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타가 요리하는데 신이 자꾸 방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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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봉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23 09:56
최근연재일 :
2024.09.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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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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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하드 캐리

DUMMY

▶【서브 퀘스트】(D-5)

200골드(104골드/50%)


민박집 홀은 최대 23석,

드디어 오늘 모든 의자가 채워졌다.

누군가에겐 역사적인 날이자,

누군가에겐 지옥의 날이었다.


“어서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어서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세라는 이리저리 흔들리는 오뚜기 같았다.

움직이며 홀을 봐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여러분! 줄을! 줄···. 주···. 야~!”


크리스는 곧 정신을 놓을 것 같았다.

몇 차례나 손님들과 싸울 뻔했다.


“주인장! 음식은 언제 나오는겨! 우리 일하러 가야혀!”

-캬아아아~~!


자꾸 항의하러 오는 손님 때문에 주방의 수호자 티거의 손톱은 숨어들 줄 몰랐다.

물론 마야의 속도가 느린 것은 아니었다.


-타다다다! 취리릭!

-부글부글! 후루룩!


마야는 지금 가장 효율적인 속도로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노동자였기에 여유 있는 아침을 보낼 수 없었다.

거기에 2시간이나 걸리는 도시와의 거리 때문이라도 보챌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세라! 오른쪽 창가 테이블 5인분! 아직 못 받은 손님 있어?”

“어···. 어···.”


마야의 질문에 꽁꽁 얼어붙은 세라다.


“알았으니까! 일단 이것부터 해결해!”

“네!”


말은 우렁차게 했지만, 눈빛부터 불안했다.

역시나, 세라의 발걸음은 전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세라! 오른쪽 창가 테이블!”

“네. 네!”

“오! 른! 쪽!”

“네!”


마야의 외침에 정신을 차렸는지 다행히 제대로 가져갔다.

그는 입술을 깨물고 홀을 살펴봤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진행될 게 뻔했다.

지금은 주방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 홀을 먼저 다스려야 했다.

마야는 굳은 결단을 하고 서빙을 끝낸 세라를 불렀다.


“세라! 이리!”

“네?”

“주방으로 들어오라고!”

“네! 오라버니!”


갑작스러운 마야의 명령에 머뭇대던 세라는 벌컥 주방으로 들어왔다.


“잘 봐. 이게 칼국수 면 자르는 방법이야.”


마야는 반죽을 자르기 전에 세라의 눈빛을 확인했다.

다행히 제정신으로 보였다.

그는 모든 준비를 끝낸 얇게 핀 밀가루 반죽을 척척 썰어 보였다.

그중 한 뭉치를 따로 빼내 확인시켰다.


“이게 1인분이야.”


긴장했는지 세라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여기 그릇 있지? 선, 보여?”

-끄덕끄덕.

“이 선까지 국물을 담고 여기에 썰어놓은 면을 넣은 후 화로에 올려.”

-끄덕끄덕.

“그리고 정확히 6분 30초에 빼면 돼. 이해했어?”

-끄덕, “네!”


대답과 함께 세라의 눈빛이 반짝였다.


“좋아. 그럼 날 부르면 돼. 지금 5인분은 내가 가지고 갈 테니 넌 이제 요리 만드는 데 집중해.”

“네! 오라버니!”


마야는 세라의 어깨를 토닥이곤 5인분을 들고 능숙하게 서빙을 했다.

이젠 크리스를 구해줄 차례였다.

그는 정문을 열고 줄을 확인했다.

생각보다 조용해 크리스를 보니 한쪽에서 두 손으로 화려한 단검 쇼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마야는 왜 이렇게 질서를 지키는지 깨달았다.

그렇다면 크리스는 다른 곳에 있어도 괜찮았다.


“크리스!”

“네! 형님!”

“여긴 잘했어. 이젠 주방에서 세라를 도와줘.”

“세라를요?”

“어. 주방에 가면 빈 그릇이 있을 거야. 그거 설거지해서 세라에게 줘.”

“알겠습니다!”


크리스가 주방에 들어가기 무섭게 몇몇 손님들이 불만을 표출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지?”

“시간이 없다고!”


소수의 의견은 줄을 선 50여 명의 인원에게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그러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빨리 주시오!”

“지금 당장 안주면 갈 거야!”

“정말 시간이 없다고!”

“늦으면 큰일 난다니까!”


마음 같아서는 ‘먹기 싫으면 꺼져!’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이들은 잠재적 고객이었다.

지금 붙잡아 두지 않으면 다시는 볼 수 없는 것은 물론 도시 내에서 평판까지도 박살이 날지도 몰랐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당장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 무엇일지 해결책을 찾아봤지만, 쉽게 나올 리 없었다.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


“아씨! 이러다 늦겠네! 그냥 갑시다!”

“그러게. 자! 다들 갑시다.

”이번에 늦으면 정말 피 봐요.”

“제길. 새벽부터 이게 뭔 짓이람.”


마야는 농장이란 말에 머릿속이 번쩍였다.

저 말에 대부분이 반응하는 것을 봐선 같은 곳에서 일하는 자들이 틀림없었다.

농장에서 일하는 자라면 밖에서 먹는 게 매우 익숙할 것이 틀림없었다.


“자! 상당히 급하신 것 같으니, 제가 밖에 간이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신가요?”

“당연하지! 꼭 저렇게 안 먹어도 돼!”

“그럼! 우린 밖도 좋아!


마야의 예상이 맞았다.

그렇다면 이젠 속도가 중요하다.

일단 야외화로의 화력을 올렸다.

마야는 설거지 중인 크리스를 불러 화로 주변에 의자와 테이블로 쓸 수 있는 통나무를 놓았다.

그리고 주방에 들어가 칼국수 면 30인분을 한꺼번에 잘라 밖의 솥에 집어넣고 이리저리 큰 국자로 흔들었다.

그 냄새가 얼마나 좋던지 기다리든 모두가 입을 활짝 열고 침을 줄줄 흘려댔다.

요리를 확인하기 위해 맛을 보는 마야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는 이도 있었다.

그때 세라가 마야를 찾았다.


”오라버니! 오라버니!“

”기다려! 지금 간다!“


주방에 도착하니 3인분이 완성되었다.


”어디 거지?“

”저···. 그게···.“


세라는 만드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어디서 시킨 건지 까먹고 있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마야는 그것만 봐도 어느 자리 것인지 알 것 같았다.

그는 거침없이 홀을 질주하더니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쪽의 작은 테이블로 이동했다.

그곳엔 2명의 여성과 한 명의 남자가 각자의 손을 연신 비벼대며 요리의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계산은?“

”당연히 했지!“

”알고 있어. 자.“


그들은 요리를 내려놓기 무섭게 허우적대며 먹기 시작했다.

주방으로 돌아오며 다 먹은 테이블의 빈 그릇까지 수거하는 여유를 부리는 마야였다.

그 모습에 세라는 기가 죽어버렸다.


”죄송해요. 오라버니.“

”아직 안 끝났어! 세라! 마지막 6인분까지 집중해!“


마야의 말에 다시 기운을 얻은 세라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요리에 집중했다.

그 옆에서 열심히 설거지 중인 크리스에게 다가간 마야는 그를 토닥이며 물었다.


”크리스! 빈 그릇이 몇 개지?“

”지금 22갭니다!“

”오케이! 그거 전부 줘! 그리고 준비되는 대로 나에게 가져와!“

”네!“


마야는 능숙히 그릇을 들고 밖으로 나가기 무섭게 모두를 향해 외쳤다.


”모두 80실버 준비해 놔! 없으면 그대로 쫓겨날 줄 알아!“


그리고 솥에서 정확히 1인분의 면과 국물을 그릇에 담아 기다리는 손님에게 내밀었다.

당연히 돈을 준비한 손님에게 그 혜택이 먼저 돌아갔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이럴수록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오라버니! 오라버니!“

”자! 안에 자리 났으니 들어가라고!“

”형님! 그릇입니다!“

-히야아암!(하품하는 티거)


그렇게 마야는 종횡무진 주방과 홀, 야외화로를 누비며 맹활약했다.

그 덕에 새벽부터 찾아온 88명이나 되는 손님을 탈 없이 서비스할 수 있었다.

사람이 빠져나가자, 크리스와 세라는 그대로 바닥에 넉 다운해 버렸다.

마야는 오히려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그가 바라고 바랐던 분주함이었다.

힘든 건 말이 안 되었다.


”오라버니. 대단하세요.“

”맞습니다. 형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여전히 바닥에 누워 일어서질 못하는 둘에게 마야는 웃으며 말했다.


”정신 차리라고. 이게 일상이 될 테니까.“

”아···....“

-야아옹!


그 말에 동의하는 건 혼자 실컷 낮잠을 자다 온 티거뿐이었다.

녀석은 뭐가 그리 좋은지 자꾸 밖을 보며 울어댔다.


”손님 다 갔어. 티거.“

”티거는 되게 좋았나 보네.“


마야도 시끄럽게 울어대는 티거의 목덜미를 잡으려다 두 손으로 끌어안았다.


”보통 고양이는 낯선 사람이 오면 도망간다는데 얜 다르네. 그 유명한 개냥이인가?“


마야의 품에 안긴 티거는 이리저리 몸을 굴리며 장난치다가 다시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 귀여운 모습을 잠시 감상하던 셋은 서둘러 청소를 시작했다.

언제 다시 몰아닥칠지 모를 손님을 위한 대비였다.


***


그 시각, 민박집이 마주한 숲속.

새벽의 난리부터 사람들이 떠난 모든 상황을 지켜본 산적 두목은 자신을 안내한 두 명을 불러세웠다.


”널 날려버린 게 저 녀석이 확실해?“

”네! 저 자식입니다. 두목“

”한 주먹에 이 멍청이를 날려 보냈습니다.“

”흠.“


아무리 봐도 평범한 요리사 같았다.

어디서 그런 괴력을 숨겼는지 발휘했는지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확실히 말해라. 진짜냐?“

”정말입니다! 두목!“

”두목! 우린 거짓말 안 합니다!“


얼마나 억울했는지 울먹일 정도였다.

그러니 두목은 더 골치 아팠다.

나름 한 덩치 하는 이 녀석을 원펀치에 날려 보냈다면 자신도 어찌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돌아가면 안 됐다.

두목으로서의 체면이 산산조각 날 것이 뻔했다.

그런 그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대충 아침 상황을 보면 계속해서 손님들이 몰려올 게 뻔했다.

그럼 굳이 저 녀석을 공격하지 않아도 됐다.

산적 두목은 아주 만족한 미소를 선보이며 부하들에게 말했다.


”그럼. 복수는 우리 식대로 해볼까?“


***


”자! 이제 휴식!“

”와! 휴식~!“


난생처음 겪어보는 오전 일과 후 휴식에 크리스와 세라는 동시에 환호성을 질렀다.

평소에 당연시하던 한가함이 이렇게나 소중할 줄은 누가 알았겠나?

청소도 점심시간 때까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

그런 둘의 모습에 마야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쉴 수 있을 때 푹 쉬어라.“


마야는 벌써 드러누워 버린 크리스와 세라를 번갈아 쳐다보고는 밖으로 나갔다.

이제 잠에서 깨어난 티거도 심심했는지 마야를 따라나섰다.


”티거! 화로 뜨거우니까 여기로 오지 마.“


말을 알아들었는지 마야가 알려준 곳까지는 절대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얌전히 있는 것도 아니다.

녀석은 뭐가 그리 신났는지 이리저리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놀기 시작했다.

지금 자기의 모습처럼 보였을까?

마야는 활발한 티거의 모습에 만족해했다.


”그래. 여기랑 주방만 가지 마.“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임시로 마련한 통나무 의자를 거의 다 제자리로 가져다 놓았을 때였다.

소란스럽던 티거가 갑자기 멈춰 섰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마야는 주변을 둘러봤다.

당연히 아무런 낌새도 찾지 못했다.

그래도 움직이지 않는 티거에 마야는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무쇠엄니멧돼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티거. 뭐가 있어?“


마야의 말에 반응한 것일까?

티거는 귀와 꼬리를 쫑긋 세우고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마야를 한 번 바라보고는.


-냐옹.


하고 울고는 길가로 천천히 걸어갔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마야도 같이 움직였다.

텅 빈 길가에 멈춰 선 티거는 도시를 향해 고개를 돌리곤 앉아서 그루밍을 시작했다.

이 행동을 어떻게 해석할지 생각 중에 길가를 수 놓는 흙먼지를 보게 된다.

그리고 곧 그 정체를 알게 된다.

말을 타고 오는 도시 사람이었다.

마야의 판단이 맞았다.

이제 점심을 먹으러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 뻔했다.

마야의 자신 있는 표정이 나오는 순간!

얼핏 들린 긴박한 메시지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귀를 세워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내용은 대충 이랬다.


”도와주세요! 산적이! 산적이 나타났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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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스타가 요리하는데 신이 자꾸 방해합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부조리 24.09.07 3 0 12쪽
» 하드 캐리 24.09.06 6 0 12쪽
16 만석 24.09.05 5 0 13쪽
15 동남풍 24.09.04 4 0 13쪽
14 첫 도시 출장 24.09.04 4 0 13쪽
13 소문의 주인공 24.09.03 4 0 14쪽
12 업그레이드 24.09.02 5 0 14쪽
11 도시에서 온 손님 24.08.31 6 0 13쪽
10 수상한 여행자 24.08.30 6 0 13쪽
9 훼방꾼 24.08.29 8 0 14쪽
8 침입자 24.08.28 5 0 12쪽
7 티거 24.08.27 5 0 14쪽
6 여행자 24.08.26 6 0 13쪽
5 첫 손님. 24.08.24 6 0 14쪽
4 정식 직원 24.08.24 8 0 12쪽
3 법규를 준수하시오. 24.08.23 6 0 12쪽
2 누구냐, 넌 24.08.23 10 0 12쪽
1 여긴 어디 나는 누구 24.08.23 2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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