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초월급 회귀자 헌터로 착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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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빛
작품등록일 :
2024.08.27 18:29
최근연재일 :
2024.09.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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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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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에서 평화를 외치다.(1)

DUMMY

빠르게 달리는 소환수는 많다.

특히 탈 것.


과거 고향의 드넓은 대륙을 이동할 때는 탈 것 만한 게 없는 법이었지.


하지만 명섭은 생각을 달리 먹었다.


탈 것을 소환하는데 필요한 마법력은 S급 1,500MA.


S급이라 엄청난 속도를 발휘하지만, 특화 능력이 속도에 치중되어 있어 전투에는 무능하다.


그래서 명섭은 전투력도 뛰어나고 매우 빨리 달릴 수 있는 두꺼운 허벅지를 가진 놈을 소환했다.


[주인, 반갑소. 기다리고 있었소.]


벨코르!

벨코르는 덩치도 크고 아주 빠르게 달릴 수 있어 목적지까지 금방 도달할 수 있을 터.


하지만 명섭이 미처 생각지 못한 게 있었다.


바로 벨코르의 생김새.


솔직히 좀 무섭게 생기긴 했다.

인상도 좀 험악하고.

벨코르의 등장에 시민들이 슬금슬금 피해 다닌다.


안 잡아먹어요!


한 남자가 벨코르의 모습을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달아났다.


엄마와 함께 길을 걷던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의 손을 잡아당겼다.


“엄마, 저게 뭐야? 무서워!”


대로변에 덩그러니 놓인 벨코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거 같다.


인간들의 외모 지상주의란...


명섭이 미안한 눈빛으로 벨코르에게 말했다.


“이봐, 벨코르.”

[주인...]

“외모가 다가 아니야. 마음이 중요한 거지.”

[주인...저 상처 받았소. 제가 그렇게 못 생겼고 흉악하게 생긴 겁니까?]


‘물론...그렇긴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벨코르, 지금은 상처 받을 때가 아니야. 게이트가 터졌어. 나를 업고 뛰어 가줬으면 하는데.”

[주인, 얼른 제 등에 올라타시죠!]


벨코르가 두 눈을 번뜩이며 앞을 주시했다. 명섭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좋아, 날듯이 뛰자고!”


벨코르가 굉음을 내며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발밑의 아스팔트가 갈라지며 먼지가 휘날렸고,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굉장한 속도였다.


옛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광휘가 빛나는 대지를 가로질렀던 아름다운 추억들.


벨코르의 등에서 그 추억이 불현듯 떠오른 건, 이놈이 탈 것의 능력을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는 뜻이지.


“달려라! 광속으로 달려!”


***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구석진 골목에 초록색 게이트가 생성되어 있었다.


게이트란 그렇다.

불현듯 갑자기 등장한다.

게이트의 존재 이유는?


지구의 멸망, 흡수, 정복이었다.


게이트가 어떻게 생성되고 그 속에서 괴수들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밝혀진 바는 없지만, 명섭의 고향인 저 먼 행성에서는 게이트가 존재하긴 했다.


게이트를 통한 행성간 공간이동의 능력이랄까.

그런 게이트 덕분에 행성 간의 이동이 자유로웠고, 정복과 전쟁이 수월했었지.


아무튼...현재의 지구는 게이트를 생성할 능력도 없거니와 오직 생성된 게이트 내부에서 뻗쳐오는 괴수를 처리하기에 바쁜 상황이다.


다가구 주택 밀집 구역에 생성된 게이트는 초록빛을 내뿜었다.


아직 도착한 헌터들은 없는 거 같았다.


‘내가 1등으로 도착했구나.’


최초 게이트 발생 이후 약 10분 만에 도착했으니, 명섭의 일행이 가장 빨리 도착한 셈.


아마 차가 막혀서 다들 늦는 거 같다.


[주인, 게이트에서 기운이 느껴지오.]


벨코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저곳에서 괴수들이 닥쳐서 침범하는 거지. 그전에 우리가 막아야 해..”

[흐흠...]


벨코르가 게이트를 주시하며 진하게 풍겨오는 기운을 느끼기 시작했다.


[주인, 저번에 경험했던 게이트와는 차원이 다르오, 엄청나게 강력한...아니 나조차도 쉽게 범접하기 힘든 기운이 흐르오.]


명섭은 잠시 눈을 가늘게 뜨며 게이트를 주시했다.


벨코르의 말처럼 일반적인 게이트와는 달리, 강한 기운이 느껴졌는데, 특이하게도 초록색 게이트 주위에 여러 식물과 꽃이 피어 있었다.


아스팔트에 핀 꽃의 전경이 매우 특이했다.


‘이건 뭐지?’


지구에서 피는 꽃이 아니었다. 외계의 꽃처럼 생겼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향을 맡아보니 매우 향긋했다.


마치....취해버릴 것 같은.


“하....좋다..”


잠시 향에 빠져있을 때, 누군가 나타나 명섭의 앞을 막아섰다.


명찰을 보니 게이트 관리국 직원인 듯 싶다.


“여기 접근 금지 구역입니다! 헌터 자격증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래...그 빌어먹을 자격증.

그거 하나만 보고 어찌나 개고생을 했던지.


명섭이 주머니에서 헌터 자격증을 꺼내 요원에게 내밀었다.


자격증이 없다면 헌터 앱으로도 확인이 가능했다.


요원이 자격증을 확인한 후, 명섭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F급 헌터십니까?”

“네. 무슨 문제라도?”

“이 게이트는 평소와는 다른 종류의 것 같아서... 죄송하지만, F급 헌터는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게이트 직원이 단호히 말했다.

자존심이 좀 상한다.

아니, 매우 상한다.


“F급 헌터가 들어가지 못하는 규정이 있나요?”

“그건 아닙니다만..제가 보기에는..”


관리 직원이 명섭의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훑었다.

마치, 이런 생각을 하는 듯 보였다.


‘장비도 없이 그냥 들어가겠다고?’


게이트 관리국 직원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봐도 게이트에 들어가는 건 무모해 보였다.


“무기도 없이 맨몸으로 진입하려고요?”


직원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명섭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걱정하지 말라니?

슬슬 짜증이 치미는 직원이었다.


“자격증을 보니 발급일이 오늘 날짜더군요.”

“네? 그래서요?”

“이봐요. 이런 곳에 잘못 발 디디면 죽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돌아가시는 게 신상에 좋을 거예요.”


직원이 단호히 말했다.

개념 없는 F급 헌터는 가끔 호되게 말을 할 필요가 있다.

그때, 직원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명섭의 뒤에서 우두커니 서 있던 벨코르가 나선 것.


‘저...저건!’


직원의 입이 절로 열렸다.

거대한 덩치에 쌍도끼를 든 모습은 한눈에 봐도 위압적이었다.

심지어 저 금속처럼 이루어진 근육질은 무엇?

두 손으로 인간의 피부를 찢어버릴 것 같은 거대한 손 까지.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 같았다.


‘이 괴물 같이 생긴 놈은 뭐야?’


[크흠, 나의 주인에게 무례한 말이오.]


벨코르가 도끼를 휘두르며 말했다.


직원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엄청난 기세에 어쩔 수 없었다.


“소속과 신분을 밝혀주시죠...”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에 벨코르가 쌍도끼를 내보이며 말했다.


[이것이 주인님의 무기요!]

“.....!”

[이정도면 게이트에 진입할 수 있지 않겠소!?]


게이트 관리국 직원이 매우 당황한 기색으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저 쌍도끼가 장비라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

명섭이 말문을 열었다.


“이 친구는 제 짐꾼입니다. 벨코르, 인사드려라. 게이트 관리 직원이시란다.”

[반갑소, 나는 벨코르라 하오, 주인을 모시는 종이지.]


직원은 멍한 표정으로 벨코르와 명섭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짐꾼? 저 괴물이 짐꾼이라고? 심지어 저 괴물 짐꾼을 이 평범한 F급 헌터가 부린다고?’


직원은 그제야 명섭의 얼굴을 보고 무언가 떠올랐다.


“혹시 A급 게이트에서 살아남으신...?”

“네. 맞습니다.”


직원이 자신의 이마를 쳤다.

영웅 청명섭.

세간에 유명한 인물이거늘.

한 눈에 알아보질 못 했다.


“아..몰라 뵙네요.”

“그럴 수도 있죠. 그러면, 게이트 진입은?”


직원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엄청난 덩치의 짐꾼과 그걸 부하 다루듯 하는 F급 헌터.


분명히...


‘숨겨진 각성 능력이라도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을 끝낸 직원이 말문을 열었다.


“게이트 내부의 상황이 불안정할 수 있으니, 위험을 감지하면 즉시 퇴각해 주세요.”


명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죠, 그럼 게이트 진입 하도록 할게요.”


명섭은 벨코르를 이끌고 게이트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흐흠. 좋은 냄새.”


아까부터 풍겨오던 향긋한 냄새가 명섭의 코를 자극했다.


얼른 들어가서 만끽하고 싶다.


“벨코르, 준비 됐냐?”


명섭의 말에 벨코르 고개를 끄덕거렸다.


[주인, 얼른 가보고 싶소. 이번 괴수는 어떤 맛인지 궁금하오!]


캉캉캉!

벨코르가 쌍도끼의 날을 부딪쳤다.


***


한편, 헌터 협회 소속의 최한국 헌터와 그의 팀이 출동 준비를 마친 뒤 커다란 밴에 올라탔다.


인원은 다섯 명, 최정예 팀원들을 이끄는 팀장은 최한국이었다.


“현재 지원 가능한 길드는?”

“흑랑 길드에서 팀을 이끌고 접근 중이라고 합니다.”

“게이트 외부는 누가 통제하고 있지?”

“다행히 근처 게이트 관리국 직원이 있어서 현재 일반인을 통제하고 있답니다.”

“게이트 상황은?”

“현재 게이트 내부에서 이상한 향이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꽃과 풀이 자라고 있는 이상 현상도 관측됐다고 합니다.”


그때, 조수석에 앉은 한 팀원이 말했다.


“팀장님, 게이트 관리국으로 부터 받은 정보입니다.”

“뭔가?”

“현재 헌터 한 명이 짐꾼을 데리고 게이트 내부를 진입했다고 합니다.”

“뭐? 미확인 게이트잖아. 내부에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는데, 한 명은 너무 위험하잖아! A급 헌터인가?”


짐꾼을 데리고 다닐 정도면 A급 이상인 경우가 많다. 그런 프리랜서들이 한국에 몇몇 있는 줄 안다.


하지만.


“아닙니다. 전해져 오는 소식에 의하면...F급 헌터라고 합니다.”

“뭐? F급?!”


최한국이 이맛살을 구겼다.

F급 헌터라니.

대체 게이트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지금 당장 복귀시키라고 명령해.”

“그게 좀...”

“왜?!”

“게이트 관리 직원이 현장에서 충분히 검토 후에 판단했다고 하니...믿어보시는 게.”

“휴...”


자칫 사망하면 인재를 잃는 격.

미확인이라 함은 전문성을 갖춘 길드나 협회 소속의 헌터 팀이 먼저 진입하여 파악하는 게 우선이거늘!


대체 어떤 놈이야?


“F급 헌터의 이름은?”

“청명섭이라고 합니다!”

“청명섭 씨!?”

“네. A급 게이트에서 살아남은...”


하!

최한국이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면허를 발급 받은 지 하루도 채 되질 않았는데 미확인 게이트를 진입한다고?

심지어 짐꾼을 대동한 채!?


‘청명섭 이 인간 대체 뭐야?’


저번부터 미심쩍은 부분이 한 둘이 아니었다.


“속도 더 밟아!”

“네! 팀장님!”


사이렌이 거칠게 울렸다. 가로막혔던 도로가 홍해 갈라지듯 열리기 시작했다.


“도착까지 남은 시간은 5분입니다!”


밴은 빠르게 게이트가 발생된 지점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팀원들은 밴에서 내려 신속하게 장비를 정비하며 준비를 마쳤다.


최한국은 현장을 지휘하는 게이트 관리국 직원에게 다가갔다.


“상황은 어떻게 됐습니까?”


최한국이 직원에게 물었다.


“F급 헌터 청명섭이 짐꾼과 함께 진입한 상태입니다.”

“아니 어떻게 F급 헌터를 미확인 게이트 내부에 진입시킬 수 있는 겁니까.”


최한국이 일갈했다.

직원이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 인간들 존나 강해보였다고!’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최한국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게이트로 시선을 돌렸다.


“이 꽃은 뭐죠?”

“저희도 처음 보는 꽃입니다. 향긋한 향이 매혹적이긴 한데..”


이상하게도 아스팔트에 꽃이 잔뜩 피었다. 아주 흐드러지게.


최한국이 꽃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흐흠...향이 매혹적이군..계속 맡고 싶은 향이야.’


최한국이 주먹을 꽉 쥐더니 부하를 향해 명령을 내렸다.


“전부 진입 준비 완료됐나!”

“네!”

“모두 방심하지 말고, 괴수가 보이는 즉시 사살한다. 내부에 청명섭 헌터가 진입해있으니 피아식별 확실히 하고.”

“네. 팀장님!”


최한국과 그의 팀원들은 게이트로 향했다. 게이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상한 에너지와 주변의 기이한 식물들이 그들의 주위를 감쌌다.


***


“흠, 여긴 또 특별한 게이트 구나.”


주위를 둘러보니 저번의 빌딩숲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저번처럼 썩은 내도 없었고, 오히려 향긋한 꽃향기가 명섭의 코를 자극했다.


“향기로운 이 냄새는 뭘까.”


조금은 의아하다. 괴수가 출몰하는 게이트라면 전쟁터와 비슷한 분위기가 어울리지 않을까.


[주인..여긴 지상낙원인 것 같소. 괴수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벨코르가 옛 고향을 회상하며 말했다. 드넓은 초원과 대지를..


“이봐 벨코르, 아직 게이트 초입일 뿐이야. 긴장을 늦추지 말자고.”

[예, 주인 받들겠소. 그나저나, 나의 친구 켈베로스는...]


벨코르가 다소곳이 서서 말했다.

명섭이 의아한 눈빛이었다.

벨코르가 켈베로스를 찾는다고?

서로 눈만 마주치면 쌍심지를 켜는 사이가?


“너 켈베로스 싫어하잖아.”


그랬더니 벨코르가 굉장히 수줍어했다.


[주인, 싫어하는 게 아니라...냄새가 좀 나서 그렇지...그놈이 그래도..머리가 세 개라서..]


이놈이 그래도 친구 챙길 줄은 아는 구나.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을 해.”

[아아, 그게 아니라..]

“켈베로스는 이곳 환경에 필수야, 당연히 소환을 해야지 않겠어?”


특히 향기가 그랬다.

여섯 개의 콧구멍을 가진 켈베로스라면..

충분히 향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겠지.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녀석이다.


명섭이 커다랗게 솟아 오른 나무 아래로 향했다. 이제 켈베로스를 부를 차례.


명섭이 주문을 외웠다.


“지옥의 문지기여, 삼두의 수호신이여, 내 부름에 응답하라. 어둠 속에서 나와, 나의 명령을 따르라!”


[컹컹, 주인 인사드립니다.]


세 개의 머리가 명섭을 향해 조아렸다. 명섭이 천천히 다가가 한 쪽 무릎을 꿇고 켈베로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 있었냐?”

[커컹, 켈베로스는 언제나 주인님을 기다립니다.]

“이봐 켈베로스, 벨코르가 널 찾았어. 인사 해.”


켈베로스가 벨코르에게 다가갔다.

서로 무슨 말을 먼저 할지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었다.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만 봐서 그런가?

녀석들에게 이런 면도 있었구나 싶다.


켈베로스가 벨코르를 향해 눈을 깜빡이며 말을 걸었다.


[오랜만이구나, 벨코르. 그동안 잘 지냈냐?]


벨코르도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켈베로스에게 다가갔다.


머리를 간드러지게 쓰담쓰담 해주려고 했거늘, 치명적인 개냄새가 벨코르의 코를 자극한다.


[으윽. 씨발, 역시 네 냄새는 강렬하군.]

[흥! 이건 내 자부심이야! 이 냄새 덕분에 주인을 보호할 수 있어. 괴수들이 나의 냄새를 맡으면 바로 도망치거든!]

[그 냄새가 주인의 코를 마비시킨다고 생각은 안 해봤나?]

[닥쳐, 벨코르! 너랑 말 섞은 내가 병신이지!]

[흐흠. 병신이라.....머리가 세 개라서 그런지 인지 능력이 뛰어나군. 지혜로워.]


녀석들이 서로 으르렁거렸다.

여전히 변함이 없구나.


“다들 그만해. 언제까지 싸울 거냐?”

[주인, 죄송하오.]

[컹컹!]


명섭의 시선이 켈베로스에게 향했다. 이제 켈베로스의 능력이 중요한 때.


“이봐, 켈베로스. 이 냄새의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지?”


아주 향긋한 냄새.

매우 값비싼 향수와 같을까.

은은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향이었다.

금방이라도 취해버릴 거 같은.


켈베로스가 삼두를 치켜 올렸다.

킁, 킁, 킁.

냄새 파악을 끝낸 뒤 명섭에게 말했다.


[주인님, 이 냄새는 자연의 냄새 그 자체입니다.]

“흐흠, 단순히 자연의 냄새인가?”

[섣불리 판단할 수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흐흠.

켈베로스의 후각이 그렇다면 그렇겠지.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되는 법.


“향기에 심취하지 말고 경계를 게을리 해선 안 돼. 원래 향이란 건 무언가를 감추는 데 용이한 법이니까. 다들 알았나?”

[역시, 주인은 현명하오.]

[컹컹! 알겠습니다!]


명섭이 주위를 살피며 천천히 걸었다.

수풀이 우거지고 꽃과 나무가 많은 평화로운 전경이었지만, 겉모습에 속아서는 안 되는 법.


특히 전쟁터에서 곧 잘 쓰던 방법이 현혹 아니던가.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물질 따위를 퍼뜨려 전쟁의 판도를 바꾼 적도 있었으니까.


그때 어디선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주인, 멈추시오.]

[컹컹, 누군가 있습니다!]


명섭의 미간을 찌푸리며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주시했다.


누군가 풀숲을 헤치며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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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게이트에서 평화를 외치다.(2) 24.09.10 33 1 13쪽
» 게이트에서 평화를 외치다.(1) 24.09.09 44 1 16쪽
14 영웅 따윈 관심 없수다.(3) 24.09.08 83 1 12쪽
13 영웅 따윈 관심 없수다.(2) 24.09.07 94 2 13쪽
12 영웅 따윈 관심 없수다.(1) 24.09.06 102 2 13쪽
11 뜻밖에 영웅(5) 24.09.05 115 2 15쪽
10 뜻밖에 영웅(4) +2 24.09.04 122 4 13쪽
9 뜻밖에 영웅(3) +2 24.09.03 134 5 12쪽
8 뜻밖에 영웅(2) 24.09.02 140 4 14쪽
7 뜻밖에 영웅(1) 24.09.01 159 4 12쪽
6 싱글대디가 되었다.(5) 24.08.31 164 3 12쪽
5 싱글대디가 되었다.(4) 24.08.30 179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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