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공룡이 탑 등반을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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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30 13:13
최근연재일 :
2024.09.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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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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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다는 말.


나는 지금껏 이 말을 공감하지 못했다.


먹어야 배부르지, 어떻게 보기만 하는데 배가 부를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눈 앞의 상태창을 보자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상태창]

이름: 유진성

레벨: 14

클래스: 태고의 소환사

스킬: x

고유스킬: <랜덤 공룡 소환> (new!)

원초력: 153

공략층: 1층 (고블린 153/100)


나는 입에 잔뜩 고인 침을 느끼며 차근차근 상태창을 맛봤다.


먼저 레벨.


탑에 입장한 지 2시간도 안됐는데 무려 14나 올랐다.


그것도 단 한 시간만에.


2층에 있는 각성자의 평균 레벨이 15인 것을 생각하면 미쳤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수치였다.


꿀꺽.


침을 삼킨 나는 시선을 내렸다.


다음은 원초력.


분명 <랜덤 공룡 소환>으로 100을 소모해 0이 됐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초력은 153이 찍혀있었다.


<랜덤 공룡 소환>에 필요한 원초력은 100.


현재 가진 원초력 153.


이말인즉슨.


‘한 번 더 공룡 뽑기가 가능하다는 거지. 이참에 티라노 하나 더 뽑아봐?’


나는 씰룩거리는 광대를 느끼며 또 다시 시선을 내렸다.


공략층: 1층 (고블린 153/100)


사실 이게 제일 놀라웠다.


많이 잡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설마 153마리나 잡았을 줄은 몰랐다.


1층의 평균 클리어 시간이 14일인데 나는 하루만에 클리어해버린 것이었다.


‘1층의 최단기 공략시간은 ’그림리퍼‘의 7일이었지?’


기록 갱신!


기록 갱신은 스포츠나 여타 다른 분야에서도 특별한 업적이긴 했으나 이 탑의 기록갱신은 더더욱 특별했다.


그야 각 층의 최단기 공략자에게는 엄청난 ‘특전’이 주어졌으니까.


알려지지 않아 1층 특전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계층주를 찾아가면 그림리퍼가 갖고 있던 특전을 가져올 수 있을 터였다.


“이참에 도장깨기나 해볼까?”


기록 갱신이 어렵다는 것은 알았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며 갈아치워졌고, 이미 극한에 다다라 있었다.


최근 최고기록이 고착화되며 기록갱신이 일어나는 것은 1년에 2번 내지는 1번 정도였다.


하지만 왜일까.


그를 알고 있음에도 가능할 것만 같았다.


‘이 녀석과 함께라면 저층은 문제 없을 것 같은데?’


스윽스윽-


티라노의 다리를 쓰다듬은 나는 메인디쉬를 먹기 위해 재차 상태창을 바라보았다.


고유스킬: <랜덤 공룡 소환> (new!)


나는 반짝거리는 <랜덤 공룡 소환>을 바라보며 콧김을 내뿜었다.


고유스킬에 무언가 추가됐다.


내가 가진 능력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랜덤 공룡 소환>의 변화.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손을 뻗었다.


꾸욱-


<랜덤 공룡 소환>

-원초력 100을 소모하여 무작위 공룡을 소환합니다.

-한 번 소환한 공룡은 원초력을 사용하여 재소환이 가능합니다.

-재소환 가능 개체

: S-티라노사우루스(1), 원초력 1000소모. (new!)


“아...”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갔던 텐션이 약간 낮아졌다.


가장 기대했건만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변화가 아닌 단순 설명추가에 불과했고, 그조차도 조금만 생각했다면 예상할 수 있던 것이었으며, 그 내용도 좋지 못했다.


‘티라노를 다시 소환하는데 드는 원초력이 1000?’


자그마치 1000.


랜덤 뽑기를 10번 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었다.


티라노의 능력을 생각해보면 아깝진 않으나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티라노의 다리에 반쯤 기댄 채 잠깐 고민하던 나는 이내 걸음을 내딛었다.


티라노와 눈을 마주칠 수 있을 거리에서 걸음을 멈춘 나는 눈을 마주치며 물었다.


“우리 몇 탕만 더 뛸까?”


티라노를 한 번 소환하는데 1000.


본전을 뽑으려면 딱 몇 탕만 더 뛰면 되었다.


‘고블린 한 마리에 1의 원초력을 주는 것 같으니까...?’


손가락을 펼쳐 계산을 끝낸 나는 엄지를 제외한 모든 손가락을 핀 채 내밀었다.


“9번 정도. 어때?”


크와아아아-!


녀석의 열정 넘치는 대답에 나는 펼쳤던 손가락 접으며 생각했다.


‘이럼 그냥 뽕을 뽑아봐?’


마침 한 번 소환하면 언제 역소환되는지 몰랐다.


그걸 시험할 겸 역소환 될 때까지 계속 사냥을 하면 될 터.


홀로 결정을 내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로 시작하자.”


***


눈을 뜨자 익숙한 자취방의 천장이 보였다.


블라인드 사이로 비추는 햇살을 보니 이른 시간은 아닌 듯 했다.


나는 반쯤 눈을 감은 채로 손을 더듬어 휴대폰을 잡아 들었다.


꾸욱-


13시 54분.


10시간을 넘게 잔 것이었으나 몸은 노곤하게 느껴졌다.


‘어쩔 수 없지... 엄청 뛰어다녔으니까.’


티라노와 함께한 사냥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장장 12시간동안 이어진 사냥.


레벨이 오를 때마다 체력이 회복되고, 신체능력이 올랐다고는 하나 하루의 절반을 뛰어다녔으니 후유증이 없을 리가 없었다.


내 생에 가장 힘든 하루를 뽑자면 일체의 고민없이 어제를 뽑을 수 있었다.


‘그만큼 보람찼지만.’


작게 미소를 지은 나는 상태창을 띄웠다.


변한 것은 2가지.


레벨이 23까지 올랐고, 원초력이 무려 1330까지 쌓였다.


3층 각성자 평균까지 오른 레벨과, 티라노를 한 번 더 소환할 수 있고 3번이나 더 <랜덤 공룡 소환>을 해볼 수 있을 만큼의 원초력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밥만 먹고 탑에 가자.’


몸을 벌떡 일으킨 나는 즉시 침대에서 내려왔다.


빠르게 샤워를 하고 편한 운동복으로 옷까지 갈아입은 나는 라면을 끓이기 위해 물을 받았다.


졸졸졸...


냄비를 채워가는 수돗물.


최적의 양을 맞추기 위해 물의 수위에 집중하고 있는데,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아들~ 이번 달 용돈 보냈어. 밥 잘 챙겨먹고 다니렴~~^^


어머니에게서 온 문자.


가만히 문자를 응시하던 나는 냄비에 받았던 물을 버렸다.


‘오늘은 나가서 먹자.’


몇 년 간 내 주식은 라면이었다.


딱히 좋아해서 먹은 것은 아니었다.


5년 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명목하에 서울로 상경했고, 지금껏 합격에 실패했다.


친구들은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는데, 나는 용돈을 받고 살고 있었다.


그런 놈이 무슨 맛있는 식사를 먹는단 말인가.


나한테는 라면이 적당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지.’


각성을 했다.


취직은 아니지만 돈을 벌 수 있었다.


당장 2층까지만 올라도 몬스터를 잡으면 신에너지원인 ‘마정석’을 얻을 수 있기에 꽤 짭잘한 수익이 생길 터였다.


이밖에도 탑을 오르다보면 돈을 벌 구석은 많았다.


내가 탑을 오르는 이유는 재미를 위해서지만 돈을 마다할 생각은 없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효도도 하고 싶었고, 어찌됐건 먹고 사는데는 돈이 필요했으니까.


신발을 구겨신은 나는 집을 나와 근처 국밥집으로 향했다.


후루룩-


뜨끈한 순대국밥에 밥을 만 나는 거의 마시듯 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맛있는 건 알고 있었다만 오랜만에 먹으니 더더욱 맛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밥을 먹고 있는데, 식당 티비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소리가 귀에 꽂혔다.


-탑의 1층 소식 들으셨죠. 어제 탑의 1층에서 ‘공룡’이 나타났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인데요. 이 현장에 있으셨던 각성자분을 모셨습니다.


우뚝-


국밥을 가득 푸던 손을 멈춘 나는 고개를 들어 티비를 바라보았다.


정장을 입은 앵커와 어디서 한 번 본 것 같은 남자.


굳은 얼굴의 남자를 바라본 나는 미간을 좁혔다.


‘어디서 본 얼굴인데?’


후룩-


티비에 시선을 고정한 채 국물을 떠마시고 있자니, 침묵하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김대현’입니다.


“아.”


이름을 들으니 떠올랐다.


검성의 동생으로 여러 갑질 논란이 있었던 놈.


얼마 전 각성했다는 기사를 봤었는데, 어제 티라노의 첫 사냥 현장에 있었던 모양이었다.


김대현에게 각성을 축하한다는 말로 시작된 짧은 대화가 이어졌고, 곧 ‘나’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1층에서 공룡이 나왔다고 알려져있는데 맞나요?


-...맞습니다. 공룡, 정확히는 티라노사우루스였습니다.


-막 각성한 이들만 있는 1층에서 티라노가 나타나다니. 정말 큰일이셨겠네요. 현장 반응은 어땠나요?


-모두가 패닉에 빠졌었습니다. 지진이 난 듯 땅이 울리고, 어떤 설명도 없이 사냥터에 거대한 공룡이 들이닥쳤으니까요.


-듣기만 해도 오싹한데요, 하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다고요?


-······네. 누군가의 소환수인 듯 했습니다.


앵커는 대본을 보듯 잠시 종이를 바라보았다.


-엄청나네요. 막 각성한 사람이 ‘티라노사우루스’를 소환해서 부리다니. 알려진 바로는 그 자리에 있던 고블린 100여마리를 순식간에 쓸어버렸다고 하는데 맞나요?


-······맞습니다.


김대현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찌푸렸으나 앵커는 그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갔다.


-이를 들은 해외 랭커들은 이 각성자를 두고 초대형 신인의 등장이라고 말하는 혹시 검성님께서는 어떻게 보시고 계신지 알 수 있을까요?


후루룩-


설거지가 필요 없을 정도로 싹 비워진 국밥.


들고있던 뚝배기를 내려놓은 나는 김대현을 바라보았다.


해외의 한 랭커는 나를 초대형 신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럼 한국 최강의 각성자이자, 세계 랭킹 3위에 달하는 검성은 뭐라 했을까.


그 답을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그것을 알 순 없었다.


-모릅니다.


-네? 분명 사전 인터뷰 때는 아신다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럼 뭐가 중요하죠?


한층 날카로워진 앵커의 말에 김대현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말했다.


-1층에 재앙급 몬스터가 나타났습니다. 놈 때문에요.


‘저건 또 뭔 소리래?’


우걱우걱.


이마를 구긴 나는 신경질적으로 깍두기를 씹었다.


말도 안되는 음해였다.


놈의 성격을 생각하면 아마 질투심의 발로일 확률이 높았다.


그야 재앙급 몬스터는 각성자에 의해 그 층의 생태계가 무너져야 나오는 몬스터였으니까.


‘내가 한 게 뭐가 있다고?’


...우걱.


김대현을 욕하며 깍두기를 씹던 나는 내 입이 느려짐을 느꼈다.


...있었다.


있다 못해 많았다.


밤새 고블린을 사냥했다.


사냥터에 있는 고블린을 싹 다 잡았고, 잘 들어가지 않는 심처까지 쳐들어가 고블린부락 다섯 개를 무너뜨렸다.


그렇게 잡은 고블린은 1330마리.


충분히 1층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재앙급 몬스터가 나올 수 있는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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