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초월급 회귀자 헌터로 착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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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빛
작품등록일 :
2024.08.2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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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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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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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영웅(3)

DUMMY

늦은 밤, 명섭의 집.

다훈과 다솜이 잠들었고, 이사벨라는 잠 못 이루며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매년 열리는 헌터 시험이었지만, 올해 유난히 충격적인 소식을 계속해서 보도하고 있었다.


“지금 들어온 긴급 소식입니다. 헌터 자격시험 중 발생한 사고와 관련하여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현장에 나와 있는 최아람 리포터 연결하겠습니다.”


화면은 곧바로 게이트 현장으로 전환되었다. 게이트 앞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혼란스러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일부 헌터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게이트 입구를 응시하고 있었고, 긴급 구조대가 부상자를 실어 나르는 모습도 포착되었다.


현장 리포터가 다급한 목소리로 상황을 전했다.


“저는 지금 헌터 자격시험이 진행 중인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현재 많은 지원자들이 부상을 입은 상황인데요. 작년에 비해 증가한 사상자 비율에 전문가들은 게이트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리포터는 이어서 인터뷰를 시도했다.


“여기 A급 헌터 최한국님께서 계십니다. 최한국 헌터님,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최한국이 단호한 표정으로 리포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보시다시피,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죠.”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무언가가 게이트 내부에 침입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현재로선 그렇게 추측할 수 있다고 봅니다.”


리포터는 헌터의 말을 듣고 놀란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럼 지금 당장 진입하셔서 시험을 취소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저도 그러고 싶지만,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헌터 협회 규정상 시험이 치러지는 게이트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과거, 다른 헌터가 지원자를 도와준 부정행위가 있었기 때문이죠.”

“아..그렇다면 현재 상황을 어떻게..?”

“현재 게이트 관리국에서 오고 있는 중입니다.”


그때였다. 다른 A급 헌터들이 빠르게 다가와 발언을 제지했다.


“그만하시죠. 지금 이 자리에서 추측성 발언으로 혼란을 부추기는 말을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혼란이라뇨. 현재 상황이 심각하잖습니까.”


다른 헌터들도 다가와 그를 제지했다.


“지금은 내부 회의가 필요한 상황이니까,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죠.”


그 말을 끝으로, 인터뷰는 끝이 났다. 리포터는 그들을 따라가려 했지만, 곧 다른 헌터들이 막아섰다.


화면은 이내 뉴스 스튜디오로 전환되었다. 앵커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어...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저희 ANC방송은 계속해서 현장 상황을 주시하며, 가능한 모든 정보를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삐익.

이사벨라가 TV를 껐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이사벨라는 직감적인 능력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주인님은 전부 이겨내고 계시지.’


***


한편, 명섭의 은신처.

게이트에 어떤 이상 현상이 생겼다고 할지라도, 명섭 무리들에겐 아무런 걸림돌이 아니었다.

오히려.

티격태격 재밌게 놀 뿐.

켈베로스는 세 개의 머리로 동시에 으르렁거렸다.


[똥개라고 하지 말랬잖아! 불이 필요하면 불 좀 주십시오! 라고 하던 가!]


[지옥에서 올라온 산지직송 따끈한 불이 필요하단 말이야.]


벨코르는 주인을 위해 요리를 해야만 했다. 그래서 켈베로스의 화염이 필요한 것.


켈베로스의 머리 하나가 냉소적으로 웃었다.


[네가 나한테 요리를 부탁하다니, 벨코르. 너도 참 갈 데까지 갔구나.]


벨코르는 입을 삐쭉 내밀며 대꾸했다.


[갈 데까지 가긴, 그냥 너도 좀 쓸모 있게 굴러보란 거야. 네가 불을 다루는 데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어? 주인님을 위해서 요리를 할 수 있잖아!]


켈베로스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근데 한 번만 더 똥개 소리를 하면 지옥불로 태워버릴 거야.]


켈베로스는 하는 수없이 세 개의 머리 중 하나에서 작은 불꽃을 피워냈다. 불꽃이 천천히 커지며 방 안에 따뜻한 빛을 더했다.


[봐, 이렇게 간단하잖아. 진즉에 해줄 것이지.]


벨코르는 어디서 굴러다니는 후라이팬을 주워와 불로 달궈 소독을 한 뒤, 고기를 잘라 굽기 시작했다.


[불 조절 잘 해라, 똥개.]

[잘 뒤집기나 해]


서로 틈만 나면 다투지만, 결국 주인을 위해 협력하는 그들이다.

시간이 지나자, 고기는 맛있게 구워지기 시작했고, 방 안에는 고기 냄새로 가득했다.


[흐흠, 네 덕에 이번엔 괜찮게 됐군.]


벨코르는 고기가 적당히 익어가는 것을 확인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고기 다 구웠냐?”

[네, 다 구웠소. 먹어 보시오, 주인.]


명섭이 벨코르가 건넨 고기를 맛 봤다. 나름 잘 구웠다. 겉도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특히 산지직송 지옥에서 올라온 켈베로스의 불구덩이 덕분인지, 불향이 가득 배어 있었다.


“음, 이 정도면 상당히 괜찮군.”


명섭의 칭찬에 벨코르와 켈베로스가 환하게 웃었다. 처음으로 둘 사이에 보는 웃음이었다. 씨익.


“앞으로 나의 전속요리사는 너희들이다. 물론, 전장에서만.”

[네, 주인 최선을 다하겠소.]

[컹컹, 주인님을 위해서라면!]


녀석들 앞에서 고기를 전부 해치웠다. 소환수는 어차피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들의 소비하는 것은 오직, 명섭의 마법력이니까.


명섭은 자신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직업: 소환술사

상태: 올마스터

소환수: S급 이사벨라, S급 벨코르, A급 켈베로스 (총 시간당 30MA 소모) (3/3)

마법력: 6443/9999

정보: 매우 훌륭한 마법력 관리입니다.


‘이정도면 충분해.’


시간당 30MA니까, 하루에 세 명의 소환수를 관리하는데 소모되는 마법력은 정확히 720MA,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은 무리 없이 충분한 수준.


명섭이 상태확인을 하고 있는 동안, 켈베로스가 기민한 콧구멍을 킁킁거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주인님!]

“응?”

[여기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악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악의 기운이라니?”

[처음 느껴보는 기운이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굉장한 전투력입니다.]

“흐흠.”


그렇다면...


“나대지 말고 방에 있어야지.”


어차피 이번 시험은 ‘생존’이다.

생존이라 함은 안정성이 우선 아니던가?

굳이 괴수를 쫓아 죽이는 일은 터무니없는 일.


한데, 켈베로스의 머리 세 개가 전부 이맛살을 찌푸렸다.


[컹컹, 저희들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그러냐?”


명섭이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창가로 향했다. 창문 너머 바깥세상이 보였는데, 큰 대로변에 괴수의 사체들의 흔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그 가운데.


“저놈인가?”


먼 곳에서 흐느적거리며 이곳을 향해 다가오는 한 괴수가 보였다.


덩치가 꽤 컸다. 2m는 족히 넘어 보이는 것 같은 촉수 괴물이었다.


촉수 괴물은 대로변에 널브러진 촉수 괴물 사체를 흡수하고 있었다.


덩치가 계속해서 커지는 게 단순 기분 탓은 아닌 거 같다.


“존나게 커지는데?”

[주인 님, 녀석의 기운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아까 우리와 싸웠던 괴수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흐흠...

그런데 어째서 우리 쪽으로 오는 거지?

아무래도 저놈들의 후각이 발달한 것 같은데...


‘개 냄새를 맡은 건가?’


명섭이 켈베로스를 바라봤다.


사실 아까부터 켈베로스의 흉한 냄새가 코를 찔렀거늘, 촉수 괴물도 그걸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죽여야겠어.’


“다들, 전부 준비 태세를 갖춰라. 켈베로스는 전방에서 미끼 역할을 하고, 나와 벨코르가 후방에서 저 놈을 죽인다.”

[주인, 고맙소. 아까부터 피에 굶주리고 있었소.]

[컹! 컹!!(나만 왜 미끼야!)]


***


명섭과 벨코르가 다급히 모텔을 빠져나간 뒤, 촉수 괴물의 후방으로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촉수 괴물은 여전히 모텔 방향으로 흐느적대며 이동했다.


때마침 켈베로스가 등장하여 컹컹 짖어댔다. 촉수 괴물의 몸에서 촉수고 뻗어 나오며 켈베로스를 노렸다. 켈베로스가 잽싸게 피해 촉수 괴물을 약 올렸다.


[커커커커커컹! 나 잡아 봐라!]


쉬이익!

쉬이이이익!

켈베로스가 민첩한 몸놀림으로 촉수를 모두 피해냈다.

비아냥은 덤으로.


[커컹! 촉수가 너무 느려터졌엉!]


켈베로스가 괴수의 약을 올리는 동안, 명섭과 벨코르는 괴수의 후방으로 신속히 이동했다.


“벨코르, 저놈의 뒤를 노려라.”

[주인, 앞에서도 충분하오.]

“굳이 피해를 입을 필요는 없잖아? 한방에 끝내버리라고.”


벨코르가 쌍도끼를 손에 꽉 쥐었다.


[주인, 명령대로 하겠소.]


벨코르는 순식간에 촉수 괴물의 후방을 노리며 뛰어들었다.


쌍도끼를 높이 들어 올린 그는 단숨에 촉수 괴물의 등에 깊숙이 도끼를 박아 넣었다.


꿰에에에엑! 꿰에엑!


괴수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질렀지만, 벨코르는 멈추지 않고 도끼를 반복해서 찍었다.


쾅, 쾅, 쾅.


켈베로스도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괴물의 앞쪽을 덮쳤다.


그의 이빨이 괴물의 촉수를 물어뜯었고, 남은 촉수들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한 채 바닥에 널브러졌다.


더 이상 미동이 없을 때, 명섭이 말했다.


“이제 다들 그만!”


명섭의 신호에 벨코르와 켈베로스는 즉시 공격을 멈췄다.


켈베로스는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거친 숨을 내쉬며 주변을 경계했고, 벨코르는 피 묻은 쌍도끼를 천천히 내려놓으며 자신의 숨을 고르고 있었다.


“잘했어, 둘 다. 이렇게 합이 좋으면서 왜 서로 쌍심지를 켜며 싸우냐?”


벨코르가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켈베로스에게 악담을 많이 퍼부은 거 같아 미안해질 때쯤, 켈베로스에게 풀풀 풍겨오는 썩은 개냄새에 자연히 미간이 찌푸려진다.


[그건 이 똥개놈에게 개 냄새가 너무 나서 그러오. 주인]

[컹컹! 네 몸에서는 썩은 두부 냄새나!]


역시, 둘은 절대 친해질 수 없는 건가.


“냄새는 둘 다 심해, 아무튼 이제 할 일은 끝났으니까 집으로 돌아가자. 잠이나 좀 자자고.”

[알겠소, 주인.]

[컹컹!]


***


한편, 게이트 외부의 연병장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 수는 무려 15명. 이는 단순한 시험을 넘어선 참사였다.

그렇듯.


“아주 흉한 것이 들어갔네요.”


게이트 관리국 직원이 게이트를 바라보며 말했다. 게이트 내부에 엄청나게 강력한 무언가 침입했다는 것.


헌터 협회장이 긴장된 표정으로 게이트 관리 직원에게 물었다.


“흉한 것이라면...!?”

“괴수의 전투력이 전부 상향 됐어요.”

“그....그럴 리가! 분명히 시험 전에 전부 확인을...”

“전후 사정 따져 묻기에는 바쁘고, F급 게이트는 현시간부로 A급으로 격상합니다.”


A급!

F급이었던 괴수가 A급으로 상향됐다.

A급 헌터들과 비등비등하다는 괴수들의 전투력이었다.


다들 마른 침만 삼키고 있을 때, 회장이 정신을 차리고 헌터들에게 일갈했다.


“지금 뭐하는 거야! 얼른 들어가지 않고!”


회장의 말에 다들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가장 먼저 게이트 내부로 진입한 이가 국가직 A급 헌터 최한국이었다.


흉한 것.

최한국이 짐작하는 년이 한 명 있긴 했다.

그년은 촉수 괴수의 전투력이 향상된 원흉이자, 촉수의 주인, 시초였다.


“곧 보겠구나, 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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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게이트에서 평화를 외치다.(2) 24.09.10 33 1 13쪽
15 게이트에서 평화를 외치다.(1) 24.09.09 44 1 16쪽
14 영웅 따윈 관심 없수다.(3) 24.09.08 83 1 12쪽
13 영웅 따윈 관심 없수다.(2) 24.09.07 94 2 13쪽
12 영웅 따윈 관심 없수다.(1) 24.09.06 102 2 13쪽
11 뜻밖에 영웅(5) 24.09.05 116 2 15쪽
10 뜻밖에 영웅(4) +2 24.09.04 122 4 13쪽
» 뜻밖에 영웅(3) +2 24.09.03 135 5 12쪽
8 뜻밖에 영웅(2) 24.09.02 140 4 14쪽
7 뜻밖에 영웅(1) 24.09.01 160 4 12쪽
6 싱글대디가 되었다.(5) 24.08.31 16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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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싱글대디가 되었다.(1) +2 24.08.27 292 8 11쪽
1 프롤로그 24.08.27 315 9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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