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정령이 농사를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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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五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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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DUMMY

세상엔 수많은 각성자가 존재했다.


그만큼 존재하는 능력도 가지각색.


신체를 특수한 힘으로 강화하는 능력.


마법을 사용하거나 정령을 부리는 능력.


상처를 치유하거나 버프 혹은 디버프를 거는 능력.


이외 말고도 세상엔 셀 수도 없는 다양한 능력들이 존재했다.


단, 정령 농부라는 능력은 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었다.


“이게 도대체 뭐야?”


한바탕 빛이 몸을 감싸더니 사라졌다. 혹시나 해서 이전과 달라진 점을 찾아봤으나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었다.


의문으로 가득할 때쯤 현재 자신에 대한 상태창이 떴다.


[정령 농부 LV1]

[새로운 농사를 시작할 때마다 스킬이나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아직은 능력의 이름만 달라졌지, 힘이 강해지거나 새로운 스킬이 생긴 것도 없었다.


‘새로운 농사?’


어차피 일전에 포포팜의 딸기에 관한 댓글로 새로운 농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한성이었다.


이제 농업은 자신에게 있어 운명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곰곰이 생각에 잠겨있던 한성이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포포나 옆에 있던 박 과장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한성은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우선 이거 어떡하죠?”


한성이 쓰러져 있는 레드엑스 길드 네 명을 내려다봤다.


“우선 너는 정령들 전부 숨기고 나한테 맡겨, 괜히 휘말리지 마!”


박 과장이 뒤처리를 맡겠다는 말에 한성도 동의하며 포포와 라비들을 농장 안으로 숨겼다.


“푸르야, 많이 무서웠지?”


마찬가지로 농장 깊숙한 곳에 숨어 벌벌 떨고 있던 푸르를 한성이 안아주며 진정시켜줬다.


이윽고 박 과장이 불렀던 경찰과 본사에서 지원한 직원들이 도착했다.


이번 사건은 다행히 포포팜을 습격했던 레드엑스의 길드 전원이 연행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뉴스에도 이번 사건을 크게 다루었다.


최근 연일 화제였던 포포팜이 습격당했다는 말에 대중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한성은 처음엔 사업적인 것 외에 포포팜이 언급되는 것을 꺼렸으나 이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경찰이 도착하기 전, 악명 높던 레드엑스 길드가 전부 당했다는 기사.


대중들과 각성자들 모두 당연히 천금의 가치를 지닌 포포팜에 강력한 각성자가 지키고 있다는 반응 보였다.


“영양급 딸기를 마구 생산하는 농장에 최소 S급 이상 각성자가 있겠지.”


“그래, 저것들 등신 아니야? 당연히 강자들이 지키고 있을 텐데.”


이번 사건으로 포포팜에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져 이번 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슈는 금세 달아오르고 금세 식어갔다.


떠들썩했던 포포팜 습격 사건은 다음날 유명 연예인의 연애 기사와 유명 각성자들 사이의 다툼으로 금세 잊혔다.


그러면서도 본격적인 포포팜의 딸기 판매는 대성공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가장 한성이 바라는 대로 흘러갔다.


후륵!


오랜만에 여유로움을 즐기게 된 한성이 종이컵에 담긴 믹스 커피를 마시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역시 노동엔 믹스 커피지! 안 그래, 포포야?”


그 옆에서 포포가 양손으로 종이컵을 들고 뜨거운 커피를 호호 불어 마셨다.


요즘 들어 부쩍 달달한 믹스 커피 맛을 알아가는 포포였다.


“포포포포!”


흡족한 듯 웃음을 짓는 포포.


어제는 물 조절을 잘못하는 바람에 커피에 물이 너무 많아 포포에게 잔소리까지 들었다.


물은 적정량보다 조금 적게 붓는 것을 좋아하는 포포였다.


정령 농부로 재각성한 지도 며칠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아직 새로운 농사는 준비 단계였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렸다.


각성 때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던 것이 생각났다.


그저 늘 반대로 가는 인생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성공을 위해 도시로 상경했지만, 원하던 성공은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 다시 시골로 내려오자 마법 같은 일들과 함께 지금의 성공을 이루었다.


처음 정령 술사로 각성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비각성자인 부모님을 보며 누구보다 강한 힘을 원했고 등급 높은 각성자들을 동경했다.


하지만 자신이 각성한 능력은 겨우 E급.


쓸 데도 없어 결국 비각성자나 다름없는 인생을 살며 취업을 선택했다.


어릴 땐 치열하게 레이드를 돌며 일확천금을 얻는 각성자들을 동경했지만, 강한 힘을 각성했다 하여도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애당초 성격상 맞지 않는 길이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강한 힘으로 레이드를 동경하는 각성자가 아닌 그저 타고난 재능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동경했던 것 같았다.


그렇게 각성 능력 따윈 잊고 살 때쯤 뜬금없이 재각성하며 정령 농부라는 새로운 힘을 얻었다.


그토록 원할 땐 멀어지더니 잊고 살며 포기하니 다가왔다.


‘일부러 그러는 거야, 뭐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로 얻은 힘이 농장과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직 힘의 정체는 알 수 없었으나 곧 새로운 농사를 시작하게 되면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래, 한 번 가보자! 명색이 S급 정령들이 셋이나 있는데. 뭐라도 되겠지!”


타이스가 포포팜에 주고 간 선물.


바로 새로 계약한 타이스 아이들이었다.


평소엔 포포만큼이나 귀여운 모습을 한, 두 마리의 새끼 고양이는 어느새 한성이 붙여준 이름으로 불렸다.


“치즈야, 초코야!”


자신들을 부르는 한성의 목소리에 쪼르르 달려오는 두 정령.


푸르나 라비들은 계약한 정령이 아닌 이곳 포포팜을 보금자리로 선택한 정령들.


늘 소환된 상태였고 포포 역시 늘 소환된 상태로 가족처럼 지냈다.


치즈와 초코도 마찬가지로 늘 소환된 상태에서 자유롭게 다녔다.


엄마인 타이스를 닮아 밝은 갈색 털과 통통한 체형을 닮은 치즈.


반대로 아빠 쪽을 닮았는지 타이스와는 정반대인 털 색과 체형을 가진 초코.


두 마리의 정령들로 최근 들어 포포팜은 더욱 북적북적해졌다.


그만큼 한성과 포포가 더 미소 지을 일이 많아졌다.


치즈는 타이스를 닮아 그런지 움직이는 것을 싫어했다.


늘 햇빛을 보며 모든 다리를 몸에 넣고 움츠려 앉은 자세인 일명 식빵 굽는 자세를 취했다.


“하암.”


나른한 햇살에 졸린 눈으로 하품하는 치즈를 보고 있으면 절로 몸에 긴장이 풀리는 듯했다.


반대로 초코는 활동성이 엄청 많은 아이였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덕분에 포포와 매일 뛰어놀며 자동 다이어트를 시켰다.


“헥헥! 포오······”


“그래, 너는 운동 좀 해라.”


그런 포포의 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어? 근데 요즘 한참을 저렇게 초코랑 뛰어노는데, 왜 살이 하나도 안 빠지지?”


한성이 간과하고 있던 점이 하나 있었다.


포포가 활동량이 늘어난 만큼 먹는 양도 늘어났다는 사실을 말이다.


땀범벅이 된 포포를 푸르가 물뿌리개 스킬로 시원하게 열을 식혀줬다.


겨우 살 것 같다는 표정을 한 포포가 일하고 있던 라비에게 다가가 손짓했다.


“포! 포!”


툭!


그러자 딸기 하나를 따준 라비.


받자마자 포포가 한가득 딸기를 베어 물며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저래서 살이 안 빠졌군.’


그걸로도 모자라 쪼르르 다가와 하얀 종이컵을 향해 손짓했다.


“뭐? 커피 타달라고? 이놈 보게, 너 몇 잔째야.”


안 된다는 한성의 말에 포포가 배를 쭉 내밀며 즉시 항의했다.


“포!”


아직 다 먹지도 않은 딸기를 들고 흠뻑 과즙으로 젖은 배를 내미는 모습에 한성도 결국 이기지 못하고 커피에 손이 갔다.


“어휴, 내가 널 어떻게 이기냐.”


쪼르르륵!


농장 안에 있는 정수기에 다가가 뜨거운 물을 종이컵에 받자 포포가 짧디짧은 손을 내밀었다.


“포오?”


고개를 갸웃하며 지금 뭐하냐는 반응.


“왜, 또 뭐가?”


“포!”


포포가 몸짓과 표정으로 왜 뜨거운 커피를 주냐고 역정을 냈다.


“지금 아이스 커피 달라는 거야? 그런 거 없어, 이 녀석아!”


한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포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포······”


동시에 어이가 없다는 듯한 시선을 포포가 쏘아댔다.


“이것 봐라, 센스도 없냐는 시선을 보내네?”


그래도 이왕 커피를 탔으니 한성이 고개를 숙여 포포에게 건넸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포!”


고개를 획 돌린 채 쪼르르 달려갔다.


때마침 도착한 박 과장.


그대로 포포가 박 과장을 향해 마중을 갔다.


“오, 포포야! 마중 나왔어? 이것 봐라! 오늘은 시원한 과일 주스도 사 왔다!”


한 손엔 과일 바구니를 나머지 한 손엔 카페에서 사 온 과일 주스가 들려있었다.


“포오! 포포포포!”


환호하며 포포가 깡충깡충 뛰며 박 과장 주변을 돌았다.


“그렇게 좋아? 역시 우리 포포는 사주는 맛이 있어!”


포포가 고른 과일 주스는 달콤한 망고 주스였다.


박 과장에게 망고 주스를 받는 동시에 한성 쪽으로 고개를 획 돌렸다.


“포!”


코웃음을 치며 좀 보고 배우라는 눈치를 주는 포포의 모습에 한성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와, 이 요물!”


터벅터벅 다가온 한성이 박 과장이 사 온 주스 중 사과주스를 고르려 하자 그마저도 거절당했다.


“이건 내가 마시려고 산 거야, 포포였으면 줬는데 넌 안돼.”


결국 남은 멜론 주스를 받았다.


“포포와 너무 차별하는 거 아닙니까?”


“아니지, 상사가 직접 사 왔는데. 남은 거 먹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개념이 없어, 그렇지 포포야?”


박 과장의 말에 포포가 또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포오······”


그 모습에 박 과장이 박장대소하며 한성을 더욱 놀려댔다.


“방금 봤어? 포포가 너 답 없다는 듯이 반응하는 거?”


“저게 진짜! 그리고 왜 상사에요! 그만둔 지가 언제이고 이제 내가 갑인데!”


“한번 상사는 영원한 상사야!”


이번 역시 포포는 늘 먹을 것을 사주는 박 과장의 편을 들었다.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는 포포의 모습에 한성이 다시 기가 막혔다.


“포포포포!”


“야! 너 먹을 거에 너무 약한 거 아니야?”


그러자 망고 주스를 잠시 내려놓고는 포포가 쪼르르 달려가 조금 전 한성이 탄 커피를 들고 왔다.


“포! 포! 포포!”


몸짓과 표정으로 말해도 한성과 박 과장은 전부 다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 센스 없게 뜨거운 커피를 줬다고?”


찰떡같이 알아듣는 박 과장의 말에 팔짝팔짝 뛰며 고개를 끄덕였다.


“포포포포!”


“아, 난 몰라. 삐졌어!”


최근 들어 한성을 놀리는 재미로 사는 듯한 포포였다.


“포포포!”


살짝 토라진 한성이 밖으로 나오자 농장 주위에 공사 현장들이 보였다.


농장에선 조금 떨어진 위치였으나 한눈에 보이는 거리에 올라가는 작은 건물.


바로 올인원 마켓에서 계약한 경비 업체였다.


저곳에서 이제 딸기 유통과 동시에 농장을 지키는 업무를 같이할 예정이었다.


어차피 포포팜엔 이제 치즈와 초코가 있어 상관없었으나 그래도 반드시 있어야 하는 시설이었다.


그리고 농장 바로 옆에 공사 중인 두 번째가 제일 중요했다.


한성이 그쪽을 향해 힐끔 보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시작되면 어떤 일이 또 벌어질까?’


바로 새로운 농사를 위한 수경재배 시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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