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사위가 매우 유능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정찰부대
작품등록일 :
2024.08.28 13:46
최근연재일 :
2024.09.18 15:24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9,758
추천수 :
160
글자수 :
129,562

작성
24.09.16 11:46
조회
307
추천
7
글자
12쪽

20화. 결정서 도착

DUMMY

나필진 팀장과 강채린 과장이 나를 많이 챙겨주기는 했지만, 전략기획실 내에서 나는 아직 미운오리새끼나 다름없었다.


이미 두 차례나 성과를 얻어서 전략기획실에 입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향한 일부 직원들의 무시는 여전히 존재했다.


2차 재판을 하루 앞둔 날.


최후 진술을 준비하며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복도에서 커피를 마시던 옆팀 직원들이 걸어오는 나를 발견하고는 마치 들으라는듯 말했다.


"쟤는 어느 대학 나왔대?"

"글쎄, 어디였더라··· 첨성대였던가?"

"첨성대? 그거 신라시대 천문대 아니야?"

"맞아, 아무튼 완전 듣보잡 나왔다더라."

"그런데 왜이렇게 설치고 다니는거야. 머리에 든것도 없으면서."

"내버려둬. 이번 세금환급 프로젝트 실패하면 다시 회계팀으로 내려갈 애니깐."


감출 필요도 없다는듯 대놓고 조롱하는 직원들을 그냥 스쳐지나가려는데···


그 순간.


"수호씨!"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강채린 과장이 빠르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평소와 달리 매우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내 험담을 나누던 직원들을 한 번 째려본 뒤, 그들에게 들으라는듯 큰 목소리로 말했다.


"수호씨! 내일이 2차 재판이죠?"

"네."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어요. 수호씨가 준비한 최종진술 자료를 보니깐 무조건 이길거 같더라고요."


강채린 과장의 말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아직 최종진술 자료는 완성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무엇을 보고 하는 소리란 말인가···


하지만 그런 의아함은 잠시 뿐.

나는 곧 그녀가 그런말을 하는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수호씨보면 출신대학은 크게 중요한거 같지 않아요. 수호씨처럼 학벌과 무관하게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깐요."

"······"

"그러고보면 꼭 일 못하는 사람들이 학벌만 내세우더라. 할 줄 아는거라고는 부하직원들 성과나 가로채는거면서."


나를 대신해서 복수를 하는듯한 강채린 과장.

그녀는 이내 내 팔을 끌어당기면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고 하였다.


그리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면서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수호씨! 왜 그런 말을 듣고만 있어요?"

"어떤 말이요?"

"수호씨를 험담하고 있었잖아요. 그것도 본인 앞에서 대놓고요."


글쎄, 내가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쓸데없는곳에 에너지를 낭비하기 싫었던것같다.


내 목표는 이소연뿐.


그곳에 도달하는데에만 모든 에너지를 사용하고···

그외 다른 걸림돌들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버려두었을뿐인데···


그런 나의 마음을 알리없는 강채린 과장은 단단히 화가 난듯 말했다.


"다음에 또 그러면 그냥 같이 받아쳐버려요."

"······"

"저런 인간들은 가만히 있으면 자기들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니깐요."

"······"

"어휴, 내가 다 화나네···"


마치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챙겨주는 강채린 과장이 신기하면서 또 고마웠다.


나는 그녀에게 감사를 전한 뒤.

내일 2차 재판을 위해 최종진술 자료를 준비했다.



###



마침내 다음날이 되었다.


'오늘은 2차 재판 당일'


나는 1차 재판때와 마찬가지로 강채린 과장과함께 세종시로 향했다.


그리고 오전 아홉 시.

심판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 1000억원이 걸린 재판의 최후 진술을 시작하였다.


1차 재판에서의 진술은 과세관청이 내세우는 주장을 파훼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2차 재판인 오늘은 '국가의 공권력을 동원한 조세부과의 원칙'을 발언하기위해 준비한 상태였다.


"청구인. 최후진술 하시겠습니까?"

"네, 심판관님."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쏠린 가운데···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은뒤 차분하게 발언을 시작했다.


"존경하는 심판관님."

"······"

"헌법 제27조 4항과 형사소송법 제275조의 2에서는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무죄추정 원칙은 형사절차와 형사재판 전반을 이끄는 대원칙으로써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오래된 법언에 내포된 원칙입니다."

"······"

"따라서 검찰이 의심의 여지가 없을정도로 확실한 증명을 하지 못하면"

"······"

"판사는 피고인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는것이 일반적입니다."


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 앞에 앉아있는 심판관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어째서 이 사건에서 우리의 손을 들어주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저는 이러한 무죄추정 원칙이 세법에도 그대로 적용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형사법에 '의심스러울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언이 있듯이···"

"······"

"조세법에서도 '의심스러울때는 납세자의 이익으로'라는 법리가 흐른다고 생각하기때문입니다."


내 말에 심판관들의 표정이 미세하게 바뀌었다.

나는 계속해서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수 있도록 설명을 이어나갔다.


"존경하는 심판관님!"

"······"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국가의 공권력을 동원합니다."

"······"

"다시말해서 압도적인 힘을 가진 국가가 일개 국민이나 기업을 상대로 내리는 처분인것입니다."

"······"

"이와같이 막대한 힘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가운데···"

"······"

"자칫잘못하면, 세금부과는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침해규범이 될수있습니다."

"······"

"헌법은 그러한 위험성을 사전에 간파하고···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또한 대법원의 판례 역시, 세법의 해석과 적용은 [엄격하게] 행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그런 관점에서 볼 때."

"······"

"추황의료기기의 무상반품이 접대비라는 것을 과세관청 쪽에서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한 이상···"

"······"

"해당 금액을 접대비로 판단하고 세금을 부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이 점을 깊이 생각해주셔서, 부디 납세자가 억울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심판관도 결국은 사람아닌가···


그래서 논리적인 말과 더불어 억울함을 호소하였는데.

그것이 먹혀 들었는지 내내 차가운 인상을 유지하고있던 몇몇 심판관들의 표정이 바뀌는것이 느껴졌다.


나는 이 재판이 우리의 승리로 끝날것임을 확신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을 강채린 과장도 받았는지···

옆자리에 앉아있던 그녀는 최후진술을 마치고 자리에 앉는 나를 향해 싱긋 웃어보이며 말했다.


"수호씨, 오늘도 정말 최고였어요."



###



또 하루가 흘러,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재판을 기분좋게 끝마친 상태에서 이제 꽃길만 걸으면 될줄 알았는데···

업무시작을 얼마남겨놓지 않고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오 사원."

"네, 팀장님."

"방금 전에 정보팀으로부터 연락이 들어왔어. 추황의료기기에 대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던데 알고 있어?"

"아니요. 출근 직후에만 확인해봐서 지금 말씀하시는게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그것부터 확인해봐."


뭔가 쎄한 느낌에 기사를 곧장 확인했더니···

추황의료기기의 세금환급과 관련하여 부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추황의료기기 세금환급 불투명> A일보


<납세자 이익으로 판단하는것. 법리에 맞지 않는다.> B일보


<법인세법 목적을 잊어서는 안돼.> C일보


<조세전문가 P씨. 추황의료기기 승리 어려울것으로 전망> D일보


나는 해당 기사들을 하나씩 클릭해서 읽어보았다.


모두다 말도안되는 주장들이었지만···

그중에서도 C일보에서 올린 기사는 더더욱 얼토당토 않은 소리였다.


『법인세법 제1조에서는 그 목적을 "납세의무의 적절한 이행을 확보하며, 재정수입의 원활한 조달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의심스러울때는 납세자의 이익]이 아니라 [의심스러울때는 국고의 이익]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추황의료기기의 무상반품이 접대비인지 판매부대비용인지 애매모호하다면··· 법리적으로 볼때 접대비로 보고 과세를 하는것이 옳은 처분일 것이다.』


'애매할때면 국고의 이익으로라니··· 도대체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했다.

조세심판원의 판결은 어제 끝이났다.


심판관 13명이 모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 후, 지금쯤 해당 결정이 행정실로 넘어가서 검토중일텐데···

이제와서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단말인가.


만약 누군가 여론전을 시작하는것이라면··· 이런 기사는 최소 2주전에 나왔어야했다.


이해할수 없는 상황이 펼쳐진 가운데···

시간은 계속 흘러 어느덧 아침 조회까지 끝나게 되었다.


그리고 오전 9시.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진 탓에, 장이 열리는 순간부터 추황의료기기의 주가는 무서운 속도로 빠지기 시작했다.


[09시 00분] 46,200원

[09시 10분] 42,100원

[09시 20분] 39,500원

[09시 30분] 32,350원(▼30%)


<추황의료기기 장 시작과 함께 폭락···> E일보


<추황의료기기 급격한 주가하락으로 VI발동···> F일보


<추황의료기기. 세금환급 소송 패배 짙어져···> E일보


이대로가면 당분간 추황의료기기의 주가가 계속 하락할것이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금까지 나를 믿어주었던 나필진 팀장이 초조해하기 시작했다.


"오 사원!"

"네."

"아직 조세심판원으로부터 연락온거 없지?"

"네, 그렇습니다."

"알았어···"


악재는 계속해서 악재를 몰고 왔고···

급기야 추황의료기기와 관련 있는 계열사들까지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오후 1시.

추황의료기기의 지분 13%를 가지고있는 추황캐피탈의 주가가 20%가까이 하락하였고.


오후 2시.

추황의료기기와 합작하여 신사업 투자를 결정했던 추황바이오의 주가도 하한가를 기록하였다.


추황의료기기 하나에서 시작된 불씨가 다른 계열사들로 번져가는 가운데···

홍보팀, 주가관리팀, 경영관리2팀 등.

다수 팀장들이 와서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거냐고 나필진 팀장을 달달 볶았다.


"나 팀장! 그러니깐 내가 뭐라그랬습니까? 과세관청을 상대로 함부로 싸우는거 아니라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

"그러게 말이예요. 도대체 승산도 없는 싸움을 무슨생각으로 시작한건지 나 원 참···"

"······"

"아무튼 계열사쪽에 난리가 났으니깐 나 팀장이 얼른 해결하세요. 이게 다 경영관리 3팀때문에 생긴일이니깐요."


나필진 팀장이 한 마디도 데꾸하지 못하고 궁지에 몰려있던 그때···


띠링-!


PC에서 한 통의 알림음이 울렸다.


뭔가싶어서 알림의 정체를 확인해보니···

놀랍게도 조세심판원의 결정문이 도착했다는 내용이었다.


우리가 이겼다는 결정문이었다.


나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


"팀장님! 보고드릴것이 있습니다."

"급한거 아니면 나중에 얘기해. 지금 팀장들끼리 얘기중이니깐···"

"급한 소식입니다. 지금 즉시 보고드려야 하는 사항입니다."

"뭐라고···?"


나의 발언에···

나필진 팀장을 비롯하여 모든 팀장들이 나를 응시했다.


"급한거라니, 그게 뭔데?"


나는 어서 본론을 말해보라는 나필진 팀장을 향해 방금전에 들어온 희소식을 알려주었다.


"방금 전, 조세심판원으로부터 결정서가 도착했습니다. 세금환급에 관한 최종 결정문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벌가 사위가 매우 유능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금일 휴재입니다. NEW 34분 전 0 0 -
공지 당분간 오후 3시에 연재됩니다. 24.09.02 314 0 -
23 22화. 마침내 얼음을 녹였다 24.09.18 192 7 13쪽
22 21화. 승소 24.09.17 300 7 12쪽
» 20화. 결정서 도착 +1 24.09.16 308 7 12쪽
20 19화. 재판 당일 24.09.15 372 8 12쪽
19 18화. 통지서 도착 24.09.14 374 6 12쪽
18 17화. 과거에는 직장상사였지만 24.09.13 368 5 14쪽
17 16화. 정확하게 또 빠르게 24.09.12 382 5 12쪽
16 15화. 이대로 밀고 나가시죠 24.09.11 381 5 13쪽
15 14화. 법무팀과 대결 24.09.10 390 7 14쪽
14 13화. 전략기획실에서의 첫 업무 24.09.09 401 7 15쪽
13 12화. 전략기획실 입성 24.09.08 409 6 14쪽
12 11화. 늦게 피는 꽃 24.09.07 422 7 15쪽
11 10화. 인사발령 공고 24.09.06 432 6 12쪽
10 9화. 표창장을 받았다 24.09.05 446 5 15쪽
9 8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24.09.04 436 5 13쪽
8 7화. 한 걸음 더 가까이 24.09.03 456 6 13쪽
7 6화. 반드시 너에게 도달하겠다 24.09.02 454 6 12쪽
6 5화. 내 목표는 이소연뿐. 24.09.01 474 9 13쪽
5 4화. 제 짧은 소견으로는··· 24.08.31 489 8 13쪽
4 3화. 아름다움을 떨어뜨리셨네요. 24.08.30 503 8 12쪽
3 2화. "전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24.08.29 505 9 14쪽
2 1화. 동아줄은 기다리지 않는다. 24.08.28 605 12 12쪽
1 프롤로그 24.08.28 660 9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