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정령이 농사를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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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五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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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DUMMY

요리를 좋아하고 즐겨 하는 사람일수록 자연스레 향신료와 각종 소스가 가득한 법.


오랜 예전부터 맛을 탐구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맛에 관해 연구하고 다양한 맛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도 요리를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각 나라의 향신료와 식재료들을 경험하며 더 나은 맛을 찾기 위해 열정을 쏟아부었다.


“이것도 아니야······”


그런 수많은 사람 중 한때 국내에서 손꼽을 정도로 유명한 스타 셰프 박하준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현재 방황 중이었다.


해외 유학파였던 그는 요리 실력도 탑이었으나 훤칠한 큰 키에 훈훈한 외모로 일찍이 방송에서도 자주 출연했다.


그가 운영하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은 물론 더 넓은 사업 확장으로 홈쇼핑에 진출한 밀키트 사업까지 대박이 났었다.


무려 그의 파인 다이닝은 미슐랭 가이드의 별 세 개까지 받으며 계속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국내 최고 맛 칼럼니스트이자 일명 식당 죽이기로 악명이 자자한 권동찬 칼럼니스트의 칼럼으로 완전히 기세가 꺾였다.


그날따라 연이은 과로로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았고 식재료도 영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별 세 개 셰프 박하준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은 수치스러운 실수들이었다.


오히려 다른 셰프들이었다면 별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름값과 미슐랭 별 세 개 셰프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만큼이나 기준치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거 정말 박하준 셰프의 음식이 맞아?”


너튜브 촬영 카메라 앞에서 인상을 찡그리며 연이은 혹평을 날리는 권동찬 칼럼니스트의 모습에 사람들은 이내 박하준 셰프가 이름값만 높은 거품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렸다.


화룡점정으로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를 먹다가 뱉기까지 하는 자극적인 모습은 지금도 회자가 될 정도였다.


안 그래도 최근 들어 값만 비싸고 인테리어만 번지르르하게 만들어 놓고 말도 안 되는 비싼 음식값을 받는 식당이 많아졌다.


오마카세와 파인 다이닝이 대중에게 유행하며 자연스럽게 퀄리티가 받쳐주지 못한 삼류 가게도 많아졌다.


그런 거품 이미지가 미슐랭 별 세 개 셰프에게 낙인찍혔다.


대중들의 여론만큼이나 큰 충격에 빠진 박하준 셰프는 그날 이후 가게를 잠시 닫고 방황에 빠졌다.


도저히 그날 이후 손님에게 자기 요리를 내놓는 것이 두려웠다.


늘 언제나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승승장구하던 자신이 슬럼프에 빠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방황은 점점 길어졌고 보다 못한 친한 셰프의 말에 정신을 차리기로 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차라리 요리 연구를 더 해! 시원하게 한 방 돌려줘야지! 그래야 사람들 인식도 다시 돌릴 수 있고!”


그날 이후 세계 각국을 돌며 직접 맛집에 들러 먹어보며 맛과 식재료들을 연구했다.


한 달이 넘도록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어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국내로 돌아온 지 이틀 뒤, 단골손님이자 자신의 VIP 손님이었던 S급 각성자 마진호가 연락했다.


“혹시 아직도 가게 안 여시나요? 3일 뒤에 아버지가 생신이라 연락을 드렸는데.”


국내를 넘어 아시아권에서도 유명한 S급 각성자 마진호.


아무리 방황한다고 하여도 요식업도 엄연히 사업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됐다.


고객 관리는 목숨줄과도 같았다.


특히나 유명 각성자인 마진호는 더더욱 말이다.


‘그래, 이번 계기로 다시 가게도 열고 정면 돌파하자!’


일반 고객들이나 단골들도 놓쳐선 안 되지만 유명인 단골마저 놓치면 더욱더 일어나기가 어려웠다.


“편하신 시간 말씀해주세요. 특별히 그날 하루 마진호님을 위해 문을 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말씀드린 대로 3일 뒤, 저녁 7시로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진호의 아버지 생신이 지난 뒤 이틀 뒤였다.


비록 명성에 금이 갔어도 실력 하나만큼은 달라지지 않았다.


처음으로 슬럼프라는 것을 겪었어도 클래스는 여전했다.


그걸 알기에 마진호도 최근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연락을 한 것이다.


예전부터 마진호는 박하준이 최고 전성기를 달리기 전부터 단골손님이었다.


유명 셰프라고 모든 입맛이 똑같지는 않았다.


박하준 셰프의 요리는 마진호의 입맛에 딱 맞았고 가게 인테리어까지 취향에 맞아 늘 자주 방문하곤 했다.


“아, 혹시 요즘도 박하준 셰프 가게에 방문하시나요?”


마침 그 이후, 박 과장이 업무적으로 마진호 각성자에게 연락하던 중 한성의 말이 떠올랐다.


“예,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아버지 생신이라 모시고 갔었어요.”


“그럼 혹시······”


마진호 각성자 또한 1차 사전 판매로 포포팜의 딸기를 구매했던 고객이었다.


포포팜의 농장주인 한성을 설명하며 박하준 셰프를 소개받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


당연히 뇌물도 잊지 않고 준비했다.


“이번에 포포팜의 딸기가 더 개량되어서 15스탯 효과 상승했거든요. 저희가 테스트 해봤는데 기존에 드신 분들 같은 경우, 3개 더 섭취 시 6스탯이 올라갔습니다!”


“호오, 정말입니까?”


S급 각성자여도 영약 아이템은 못 참았다.


“제 권한으로 특별히 마진호님에겐 그냥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에 관계도 있고 1차 사전 판매도 해주셨으니.”


마진호 입장에선 마다할 이유가 당연히 없었다.


사전에 한성이 박하준 셰프와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따로 입을 맞춘 것이다.


덕분에 한성은 마진호의 도움으로 박하준 셰프와 약속을 잡고 그가 운영하는 파인 다이닝에 방문하기로 했다.


방문 당일.


그의 양손엔 정령 딸기와 정령 허브 그리고 정령 허브로 만든 정령 천연 조미료가 들려있었다.


먼저 최고 수준의 셰프에게 평가받은 뒤, 이후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


‘흠, 박하준 셰프가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 우선 파인 다이닝과 오마카세 같은 하이엔드 가게부터 뚫어야겠다.’


한성도 영업에 전문가였다.


먼저 대중들에게 판매하기 전, 하이엔드 가게와 유명 가게에 우선으로 정령 허브를 판매할 생각이었다.


그 뒤, 자연스럽게 파인 다이닝과 오마카세 같은 하이엔드 가게에서 사용하는 허브라고 브랜딩을 할 생각이었다.


정령 딸기야 올인원 마켓과 박 과장이 게이트 관련 아이템 판매 루트를 쥐고 있어 독점해서 맡겼지만, 이번에는 직접 나설 생각이었다.


직접 하이엔드 가게의 판매 루트를 뚫은 다음 고급 이미지를 구축해 일반 대중들에게 온라인으로 판매할 생각이었다.


어차피 정령 허브는 일반적인 허브들보다 비싸게 받아야 했다.


시설에 대한 투자비, 정령의 힘이 특별히 부여된 효과 등.


단가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일반 허브들과 가격경쟁을 하거나 아무런 준비 없이 비싼 가격에 판매한다?


한성은 괜히 영업 2팀의 에이스가 아니었다.


당연히 최근 들어 인지도를 쌓고 있는 포포팜의 딸기가 있어 그냥 온라인 판매를 해도 제법 괜찮은 결과를 만들지도 몰랐다.


하지만 스탯을 올려주는 직관적인 효과도 아닌 요리의 맛을 극대화해준다는 효과는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괜히 인지도를 믿고 평범한 허브를 비싸게 판다는 거품 이미지가 생길 수 있었다.


여차하면 포포팜의 정령 딸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상황.


그렇기에 하이엔드 가게 시장을 먼저 공략하려는 것이었다.


“실례합니다.”


드디어 만나게 된 스타 셰프 박하준.


방송에서 본 것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그래도 방송 초기 훤칠한 키와 훈훈한 외모로 이미지를 구축했던 그답게 연예인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만, 요즘 안 좋은 여론과 슬럼프로 인해 얼굴에서 근심이 가득했다.


“저를 만나고 싶으셨다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포포팜의 농장주였기 때문에 성사된 만남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영업직의 비애.


어딜 가나 잡상인 취급을 피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이젠 그 유명한 포포팜의 농장주라는 번듯한 이름이 명함을 대신해 주었다.


“이걸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한성이 내민 것은 가져온 정령 허브와 정령 허브로 만든 천연 조미료.


모두 투명한 유리 용기에 담겨있어 향을 맡을 수는 없었다.


“흠······”


당연히 박하준도 식자재를 납품하는 곳이 따로 있었다. 그동안 관계도 있고 허브 외에도 다른 재료들을 같이 납품받기에 이런 상황은 늘 불편했다.


‘한눈에 봐도 최상품인 건 알겠어. 하지만 이래선 평범한데······’


확실히 박하준 셰프가 봐도 정령 허브는 최상품으로 보였다.


첫인상의 감상평은 딱 그 정도.


어차피 이곳에선 최상품 식재료만 취급했기 때문에 별다른 특별함을 느낄 수 없었다.


“우선 부탁하신 대로 직접 먹어보며 사용해 보겠습니다.”


탁!


정령 허브를 테스트하기 위해 박하준 셰프가 유리 용기의 뚜껑을 열었다.


그 순간 퍼지는 강렬한 허브 향.


“흡!”


일반인들에겐 그저 지금까지 맡은 허브향 중 가장 기억에 남을 정도로 좋은 향이 난다고 느꼈을 테지만, 전문가는 달랐다.


‘이게 뭐야!’


해외 유학 생활부터 지금까지 허브는 질리도록 사용했다.


그런 그도 이렇게까지 향을 내뿜는 허브는 처음이었다.


방황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식재료를 경험하고 다양한 맛을 탐구했는가.


세계 각국을 돌아다녔어도 그가 만족할 만한 맛은 찾지 못했다.


그런데도 놀랍게도 제일 가까운 한국에 이런 허브가 있었다.


심지어 늘 흔하게 보던 바질, 파슬리, 로즈마리, 타임.


기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허브들이었다.


향을 맡자마자 박하준 셰프의 눈이 돌변했다.


눈앞에 있는 한성은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정령 허브를 들고 곧장 주방으로 향하는 박하준 셰프.


이내 그의 주방에서 칼질 소리와 불이 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한성.


이쪽 세계는 처음 보는 것이기 때문에 신기한 경험이었다.


방송에서도 자주 봤고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셰프의 모습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직접 보는 것은 차원이 달랐다.


영상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현장감이 느껴졌다.


요리하는 과정에서 나는 맛있는 향이 코를 자극했다.


조리를 위한 불보다도 더 열정적인 박하준 셰프의 아우라가 특히 압권이었다.


진지한 그의 두 눈을 보자니 오랜 시간 실력을 갈고닦은 장인의 눈을 보는 듯했다.


‘아! 내가 며칠 전 했던 스테이크는 그냥 소꿉놀이였구나!’


손놀림부터 달랐고 요리 속도도 그만큼 차이가 났다.


순식간에 완성된 요리들.


가장 기본적인 오일 파스타와 스테이크가 완성됐다.


“오일 파스타엔 바질과 파슬리를 사용했습니다. 스테이크는 가져오신 허브 가루로 시즈닝을 하고 로즈마리와 타임으로 향을 냈습니다.”


박하준 셰프도 테스트하기 위해 요리는 각각 두 접시씩 준비되었다.


한눈에 봐도 예전 직장 다니던 시절의 자신 월급으론 쉽게 접하기 힘든 요리라는 게 느껴졌다.


‘거기다 이걸 고작 그 짧은 시간 안에 만들다니 ······’


잊어서는 안 됐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 미슐랭 가이드 별 세 개 셰프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럼 한번 먹어볼까? 살다 보니 또 이런 호강을 다 하는군.’


테스트가 진행된 후, 삼일이란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박하준 셰프의 파인 다이닝이 다시 문을 열었고 이미지는 추락했어도 오랜만에 가게 문이 열리자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가게를 가득 메운 손님들. 그중엔 박하준 셰프를 무너뜨렸던 권동찬 칼럼니스트도 포함되어 있었다.


예고 없이 방문했고 현재 박하준 셰프는 주방에서 조리 때문에 정신이 없어 이 사실을 몰랐다.


몇 년간 쓴 칼럼 중 당연히 최고 히트는 박하준 셰프를 몰락시켰던 최근 쓴 칼럼이었다.


당연히 이번에도 촬영까지 하며 확인 사살을 준비했다.


“이번에도 또 구차한 핑계를 대진 않겠지.”


그가 첫 번째로 나온 음식을 맛보기도 전이었다.


쨍그랑! 쨍그랑!


여기저기서 나는 소리.


전부 맛을 본 손님들이 식기를 떨어트리며 난 소리였다.


“다, 다들 왜 이래? 그렇게 맛이 없나? 그래도 일반인들이 저럴 정도로 맛이 없지 않을 텐데?”


미슐랭 세 개라는 이름값을 못 했다는 것이지 절대 일반인들이 저렇게까지 반응할 정도로 맛이 없진 않았다.


그런데 그의 예상을 깨고 손님들의 반응은 모두 같았다.


“세상에 이런 맛이!”


“쓰리 스타가 거품? 아니 그것도 과소 평가된 거야! 별 네 개, 다섯 개를 줘도 아깝지 않아!”


“이게 거품이라고? 권동찬 칼럼니스트 어쩌고 하는 놈은 맛에 기본도 모르는 놈이 틀림없어!”


모두가 기립할 정도의 대단한 반응.


당연히 음식 모두 포포팜의 정령 허브가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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