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초월급 회귀자 헌터로 착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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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빛
작품등록일 :
2024.08.27 18:29
최근연재일 :
2024.09.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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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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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대디가 되었다.(5)

DUMMY

이사벨라는 수많은 고기를 구워 명섭의 접시에 올렸다.


외국산 삼겹살, 국산 삼겹살, 외국산 소고기, 한우까지.


육류의 등급에 따라 마법력의 상승 추이가 달랐다.


삼겹살 한 점은 대략 30MA, 하지만 비싼 투뿔 한우 채끝은 한 점에 150MA가 상승했다. 결론은, 주머니 사정에 맞춰 육류를 섭취하면 될 일이었다.


“아빠, 삼겹살이 그렇게 좋아요?”


다훈은 명섭이 삼겹살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째서인지, 마치 걸신들린 듯한 모습이었다.


“너도 얼른 먹어라.”


그로부터 몇 시간 뒤, 명섭은 홀로 방 안에 앉아 배를 부여잡았다. 삼겹살과 고기를 어찌나 많이 먹었던지, 배가 터질 지경이었다.


‘와... 숨도 안 쉬어져.’


그래도 원하는 만큼 고기를 섭취했으니 마법력이 엄청나게 상승했을 거라 기대하며 명섭은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상태 확인!”


직업: 소환술사

상태: 올마스터(모든 소환수 소환 가능)

소환수: S급 이사벨라 (시간당 10MA 소모)

마법력: 3,411/9,999

현재 소환 가능 소환수: S급 이하 모든 등급의 소환수


마법력이 충분히 회복된 상태였다. 이 상태면 S급 소환수를 소환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흠흠, 사자왕 벨코르도 소환이 가능하겠군.’


S급 소환수들은 이사벨라처럼 특별한 능력을 소유한 매우 강력한 존재들이었다.


특히 전장을 휩쓰는 전사 ‘사자왕 벨코르’는 엄청난 무력과 민첩성, 쌍도끼를 휘두르는 무기까지 갖춘 일당백의 전사였다. 그가 전장에 나타나면 어느 누구도 쉽게 다가가지 못할 정도였다.


‘곧 보게 되겠군, 벨코르.’


이제 곧 있으면 헌터 시험이 있을 예정이었다. 어떤 시험을 치를지는 모르겠지만, 벨코르를 이용하면 헌터 시험 합격은 무리가 없겠지.


***


“헌터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괴수 학살자라고 불리는 존재들이에요. 그러면, 그들은 어째서 특별한 헌터가 되었을까요? 헌터와 일반인의 차이점을 아는 사람, 손 들어보세요.”


초등학교 2학년 1반, 늘봄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손을 들어보라고 말했다. 아직 2학년이라 그런지, 헌터에 대해 아는 아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때, 명섭의 아들 다훈이 손을 들며 말했다.


“각성입니다! 일반인은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각성하지 못한 채 살아가지만, 각성자들은 잠재된 능력을 발현하여 헌터가 되어 세상을 구하는 능력자들입니다!”


다훈이 또박또박 말했다. 그 말에 선생님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다훈이 말이 맞아. 갑자기 지구에 닥쳐온 게이트와 게이트 내부에서 퍼져 나오는 악한 무리들, 그 과정에서 인간들도 저마다의 힘을 얻어 헌터가 되어 괴수를 처리했죠. 그러면, 각성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들이 서로 눈치를 보고 있을 때, 이번에도 다훈이 손을 들며 말했다.


“각성이란 건 불가항력의 힘에 의해 발현되는 특별한 힘입니다.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갑자기 터져 나오는 힘, 잠재된 힘이 강렬할수록 각성의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렇듯 각성은 운에 따라 좌우되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불가항력의 힘과도 같았다.


“네, 맞아요. 다훈이 공부 열심히 했네?”

“네!”

“그럼 다훈이도 각성할 수 있을까?”


선생님의 질문에 다훈이 고개를 저었다. 각성의 발현을 위해서는 잠재적 능력이 중요한데, 아빠의 능력은 고작 짐꾼. 잠재적 힘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2세인 자신도 없다는 증거일 것이다.

하지만!


“저는 각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훈이 떳떳하게 말했다. 그러자 주위 친구들이 웅성거렸다. 각성을 하지 않는다니? 모두가 염원하고 바라는 게 각성인데?


“왜 그렇게 생각하지?”

“세상은 헌터들에 의해 보호되고 유지되지만, 다른 분야에도 중요한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금융, 경제, 시장, 이런 것들이요.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금융계에 취업하여 많은 돈을 벌고 싶습니다!”


다훈의 포부가 교실을 쩌렁쩌렁 울렸다.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언변이었다. 그렇듯, 다훈의 꿈은 재벌이었다.

돈을 많이 벌어서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 몸은 작지만 커다란 꿈이었다.


***


며칠 뒤, 시험 당일.

컨디션은 완벽했다.

명섭의 마법력이 드디어 MAX를 찍었다. 이 정도면 S급 두 마리를 소환해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그동안 삼겹살을 얼마나 처먹은 거냐!’


그냥 삼겹도 아닌 값싼 냉삼이었다. 입에서 기름기가 빠지질 않는다.


시험에 앞서 준비물이 필요했다. 그 준비물이란 각성한 헌터에 따라 다양했는데, 대부분 강력한 무기였다.


그렇듯 헌터 시험은 매우 위험했다. 실제로 목숨을 잃은 지원자도 있었고, 인터넷 정보에 따르면 매우 강력한 괴수를 쓰러뜨려야 하는 험난한 시험이라고 했다. 합격률이 3%도 안 되는 이유였다.

그래서 그런가.


“아빠...가지 마!”


시험을 본다고 하니 다훈이 아빠를 말렸다. 덩달아 다솜도 매우 불안해하며 아빠의 무릎에 매달려 있었다.


“아빠. 그냥 안 가면 안 돼?”


두 아이를 떼놓고 가는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어쩌겠나. 가장의 책임감을 어깨에 짊어진 ‘아빠’인 것을. 생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에 명섭의 감정이 끓어올랐다.

명섭이 두 아이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다훈아, 다솜아. 아빠가 얼마나 강한지 너희는 모를 거야. 아빠, 꼭 합격해서 너희들 행복하게 만들어 줄게.”


명섭이 아이들을 달랬지만, 다훈은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아빠...제가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서 아빠 호강시켜 줄게. 그러니까 헌터 같은 거 안 했으면 좋겠어.”


다훈의 말이 기특하기도 하지만, 아들에게 그런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다훈아, 아빠를 못 믿는 거니?”

“그건 아니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다훈이와 다솜이 아빠를 믿어주지 않는다면.. 아빠는 많이 외로울 거야.”

“응..”

“아빠 믿을 수 있겠지?”

“응.. 아빠.”

“그래, 착한 녀석.”


명섭이 다훈과 다솜을 부둥켜안았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아빠이고 싶은 명섭이었다.

시간이 촉박했는지 이사벨라가 말했다.


“오빠, 이제 시간 다 됐어요.”


명섭이 고개를 끄덕였다. 명섭이 집 대문을 열고 계단을 타고 내려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두 아이와 이사벨라가 끝까지 배웅했다.


“아빠! 힘내!”

“아빠 사랑해!”


아이들의 응원을 받으니, 세상에 두려울 게 없는 명섭이었다.


‘헌터 시험? 그까짓 거, 조져버려야지.’


***


이번 헌터 시험에 참가하는 사람은 대략 80명, 80명의 인원이 시험 집합 장소에 모여 대기하고 있었다. 이곳은 폐쇄된 군부대의 연병장이었다.


명섭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확실히 미친 인간들이 많아 보였다.


‘다들 각성한 티가 역력하구나.’


어느 누군가는 팔 한쪽이 쇳덩이처럼 튼튼해 보였다. 은색으로 도색한 건지, 아니면 정말 쇳덩이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주먹 하나만큼은 강렬해 보였다.


“다 부순다...다 부순다..”


혼잣말을 지껄이는 걸 보니 제정신이 아닌 거 같다.


그리고 다른 한 녀석은 특이하게도 머리카락이 매우 붉었는데, 때때로 불꽃이 튀기는 걸 보니 화염 계열의 능력으로 각성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나의 화염은 모든 걸 태우지..”


이놈도 정상은 아닌 거 같다.

그 외에도 다양했다. 각성은 안 했지만, 양손에 값비싼 이도류를 들고 있는 사내.


“너희들 이런 거 있냐? 이거 우리 아빠가 사준 30억 짜리 쌍검이거든. 미국에서 직수입한 거지! 하하하!”


혹은 전신을 갑옷으로 무장한 사내도 있었다.


“누구도 나를 뚫을 수 없다. 누구도...어느 누구도...”


각성을 하면 대가리도 돌아버리는 건가?


‘확실히 다들 미쳐있구만.’


개중에서 눈에 띄는 녀석이 있었다. 한 여성이었는데, 굉장히 어두운 흑발이 가슴까지 내려와 있었고, 피부는 눈에 띄게 새하얬다.


얼굴에는 어떤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고, 차갑고 무표정한 모습은 마치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처럼 보였다.


‘저 여자는 보통이 아닌데?’


주변의 모든 것을 얼려버릴 듯한 그 오싹한 기운, 마치 은근히 바가지를 긁는 이사벨라의 모습과도 같았다.


‘친해지면 안 되겠어.’


하지만!

누구보다 눈에 띄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나잖아?’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는 그의 차림새는 이곳에 모인 이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었다. 평범함이 특이함을 압도한다고 할까나.

대부분은 그런 명섭의 차림새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저 병신은 흔한 단검 하나를 차고 오지 않은 건가?’

‘자살하려고 왔군!’

‘그냥 동네 아재잖아?’

‘아재요! 여기 있으면 죽습니다!’


명섭은 다른 지원자들의 시선을 느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무기나 갑옷 따위, 화염이나 빙결 계열의 능력 따위는 명섭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어떤 방식으로든 합격하는 것.


‘한번 두고 보자고. 이 단순해 보이는 몸뚱이가 어떤 일을 해낼지.’


때마침 사열대에 이번 헌터 시험을 진행하는 협회장이 올라왔다.


사열대에 오른 협회장은 차림새부터 위압감이 느껴졌다.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단단한 체구와 날카로운 눈매가 돋보였다.


“모두 조용히.”


협회장의 단 한마디에 연병장의 웅성거림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귀에 명확히 들렸다.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는 대한민국을 책임질 차세대 헌터들이 모였습니다.”


협회장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헌터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강한 힘을 가졌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헌터는 이 나라, 나아가 전 세계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중 누가 그 책임을 질 자격이 있는지를 오늘 시험에서 가리게 될 것입니다.”


긴장된 기운이 엄습했다. 지원자들이 입을 다물고 협회장의 말에 집중했다. 물론, 평범한 아재 명섭은 그저 귀를 후벼 팔 뿐.


“시험은 엄격하고, 냉정할 것입니다. 여기 모인 80명 중 몇 명이 통과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가진 능력,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의지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협회장이 운동장 한편에 쳐져 있는 천막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협회장이 말했다.


“천막을 걷어라.”


미리 준비된 인원들이 천막의 입구를 열어젖혔다. 그러자 엄청나게 뜨거운 열기가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


“천막의 내부에는 협회 통제 하에 운영되는 게이트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시험은 간단합니다. 게이트에서 생존하십시오.

시간인 일주일, 만약 중도 포기를 원하신다면, 게이트를 도망쳐 나오면 됩니다. 아시다시피, 포기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여러분이 서명했듯, 당신들이 죽어도 저희는 책임을 지지 않을 테니까요.”


협회장의 말이 끝나자, 연병장은 삽시간에 싸늘한 정적에 휩싸였다. 지원자들은 서로의 얼굴을 살피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명섭은 잠시 숨을 고르며 생각을 정리했다.


‘생존이라..익숙하군.’


생존 따윈 예전부터 일상처럼 여겨왔다. 전쟁의 목적이 곧 생존을 위함 싸움이었으니까.

명섭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수많은 시선이 명섭에게 쏠렸다.


‘저 인간이 제일 먼저 들어간다고?’

‘겁도 없는 자식이군!’

‘가장 먼저 죽겠다는 건가?’


명섭이 사람들을 밀치며 천막 앞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무런 무기도 소지하지 않은 채, 그저 육포만을 우적우적 씹으며 맨몸으로 천막 내부로 진입했다.


‘다훈, 다솜아. 아빠 곧 간다.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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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게이트에서 평화를 외치다.(2) 24.09.10 33 1 13쪽
15 게이트에서 평화를 외치다.(1) 24.09.09 43 1 16쪽
14 영웅 따윈 관심 없수다.(3) 24.09.08 83 1 12쪽
13 영웅 따윈 관심 없수다.(2) 24.09.07 94 2 13쪽
12 영웅 따윈 관심 없수다.(1) 24.09.06 101 2 13쪽
11 뜻밖에 영웅(5) 24.09.05 115 2 15쪽
10 뜻밖에 영웅(4) +2 24.09.04 122 4 13쪽
9 뜻밖에 영웅(3) +2 24.09.03 134 5 12쪽
8 뜻밖에 영웅(2) 24.09.02 140 4 14쪽
7 뜻밖에 영웅(1) 24.09.01 159 4 12쪽
» 싱글대디가 되었다.(5) 24.08.31 163 3 12쪽
5 싱글대디가 되었다.(4) 24.08.30 179 3 13쪽
4 싱글대디가 되었다.(3) 24.08.29 197 4 14쪽
3 싱글대디가 되었다.(2) 24.08.28 236 5 13쪽
2 싱글대디가 되었다.(1) +2 24.08.27 292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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