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정령이 농사를 너무 잘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오운(五雲)
작품등록일 :
2024.08.28 20:52
최근연재일 :
2024.09.17 22:2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24,304
추천수 :
934
글자수 :
124,037

작성
24.09.06 05:20
조회
1,190
추천
42
글자
11쪽

11화

DUMMY

농장도 엄연한 사업체였다.


궁극적인 목적은 당연히 이윤.


농장도 결국은 생산 회사나 결이 비슷했다.


좋은 품질의 물건을 최대한 많이 생산해 제일 좋은 값을 받고 판다.


이때 주로 생산보다도 판매가 더 중요할 때가 많았다.


특히 생산 회사보다도 일반 농가가 더 이에 해당했다.


수확한 농산물이 공판장에 가면 원가 그대로 물건을 팔아야 했다.


일반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사는 값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낮은 가격으로 말이다.


그만큼 유통이 가져가는 금액이 훨씬 클 때가 많았다.


그래서 젊은 세대 농가들은 직거래를 위해 온라인 판매와 SNS를 최대한 이용하려 했다.


직거래를 뚫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그만큼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같은 800평에 딸기를 키워도 공판장에 보내 판매하는 수입과 직거래로 판매하는 수입이 하늘과 땅 차이였다.


요즘은 방송이나 SNS를 통해 다양한 특수 작물과 희소한 작물들을 많이 소개하곤 한다.


남들이 잘 하지 않는 무슨 작물을 키워 한 해 얼마의 수입을 올렸다 등 다양한 사례가 언론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다 좋은 말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직거래를 뚫어 고객을 확보하기 무척이나 어려웠다.


특수 작물이나 희소한 작물들의 단점이 여기서 나온다.


판매처만 뚫으면 큰돈을 벌 수 있었으나 유통망이 없다면 본전도 건지기 힘들었다.


그중 포포팜의 딸기는 그 어디에도 해당 사항이 없는 특별한 경우였다.


일반인들에게 판매되는 것도 아니며 지금까지 각성자들을 위한 과일도 없었기에 기존의 유통망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도 한성의 통장에 적힌 첫 수입은 8억 원.


작물을 기르는 것에 있어 실력도 중요했지만, 운도 크게 작용했다.


기후나 자연재해, 병충해 등.


경험과 실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많았다.


반면 판매만큼은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가 가능했다.


한성이 딸기가 특별하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올인원 마켓의 박 과장에게 연락한 것처럼 말이다.


유통을 어떤 식으로 할지 누구에게 맡길 지 선택하는 것도 실력이다.


박 과장이 없어도 한성은 직장을 다니면서 만든 인맥과 업체들만으로 유통망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올인원 마켓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긴 어려웠을 것이며 박 과장처럼 가장 높은 수입을 만들지도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아무리 포포팜의 딸기가 일반 딸기보다 쉽게 무르지 않아 보관에 유리하다고 해도 딸기는 딸기였다.


딸기는 다른 과일에 비해 보관기간이 짧은 편에 속했다.


그만큼 유통에 제약이 많았고 한시라도 빨리 유통하는 것이 유리했다.


가장 빠르고 가장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선택.


한성은 괜히 회사 내에서 박 과장 다음으로 손꼽히던 직원이 아니었다.


‘역시 내 감은 아직 죽지 않았어!’


한성이 계좌에 찍힌 금액을 보며 자신이 판단이 옳았음을 확인했다.


“그 돈으로 뭐할 거냐.”


얼굴까지 상기된 한성을 보며 박 과장이 씨익 웃으며 말을 걸었다.


“뭐, 우선 농장 차린다고 빌린 대출금부터 갚아야죠.”


“하! 재미없는 놈! 뭐, 외제 차를 산다거나 갖고 싶었던 명품을 산다거나 하는 말 정도는 나와야 하는 거 아니야?”


지극히 너답다라는 표정을 지으며 박 과장이 한성의 어깨를 툭툭 쳤다.


“아니, 계좌에 이렇게 숫자만 떡하니 적혀 있으니 실감이 안 나는 걸 어떡해요. 그래도 과장님 덕에 효도나 제대로 한 번 해보겠네요.”


그래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먼저 생각나는 존재는 부모님이었다.


이번 기회에 못 했던 아들 노릇이나 제대로 해보고 싶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참나, 이제 너 통장에 돈 마를 새가 없을 거다! 다음엔 꼭 재밌는 대답 준비해라.”


“그러죠, 뭐. 옷엔 취미 없는데. 곧 겨울 대비해서 패딩이라도 미리 살까요?”


한성의 대답에 박 과장이 속이 터진다는 시늉을 하며 진저리를 쳤다.


“야, 아직 9월 초인데. 뭔 벌써 패딩 타령이야! 답답한 놈아, 젊은 놈이 취미도 취향도 없어!”


“참나, 그럼 코트? 코트는 패딩보다 얇아서 추운데.”


“그런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두손 두발 다 든 박 과장이 딸기가 포장된 상자들을 챙기고 차에 싣기 시작했다.


“거, 나보다 젊은 놈이 욕심도 없어!”


일 욕심만 많았지, 평범한 또래들과는 사뭇 다른 한성이었다.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지만, 이럴 때 보면 또 안쓰럽기도 했다.


먼 타지에서 올라와 친인척도 없이 혼자 독종같이 일하던 한성의 모습이 아직도 훤했다.


성공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매일 같이 야근하던 부하 직원.


그에게 특히나 미안한 감정이 들었던 것은 작년부터였다.


당시 한성은 직장을 다니는 것에 회의감에 빠져있었다.


매일 같이 진상 고객들을 상대하며 직장 내에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다.


회사가 커나가도 회사의 실적이 올라도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다.


퇴근해도 만날 친구도 가족도 없었다.


매일같이 야근하고 상사들의 회식과 거래처들과의 만남 때문에 친구를 사귈 시간도 취미를 가질 여유도 없었다.


그런 한성이 공황장애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우연히 본 적이 있었다.


몰래 탕비실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가슴을 부여잡고 울던 한성.


그 모습을 보고 박 과장은 깜짝 놀라 얼어붙고 말았다.


덜덜 떨리던 손으로 한성이 평소 먹던 약을 먹고 이내 진정되는 모습을 보고 몰래 탕비실을 빠져나왔다.


1분 만이라도 더 늦게 진정됐으면 119를 부를 생각이었다.


공황장애가 있다는 말은 들었어도 직접 목격한 것은 그때가 처음.


한성의 그런 모습에 너무 놀랐고 어떠한 위로와 도움을 줘야 할지 몰라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그날 오후 박 과장은 한성에게는 말하지 않았으나 최 이사를 직접 찾아가 자신의 실적을 한성에게 전부 돌리며 보너스와 보상 휴가를 받아왔다.


표현에는 서툴렀기에 어떠한 위로도 하지 못하고 그저 휴가를 주는 것만이 그것을 대신했다.


더군다나 자신의 사비까지 더 얹어 보너스를 챙겨줬던 그.


그때 이후로도 늘 후회가 됐었다.


유독 한성이 진상 고객을 맡았던 것은 실력이 있어서도 였지만, 그들이 대부분 VIP 고객이며 곧 실적이었기 때문이다.


박 과장 입장에선 아끼는 후배에게 실적을 최대한 밀어주려 했던 것이지만, 그게 독이 된 것 같아 미안함이 가득했다.


자신과 닮았고 미래가 유망했기에 타지에 혼자 올라온 어린 친구를 너무 몰아붙였다는 것에 죄책감까지 온 박 과장.


남들이었다면 자신 밑에서 일하던 부하 직원이 퇴사 후 대박을 터트렸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배부터 아팠을 것이다.


하지만 박 과장은 진심으로 기뻤고 먼저 한성이 자신에게 연락해준 것이 감사했다.


어쩌면 속죄와 비슷한 감정과 함께 만회할 기회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랐다.


“과장님, 진심으로 감사해요.”


생각에 잠긴 채 딸기를 싣던 박 과장에게 한성이 다가왔다.


그런 한성에게 애써 태연한 척하며 하고 싶었던 말을 은근슬쩍 건넸다.


“알지? 조금은 만회했다. 그리고 이걸로 끝이 아니야, 너는 그냥 딴생각하지 말고 농장 일에만 집중해. 돈은 내가 벌어올게.”


“만회? 과장님이 나한테 만회할 게 뭐가 있어요?”


애써 일하는 척하며 무심하게 대답하며 지나가는 그.


“그런 게 있어, 인마. 앞으로 돈 원 없이 벌 테니까. 하고 싶은 거 갖고 싶은 거나 좀 고민해라.”


“그럼, 우리 업계 최고 실력자이신 과장님만 믿겠습니다!”


씩씩한 한성의 대답이 더욱 박 과장의 마음을 울렸다.


“당연하지, 내가 하는 일이 너 돈 벌게 해주는 건데. 나도 네 덕에 승진도 하고 인센티브도 배 터지게 먹어보자!”


“우리 일할 때 자주 하던 말 기억하죠?”


“그럼 당연하지, 내가 늘 하던 말인데.”


“박 과장님 그럼 서로 잘해서 윈윈합시다!”


서로 합심하며 의기투합하는 두 사람의 사이를 포포가 멀리서 지켜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포포포포!”


***


한성의 통장에 8억 원이 찍힌 이후, 판매되었던 1차 사전 판매 물량이 본격적으로 각성자들에게 유통되었다.


반응은 하나 같이 똑같았다.


“이거 딸기 맞아? 무슨 사과가 왔네!”


크기에 한번.


츄륵!


“마, 말도 안 돼!”


맛에 한번.


그리고 제일 중요한 효능에 마지막으로 놀라며 감탄했다.


우우우웅!


[스탯이 오릅니다!]

[마력 + 3]

[힘 + 3]


“미, 미친! 진짜로 딸기가 영약급 효과를 내잖아!”


구매한 각성자라면 등급 여하 상관없이 똑같은 반응을 보이며 포포팜 딸기의 매력에 홀려버렸다.


1차 사전 판매로 풀린 물량은 50세트.


즉, 각성자 50명이 제일 먼저 포포팜의 딸기를 경험했다는 뜻이다.


대부분 경제적 여유가 넘치는 VIP 각성자들.


기본적으로 등급과 실력이 높으며 나름 동네에서 한가락 한다는 각성자들이었다.


당연히 각성자 인맥도 넓은 그들.


그중엔 SNS 파급력도 지닌 각성자들도 심심치 않게 많았다.


그들 모두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포포팜의 딸기 홍보대사가 되어주었다.


“이봐, 자네 올일원 마켓이랑 계약되어있지? 이번에 사전 판매했다던 포포팜 딸기 말이야! 그거 다음 2차 때 무조건 사!”


지인인 각성자들에게 전화나 문자부터 시작해 SNS까지 포포팜의 딸기를 경험한 각성자들의 후기가 쏟아졌다.


그중 사전 판매 고객 중 가장 SNS 파급력이 높았던 각성자의 게시물이 엄청난 홍보 효과를 가져왔다.


주인공은 –S급 마법계 각성자이며 아이돌에 준하는 외모로 인기가 많은 윤선호였다.


“살면서 먹은 과일 중 비교도 안 될 만큼 최고의 맛이었으며 최근 구하기 힘든 영약급 아이템에 준하는 효과를 가졌습니다.”


고급스러운 포장지에 놓여있는 커다란 세 개의 딸기 사진과 함께 적힌 글.


그가 올린 게시물은 국내와 해외 가릴 것 없이 퍼지며 엄청난 홍보 효과를 일으켰다.


게시물이 올라온 저녁부터 올인원 마켓의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갑자기 몰려 아예 서버가 다운됐으며 다음 날 아침부터 문의 전화가 말 그대로 불이 났다.


1차 사전 판매로 구매한 각성자들 또한 문의를 했다.


“이후에 또 판매하면 이미 구매했던 사람도 살 수 있나요?”


일 인당 한 세트만 구매할 수 있게 수량제한을 걸어둔 상태.


1차 사전 판매 고객 중 딸기 효과를 볼 수 있는 3개를 다 먹고도 더 사겠다는 고객들까지 속출했다.


말 그대로 한성만 몸으로 체감하지 못했지, 각성자들 사이에선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연히 조용한 농장에서 일하기 바쁜 한성은 뜨거운 반응을 체감하기란 힘들었다.


그저 일하는 중간중간 포포와 장난치며 딸기를 포장하기 바빴다.


“포포포포!”


그런 한성도 포포팜의 딸기에 대한 열기를 실감하게 된 사건이 있었으니.


개인 SNS는 윤선호보다 밑이었으나 대중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너튜브에 인기가 있었던 A급 각성자 서동운의 게시물이었다.


포포팜의 딸기 홍보에 화룡점정을 찍은 그의 게시물.


“자, 여러분! 오늘은 영약급 딸기라는 포포팜의 딸기를 먹어 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S급 정령이 농사를 너무 잘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 안내: 매일 오후 10시 20분으로 고정하겠습니다. 24.09.06 573 0 -
23 23화 NEW +1 19시간 전 328 22 13쪽
22 22화 +2 24.09.16 504 29 12쪽
21 21화 +2 24.09.15 604 29 12쪽
20 20화 24.09.14 697 36 12쪽
19 19화 +2 24.09.13 758 36 13쪽
18 18화 +2 24.09.12 847 38 13쪽
17 17화 +1 24.09.11 915 35 11쪽
16 16화 +2 24.09.10 934 35 11쪽
15 15화 +2 24.09.09 969 38 12쪽
14 14화 +1 24.09.08 985 39 12쪽
13 13화 +1 24.09.07 1,054 38 12쪽
12 12화 +1 24.09.06 1,110 43 12쪽
» 11화 +2 24.09.06 1,191 42 11쪽
10 10화 +1 24.09.05 1,187 41 12쪽
9 9화 +1 24.09.04 1,186 44 12쪽
8 8화 +4 24.09.03 1,204 47 12쪽
7 7화 +2 24.09.02 1,229 46 13쪽
6 6화 +2 24.09.01 1,264 46 12쪽
5 5화 +2 24.08.31 1,292 44 11쪽
4 4화 +1 24.08.30 1,335 47 12쪽
3 3화 24.08.29 1,422 47 12쪽
2 2화 24.08.29 1,513 55 12쪽
1 1화 +3 24.08.29 1,767 57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