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정령이 농사를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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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五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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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DUMMY

작물을 흙이 아닌 양액이 섞인 물에서 키우는 재배 방법.


수경재배.


농사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고설재배 딸기 다음으로 후보에 올랐던 것이 수경재배였다.


같은 농사지만 일반적인 농사랑은 확연히 다른 느낌에 매력을 느꼈었다.


퇴사 석 달 전, 한성은 귀농을 준비하기 위해 주말마다 직장인들을 상대로 하는 귀농 교육을 듣거나 스마트팜 농가에 직접 방문했다.


그때 당연히 눈에 들어온 것은 스마트팜을 적용하고 고설재배 방식으로 키우는 딸기였다.


가장 대중적인 스마트팜 작물답게 방문하는 농가들 대부분이 딸기를 키웠고 자연스럽게 한성도 첫 작물로 딸기를 선택했었다.


그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이 수경재배였다.


우선은 흙으로 작물을 키우지 않고 물에서 작물을 키운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고 흥미가 생겼다.


어렸을 때부터 농사를 짓던 부모님과 시골에서 자란터라 각종 다양한 작물을 경험했다.


인기 작물인 딸기, 토마토, 오이 등을 토양재배 하는 농가.


사과나 포도, 복숭아 등을 키우는 과수원.


대중적인 구황작물부터 잘 키우지 않는 특수작물까지.


늘 보던 것이 농사였고 그만큼 다양한 농가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같은 작물을 재배해도 농가마다 재배방식이 다 달랐다.


그러나 토양에서 키운다는 것은 그 어떤 작물이나 재배방식이든 상관없이 똑같았다.


그 당시만 해도 스마트팜이란 단어가 존재하지도 않았기에 흙이 아닌 수경재배 같은 것은 발상 자체를 하는 농가가 없었다.


이제는 스마트팜이 널리 보급되면서 그만큼 대중적인 재배방식인 수경재배.


한성의 두 번째 선택은 자연스럽게 수경재배를 골랐다.


현재 포포팜의 딸기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상황.


자금에는 여유가 많다 못해 감당을 못할 정도로 넘치는 상황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짓는 수경재배 시설은 1,000평.


딸기 시설과 비슷한 크기로 지었으며 실제 재배 평수 800평에 작업 공간을 위해 200평을 비워두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원래라면 꿈도 못 꾸는 사업 확장이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노동력이 필요했다.


농가엔 늘 노동력이 부족했다.


수확기를 비롯해 바쁜 시기가 오면 온 친척들을 부르거나 동네 작물 반끼리 모여 서로 도와주며 노동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했다.


그래도 한계가 있거나 더 필요한 경우 일꾼을 고용해 인력을 확충했다.


고용하는 편이 가장 확실했으나 그만큼 늘어난 노동력은 전부 돈이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때도 있어 절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포포팜엔 라비들이 있었다.


지금도 압도적으로 많고 누구보다 성실한 라비들은 현재도 인력이 남아도는 상황이었다.


포포팜의 가장 큰 무기는 마정석과 정령의 힘을 통한 특별한 작물을 생산하는 것이지만, 그에 비견되는 것이 라비들의 노동력이었다.


‘확실히 라비들이 없었다면 두 번째 작물도 이렇게 빨리 진행되지 못했거나 소규모로 진행했을 거야.’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 알고 체감하기에 한성은 늘 라비들에게 고마웠다.


거기다 이번에 더욱 활약해줘야 하는 정령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물의 정령 푸르였다.


이번에 작은 공업용 분쇄기까지 구매해 마정석 가루를 더욱 고운 가루로 만들었다.


그것을 푸르의 물뿌리개 스킬로 만든 물과 마정석 가루를 섞어 포포팜만의 양액을 만들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가자, 포포야.”


포포를 안아 들고 새로운 두 번째 시설로 향했다.


오후 3시 무렵 드디어 끝난 공사.


박 과장도 포포팜에 방문해 두 번째 시설을 구경하러 왔다.


당연히 업무 목적이 가장 컸다.


새로운 포포팜의 두 번째 시설은 올인원 마켓에서도 엄청난 관심이 있었다.


현재 한성은 웬만한 중소기업만큼이나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었고 당연히 포포팜의 딸기를 독점하고 있는 올인원 마켓에서도 엄청난 매출 상승을 이루었다.


올인원 마켓에서 계약한 것은 당연히 포포팜의 딸기에 대한 독점권.


새롭게 완공된 수경재배 시설에서 아직 농사를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거기서 나오는 특별한 힘을 가진 작물이 어느 회사에 유통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당연히 올인원 마켓을 비롯한 모든 업계 회사가 포포팜과의 계약을 노리는 상황.


얼마 전 사건으로 이제 포포팜의 위치는 누구나 알 수 있기에 최근 들어 다른 회사에서 임원들까지 찾아오며 영업을 해왔다.


그중엔 업계 내로라하는 대기업도 있었으며 중소 규모 회사에선 대표가 직접 찾아오는 일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올일원 마켓과 박 과장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지만, 한성은 반대였다.


과거 자신이 취업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하며 많은 이력서를 냈었던가.


그중엔 대기업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고 대부분 이력서에서부터 탈락하거나 1차 면접을 본 게 최대였다.


그런데 눈도 못 마주칠 대기업이자 자신을 탈락시켰던 회사들이 임원들까지 찾아와 자신에게 다음 사업의 독점권을 달라고 영업했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타 회사의 영업에 짜증이 날 만도 했으나 한성은 오히려 다르게 생각했다.


‘대기업이 와서 애걸복걸하는 모습! 늘 새로워! 짜릿해!’


로또에 1등을 당첨돼도 이렇게까지는 기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한성은 당분간 계약에 관한 생각이 없었다. 이점은 박 과장에게도 못을 박아뒀다.


“준비는 끝났지만, 작물을 정식으로 정하지도 않았고 딸기처럼 특별한 힘이 담긴 결과물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어요.”


그 말처럼 굳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도 모르는데 미리 계약할 필요는 없었다.


때에 따라선 엄청난 손해가 될 수 있었다.


‘가장 저점에서 바보도 아니고 계약을 왜 해? 가장 고점에서 비싸게 팔아야지!’


업계에 일했던 경험이 이럴 땐 큰 도움이 되었다.


능구렁이 같은 한성은 찾아오는 다른 회사에도 선을 긋지 않고 여지를 남겨두었다.


상황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을 그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과가 나오면 과장님한테 제일 먼저 이야기할게요. 협상 우선권이랄까.”


올인원 마켓과 가장 실력자인 박 과장 덕분에 수입이 제일 극대화 될 수 있었고 두 번째 사업을 진행할 만큼 안정적으로 일 처리를 해줬다.


계약마저도 신생 회사 대우가 아닌 업계에서 최고 대우 수준으로 해준 만큼 우선 협상권을 주기로 결심했다.


‘단, 우선 협상권이 사실 함정이긴 하지.’


제일 먼저 협상한다고 계약서에 무조건 도장 찍는 건 아니었다.


어차피 이쪽 업계에 발을 디뎠던 한성은 대기업들의 최고 대우 수준을 알기에 계약이 마음에 안 들면 올인원 마켓과 계약하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알아서 최고 대우를 준비하라는 말이기도 했다.


괜히 박 과장 다음가는 실력자가 아니었던 한성은 자신이 갑의 위치라는 것을 잊지 않고 철저히 이용할 생각이었다.


영업해오는 대기업에 여지를 계속 주는 것도 이러한 이유.


‘끄응, 이럴 땐 이놈이 제일 무섭단 말이지.’


박 과장이나 올인원 마켓도 한성의 이런 의도를 잘 알고 있기에 시시각각 포포팜의 상황을 살피며 다음 계약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촤르르르륵!


수경재배 시설에 정령의 힘과 마나가 가득 담긴 양액이 흐르는 것을 테스트하면서 일종의 완공식을 끝냈다.


잠시 후, 박 과장이 포포팜의 두 번째 시설을 떠난 뒤 한성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포포야, 잠시만 여기서 딸기 먹으면서 초코랑 놀고 있어. 나는 잠시 수경재배 동에 다녀올게.”


“포?”


잠시 혼자 두고 어딜 가냐는 표정을 지었으나 진지한 한성의 얼굴에 포포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초코가 있는 쪽으로 총총걸음으로 뛰어갔다.


진짜는 지금부터였다.


숨길 생각은 없었으나 정령 농부로서 첫 시작을 최대한 집중하기 위해 박 과장이 가고 난 뒤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한성은 어린 새싹들이 빽빽이 있는 모판들을 가져왔다.


종류는 모판마다 달랐으나 전부 허브들의 새싹이 담겨있는 모판들이었다.


수경재배로 선택한 작물은 바로 허브.


바질, 로즈마리, 타임, 파슬리 등 요리에 자주 쓰이는 허브들로 선택했다.


아직은 어린 새싹이기에 이름표가 아니면 구별하기 어려웠으나 딸기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빨라 곧 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포포팜의 딸기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각성자들을 위한 작물이 된 만큼 이번엔 일반인들을 위한 작물을 길러볼 생각이었다.


‘요리나 차로도 마실 수도 있고 피부미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니 일반인을 위한 작물이 나오지 않을까?’


오랜 고민 끝에 한성이 내린 결론인 만큼 딸기를 처음 심을 때와는 또 다른 설렘이 느껴졌다.


“언제나 첫 시작은 설레네.”


아까 테스트하며 돌린 기계로 수경재배 동에 있는 베드엔 물이 가득 흘러가고 있었다.


일반적인 고설재배를 위한 베드와는 또 다른 형태의 베드.


수경재배를 위한 베드엔 상토 대신 물이 순환하며 흘러갔다.


이곳에 일정 간격으로 구멍이 뚫려 있는 판을 덮고 모종을 넣으면 끝이 난다.


그렇게 되면 판에 고정된 식물체의 뿌리가 물에 닿으며 영양분을 흡수하며 성장을 하기 시작한다.


딸기에 비해 비교적 난이도는 조금 쉬운 편이었다.


장점은 일하는 강도가 다른 작물에 비해 낮고 성장 속도가 빨라 심고 수확하는 회전율이 높았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단가는 다른 작물에 비해 낮고 수질 관리나 온도 관리에 더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녹조나 이끼가 자주 생겨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물을 공급하는 호스에 녹조나 이끼가 막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온도 또한 흙에 비해 물이 더 쉽게 변하기 때문에 여름이나 겨울 등 적정 온도를 맞춰주기 위해 신경을 더욱 기울여야 했다.


그럼에도 충분히 매력 있는 수경재배.


“그럼 한 번 가봅시다!”


계속된 농사로 힘이 제법 세진 한성이 모판을 한 번에 여러 개씩 들며 작업용 수레에 옮겼다.


그을린 피부에 팔뚝까지 갈라지며 제법 농부티가 나는 그였다.


판에 뚫린 구멍에 어린 새싹만 집어넣으면 되는 어려운 것 없는 작업.


빠른 손놀림으로 어린 허브들을 판에 꽂아 넣으며 작업을 진행했다.


다섯 번째 줄의 베드에 중간 정도 작업했을 때였다.


띠링!


예상대로 두 번째 새로운 농사를 하자 정령 농부의 힘이 깨어났다.


[정령 농부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정령 농부 LV2]


“드디어! 어떤 능력이 생길까?”


작업하는 내내 언제 알림이 뜰까, 계속 신경 썼던 한성이 쾌재를 불렀다.


[포포의 정령 부르기 스킬을 얻습니다.]

[새로운 농장을 만들어 일정 이상의 환경을 만들면 관련된 정령을 불러 보금자리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제 포포처럼 농사에 필요한 정령을 직접 부를 수가 있게 되었다.


[정령 농부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작물에 정령의 힘을 부여해 새로운 품종을 개량합니다.]


[정령 품종 개량 스킬을 얻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존에 포포팜의 딸기를 만들었던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을 정식 스킬로 얻게 되었다.


이번 수경재배를 준비하는 과정 내내 딸기 때와 달리 특별한 능력을 지닌 작물을 만들지 못할까 걱정했기 때문에 그 어떤 스킬보다 반가운 스킬이었다.


[정령 농부의 레벨이 2로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 정령의 힘이 부여된 작물을 활용할 때도 레벨과 새로운 스킬을 얻습니다.]


정령 농부 레벨이 오르면서 이젠 새로운 농사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다양하게 활용하는지도 중요해졌다.


‘활용? 요리 같은 걸 말하는 건가? 또 뭐가 있지?’


고민하던 중 주말마다 들었던 귀농 교육 프로그램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중 떠오르는 것은 허브를 이용한 천연비누 만들기였다.


‘그래! 비누! 천연비누도 있었어. 요리 다음으론 바로 비누 만들기를 해봐야겠어.’


다양한 알림 문구 때문에 한참을 고민하던 한성이 생각을 얼추 정리하고 새로운 힘을 사용해 보았다.


“그럼 우선.”


[정령 농부가 정령 부르기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우우우우웅!


이곳 수경재배 동에 흐르는 물이 전부 빛나기 시작하며 베드에 정령들이 등장했다.


[물의 정령 버들이 이곳을 보금자리로 삼습니다.]

[등급: D]

[작은 물고기 모습을 한, 버들은 무리 지어 살며 정령 세계의 강을 깨끗하게 만드는 강의 청소부입니다.]


“물고기? 이거 실제 있는 재배 방법이잖아!”


식물과 물고기를 같이 키우는 재배 방법인 아쿠아 포닉스.


물론 일반적인 농사와 달리 저번 딸기처럼 정령의 힘을 이용한 새로운 농사를 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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