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타가 요리하는데 신이 자꾸 방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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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봉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23 09:56
최근연재일 :
2024.09.07 18: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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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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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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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침입자

DUMMY

▶서브퀘스트(D-0/00:00:05)

「5골드(3골드 20실버/64%)」


“5, 4, 3, 2, 1.”


-띠!


▶서브 퀘스트 실패!

「당신은 서브 퀘스트에 실패하셨습니다. 곧 페널티가 주어집니다!」


쥐 죽은 듯이 있던 마야가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흐흐흐. 거지 같네, 정말. 사기를 쳐도 적당히 해야지!”


그렇다.

그 비 때문에 결국 손님은 오지 않았다.

반대로 오늘은 해가 쨍쨍했다.

환상적인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그에겐 해결책이 있었다.

마야는 어제 본 창을 띄웠다.


「서브 퀘스트 완료권이 있습니다. 사용하시면 실패 페널티를 막을 수 있으며 완료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용하시겠습니까?」

【Y/N】


‘보상. 이것도 사기는 아니겠지?’


그래도 본상이란 단어의 효과는 대단했다.

마야는 바로 Y를 눌렀다.


▶서브 퀘스트 성공

「오늘부터 3일 동안 5골드를 모으세요. 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으로 메인 퀘스트의 목표액이 감소합니다.」


‘목표액이 감소한다고?’


동시에 꼴 보기 싫었던 메인퀘 창이 나타났다.


【Main Quest】

「서브 퀘스트 보상으로 1억→1천만 골드로 변경되었습니다. 조금 더 분발해 주세요!」

【10,000,000골드/3골드 20실버(0%)】


마야는 깜짝 놀랐다.

0이 하나 줄어들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유레카~!”


휘파람이 절로 나오며 어깨가 들썩였다.

왜 아르키메데스가 발가벗고 거리에 뛰쳐나왔는지 알 것 같았다.

반면, 그의 외침에 깜짝 놀라 서둘러 들어온 세라는 두 눈을 의심했다.

마야가 휘파람을 불며 리듬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라버니?”

“어! 왔어?”


얌전히 세라가 내미는 바구니를 받는 걸 보면 미친 건 아니었다.

하지만 특이한 행동이 이어졌다.

마야는 달걀과 감자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창~ 꼬!”


▶인벤토리(5/6)

「달걀 2/감자 11/치즈 1/버터 1(80%)/소고기 안심 1」


달걀과 감자 3개를 빼고 전부 집어넣은 후 흥겨운 요리 전에 마야는 세라에게 물었다.


“그것보다 병아리는 아직인가?”

“네. 오라버니. 암탉 2마리가 열심히 품는 중이에요.”

“그래?”


그때 마야의 눈에 주방 입구를 어슬렁거리는 티거가 눈에 들어왔다.

히든퀘 완료의 주역이지만, 저건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야!”

“어멋!”


둘의 경고성 외침에도 불구하고 티거는 넘지 말아야 할 문턱을 넘어버렸다.

그 모습에 잔뜩 기분 좋았던 마야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는 바로 팬을 잡고 허공에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티거에게 위협을 가했다.


“저리 안 나가~!”


갑자기 변한 마야의 모습에 세라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오라버니. 그건 좀 심하네요.”

“무슨 소리! 지금이 제일 중요할 때야! 어릴 때 교육을 단단히 해야 해!”

“알겠어요. 제가 단단히 교육···. 으악~!”


갑자기 귀신이라도 본 듯이 놀라는 세라는 허공 어딘가를 가리키고 얼어버렸다.

그 모습에 마야도 깜짝 놀라 하던 행동을 멈췄다.


“왜?”


조심스레 물어봤지만, 대답은커녕 벌벌 떨고만 있었다.

세라가 저러니 마야도 자연스레 두려워졌다.

여긴 게임이었다.

도시와 떨어진 산골 중턱에 자리 잡은 이곳엔 몬스터가 나타나도 절대 이상하지 않았다.

그때 마야의 머릿속에 한 녀석이 떠올랐다.


“설마. 곰은 아니겠지?”


곰이라면 충분히 가능했다.

그건 게임이 아니라도 가능했다.

현실에서도 이런 곳에 먹이를 찾아 종종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뉴스에서 봤었으니까.

아무래도 마야가 맞은 모양이었다.

그의 말에 세라는 입까지 가린 채 머리를 사방으로 떨고 있었다.


‘제길. 이렇게 유다희?’


죽고 싶지 않았다.

당연했다.

서브퀘 완료 보상을 안 지 얼마 안 됐다.

이대론 너무 억울했다.


‘신 녀석!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생사의 갈림길에 선 자가 살기를 선택할 때

초자연적인 힘이 생긴다고 했다.

지금 마야가 그러했다.

그는 천천히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들고 있는 팬에 힘을 꽉 주고 재빨리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그렸다.


“히익! 온다~!”


그때 더욱 소스라치게 놀란 세라가 크게 소리쳤다.

마야는 그녀의 손가락 끝을 보며 허리를 힘차게 돌렸다.

지금, 이 자세라면 홈런도 가뿐할 것이다.


“이얏!”


생존을 위한 힘찬 함성이 주방에 퍼졌다.

그런데?

함성만큼이나 그의 공격도 허무하게 날렸다.

녀석은 곰이 아니었다.

몬스터도 아니었다.


“으아아아~!”


그건 바로 마야가 제일 증오하는!


“이 쥐새끼가~~!!”


-찍!!


손바닥만 한 시커먼 놈이 주방 바닥을 휩쓸며 지나갔다.


-쾅~! 쾅~!


놈의 반사신경은 대단했다.

마야의 강력한 일격을 몇 번이고 피한 녀석은 그를 놀리듯 주방 가구를 타고 올라갔다.


“이 자식이~!”


그때 뭔가가 슉! 하며 그를 스쳐 지나갔다.

모두가 쥐에 집중해서 못 봤겠지만, 그것은 작은 몸집으로 주방 가구를 타고 순식간에 쥐를 쫓아갔다.


-니야아앙~!


날카로운 소리와 동시에 천장으로 기어가는 쥐를 쳐낸 그것은 방금까지 세라의 품에 있던 티거였다.

이 기회를 놓칠 마야가 아니었다.


“으아!”


마야는 모든 신경을 동체 시력에 집중해 목표를 포착했다.


-쾅!


재빠른 일격.

정확한 명중.


“잡았다!”

“티거! 설마 쥐 때문에 여기 온 거야?”


티거는 별거 아니라며 그루밍을 시작했다.


“오라버니! 보셨죠? 이게 다 티거 덕이에요! 대단하죠?”

“후. 밥값은 하네. 그런데 갑자기 쥐는 어디서 온 거지? 이렇게 깨끗이 관리하는데.”

“비를 피하려고 들어온 것 같아요.”

“비가 와서 도망치다 이곳에···. 잠깐!”


그 순간 나뭇가지를 주울 때 만났던 녀석의 혐오스러운 꼬리가 기억났다.

마야는 방금 쓰러뜨린 놈을 조심히 살폈다.

맞았다!

그때 봤던 그 꼬리와 똑같았다!

갑자기 말없이 멍한 표정의 마야에 세라는 불안감을 느끼며 속삭였다.


“왜요?”

“야생 쥐라면······.”

“무리 지어 다니죠?”

“무! 리?”


둘은 동시에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그루밍을 멈춘 티거가 어딘가를 주시했다.

설마 하며 티거의 시선을 따라간 둘의 입에선 엄청난 사이렌이 터져 나왔다.


“으아아아~!”


입을 벌린 채 기절한 세라.


-키야아아~!


주방 전체를 뛰어다니며 쥐를 쫓는 티거.


“죽어! 죽으라고!”


분노의 일격을 날리는 마야.

얼마나 시끄럽던지 벌목도 멈추고 들어온 크리스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는 먼저 주방 입구 앞에 드러누운 세라에게 다가갔다.


“세라! 왜 그래?!”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떨리는 손가락으로 주방을 가리킬 뿐이다.

그는 잔뜩 긴장하며 발광하는 마야에게 향했다.


“형님! 무슨 일입니까?”

“크리스!?”


마야는 크리스를 보자마자 밝게 웃었다.

지금 마야에게 그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메시아적 존재였다.

지금까지 쉴 새 없이 움직이던 손을 잠시 멈추고는 두 팔을 높이 올리며 소리쳤다.


“축제다! 사냥 축제다!”

“축제요?”

“그래! 이 축제에 참여해라! 크리스! 사냥! 쥐새끼 사냥 축제다!”

“으흐흐!”


갑자기 눈빛이 변한 크리스는 품 안의 단도를 뽑아 들었다.

얼마 전 비를 맞아 더욱 형편없어진 날이었지만 야생 쥐는 이걸로도 충분했다.

그는 날 끝을 혀로 핥으며 결의를 다졌다.


“이 주방에서 소멸할 때까지!”


이 말과 함께 주방으로 침투한 크리스는


“위~하~! 이효오~! 푸휴휴~! 히릿~!”


와 같은 의성어를 남발하며 사냥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이 세 캐릭터의 합은 잘 맞았다.

마야의 강력한 땅의 울림.


-쾅! 쾅, 쾅!


티거의 몰이.


-키야약!


그리고 크리스의 날카로운 일격.


“송곳 찌르기! 이번엔 1타 3피다~!”


이 신나는 축제를 즐기는 크리스.

이 신나는 난장판을 즐기는 티거.

이 신나는(?) 분위기에 취한 마야.

셋의 크나큰 활약으로 주방에서 쥐는 완전히 소멸하였다.

문제는···. 난장판이 된 주방이었다.


“하···. 돌아버리겠군.”

“그래도 쥐는 이제 없습니다.”

“그래! 그래! 고맙다!”

“형님 덕에 오랜만에 즐거웠습니다.”


주방을 볼수록 마야는 한숨만 나왔다.

깨진 접시와 그릇들의 파편이 사방에 가득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도록 하자.

그나마 화로와 조리 도구는 건재했다.

하지만 들고 있는 팬은 다 찌그러졌고, 멀쩡한 가구 하나 없었다.

거기에 더 열 받는 건 여전히 싱글벙글한 크리스의 얼굴이었다.


“좋겠다. 나도 너처럼 행복해지고 싶다! 왜 난 행복할 수가 없냐고!”

“형님! 이왕 이렇게 된 거 쥐고기로 요리를 해보심이 어떻습니까?”

“꺼져! 뭔 쥐고기야!”

“얼마나 맛있는데요!”

“하······. 이걸 먹자고?”


크기를 보니 저번에 잡아 온 정체 모를 고기와 비슷했다.

그래도 12마리를 잡았으니, 양은 꽤 나올 듯싶었다.


“손질이 문제라면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너. 진짜 행복해 보인다.”

“하하. 어렸을 때 생각이 났습니다.”


누구나 좋은 추억 하나는 가지고 있었다.

쥐사냥에 대한 추억인지, 쥐고기에 대한 추억인지, 마야가 알 길은 없었다.

다만, 크리스의 모습에서 고기를 다지던 세라의 모습이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니었다.


“그보다 여기선 이걸 팔아도 돼?”

“그럼요! 여행자들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별미라고?”


그건 사실이었다.

놀란 마야가 창고에 넣기 위해 쥐고기를 선택하자 재료 도감 창에도 그렇게 적혀있었다.


【쥐고기】★☆☆☆☆

「여행자들의 별미. 도시인은 싫어한다.」


“그럼, 손질이나 해야겠다.”

“저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여전히 천진난만한 크리스의 반응에 마야도 조금씩 기분이 풀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방일은 마야가 할 일이 있었다.

크리스가 할 일은 따로 있었다.


“됐어. 그것보다 크리스. 우리 망치랑 못은 있냐?”

“가구 때문입니까?”


크리스는 단번에 이해하고 마야의 시선을 따라 주변을 훑어봤다.


“어. 이 꼴로 요리할 수는 없잖아? 손님 없는 게 천만다행이다.”

“알겠습니다. 제가 만들어보죠.”


남에게 일을 맡기는 건 탐탁지 않았지만, 이번 건 어쩔 수 없었다.


“흠. 믿어도 되지?”

“믿어주시죠!”


결의에 찬 대답에 마야도 긍정의 신호를 보냈다.


“그래. 이 꼴로 사는 것보단 뭘 해도 낫겠,”

“히히. 지금 할까요?”

“깜짝이야! 너!”


갑작스러운 세라의 등장에 놀란 마야는 한마디 하려다가 실실 웃는 모습에 그만두었다.

마야도 점점 그들에 적응하고 있었다.


“뭐. 빠를수록 좋지. 그럼 부탁한다. 티거! 넌 저리 가!”


모두가 나가자마자 엄청난 소음이 시작됐다.

그 소음 때문일까?

마야는 지금 그때의 주방에 있는 것 같았다.

오히려 과거의 향수가 떠올랐다.

돌아가고 싶었다.

이딴 썩어빠진 주방에서 모든 게 완벽한 그의 주방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약해지면 안 됐다.


“쓸데없는 생각은 금물!”


정신을 차리고 마야는 화덕에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손질을 끝낸 쥐고기에 소금과 후추를 바른 후 기름을 발랐다.

그 후 쓸만한 꼬챙이에 꽂아 화로 위에 걸쳐놨다.


“여행자들이라면 분명 이렇게 먹었겠지.”


익어가는 동안 마야는 밖을 바라봤다.

신난 두 남매와 뭘 하는지도 모르는 고양이 한 마리가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는 그때, 환영받지 못할 창 하나가 나타났다.


‘하긴. 이 새끼가 날 도와줄 리 없지.’


▶서브퀘스트(D-2)

「3일 안에 10골드를 모으세요.

단, 실패 시 페널티가 있습니다.」


마야는 내용을 보고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3일 동안 5골도 못 벌었는데 지금 10골을 벌라고? 무조건 실패하란 소리지? 그치?’


하지만 그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었다.

이번엔 반드시 실력으로 성공할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


우렁찬 기합과 함께 전의를 다지는 마야의 가슴속에서 승부욕이 끓기 시작했다.

그 순간 노릇노릇 익어가는 꼬치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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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부조리 24.09.07 3 0 12쪽
17 하드 캐리 24.09.06 6 0 12쪽
16 만석 24.09.05 5 0 13쪽
15 동남풍 24.09.04 5 0 13쪽
14 첫 도시 출장 24.09.04 5 0 13쪽
13 소문의 주인공 24.09.03 5 0 14쪽
12 업그레이드 24.09.02 5 0 14쪽
11 도시에서 온 손님 24.08.31 6 0 13쪽
10 수상한 여행자 24.08.30 6 0 13쪽
9 훼방꾼 24.08.29 8 0 14쪽
» 침입자 24.08.28 6 0 12쪽
7 티거 24.08.27 5 0 14쪽
6 여행자 24.08.26 7 0 13쪽
5 첫 손님. 24.08.24 6 0 14쪽
4 정식 직원 24.08.24 8 0 12쪽
3 법규를 준수하시오. 24.08.23 6 0 12쪽
2 누구냐, 넌 24.08.23 10 0 12쪽
1 여긴 어디 나는 누구 24.08.23 2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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