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정령이 농사를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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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五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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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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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DUMMY

각성자들을 상대로 아이템들을 영업하는 회사는 수도 없이 많았다.


그중 메이저 회사라고 부르기엔 아쉬움이 있어도 나름 이름을 꾸준히 알리고 있는 회사가 하나 있었다.


올인원 마켓.


바로 한성이 얼마 전까지 다녔던 회사이자 영업 2팀으로 박 과장이 있는 회사였다.


조금 전 이사진들을 포함해 대표 황원재까지 참석한 박 과장의 발표가 끝난 상태였다.


회사 최고 에이스답게 박 과장의 발표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발표가 끝났음에도 이사진들 이상만 모여 잠시 회의가 있었다.


“확실히 영업 2팀의 박 과장이 일을 잘해요, 안 그래요?”


최 이사가 자기 사람인 박 과장을 칭찬하며 미소를 지었다.


미리 박 과장에게 발표 내용을 보고 받은 최 이사 말고는 충격에 빠졌다.


영구적으로 스탯을 올려주는 영약급 딸기.


생전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아마 말로만 설명했다면 어처구니없는 사기를 친다고 호통을 쳤을 일이었다.


당연히 박 과장은 미리 샘플용으로 한성의 농장에서 딸기들을 가져왔고 대표와 이사진들에게 선보였다.


마트에서 보던 킹스베리와는 비교도 안 될 크기와 맛.


무엇보다 발표 내용처럼 스탯을 올려주는 딸기라는 것이 모두를 충격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아직도 충격이 다 가시지 않은 회의장은 얼마의 수입이 회사에 떨어질지 계산하며 흥분으로 가득했다.


“이거 잘만 하면 저희 올인원 마켓도 메이저 회사로 발돋움하겠는데요?”


나름 설립한 지도 오래된 회사인만큼 꾸준히 커가며 직원들의 수도 제법 많은 회사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후발 주자였다는 것이다.


먼저 이 업계를 선점했던 회사들은 국내에 내로라하는 대기업 반열에 들어섰으나 올인원 마켓은 그렇지 못했다.


늘 업계에 조용한 강자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업계를 흔들어 놓을 한방이 부족했다.


다른 대기업들과는 달리 이사진 또한 비교적 젊고 실력 있는 인물들.


황원재 대표를 비롯한 모든 이사진은 두 눈으로 직접 딸기의 효과를 확인하자마자 직감했다.


‘이것이 우리 회사의 운명을 바꿀 아이템이다!’


주먹을 불끈 쥔, 황 대표를 힐끔 보며 최 이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박 과장이야, 언젠가 이렇게 한 건 할 줄 알았다니까.’


기분 좋은 미소를 연신 유지하던 최 이사가 딸기가 포장된 상자를 보며 생각에 잠시 잠겼다.


회사의 운명까지 바꿀 딸기의 주인이 바로 눈여겨봤던 이한성이라니.


세상일이라는 게 알다가도 참 모를 일이었다.


‘어딜 가도 잘할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곧바로 이런 말도 안 되는 딸기를 만들다니······’


최 이사가 이한성의 얼굴을 떠올리며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친구에겐 정말인지 잘된 일이지만, 보면 볼수록 아깝군. 계속 데리고 있었으면 박 과장 다음으로 키워볼 만했는데 말이야.’


그래도 한성이 퇴사했기 때문에 농장을 차렸고 영약급 딸기라는 가장 큰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반대로 이 딸기가 다른 경쟁 업체 손에 먼저 들어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후우!”


영업 2팀으로 돌아온 박 과장이 들어오자마자 물을 찾으며 정신없이 들이켰다.


“과장님, 괜찮으세요? 이번에 과장님이 제대로 대박 치셨다고 난리예요!”


회사 내에서도 소문이 빠르게 퍼지며 영약급 딸기에 대한 반응이 대단했다.


긴장감에 아직도 손을 떠는 박 과장이 대충 짐을 챙기며 다시 밖으로 나갔다.


“어디 가세요?”


“그놈 딴 데 못 가게 잡아둬야지.”


***


“포포야! 우리 딸기 반응이 좋았대!”


포포를 끌어안으며 기뻐하는 한성의 머릿속에 지난날이 짧게 스쳐 지나갔다.


고향을 떠나던 날부터 꿈과 현실의 괴리로 고민하다 결국 퇴사하고 농장을 차리던 순간까지.


우여곡절이 참으로 많았다.


무엇보다 농장을 차릴 때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던 때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흔히들 말하는 금수저가 아니었기에 실패에 용납이란 없었다.


모든 걸 쏟아부어도 단 한 번의 기회밖에 없었으며 실패했다면 다시 일어서기가 불가능했을지도 몰랐다.


그걸 잘 알기에 설렘보다는 두려움과 걱정이 훨씬 컸었다.


도전이란 한가지 단어에 용기와 준비 그리고 불안과 걱정 등 수 많은 단어를 포함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가족인 포포가 있었기에 도전에 용기를 낼 수 있었고 뜻밖의 도움을 받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자신이 퇴사했던 회사에서 포포팜의 딸기로 난리가 났다는 소리에 묘한 감정이 들었다.


“포포포!”


눈물까지 그렁그렁 맺힌 채 기뻐하는 한성을 보며 포포도 기뻐했다.


포포팜의 딸기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너무나도 행복했고 지난날 힘들었던 날들의 보상을 받는 기분마저 들었다.


그런 한성의 마음을 아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포포.


결국 한성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오늘을 위해 그렇게 아팠었나 보다······”


아직 시장의 평가와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었으나 지금으로도 보상은 충분했다.


생산은 농장주인 한성의 몫이라면 판매는 박 과장과 올인원 마켓의 몫이었다.


올인원 마켓은 노련한 회사답게 처음부터 포포팜의 딸기를 정식 출시하지 않고 사전 판매를 진행했다.


먼저 시장의 반응을 살피며 안정적인 가격대를 형성하려 했다.


또한 사전 판매를 통해 초반 물량을 조절하며 최대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유가 가장 컸다.


회사의 사활을 걸 만큼 대박 아이템인 포포팜의 딸기가 준 기회를 그냥 놓칠 수 없었다.


올인원 마켓에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고 영약급 딸기라는 이름 하나로도 화제성을 가져오기 충분했다.


“이게 진짜 맞아?”


사전 판매는 우선으로 올인원 마켓과 거래 중인 각성자들에게 이루어졌다.


우선 한정 수량을 판매 금액은 정하지 않고 경매 입찰제로 진행한다는 내용.


반응은 하나 같이 못 믿겠다는 반응이 제일 많았다.


“말이 되냐고? 딸기가 어떻게 저런 효과를 가지고 있어.”


발 빠르게 올인원 마켓은 나라에서 효과를 인증한다는 인증 마크와 인증서를 첨부해 광고했기 때문에 의문은 있을지언정 의심은 하지 못했다.


“인증 마크랑 인증서가 있는 거 보면 진짜이긴 한가 본데.”


“어중이떠중이 회사도 아니고 나름 이름있는 올인원 마켓인데, 장난질은 아닌 것 같고 나도 한번 속는 셈 치고 사볼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포포팜 딸기의 사전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덩달아 영업 2팀과 더불어 올인원 마켓 직원들 전부가 바빠졌다.


특히 회사 고객 중 A등급 이상 각성자로 이루어진 VIP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그들은 시장에 풀린 물량이 없어서 문제였지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포포팜 딸기의 정확한 효과와 구매에 대한 구체적인 문의가 줄을 이었다.


“3개까지만 효과를 본다는 거 사실입니까? 신규 고객을 늘리려고 장난치는 거 아니지요?”


“당연합니다! 저랑 계약하신 지 벌써 4년째입니다, 저 장난 칠 사람 아닌 거 잘 아시지 않습니까!”


“흠··· 알겠습니다. 가격은 상관없습니다. 최대한 빠르고 많이 부탁드리겠습니다.”


박 과장이 방금 받은 전화처럼 포포팜의 딸기 효과 중 3개까지만 영구적으로 스탯이 오른다는 사실을 신규 고객을 늘리려는 상술로 의심하는 문의도 많았다.


회사 입장에선 효과가 3개까지만 볼 수 있다는 것이 더 좋은 일이었다.


그만큼 포포팜의 딸기 때문에 신규 고객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니 말이다.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자 회사 설립 후 최대 이벤트나 다름이 없었다.


실시간으로 박 과장이 보내준 연락을 통해 포포팜의 딸기에 대한 반응을 보고 받은 한성.


그로선 지금의 뜨거운 반응이 체감이 잘되지 않았다.


“헉, 이 사람은 회사 고객 중 엄청 VIP인 사람이잖아!”


사전 판매 응모하는 명단을 보자 전 직원답게 이름난 각성자들을 바로 알아봤다.


아직까진 기쁨보다는 얼떨떨함이 더욱 컸다.


무엇보다 박 과장이 보내준 보고 중엔 유명 각성자들의 문자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나 같이 전부 포포팜의 딸기를 어떻게서든 구하고 싶다는 내용들.


VIP 고객들은 가격이 얼마든 상관없으니 웃돈을 더 내기까지 한단다는 문자들이 많았다.


직장을 다닐 때 특히나 까다로워 비위를 맞추기 힘들었던 VIP 고객들이 이젠 반대로 자신에게 부탁하자 기분이 묘했다.


“이게 성공의 맛?”


아직 통장에 입금된 돈은 없었으나 VIP 고객들이 자신에게 부탁하는 내용의 문자들을 보자니 절로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나왔다.”


사전 판매 물량을 가지러 오기 위해 찾은 박 과장.


얼마 전 계약하기 위해 재방문 이후 세 번째 방문이었다.


“포!”


올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는 포포의 모습에 박 과장이 과일 바구니를 보여줬다.


“포포야, 선물이야!”


“포포포포!”


계약 건으로 올 때마다 늘 과일 바구니를 몇 개씩 가져오는 박 과장을 보며 한성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과장님, 속 보이거든요. 포포가 딸기 말고 다른 과일 먹으라고 하는 거 티 납니다.”


“티 나면 어때, 저게 다 얼마짜리인데. 그리고 내가 사 오는 과일들 전부 백화점에서 제일 비싼 선물용만 골라왔거든!”


올 때마다 백화점에 들러 선물용 과일 바구니를 몇 개씩 사 오는 바람에 지갑에 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백화점 선물용을 사 오시네, 근데 이거 통장에 출혈 장난 아니겠는데요?”


포포팜의 딸기 맛을 직접 경험했기에 웬만한 과일은 눈에도 안 찰 것이 분명했다.


최대한 포포의 딸기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한번 방문할 때마다 사비로 몇십만 원씩 과일 바구니를 사 왔다.


“다, 당연하지! 여기 한 번 올 때마다 허리가 휜다!”


“포포포포!”


어른들의 사정 따위 모르는 포포는 그저 다양한 과일을 먹을 수 있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바구니만 해도 이게 다 몇 개야, 최소 일주일은 먹겠네.”


“포포!”


과일 바구니 중 하나를 뜯어 샤인 머스캣 하나를 집어 든 포포가 정신없이 입 안에 넣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아빠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면서도 박 과장은 한 편으론 속이 쓰렸다.


‘크흑, 다음엔 그냥 법인 카드 달라고 해야겠다.’


포포가 입 안에 샤인 머스캣을 잔뜩 집어넣어 빵빵해진 볼을 농장 안에 있는 라비들과 푸르에게 달려가 자랑했다.


“비비비!”


“푸르르!”


사실상 농장 내에서 개그맨이나 다름없는 포포의 모습은 정령들에게 또 다른 활력소가 되었다.


포포가 신나게 농장 안으로 들어가자 박 과장이 일 이야기를 꺼냈다.


“물량은?”


“당연히 준비됐죠.”


일반적인 딸기와 달리 포포팜의 딸기는 쉽게 무르지 않아 보관 기관도 월등히 뛰어났다.


덕분에 판매하는 올인원 마켓에서도 훨씬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우선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포포팜의 위치를 극비로 관리했다.


황 대표와 최 이사 그리고 박 과장만이 포포팜의 위치를 알고 있는 상황.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며 딸기 물량도 오직 박 과장이 직접 운반을 맡았다.


“그럼 물건 챙기기 전에 기쁜 소식, 아니 뒤로 나자빠질 소식을 하나 알려주지.”


자신만만한 박 과장의 표정에 한성이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길래, 우리 박 과장님이 그런 자신만만한 표정까지?”


씨익 미소를 지은 박 과장이 속삭이듯 한성에게 말했다.


“방금 네 통장에 딸기 판매한 돈 입금 됐을 거다.”


기다리던 소식에 깜짝 놀란 한성이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확인했다.


“자, 잠시만요!”


잠시 후 자신의 계좌를 확인한 한성은 박 과장의 말대로 뒤로 넘어지며 스마트폰을 떨어트렸다.


“미, 미친 거 아니야?”


통장에 찍힌 금액은 다름 아닌 8억 원.


1차 사전 판매로만 겨우 50개의 세트를 판매하고 벌어들인 수입이었다.


‘여, 역시 박 과장이야!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면 절대 이 금액 안 나왔다!’


한성이 박 과장을 선택한 것은 최고의 판단이자 말 그대로 신의 한 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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