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타가 요리하는데 신이 자꾸 방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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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봉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23 09:56
최근연재일 :
2024.09.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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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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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도시에서 온 손님

DUMMY

▶서브퀘스트(D-0/01:23)

「10골드(9골드 60실버/96%)」


점심 전에 온 손님이 먹고 간 메쉬드 포테이토를 마지막으로 저녁 시간인 지금까지 한 명도 오지 않고 있었다.

시간이 줄어들수록 마야는 불안했다.

그리고 어제 여행자의 자꾸 말이 떠올랐다.


[후회할 텐데?]


”아으! 그냥 안심 줄 걸 그랬나?“

”형님. 이미 마차는 떠났습니다.“

”그래요. 오라버니. 다들 저녁 먹을 시간이니까 너무 초조해하지 마세요.“

”그게 문제라고!“


마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고작 40실버를 남겨두고 있었는데 이미 해가 사라져 밖이 껌껌했기 때문이다.

사실, 크리스와 세라도 말은 저렇게 했지만, 마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밤에 산속을 돌아다니는 자는 미친놈밖에 없었으니까.

그때 밖에서 말발굽 소리만큼이나 크고 그것보다 무거운 소음이 그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덜덜덜! 쿵쾅! 쿵쾅!


그리고 희미하게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여기라는 거잖아. 맞지?“

”네. 어르신. 여깁니다.“

”아무리 봐도 아닌 거 같은데.“

”정말입니다. 인생 감자 요리였어요.“

”알았다! 너니까 믿고 들어가 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발걸음 소리와 함께


-쾅!


누군가가 문을 힘차게 열며 들어왔다.

한 명은 근육질의 덩치 큰 중년의 남성,

다른 한 명은 오늘 메쉬드 포테이토를 먹고 간 자였다.

세라는 기분 좋은 얼굴로 그들을 맞이했다.

반대로 덩치 큰 사내는 들어올 때부터 쭈그린 인상 그대로 받아쳤다.


”종업원인가?“

”네! 손님! 어서 오세요.“

”메뉴!“

”네! 여기 있습니다.“


상대는 자리에 앉기도 전에 메뉴를 받았다.

그러자 함께 온 자가 그의 손을 잡고 가장 편안해 보이는 자리로 안내했다.

녀석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기분 상한 눈빛으로 세라를 찾았다.


”이봐! 아가씨!“

”네.“

”여긴 쥐고기 밖에 없나?“

”네. 아무래도 여긴 여행자를 위한 민박집이라서요.“


세라의 대답과 함께 그의 표정은 당장이라도 난동을 피울 것 같이 변했다.


”형편없는 식당이군. 정말 여기가 맞나?“


그 험악함에 방금까지 당당했던 상대도 잔뜩 주눅이 들어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녀석의 도발적인 어투는 주방에서 지켜보던 마야의 신경을 건드리기 충분했다.


”무슨 일이지?“


이마빡에 힘을 꽉! 주고 나타난 마야의 두 눈은 다른 의미로 불타고 있었다.


”당신이 여기 셰프인가?“

”그런데?“

”난 도시 사람이지 여행자가 아니야. 다른 메뉴는 없나?“

”아직은 없어.“

”없다?“


대놓고 무시하는 더러운 녀석의 눈동자는 마야의 내면에 자고 있던 야수의 코털 건드리고 말았다.


”하지만 특별한 재료는 있지.“

”오호. 그게 뭐지?“

”안타깝지만, 너에겐 과분한 재료다.“

”이따위 식당에서 들을 말은 아니군.


그는 재밌다는 표정을 짓더니 품 안에서 뭔가를 한주먹 빼내 테이블에 올려놨다.

찬란히 빛나는 노오란 동전들이었다.


”20골드다. 이 돈이면 도시에서도 최고급 요리를 먹을 수 있다. 만약, 네가 가진 그 재료로 날 만족시킨다면 이걸 다 주지.“


그 말에 마야의 승부욕은 한계를 돌파해 저 우주를 향해가고 있었다.


”좋다. 내 이름을 걸고 최고의 요리로 대접하지.“

”난 네 이름 따윈 궁금하지 않아. 이 시간에 말까지 타고 왔다. 어서 요리나 가져오라고.“


진상까진 아니지만, 말투가 거슬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건방진 녀석. 넌 오늘 내 요리를 먹은 것을 행운으로 여길 거다.’


마야는 당당히 주방으로 들어섰다.


네놈의 입에 공허함을 남겨주마!’


녀석이 놀라 자빠질 정도의 요리를 만들 계획은 들어오기 전에 끝나있었다.


‘일단 감자부터!’


솥에 물을 채워 손질한 감자를 넣었다.

그리고 고기를 손질하기 위해 꺼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손질이 완료된 상태였다.

생각해 보니 티거를 구할 때 해놓았었다.


-냐옹~!


때마침 들린 티거의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이상한 포즈로 무언의 응원 중인 크리스, 세라, 티거가 있었다.

그때 마야는 뭔가가 떠올랐다.


-화르르!


마야는 화로에 화력을 최대로 올린 후,

기름을 두른 팬을 그 위에 올리며 외쳤다.


“크리스! 세라! 들어와!”

“오~! 들어가도 돼요?”

“빨리! 너 말고 티거!”

-우우....


안심의 식감은 매우 훌륭하다.

마블링이 거의 없는데도 육질과 풍미가 뛰어나고 운동량이 적은 부위라 근육의 결이 곱고 부드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저것으론 부족했다.

훨씬 부드러우면서도 특유의 질감은 유지해야 했다.

숙성이 필요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대신 마야에겐 크리스와 세라가 있었다.

그는 바로 후다닥 들어온 둘에게 명령을 내렸다.


”세라! 이걸 도마 위에 올릴 테니 이 방망이로 쉴 새 없이 두드려 줘! 대신! 이 방망이가 고기에 닿으면 절대 안 돼! 바로 위에서 멈춰야 해! 할 수 있어?“

”당연하죠! 오라버니!“

”크리스! 넌 내가 명령을 내리면 저 고기의 옆구리에 깊은 칼집을 냄과 동시에 이 버터를 통으로 넣어줘. 순식간에 끝내야 해! 알았지?“

”네! 형님! 맡겨만 주십시오!“

”그럼! 시작!“


세라는 마야가 안심을 올려놓기 무섭게 방망이질을 시작했다.


-휭~! 쉭!


엄청난 속도로 연달아 내려찍는 방방이와 더불어 응축된 공기층이 도마 위 안심을 난타하기 시작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빠르게 흘러나온 핏물이 안심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곧 잔잔한 피의 호수가 만들어졌다.

천상의 지옥이 펼쳐지는 고기의 표면과 반대로 그 호수는 죽은 듯이 고요했다.


‘정말 대단해.’


입이 떡 벌어질 일이었지만,

마야는 자신이 할 일을 잊지 않았다.

일정한 압력이 퍼지도록 꾸준히 안심을 이리저리 움직여 줬다.

덕분에 일정한 양의 공기압이 골고루 겉면을 두드려 댔다.

벌써 변화가 느껴질 정도의 고기 육질에 마야는 놀라워했다.


‘고작 30초 가까이 두드렸을 뿐인데, 10시간은 숙성시킨 것 같군.’


마야는 열이 최대로 오른 팬의 기름을 한쪽으로 몰아넣으며 외쳤다.


”세라! 고기를 공중에 띄워!“

”네!“


-통!


맑고 고운 소리와 함께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지만, 핏물은 아래로 안심은 허공으로 나뉘어 있었다.

문제는 평범한 마야의 눈으로는 도저히 쫓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목표를 놓친 마야의 두 눈이 허공을 헤매고 있었지만, 크리스는 달랐다.

지금 그의 눈에는 단 한 점만 보일 뿐이다.


”형님! 지금 합니까?“

”어? 어! 지금!“


순간 크리스의 몸이 잠깐 사라졌다.


-휙!


정말 저 소리 하나였다.

마야의 눈에 그가 들어왔을 땐,

버터를 품은 육질 풀린 소고기 안심이 모든 준비를 끝낸 채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기름의 반대 자리로 고기를 받은 후 볶은 밥을 볶듯 기름을 그 위로 끌어올렸다.

순식간에 강렬한 연기와 함께 먹음직스러운 소리가 온 주방에 퍼졌다.


-촤아아~!


단백질이 익어가는 소리는 천상의 연주와 다름없었다.

뜨겁게 달궈진 기름은 버터를 피해 정확히 고기에만 닿았다.

군침이 절로 돌 정도로 색감이 감돌고 있었다.

이른 본 크리스와 세라는 저절로 물개박수가 튀어나왔다.

하지만, 마야의 귀엔 들리지 않았다.

물론 그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마야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무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그의 마법 같은 손이 움직일 때마다

시뻘건 부위가 사르르 익기 시작했고, 버터의 매혹도 함께 풍겨왔다.


‘아직 한 발 더 남았다!’


마야는 다 익은 감자를 빼내 순식간에 으깬 후 이번엔 저번보다 염소젖을 적게 넣고 반죽을 시작했다.

치즈까지 섞어 한층 풍미를 더 한 질퍽한 반죽을 길게 뽑아내 안심의 풍미를 담은 기름에 떨어뜨렸다.


-챠아아~!


이번엔 탄수화물 특유의 향이 번져왔다.

고소한 향, 담백한 향의 이중나선으로 양 콧구멍에선 대환장 콜라보레이션이 펼쳐졌다.

순식간에 갈색 옷으로 갈아입은 반죽을 입에 넣자 바삭! 소리와 함께 녹아버렸다.


”세라! 가장 멋진 접시 준비해 줘!“

”네!“


그의 명령을 들은 세라는 재빨리 접시를 찾아 깨끗이 닦고 물기까지 제거했다.


”좋아!“


접시를 건네받은 마야는 소중한 생명을 놓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흐르는 육즙 한 방울까지 놓치지 않았다.

자리를 잡은 안심 사이에서 살짝 흐느적거리던 버터를 확인한 마야는 뚜껑을 덮었다.

그는 속으로 승리를 예감했다.

새로운 우주가 그의 손에 있었으니까.


【소고기 안심에 녹아내린 버터】 - 10골드

「정신 나간 방망이질과 날카로운 칼집 속의 버터로 한 단계 진화한 스테이크.」

【부드러운 감자튀김】 - 90실버

「찐 감자를 으깨 반죽 후 튀긴 요리.」


‘이제 좀 제값을 받네.’


어차피 지금은 가격이 의미 없었다.

녀석을 만족시키는 게 중요했으니까.

벌써 밖에 나가 대기하는 크리스와 세라를 재치고 이번엔 마야가 직접 서빙에 나섰다.

마야는 상대의 표정을 주시했다.

그는 생각보다 덤덤히 기다리고 있었다.


‘오호. 이런 게 처음은 아닌가 본데?’


마야는 오히려 좋았다.

저런 오만한 놈들의 표정이 일그러질 때 주는 쾌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그는 녀석의 앞에서 새로 태어난 우주의 온기를 머금은 뚜껑을 오픈했다.

엄청난 풍미가 소용돌이처럼 몰아치며 주변을 휩쓸기 시작했다.


”하하. 끝내주는군!“


지금까지 애쓰던 상대도 매섭게 다가오는 거대한 향기의 쓰나미를 이기긴 힘들었다.

흘러나오는 침을 간신히 넘겨대며 그는 이 요리를 만든 셰프를 쳐다봤다.


”이 요리의 이름은 소고기 안심과 버터로 만든 [눈을 뜬 목성] 그리고 이건 [프렌치 후라]. 우선 고기를 먼저 그리.“

”그건 내 마음이지.‘


마지막까지 객기를 부리며 마야의 말을 똑 잘라 버린 녀석은 멍하니 우주를 감상했다.

이런 도시 외곽의 민박집에서 나올 퀄리티가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내 요리 앞에선 모두가 평등해지지.‘


감상을 끝낸 상대는 부채질과 함께 꿈틀거리는 강력한 청소기를 가동해 자신의 동굴로 모든 냄새를 빨아들였다.


-킁! 킁!


대놓고 이러니 마치 놀리는 것 같았다.

남자는 시각, 후각, 미각으로 요리를 즐기고 있었다.

소용돌이처럼 휘감아 도는 고소하고 담백한 향기를 담아 둘 곳은 더는 없자 그제야 남자는 요리에 손을 댔다.


“와우! 네 말이 맞았군. 이 감자. 정말 맛있어.”

“사실 제가 먹은 것과는 다릅니다.”

“그래? 그럼, 그 메쉬드가 아니란 말이야? 셰프! 이 요리. 아니 이 감자 요리가 뭐라고?

”프렌치프라이.“

”프렌치프라이? 흠. 마음에 드는군. 자네도 먹어봐.“


녀석은 흐뭇해하며 이번엔 칼을 들었다.

그런데 썰기 위해 칼을 대보곤 바로 썰지 않고 툭툭 치기만 했다.

이번엔 포크와 함께 이곳저곳을 건드리자 안심 스테이크가 정신없이 떨어댔다.


’고기가 아니라 푸딩같군.‘


그럴 때마다 틈 사이에 녹아든 버터 물이 용천수처럼 뿜어져 나왔고 이는 마치 녹아내린 금처럼 보였다.

이걸 보고도 식욕이 없다면 그건 오래된 시체밖에 없을 것이다.


”으아! 미치겠군! 미치겠어!“


그 모습에 녀석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칼과 포크를 던져놓고 눈앞의 고귀한 우주를 향해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커다란 입에 도킹시켰다.


-쩝! 쩝!


상대는 눈과 입에서 말끔하게 사라진 우주를 생각하며 계속해서 씹어댔다.

순식간에 사라진 요리에 그는 당황했다.

그는 여전히 입맛을 다시며 마야를 노려봤다.

상당한 분노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 그가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좋아. 당신이 이겼네. 셰프양반.“


그는 20골을 한주먹에 쥐더니 원래 들어있던 가죽 주머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마야의 앞으로 갔다.

이미 오래전부터 승리를 확신해 건방진 자세를 한 마야에게 주머니를 건네곤.


”아주 잘 먹었네.“


라는 말을 남기곤 같이 온 자와 민박집을 나갔다.

손에 힘을 쥐니 묵직한 감각이 가죽 너머로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처음 보는 창이 나타났다.


▶서브퀘스트

「10골드(29골드 60실버/100%)」


【축하합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서브 퀘스트 성공

「오늘부터 3일 동안 10골드를 모으세요. 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으로 메인 퀘스트의 목표액이 감소합니다.」


퀘스트를 완료한 것도 모자라

목표 금액보다 훨씬 많은 돈이 모여 있었다.

순간 엄청난 환희가 해일처럼 몰려왔다.


”으아아아~!“


거대한 포효가 민박집 전체를 휘감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놀라지 않았다.

크리스, 세라, 티거까지 마야가 내지르는 환호성을 즐겁게 바라봤다.


’이제 내 차례다. 건방진 자식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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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스타가 요리하는데 신이 자꾸 방해합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부조리 24.09.07 3 0 12쪽
17 하드 캐리 24.09.06 5 0 12쪽
16 만석 24.09.05 5 0 13쪽
15 동남풍 24.09.04 4 0 13쪽
14 첫 도시 출장 24.09.04 4 0 13쪽
13 소문의 주인공 24.09.03 4 0 14쪽
12 업그레이드 24.09.02 5 0 14쪽
» 도시에서 온 손님 24.08.31 6 0 13쪽
10 수상한 여행자 24.08.30 6 0 13쪽
9 훼방꾼 24.08.29 8 0 14쪽
8 침입자 24.08.28 5 0 12쪽
7 티거 24.08.27 5 0 14쪽
6 여행자 24.08.26 6 0 13쪽
5 첫 손님. 24.08.24 6 0 14쪽
4 정식 직원 24.08.24 8 0 12쪽
3 법규를 준수하시오. 24.08.23 6 0 12쪽
2 누구냐, 넌 24.08.23 10 0 12쪽
1 여긴 어디 나는 누구 24.08.23 2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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