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사위가 매우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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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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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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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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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동아줄은 기다리지 않는다.

DUMMY

엘리베이터 앞에서 천사를 마주친 후···

회계팀이 있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자리에 빼곡히 앉아있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업무시작 시간은 오전 9시부터인데 다들 왜이렇게 일찍 출근하는건지 이해가 되지않았지만···

확실한건 내가 오늘 회계팀중 출근이 꼴지라는 점이었다.


팀내에서 출근이 가장 늦은 나를 보고 이윤재 팀장이 의자에 기댄채 썩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수호 사원은 아주 팔짜가 좋나봐? 남들 다 출근해서 업무준비하는데··· 이제야 설렁설렁 기어오고 말이야."


비아냥거리는 팀장의 말에 평소였으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겠지만 오늘은 큰 타격이 없었다.

내 머리속에는 온통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쳤던 그녀생각뿐이었다.


'이소연이라···'


나는 반드시 그녀를 쟁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그럴까.

평소와 다른 내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건지 입사동기인 병건이가 말했다.


"수호야! 무슨일 있었어?"

"무슨일이라니?"

"아니··· 오늘 평소랑 좀 달라보이길래."


덩치는 곰같은 놈이 눈치는 여우처럼 빠르다.

나는 병건이의 물음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고개를 가로저은후 자리에 앉았다.


그런다음 PC의 전원을 켜고···

방금전에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이소연에 대해 알아보았다.


하지만 이소연에 대한 정보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녀가 언니들과 달리 아직 학생 신분이기때문에 그런것같았다.


결과적으로 내가 찾은 정보는 이소연의 나이가 23살이라는 것과 그녀가 한국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이라는것 뿐이었다.


'한국대 경영학과라···'


집안,재력,학벌까지···

그녀는 내가 쳐다볼수조차 없는 위치에 있는 여자였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녀를 향한 내 심장은 더욱 벅차게 뛰었다.


'반드시 그녀의 마음에 도달하고말겠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소연에게 다가갈 방법을 연구하고 또 연구하였다.



###



내 이름은 오수호.

경기도에 위치한 평범한 4년제 대학을 졸업했으며.

운이 좋게도 추항그룹에 입사하여 현재는 회계팀에 근무중이다.


하는일이라고는 하루종일 사무실에 쳐박혀앉아 회계장부를 작성하는 일이었는데···

오늘부터는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했다.


나는 이소연에게 다가갈 만한 방법을 두 가지 생각해냈다.


첫번째 방법은 이소연이 재학중인 학교에 찾아가서 어떻게든 그녀와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었고.

두번째 방법은 이차진 회장님의 눈에 들어서 그의 막내딸과 만남을 성사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느쪽 길을 선택하든 쉽지않은 상황···'


나는 김연우 대리가 가져다주는 서류를 책상위에 쌓아놓고서 끝없이 두뇌를 풀가동시켰다.


그러다 어느 순간···

불현듯 회계장부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바로 회장님께 올릴 분기말 보고서에 관한 내용이었다.


『PX캐피탈이 보유한 풋백옵션의 경우. 행사가능성이 불확실하여 주석에 따로 기재하였습니다.』


나는 해당 문구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그래서 관련 내용을 계속해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대학을 졸업한지 벌써 3년이나 되었는데···

중급회계 시간에 들었던 강의내용이 웬일인지 아주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심지어 교수님의 얼굴과 목소리까지 그대로 눈앞에 재현이 되는것 같았다.


'실행가능성이 낮으면 우발부채로 기재해도 되지만··· 만약 실행가능성이 높아지면 충당부채로 계상해야돼. 알았지?'


나는 교수님이 해주셨던 말씀을 떠올리며 해당 사항을 다시 검토해보았다.

교수님의 말씀대로라면 PX캐피탈이 보유한 풋백옵션은 행사 가능성이 높아서 재무제표상에 반드시 계상해야했다.


하지만 어찌된일인지···

추황그룹은 이 부분을 단지 우발부채 항목으로 주석에만 올린 상황이었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대해 김연우 대리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김연우 대리님."

"왜?"

"PX캐피탈이 보유한 풋백옵션이 어째서 우발부채로 기재되어 있나요?"


내 말에 김연우 대리가 퉁명스럽게 답했다.


"그냥 넘겨. 재무팀 요청사항이야."

"재무팀이요?"

"그래."

"재무팀에서 무슨 이유로 그런 요청을 한건가요?"

"그런것까진 니가 알필요 없잖아. 너는 그냥 니 할 일이나 해."


자세한 설명은 하기싫다는듯한 김연우 대리···

나는 어쩔수없이 질문을 멈추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차분히 생각을 떠올려 보았다.


'재무팀이 어째서 그런 요청을 한걸까···'


그 순간.

며칠전 읽어봤던 기사 내용이 떠올랐다.


나는 해당 기사를 다시 찾아 읽어보았다.


『추황건설이 1조원대의 자금을 외부에서 차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추황그룹의 관계자는 그룹 연결재무제표상 부채비율도 낮고 재무건전성도 높기때문에 필요한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을것이라고 밝혔다.』


기사를 추측해 보건대···

재무팀이 이익이 많은 방향으로 장부작성을 요청한 이유는 바로 "원활한 자금조달"을 목표로하기 때문인것같았다.


나는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후.

추후 이 부분을 수정하지 않고 공시할 경우···

우리 기업과 회장님에게는 어떠한 위험이 닥칠지 고민해보았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돌대가리같던 내 머리가 홱홱 돌아가기 시작했다.


마치 소설속에 등장하는 상태창이 눈앞에 뜨는 기분마저 들었다.


『경로 재탐색중···』

『경로 재탐색중···』

『경로 재탐색중···』

『경로 재탐색중···』


그러다 문득 떠오른 단어 두 개.


『분식회계···』

『형사처벌···』


풋백옵션 사항을 회계장부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

추황건설은 재무제표상 35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풋백옵션을 반영하면···

순이익이 아니라 천 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다시말해서 전자의 경우로 공시하면 분식회계가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 이차진 회장과 추황그룹은 그에 대한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을 받을수도 있을 것이다.


'이걸 이용하자···'


나는 이 정보를 토대로 이차진 회장에게 다가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추황그룹은 재계 서열 32위의 대기업이다.


2015년까지는 복잡한 지분구조와 순환출자로 여론의 비판을 받아왔지만.

그후 경영혁신을 통해 지주회사로 변모하였고.

지금은 추황(주)라는 지주회사로 탈바꿈하여 21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거대한 추황그룹의 본사 회계팀에 근무하는 막내 사원이다.


나는 내가 알아낸 '리스크'를 회장님께 다가가는 '도구'로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보고체계를 생각하면···

회장님께 단번에 보고드릴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소연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생긴 이상 이대로 포기할수 없었다.


어떻게든···

법을 어기지 않는 한도내에서 무슨 짓을 해서라도···

반드시 방법을 강구해내야했다.


나는 휴게실에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내린 후.

천천히 고민을 해보았다.


그러자···

불현듯 어릴때 시청했던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해당 드라마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한 사극 드라마였는데···

왕의 행차도중 기습적으로 앞에 끼어들어서 목청을 높인 남자가 있었다.


천민에 불과한 남자는 왕의 행차를 가로막고 죽을 각오로 그렇게 소리쳤다.


"소인의 아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에 갇히었으니··· 아비된 도리로써 죽음을 각오하고 전하께 아뢰옵니다."


왕을 호위하던 군병들이 왕의 행차를 막았다는 이유로 남자의 목을 치려 했지만···

말 위에 타고있던 왕이 병사들을 제지시키고··· 목숨을 걸고 나타난 천민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었다.


비록 드라마속에 나왔던 장면이기는했지만··· 지금 나에게 있어서 그것보다 더 좋은 묘책은 없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래, 일단 부딪혀보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때론 미친놈처럼 달려들어야 할 때가 있다.


'이소연··· 반드시 너에게 도달하겠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곧장 부팀장을 찾아갔다.

일단 보고체계를 생각해서 겉으로나마 보고를 시도했다는 기록을 남겨두기 위함이었다.


"부팀장님."


내 말에 서류를 넘겨보던 부팀장이 의아한듯 되물었다.


"왜?"

"보고드릴 사항이있습니다."

"무슨 보고?"

"회장님께 올릴 보고서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심각한 문제?"

"네. 분기말 보고서에 PX캐피탈이 보유한 풋백옵션이 우발부채로 기재되어있습니다."

"······"

"하지만 현재 PX캐피탈이 보유한 풋백옵션의 행사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만기가 불과 2달후인 반면···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가는 옵션 행사가보다 40%이상 저렴합니다. PX캐피탈 입장에서는 만기가 되면 반드시 옵션을 행사할 것이고··· 그로인해 우리는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미리 알려줘야합니다."


풋백옵션이란···

옵션을 보유한 자가 때가 되면 주식을 되팔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즉 만기일이 되면···

추황건설은 PX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당초 약정했던대로 [주당 3만 2천원]에 매수해줘야하는데···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추황건설의 주가는 고작 [1만 9천 8백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부팀장 역시 내 말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그게 뭐?"

"네?"

"그게 뭐 어쨌다고 그러냐고."

"그러니깐··· 해당 사항은 우발부채로 주석에 기재하는게 아니라··· 손실을 인식해서···"

"니가 뭘 안다고 그래?"

"······"


부팀장은 서류를 내려놓고 나를 노려보았다.


"주가라는게 올라갈때가 있으면 떨어질때가 있고 그런거 아니야?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니깐 우발부채로 기재하는데··· 그게 뭐 어쨌다고 나타나서 난리야?


평소 온화하던 부팀장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날이 서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에 사무실로 들어오던 이윤재 팀장까지 관심을 보이고 합세했다.


"뭔데 그렇게 언성을 높여?"

"아무일도 아닙니다."


부팀장이 그냥 넘어가려 했지만··· 행실이 얍삽하기로 소문난 김연우 대리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수호 사원이 쓸데없는 말을 해가지고 부팀장님이 화가 좀 나셨어요. 제가 아까 분명히 안된다고 설명을 해줬었는데 고집이 장난 아니네요···"

"쓸데없는 말? 그게 뭔데?"


이윤재 팀장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팀내에서 나를 유달리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그였기에··· 그눈빛은 마치 독사의 눈빛처럼 느껴졌다.


나는 어서 대답하라는듯 재촉하는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답했다.


"회장님에게 올릴 보고서에 문제가 있는것 같아서 수정해야 할 부분을 말씀드렸습니다."

"오 사원. 그얘기는 그만하지."


부팀장님이 만류해보려 했지만 이윤재 팀장이 손을 들어 그를 제지시켰다.


"가만 둬 봐. 무슨말 하는지좀 들어보게."


나는 부팀장에게 말했던것과 똑같은 논조로 이윤재 팀장에게 설명을 드렸다.

PX캐피탈이 보유한 풋백옵션은 우발부채가 아니라 평가손실에 반영해야한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이윤재 팀장이 날카롭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


"아주 가지가지하는구만."

"···!"

"너 추황호텔에 자료 달라고 요청했어?"

"네, 했습니다."

"언제?"

"오늘 아침 9시에 담당자와 통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왜 아직 안와?"

"그게 내부적인 사정으로인해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 늦어도 오후 1시 이전에는 보내준다고했습니다."

"그런거 하나 빨리 처리하지 못하면서 무슨 회장님 보고서 타령이야? 오 사원."

"네···"

"시키는 일이나 제대로 해. 시키는 일이나!"


이후로도 나는 다른 팀원들이 보는 앞에서 5분동안이나 대차게 까였다.


인격을 내리깎는 말을 거리낌없이 내뱉는 이윤재 팀장···


하지만 나는 그의 비속어를 들으면서도 오히려 마음속에 미소가 그려졌다.


'이것으로써 부팀장과 팀장은 내 보고를 모두 묵살했다는 기록이 남았다.'


그리고 나는 내일 아침 8시.

회장님이 출근할때를 기다렸다가 드라마에서 왕의 행차에 나섰던 천민처럼··· 소리를 높여서 내가 해야할 말을 아뢰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하면 조직에서 완전히 나가리가되거나···

회장님의 눈에 들거나···

둘 중 하나뿐이겠지.


나는 극과극으로 갈리는 기로앞에서 망설임 없이 돌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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