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신화 유산으로 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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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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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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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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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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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소환 스킬!

DUMMY

 공략팀 회의실 안.


 ‘신비로운 모래시계’를 테이블에 올려둔 채로,

 팀원 전원이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있는 김진수.


 “···그러니까. 이게 엘리트 몬스터를 잡고 얻은 보상이다. 그 말이죠?”

 “맞아요.”


 32층 엘리트 몬스터를 처치했을 당시 공략팀 멤버 중 그 누구도 ‘신비로운 모래시계’ 급의 보상은 받지 못했다.

 랜덤 스킬북과 ‘탑의 파편’을 비롯한 잡다한 재료들이 전부였다.


 석호윤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어떻게 저층 보상이 더 좋을 수가 있지?”

 “보스를 연속으로 처치하면 더 좋은 보상을 주는 게 아닐까요?”

 “···미치겠군.”

 “성질은 있는 대로 다 부리더니. 이제 만족해요?”

 “···.”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석호윤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시현이 공략팀에 건넨 ‘신비로운 모래시계.’

 단순히 고층 공략에 도움이 된다는 것 외에도 더 큰 의미가 담겨 있었다.


 ‘정보.’


 어느 국가, 어느 각성자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엘리트 몬스터에 대한 정보.

 전 세계에서 엘리트 몬스터를 가장 많이 상대한 각성자는 이시현이다.


 그 말인즉슨, 엘리트 몬스터와 추가 보상에 대한 모든 정보는,

 이시현.

 단 한 사람만이 가지고 있다.


 “···금액은?”

 “딱히 금액 이야기를 꺼내진 않았습니다. 우선 보상팀과 의논해 볼 생각입니다.”

 “얼마나 할까요? 저 아이템.”


 꿀꺽!


 잠시 흐르는 정적.

 누구도 섣불리 답하지 못했다.


 “지금 당장 큰 가치가 있는 아이템은 아닙니다. 제한 시간이 부족해서 기간 내에 탑 공략을 실패한 나라는 아직 없으니까요.”


 다만···.


 60층, 70층, 80층.

 탑을 오르면 오를수록 아이템의 가치는 말도 안 되게 상승할 것이다.

 기회는 단 한 번 뿐이지만, 잘만 사용하면 층 하나를 스킵할 수 있는 셈이니.


 그나마 다행인 건, 이시현이 ‘공략팀을 돕겠다’라는 뉘앙스를 풍겼다는 점이다.

 아마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부르진 않을 것이다.


 “이제 어떡하죠?”


 만약 이번 일이 알려지면,

 엘리트 몬스터에 도전하는 저층 파티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


 사상자가 엄청나게 늘어날 거다.

 정보가 밖으로 새어 나갈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겠지.


 김진수가 미간을 좁히고 볼펜을 딸깍거렸다.


 “···당분간은 함구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죠?”

 “네. 천천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거 같네요.”


 딸깍!


 돌아가는 볼펜을 빤히 쳐다보던 천혜영이 눈을 껌뻑거렸다.


 “근데 김 팀장님, 요즘 인사팀 한가해요?”

 “···.”

 “저번부터 왜 자꾸 공략팀에서···.”

 “···.”


 딸깍!

 딸깍!


 ***


 [엘리트 몬스터 ‘감염된 드루이드’를 처치하였습니다.]

 [경이로운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후아!”


 [탑 20층을 돌파하였습니다.]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고유 특성,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 레벨이 오릅니다.]


 드디어 20층 돌파.

 빡세다 빡세.


 “고생하셨습니당!”

 “수고했다.”


 이제 다섯 번째 특성을 까 볼 차례다.

 그 전에.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 5레벨을 달성하여, 스킬이 업그레이드됩니다.]


 [이제, ‘후긴과 무닌’으로 엘리트 몬스터 소환 조건을 알 수 있습니다.]

 [소환수, ‘굴린이’가 새로운 특성과 전용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메긴교르드’의 지속시간이 증가합니다.]

 [‘드라우프니르’의 내구도가 증가합니다.]

 .

 .


 “···미친! 뭐가 이렇게 많아?”


 20층 돌파를 축하하기라도 하듯 정신없이 떠오르는 메시지 창.

 우선 굴린이의 상태창부터 열어보았다.


『 소환수 - 굴린부르스티

 이름 : 굴린이

 레벨 : Lv.5

 전용 스킬 : [냉기의 돌진 Lv.2], [광역 도발 Lv.1]

 특성 : [대식가], [귀여움], [튼튼함], [다혈질], [독 면역]


전용 스킬 : [광역 도발 Lv.1]

 - 범위 내의 적을 일시적으로 도발하고, 공격력을 감소시킨다.


 특성 : [독 면역]

 - 대부분의 독성 피해에 면역이 된다. 』


 도발 스킬에, 독 면역 특성까지.

 이동기도 있고, 공격 스킬도 있고, 탱커도 되고.

 말 그대로 팔방미인.


 “어디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구나!”

 “후! 후항!”


 굴린이가 기분 좋은 듯 그르릉거렸다.


 “보상 장난 아닌데?”

 “그렇습니깡?”


 ‘메긴교르드’ 힘 버프 지속 시간도 늘어났고 ‘드라우프니르’ 내구도도 증가.

 심지어, ‘후긴과 무닌’의 성능이 업그레이드되었다.


 여태껏 시간에 쫓겨가며 탑을 등반했다.

 엘리트 몬스터를 소환하는 정확한 조건을 모르기도 하고, 버프 지속 시간도 짧기 때문.

 근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술술 풀리는구나, 술술 풀려!”


 마음은 점점 가벼워지고,

 반대로 통장은 점점 무거워지고.


 “자, 다음은!”


 새로운 유산을 뽑을 시간.


 “이번엔 뭐 뜰 거 같냐?”

 “뭐가 뜨든 이득 아니겠습니깡?”

 “그렇긴 하지.”


 지금까지 얻은 유산 중에 쓸모없는 스킬은 없었다.


 “어떻게. 지금 바로 뽑아? 아니면 내일 탑 가기 전에 뽑을까?”

 “지금 바로 뽑죵!”

 “왜?”

 “내일 탑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느낌인지도 미리 알아 두공···.”


 굴린이가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만약 새 소환수면 제가 또 기강을 좀 다져놔야지용.”

 “···너도 짬 좀 먹었다 이거냐?”

 “흐항!”

 “근데 뒤에 나올 소환수들. 다 너보다 강하다며.”

 “주, 주인님이 저한테 힘을 좀 실어 주셔야지용. 지금까지 함께한 정이 있는뎅.”

 “?”


 그래그래.

 이러면 어떠하고 저러면 어떠하리.


 “아무튼. 그럼 바로 깐다?”

 “충!”


 자.

 심호흡 한 번 하고.


 번쩍-


『 다섯 번째 유산 - 걀라르호른 (Gjallarhorn)


 예지의 신 헤임달(Heimdall)이 사용했던 뿔피리.

 지혜의 거인 미미르(Mimir)의 뿔로 만들어졌다.

 스킬 사용 시 종말과 맞서 싸우는 용맹한 전사 발키리(Valkyrie)를 소환할 수 있다.

 고유 특성,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과 스킬 레벨을 공유한다.』


 “떠, 떴다!”

 “뭡니깡! 무슨 스킬입니깡!”


 굴린이에 이은 두 번째 소환 스킬.


 “두 번째 소환 스킬!”

 “오옹!”

 “걀라르호른? 발키리 소환한다는데?”

 “오오오오옹!”


 고민할 거 뭐 있나.

 바로 써보자.


 [각성자 ‘이시현’이 ‘걀라르호른 Lv.5’를 발동하였습니다.]


 뿌우-


 퍼엉!


 방 안을 자욱하게 채운 연기.

 연기가 걷히고, 희미하게 사람의 윤곽이 보였다.


 “···.”

 “···.”


 사람.

 그것도···.


 “여, 여자?”


 여자 사람이었다.


 츠츠츠···.


 화려하지만, 결코 과하지 않은 은색 갑주.

 발키리의 상징과도 같은 날개 머리 장식.


 그중에서도 제일 인상 깊은 건,


 “···.”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저 올곧은 눈빛.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발키리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척!


 “잘 부탁드립니다, 주군.”


 충성심이 녹아있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였다.


 “네···. 아, 아니지.”


 존댓말이 습관이라.


 “그래. 나도 잘 부탁해.”


 [소환수의 이름을 정해주십시오.]


 처음 굴린이를 만났을 때와 같은 패턴이다.

 이번에도 내가 이름을 지어줘야 하네.


 “···음. 뭐가 좋을까···.”


 어디 보자···.


 한국 이름으로 지어줘야 하나?

 아니면 중세 시대 귀족 스타일?


 “원하는 이름 있어?”

 “없습니다. 편하실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옆에서 굴린이의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흥. 언제부터 소환수 이름 고민을 했다공. 내 이름은 고민 하나도 안 하고 막 지었으면성.”

 “···크흠. ‘키리’ 어때? 부르기도 쉽고 어감도 좋고.”

 “저는 다 좋습니다.”


 [소환수의 이름이 ‘키리’가 맞습니까?]


 “응.”


『 소환수 - 발키리

 이름 : 키리

 레벨 : Lv.5


 전용 스킬 : [암영 Lv.2]

 - 주변 그림자와 동화된다. 상대의 그림자를 붙잡아, 일시적으로 움직임을 멈추는 행위도 가능하다.


 전용 스킬 : [악몽 Lv.2]

 - 그림자 상태에서 가하는 피해량이 증가한다. 피해를 입은 대상은 일시적으로 공포 상태에 빠진다.


 특성 : [가벼움]

 - 움직임이 재빠르고 낙하 시 충격을 받지 않는다.


 특성 : [조용함]

 - 움직일 때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다.


 특성 : [관찰]

 - 뛰어난 관찰력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한다. 』


 이미 5레벨을 찍은 덕분인지 특성 세 개와 전용 스킬 두 개까지 해금되어 있었다.


 “오?”


 딱 봐도 암살에 특화된 능력치.

 용맹한 ‘전사’라길래 굴린이와 포지션이 겹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럴 일은 없어 보였다.


 “암살, 암살이라···.”


 머릿속에서 그림이 딱 그려진다.


 굴린이가 앞에서 어그로 끌고,

 키리가 양념 바르고.

 내가 숨어서 막타치면?


 “···좋은데?”

 “뭐가용?”

 “아, 아냐.”


 아무리 소환수라지만.

 ‘이제부터 네가 우리 팀의 고기 방패야’라는 말을 어떻게 대놓고 하겠니.


 “배 안 고파? 우리 이제 밥 시킬 건데.”

 “···저는 괜찮습니다.”


 오?


 살다 살다 소환수가 밥 거절하는 걸 다 보네.

 [대식가] 특성이 없어서 그런가?


 “너는 밥 같은 거 안 먹어?”

 “주군이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습니다.”


 아까부터 주인님도 아니고 주군···.


 아, 하긴.

 아무리 소환수라 해도 여자 사람 모습인데.

 주인님은 어감이 좀 별로인 거 같기도.


 “내 말은, 밥 안 먹고도 살 수 있냐는 뜻이야.”

 “원래 소환수들은 밥 같은 건 먹지 않습니다.”

 “에, 진짜?”

 “···.”


 굴린이의 눈가가 꿈틀거렸다.


 그나저나, 식비도 안 든다고?

 가성비 미쳤네.


 “혹시 저에게 시키실 일 있으십니까?”

 “아니? 지금은 없는데?”

 “그럼 필요하실 때 언제든 불러주십시오.”


 방 구석에서 가부좌를 튼 키리가 이내 명상에 빠졌다.


 “···명상을 하네. 소환수가.”

 “헹. 도도한 척하기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잔뜩 심술이 난 굴린이.


 “일단···.”


 세부 설명은 굴린이와 같았다.

 따로 제한 시간은 없고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시 강제 소환 해제.


 다만, 열량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굴린이와 달리 키리는 딱히 에너지원이랄 게 없는 거 같았다.

 확실한 건 아니니까 명상 끝나면 천천히 물어보는 걸로 하고.


 “우리는 밥이나 먹을까?”

 “좋습니당.”

 “먹고 싶은 거 있어?”

 “비도 오는데 짬뽕에 탕수육 어떠십니깡?”

 “좋은데?”


 비 올 때는 역시 얼큰한 국물이지.


 “···근데 너도 돼지면서 돼지고기 되게 좋아한다?”

 “맛있는 걸 어떡합니깡.”


 탕수육은 못 참긴 하지.


 “아! 그러고 보니···.”

 “?”

 “너는 암컷이냐, 수컷이냐?”

 “···.”


 처음 본다.


 누군가를 경멸하는 듯한 굴린이의 표정.


 “하, 하하! 농담이야.”

 “···어흉.”


 이거 나만 궁금한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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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맞아야 철들어. 24.09.16 784 22 12쪽
16 그냥 웃자! +2 24.09.15 908 29 11쪽
15 내 이야긴데? +2 24.09.14 984 25 11쪽
14 마침 잘 됐다. +2 24.09.13 1,037 26 11쪽
13 잘 선택한 거겠지? +1 24.09.12 1,138 25 11쪽
12 또 깼어요. +2 24.09.11 1,209 28 11쪽
11 이게 진짜 1인 군단이지. +2 24.09.10 1,304 26 11쪽
10 엘리트 몬스터? +5 24.09.09 1,416 28 12쪽
9 말투 바뀐 거 봐라. +2 24.09.08 1,531 30 11쪽
8 어떻게든 되겠지. +2 24.09.07 1,595 33 11쪽
7 오늘은 내가 직접 간다. +2 24.09.06 1,648 34 12쪽
6 이거 완전 날먹 아니야? +2 24.09.05 1,694 36 12쪽
5 누구세요? +2 24.09.04 1,763 36 12쪽
4 예의 바른 걸로 하자. +4 24.09.03 1,843 41 12쪽
3 꽤 쓸만한 특성인데. +1 24.09.02 1,929 44 11쪽
2 인생 역전이다. +1 24.09.02 2,160 44 11쪽
1 프롤로그. +1 24.09.02 2,360 47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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