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타가 요리하는데 신이 자꾸 방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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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봉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23 09:56
최근연재일 :
2024.09.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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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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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수상한 여행자

DUMMY

“세라. 이거 팔 수 있는 거야?”

“그, 그럼요. 도시에 가···. 면 돼요.”


갑자기 변한 세라의 말투가 변했다.

두 손가락을 모으고 다리를 꼬기까지 했다.

그녀를 보니 무얼 원하는지 알 것 같았다.


“네가 쓸래?”


순간 세라의 눈에서 찬란한 별들이 반짝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돼요?”

“그럼. 자.”

“오~~!! 감사합니다! 오라버니!”


검을 받은 그녀는 너무 행복한 나머지 주체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였다.

세라는 마야의 주변을 정신없이 돌아다닌 후 작업하던 곳으로 이동했다.


-파바박! 파악!


전과 다른 경쾌한 소리가 났다.


‘그래. 잘 줬다.’


새로운 장비를 받았을 때의 기분은 마야도 잘 알고 있었다.

거기에 고작 60실버였다.

그것 때문에 자리를 비우고 도시를 왕복하는 건 손해였다.

그리고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

저 멀리서 고기 완자와 메쉬드 포테이토를 먹은 여행자가 동료들과 함께 나타난 것이다.


“자. 저기가 내가 말한 그 민박집이라네!”

“저긴 나도 아는데.”


동료는 의심하며 되물었다.


“정말 저기라고?”

“그렇다니까!”

“믿을 수 없군.”


말은 그렇게 했지만, 코를 자극하는 냄새는 현실이었다.


“그나저나 아까부터 나는 이 맛있는 냄새는 뭘까? 쥐고기 같은데.”

“쥐고기도 팔아? 넌 감자 요리 먹었다며!”

“그렇지? 설마 새 메뉴?”


그 말에 그들은 한 몸처럼 발걸음을 옮겼다.

여행자를 발견한 마야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다가오는 4명을 째려봤다.

정확히는 경계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의 반가운 소리에 경계심은 자연히 풀렸다.


“주인장! 내 약속대로 다시 왔소!”


자세히 보니 정말 그자가 맞았다.


“정말이네? 저번과 같은 거?”

“그것도 그건데. 이 냄새는 뭐요?”

“아. 쥐고기를 훈제해 봤지.”


쥐고기란 소리에 메뉴는 정해진 것 같았다.


“이건 얼마요?”

“65실버.”

“65? 그럼 난 이거!”

“나도! 이거!”

“너도? 나도!”


모두가 메뉴를 골랐지만, 동료를 데려온 자만 심적 갈등 속에서 고르지 못하고 있었다.

엄청난 고통의 순간!

지금, 이 고통을 이해하는 자는 마야밖에 없을 것이다.


“빨리 골라!”

“시간 없다고. 빨리.”

“으아아~! 나도 이거!”

“총 4개. 맞지?”


4명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화덕 속에서 잘 구워진 쥐고기가 등장하자 구워진 껍질에 벌써 침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2골드 60실버.”

“여깄소!”


요리를 받기 무섭게 모두 한입 배어 불었다.


“와우~!”


잘게 부서지는 껍질.

미친 듯이 흘러내리는 육즙.

촉촉한 속살.


“딜리셔스~~!!”


4명은 합창하듯 똑같이 말했다.

마야는 자연스레 건방진 미소가 떠올랐다.

이건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다.

저 도시에서 시작했다면 이미 몇천 골드를 벌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계속 남 탓만 할 순 없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그래서 최고가 될 수 있었다.


‘보고 있나? 보고 있냐고! 이게 바로 노력의 결과다! 난 할아버지에게 아무것도 물려받지 않았다고! 이 강건마 같은 놈아!’


그는 썩은 미소와 함께 하늘을 향해 법규를 날렸다.


***


▶서브퀘스트(D-1)

「10골드(7골드 35실버/73%)」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감사합니다~! 나중에 또 와주세요.”

“당연히 그러리다.”


어젯밤부터 아침까지 조용하더니 점심때 두 손님이 찾아왔다.

둘은 중년의 부부로 보였다.

인상착의를 보니 여행자 같지 않았는데,

둘은 메쉬드 포테이토와 쥐고기 꼬치를 각각 2개씩 시켜 연신 감탄사를 내뱉고 갔다.


“세라. 이제 쥐고기는 없어. 손님 오면 알려줘.”

“네~!”


첫 출발이 좋은 그때 자꾸 마야의 눈에 거슬리는 뭔가가 보였다.


“그런데 그 칼 말이야.”

“네? 이거요?”

“어. 그거 꼭 허리에 차고 있어야 해?”

“당연하죠! 저번처럼 이상한 놈들 오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라의 짧은 팔이 허리춤으로 이동, 엄청난 속도로 칼을 뽑으며 허공에 휘둘렀다.

순간 날이 은빛 파도처럼 보였다.

긴 칼도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에 마야는 깜짝 놀랐다.


“그런 건 어디서 배운 거야?”

“혼자 연습했어요.”

“흠. 아니. 그것보다. 아니다. 그래. 대신 조심하고.”

“히히. 네~!”


여행자들도 다 무기를 들고 있었고 손님들도 별말 없었으니 괜찮을 것 같았다.

그는 일단 가진 재료를 다시 확인했다.


▶인벤토리(5/6) - 7골드 35실버

「달걀 2/감자 6/치즈 1/버터 1(60%)/소고기 안심 1」


‘감자만 다 팔려도 끝이군. 역시 별거 아냐.“


이번엔 꾸준히 손님들이 찾아주고 있어 뭔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사냥을 마친 크리스가 입장했다.

상당히 자랑스러운 표정이었다.


”형님! 오늘 성과가 대박입니다!“

”음? 뭐길래?“

”쥐굴을 발견했지, 뭡니까!“


마야는 깜짝 놀라 식겁하며 되물었다.


”뭐? 쥐굴?“

”네. 한 마리를 끝까지 쫓아가니 굴이 나와 녀석들을 전부 잡아버렸죠!“

”오! 전부?“

“네! 형님!”


크리스는 차곡차곡 쥐를 꺼냈다.

그것들의 일부는 저번에 크리스가 사냥해 온 정체 모를 고기와 비슷했다.


“크리스! 전에 잡아 온 이상한 고기! 설마?”

“흠! 전 그럼 이만!”


크리스는 순식간에 바닥에 철퍼덕 누워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래도 여행자들이 좋아하는 재료인 것을 알았으니, 오히려 좋았다.

마야는 손질을 마치고 야외로 이동했다.

다시 한번 멀리까지 이곳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또다시 억까는 시작되었다.


▶서브퀘스트(D-1)

「10골드(7골드 35실버/73%)」


“비네.”

“비야.”


저번만큼은 아니지만,

어제부터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있었다.

사냥도 장작도 패지 못하는 둘은 멍하니 창만 보고 있었다.

한편 마야는 밖에서 익히다가 만 쥐고기를 주방에서 요리 중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며 보는 창문 너머는 여전히 정신없이 비가 몰아치고 있었다.

오늘도 장사는 그른 것 같았다.


’하루가 날아갔네.‘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세라의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어서오세요!”


한 남성이 비를 뚝뚝 흘리며 들어왔다.

여행자로 보였는데 활과 화살을 들고 있는 것을 봐선 크리스 계열 같았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자리에 앉았다.


“역시. 아무도 없군.”

“무엇을 드릴까요?”


세라는 메뉴판을 보여줬지만,

그는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았다.


“먹을 것 좀 있소?”

“네! 오늘은 메쉬드 포테이토. 쥐고기 훈제, 쥐고기 꼬치. 그리고 염소젖이 있습니다.”

“술은?”

“없어요. 민박집이거든요.”


여행자는 의외라며 놀랐다.


“민박집? 알겠소. 쥐고기 훈제에 메쉬드 포테이토 하나 주시오.”

“둘이 합쳐 1골드 45실버 입니다.”

“맛은 모르겠지만, 가격은 나쁘진 않군.”

“먹으면 깜짝 놀랄 거예요.”

“그런 말은 많~이 들었지.”

“그리고 저희는 선불이에요.”


그는 다시 한번 놀랐다.


“선불?”

“네~!”

“허허.”


주문을 받자마자 요리가 시작됐는지 주방에서 거부할 수 없는 향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후각에 만족하며 미소 지었다.

얼마 후 접시를 들고 오는 세라를 보자 여행자는 그는 접시가 뚫어지듯 바라보았다.

이미 요리에 매료된 것이다.


“여기 나왔습니다.”

“냄새는 훌륭하군. 맛까지 좋으면 좋겠는데.”


그는 먼저 메쉬드 포테이토를 떠먹었다.

한입 넣자마자 단숨에 해치우더니 그대로 쥐고기 훈제를 뜯기 시작했다.


“와~! 진짜 맛있네. 이렇게 맛있는 쥐고기는 20년간의 여행 중 처음이야.”

“봐봐요. 제가 깜짝 놀랄거라고 했죠?”

“흠. 좋아. 혹시 요리한 분을 만날 수 있소? 작게나마 보답하고 싶군.”

“잠시만요!”


세라의 말을 들은 마야는 그 말을 의심했다.


“보답?”

“네!”

“무슨 보답? 돈인가?”

“모르죠. 여행자가 보답할 방법은 정말 많으니까요.”


마야는 행동을 멈추고 물어봤다.


“거절하면 어떻게 되지?”

“여행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기 힘들겠죠?”

“평가, 라.”


현실에서도 미쉐린(Michelin) 3스타를 받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물론 지금의 마야라면 평가가 필요 없었다.

하지만 그건 현실이었고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법이다.


“흠. 그럼 만나는 게 좋겠네.”


주방을 나온 마야를 본 상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앉아있었다.

마야가 가까이 다가가자 그제야 상대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이 건방진 자식이!‘


하지만 지금 마야의 명성은 이곳에선 쓸모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마야도 자존심은 있었다.

형편없이 삐죽 내민 손을 여행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뻗었다.


“좋은 요리. 잘 먹었소.”

“뭐. 내가 만든 거니깐.”

“대단한 자신감이군.”

“그래서 용건이 뭐지?”

“여행자들 사이에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소. 혹시 들어봤나?”


그의 말에 맥없이 누워있던 크리스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어떤 소문?”

”나도 스쳐 들은 데다가 그냥 헛소문일지도 모르니 자세히 말하기는 그렇지만, 일단 이 근처에서 안 좋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소.“


마야는 그냥 가볍게 넘기려 했다.

하지만 다음에 나온 말은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니 되도록 이곳을 떠나시오.“

”이곳을 떠나라고?“

”그렇소. 되도록 빨리.“

”안 좋은 일이 정확히 뭔지 알 수 있을까?“

”말했다시피 나도 들은 거라. 하지만 그것을 무시하기엔 소문이 너무 많이 퍼졌어.“

”음. 그렇군. 끝인가?“


생각보다 별 소득이 없다고 생각한 마야에게 여행자는 미소와 함께 본색을 드러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당신에게 주는 보답이오. 그 이상의 정보를 원하면 이젠 뭔가를 나에게 줘야지.“

”뭐? 그럼 알고 있다는 말이야?“

”그건 당신이 뭘 주느냐에 따라 다르지.“

”하하하! 너 사기 아냐?“

”여행자는 이런 거로 사기를 치지 않는다는 거 모르나?“

”정말이야?“


마야는 믿을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어느새 일어난 크리스가 옆에 와 있었다.


”네. 형님. 여행자의 정보는 믿을 만하죠. 어디까지나 여행자일 경우에요.“

”뭐야! 그럼, 이자가 여행자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는 거야?“

”그렇긴 한데 인상착의를 봤을 땐 여행자일 가능성이 커요. 오라버니.“

”고맙군. 레이디.“

”잠깐 타임!“


마야의 다급한 손짓에 상대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난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군.“

”알았어!“


마야는 세라, 크리스와 의논을 시작했다.


”크리스. 듣고 아무것도 안 주면?“

”큰일 나죠! 형님! 여행자와의 거래를 어기면 큰 불행이 찾아옵니다.“

”제길! 저놈이 사기를 칠 확률은?“

”소문이 거짓일 확률은 있지만, 저자가 사기 칠 확률은 낮아 보여요. 오라버니. 다만.“


마야는 숨을 죽이며 세라의 소리에 기울였다.


”저자가 줄 정보가 문제죠. 수수께끼 같은 정보라면 받으나 마나니.“

”형님. 일단 원하는 것부터 물어보는 게 좋겠습니다.“

”그게 좋겠다.“


마야는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여행자 앞에 서자 그자의 미소가 더더욱 짙게 드러났다.


”원하는 게 뭐지? 참고로 난 가진 게 없어.“

”가진 게 없긴. 요리가 있잖소.“

”요리? 그건 얼마든지 줄 수 있지. 지금 만들어 주지.“

”방금 먹은 거 말고. 인벤토리에서 내가 선택한 재료로 만들어 주시오.“

”좋아!“


마야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인벤토리(6/6) - 7골드 35실버

「달걀 2/감자 6/치즈 1/버터 1(60%)/소고기 안심 1/쥐고기 14」


상대는 보자마자 소고기 안심을 선택했다.


”이걸로 만들어 주시오. 그렇다면 핵심 단어를 알려주겠소.“

”소고기 안심을 공짜로 먹을 정도로 대단한 단어란 말이야?“

”들으면 나에게 감사하다 할 텐데.“


저 당당함이 마야를 더 긁어대고 있었다.


”하하. 돌겠군.“

”세상엔 공짜가 없는 법이지.“

”하하하. 진짜. 주~옥 같네.“


마야의 머릿속에서 엄청난 속도로 계산기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재료로도 서브퀘는 할 수 있어. 문제는 앞으로 장사를 할 기본 재료들을 더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 그 비용을 충당하려면 무조건, 이 안심 요리를 팔아야 해.’


한편으로는 여행자가 경고한 대로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이 모든 게 쓸모없어졌다.

깊이 생각할수록 더 혼란스러워질 뿐.

결국, 아무리 두드려도 원하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아직도요?“

”결정했다.“

”잘 됐군. 그럼 맛있겠소.“


여행자는 당연히 받아들일 줄 알았다.

그 정도로 그가 아는 단어의 가치는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마야는 냉철히 뒤돌았다.


”세라! 손님 나간다.“

”네? 네! 오라버니.“

”후회할 텐데?“

”후회는 당신이 하겠지. 여기가 없어지면 어디서도 이런 요리는 못 먹을 테니까.“

”내가 마지막 여행자일지도 모르오.“


여행자의 마지막 경고에도 마야는 주눅 들지 않았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안 그래?“

”알겠소. 하지만 난 경고했소.“

”그건 고맙군. 나중에 다시 오면 치즈 정도는 서비스로 주지.“

”그 배짱. 어디까지 가나 두고 보지.“


여행자가 나가자, 마야는 웃으며 말했다.


”그 말. 저 윗놈도 했었다.“


저녁에 비는 그쳤지만, 그 여행자의 말이 씨가 된 걸까?

정말 고요히 하루가 마무리되었다.


▶서브 퀘스트(D-1)

「10골드(8골드 80실버/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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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스타가 요리하는데 신이 자꾸 방해합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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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부조리 24.09.07 3 0 12쪽
17 하드 캐리 24.09.06 5 0 12쪽
16 만석 24.09.05 5 0 13쪽
15 동남풍 24.09.04 4 0 13쪽
14 첫 도시 출장 24.09.04 4 0 13쪽
13 소문의 주인공 24.09.03 4 0 14쪽
12 업그레이드 24.09.02 5 0 14쪽
11 도시에서 온 손님 24.08.31 5 0 13쪽
» 수상한 여행자 24.08.30 6 0 13쪽
9 훼방꾼 24.08.29 8 0 14쪽
8 침입자 24.08.28 5 0 12쪽
7 티거 24.08.27 5 0 14쪽
6 여행자 24.08.26 6 0 13쪽
5 첫 손님. 24.08.24 6 0 14쪽
4 정식 직원 24.08.24 8 0 12쪽
3 법규를 준수하시오. 24.08.23 6 0 12쪽
2 누구냐, 넌 24.08.23 9 0 12쪽
1 여긴 어디 나는 누구 24.08.23 2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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