0 12쪽
17 017. 혜영의 세상(1) 24.09.04 35 0 13쪽
16 016. 혜영과 와이얼드 24.09.03 35 0 12쪽
15 015. 검이 심장을 뚫다. 24.09.03 31 0 12쪽
14 014. 와이얼드와 대결하다. 24.09.03 38 0 13쪽
13 013. 콜로세움 24.09.02 36 0 12쪽
12 012. 대결 전날 24.09.02 40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