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공룡이 탑 등반을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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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30 13:13
최근연재일 :
2024.09.18 17:05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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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2,022

작성
24.09.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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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화

DUMMY

“정말 억울하시겠어요. 클리어까지 겨우 10마리 남으셨는데...”


“그 새끼 잡히기만 해봐! 진짜!”


“잡으면 저도 꼭 불러주세요!”


“오냐! 같이 혼쭐을 내주자고!”


얼큰히 취한 그의 술주정에 맞장구를 쳐주던 나는 잠시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나는 거울을 보며 마른 세수를 했다.


‘큰일 날 뻔 했네.’


내가 어제 막 각성한 것을 안 그들은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며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


오늘 아침부터 사냥터에 고블린이 나타나지 않은 일.

답답함에 심처로 들어갔던 몇몇 이들이 처참하게 짓밟힌 고블린부락들을 발견한 일.

그리고 그곳에 남아있던 공룡의 발자국과 재앙급 몬스터탄생의 전조현상까지.


막 들었을 때는 팔에 소름까지 돋았었다.


만약 재앙급 몬스터를 무시한 채 2층에 가고, 그곳에서 내 능력을 들킨 후, 내가 아니라고 잡아 땠다면 전 세계인의 질책을 받게 되었을 터.


상상만 해도 끔찍한 미래였다.


‘잡기로 해서 망정이지...’


어깨를 으쓱인 나는 앞으로 캐내야 할 정보를 되새긴 후 화장실을 나왔다.


자리로 돌아가니 열을 내던 형님이 잠에 들어 있었다.


엎드려 잠든 그를 바라보던 점잖은 인상의 형님이 쓰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네. 이 놈 때문에 힘들었지?”


“괜찮습니다. 저도 억울한걸요.”


“억울하겠지만 어떡하겠나. 이미 일어난 일이니 받아들여야지.”


점잖은 인상의 이 형님도 취할만큼 취한 상태였으나 그의 태도는 처음 봤을 때와 같았다.


말과 행동에서 여유가 느껴졌고 인상처럼 성격도 점잖았으며 기품이 느껴졌다.


다혈질에 말도 험한 저 사람과 어떻게 친해졌는지가 궁금할 정도.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머릿속에서 의문을 지운 나는 준비해 온 말을 꺼냈다.


“저기... 혹시 사냥터에 가보고 싶은데 안되겠죠?”


“자네, 죽고싶은 겐가?”


형님은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냥 재앙급 몬스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요.”


“목숨이 아깝다면 그러지 말게. 보게 되면 무조건 죽게 될 테니.”


“재앙급 몬스터가 그 정도로 강하나요? 도대체 뭐길래...”


나는 일부러 말끝을 흐렸다.


처음부터 알고자 했던 것은 재앙급 몬스터의 정체.


알려지지 않은 몬스터라면 놈의 외형이나 특징이라도 알아야했다.


그가 알고있다면 여기서 정보를 말할 터.


“그거라면 내가 알려줄 테니 괜한 짓 말게.”


‘빙고.’


내 예상이 맞았다.


국밥을 먹고 집에 돌아오던 길.


휴대폰으로 열심히 검색을 해봤으나 1층 재앙급 몬스터가 나왔다는 소식 뿐, 몬스터 자체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지 않던가.


나는 최대한 정보를 찾아보기로 했고, 그렇게 떠올린 것이 바로 1층의 주점이었다.


재앙급 몬스터의 발생은 누구나 관심있어 할 주제였으나 직접적으로 연관있는 사람들도 1층에 있는 각성자들 밖에 없었다.


그러니 제일 관심이 있는 것도 1층 있는 각성자들일 터였고,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것도 1층에 있는 각성자들 밖에 없으니 그들이 모인 곳으로 가면 정보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사냥이 불가한 1층에서 사람들이 모일만한 곳은 ‘주점’뿐.


정답을 맞췄더니 그에 대한 상이 주어졌다.


“제너럴 고블린이라고 들어봤나?”


“제너럴 고블린이라면 그...?”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형님이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특수층인 5층에 있는 그 놈일세.”


“아...”


제너럴 고블린.


한국 각성자들은 ‘장군 고블린’이라 부르는 몬스터였다.


“그러니 보러가는 건 꿈도 꾸지 말게. 아마 놈의 얼굴 한 번 보기 전에 죽게 될테니.”


나는 고개를 주억이며 동의를 표했다.


제너럴 고블린은 사실 다른 5층의 몬스터와 비교하면 강한 편은 아니었다.


잘 쳐줘도 중간쯤.


하지만 상대하기 까다로움으로 따지자면 최상위권에 드는 몬스터였다.


‘말그대로 장군이니까...’


제너럴 고블린은 그 이름처럼 수많은 고블린들을 부렸다.


지성이 있어 약간의 전략, 전술, 진형을 쓰고 일반 고블린을 ‘고블린 궁수’, ‘고블린 주술사’, ‘홉 고블린’ 등으로 진화시켰다.


거기에 본인은 가장 안전한 곳에 숨어있는 영악함까지 보이니 상대하기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2급 몬스터 중 하필 그 놈이 나왔으니······.”


홀짝-


한 차례 술을 들이킨 형님은 넋두리 하듯 말을 이었다.


“최악을 뽑은게지...”


“그러게요.”


몬스터는 각성자와 달리 레벨이 없는 대신 ‘급’이 존재했다.


이 ‘급’은 해당 몬스터가 품은 마정석의 마나에너지에 따라 정해지는데, ‘보통’ 급이 높을수록 강력한 몬스터였다.


대체로 1층에 있는 몬스터는 마정석이 없기에 무급.

2층에 있는 몬스터는 1급.

3층에 있는 몬스터들은 2급.

4층에 있는 몬스터들은 3급.

5층에 있는 몬스터들은 4급.

.

.


재앙이 발생하면 항상 윗윗급의 몬스터가 발생했고, 이번에도 2급 몬스터 중 하나인 ‘제너럴 고블린’이 나왔다.


문제는 ‘제너럴 고블린’이 5층에 있는 몬스터이자, 5층에 있는 4급 몬스터들 사이에서도 중간 정도의 무력을 갖고 있다는 것.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급에 비해 훨씬 강력한 능력을 갖고 있는 ‘이레귤러’였다.


놈을 잡으려면 3층에 있는 각성자가 아닌 5층에 있는 각성자를 데려와야할 판.


분명 최악 중의 최악이 뽑힌 상황이었지만, 의지가 약해지진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해볼 만 해.’


제네럴 고블린은 내 예상보다 강한 상대긴 했다.


그럼에도 나는 가능성을 보았다.


바로 티라노가 가진 3개의 특성들에서.


<압도>는 주변 모든 적의 스텟을 일정 부분 낮췄다.


<악자멸시>는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경직’시켰다.


<피의 전율>은 주변에 있는 ‘피’의 양에 따라 티라노의 신체능력이 상승하게 했다.


티라노는 강했다.


그리고 상대가 ‘약자들’이라면 한없이 강했다.


‘객관적으로 봐도 이길 확률은 내가 더 높다.’


아직까진 49대 51정도의 근소우위로 생각되지만, 걱정은 없었다.


아직 내게는 확률을 올릴 2가지의 준비가 남아있었으니 높여 가면 될 터.


“전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보는 충분히 얻었다.


이제 남은 것은 ‘장비를 맞추는 것’과 ‘공룡 뽑기’.


그 중 먼저 해야할 건 말할 것도 없었다.


*


화르륵-

땅! 땅! 땅! 땅!


후끈한 열기와 규칙적인 소리로 가득찬 공간.


단조에 한참인 남성을 확인한 나는 내가 왔다는 것을 알릴 요량으로 말했다.


“실례합니다.”


“뭐 때문에 왔어?”


상의를 탈의한 채 망치질을 하던 남성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기 좀 받아가려고요.”


“가져가!”


망치를 들어 한 쪽을 가리킨 그는 다시금 망치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땅-! 땅-! 땅-! 땅-!


나는 또다시 울려퍼지는 규칙적인 금속음을 들으며 그가 가리켰던 문을 열었다.


끼익-


“와우...”


경첩소리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자 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이전에 갔던 주점과 비슷한 크기의 방.


내 자취방의 몇 배는 될 것 같은 이 곳에는 무수한 무기들이 존재했다.


벽면 곳곳에는 검, 창, 활, 도, 도끼, 망치, 너클, 방패 등 익숙한 병기가 걸려 있었고, 수십의 진열대에는 쓰는 사람이 있을까싶은 새총, 돌팔매, 삽, 곡괭이, 쌍절곤 같은 비주류 무기가 존재했다.


마치 냉병기 박람회나 무기 전시장에 온 느낌.


대략적인 배치를 확인하던 나는 홀린 듯이 한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검...’


만병지왕이라 불리는 검.


검은 각성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무기였다.


인기 성좌인 ‘날카로운 철의 노래’의 트레이드마크인 것도 이유 중 하나였지만, 내가 생각했을 땐 그냥 ‘낭만’과 ‘로망’의 무기이기 때문에 많이 쓰는 것 같았다.


중세부터 현대까지 소설이나 만화, 영화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검’ 아니던가.


남자라면 응당 마음 속에 검 한자루씩은 품고 있는 법이었다.


롱소드, 그레이드소드, 클레이모어, 레이피어, 쿠크리, 일본도...


여러 종류의 검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던 나는 한 자루의 검을 집어 들었다.


사극에서 많이 보이던 환도였다.


스릉-


나는 천천히 검집에서 검을 뽑았고,


‘벤다.’


휘익-!


휘둘렀다.


툭-


그 직후 검을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얼굴에서 화끈한 열감이 느껴졌다.


귀까지 뜨거운 걸 보면 얼굴 전체가 붉게 물들었을 터였다.


솔직히 부끄러웠다.


허나 후회는 없었다.


나는 당당했다.


각성하여 능력을 얻고 탑에 있는 대장간에 왔다.


혼자만 있는 공간에서 마주한 영롱한 빛깔의 검을 마주했다.


이 상황에서 참을 수 있는 이는 없을 터였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한 번쯤은 검을 휘둘러보고 싶었다.


남이 봤다면 쪽팔려 잠을 이루지 못했겠지만 이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있었으면 하지도 않았을 거였고.


나는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발길을 재촉했다.


언젠가 검을 쓸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뭐가 좋을까?’


나는 무기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나아갔다.


미리 무기를 정해놓진 않았으나 조건은 생각해두었다.


당장 쓸 수 있을만큼 숙련도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야 했고, 공룡이 있기에 ‘호신용’으로 쓸 정도면 되었으며, 전투에 익숙치 않기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리치가 있는 무기.


조건에 맞는 무기가 몇 개쯤은 있을거라고 생각했건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나의 조건이 맞으면 다른 두 개의 조건이 맞지 않았고, 두 개의 조건이 맞더라도 다른 하나의 조건 매우 아쉬운 경우가 많았다.


‘창은 리치는 되는데 숙련도를 많이 타면서 호신용엔 적합하지 않고, 너클은 숙련도를 덜지만 리치가 아쉽단 말이지...’


처음 시작했던 장소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직 보지 않은 무기는 소수의 비주류 무기들뿐.


적당히 타협할 생각을 떠올리던 나는 문득 걸음을 멈췄다.


시선 또한 한 곳에 고정되었다.


‘······괜찮은데?’


내가 바라보고 있는 무기는 명백히 비주류에 속했다.


기억상 랭커들 중 이 무기를 쓰는 이는 없었고, 그 이유는 명확했다.


바로 다른 병기에 비해 살상력이 떨어진다는 것.


오히려 처음 발명된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병기보다는 다른 용도로 더 많이 사용되었던 ‘도구’.


채찍.


나는 홀린 듯이 채찍을 잡아들었다.


촉감은 소가죽과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짙은 칠흑빛을 띠는 걸로 보아 몬스터의 가죽인 듯 했다.


단단하고, 유연하다.


살상력은 부족하지만 ‘호신용’으로는 충분하며 적당한 리치가 확보된다.


거기다...


촤악-!


숙련도를 타는 무기이긴 하지만 당장 쓰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 자신의 ‘보호’가 최우선인 이상 이보다 더 나은 무기는 없을 터.


‘이게 베스트다.’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유일한 무기.


몇 번 더 채찍을 휘둘러본 나는 만족하며 채찍을 말아쥐었다.


무기의 선택은 이걸로 확정.


적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최적의 무기도 얻었다.


이제 할 것은 <랜덤 공룡 소환>.


그리고 ‘출정’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57 알골
    작성일
    24.09.03 17:27
    No. 1

    숙련도 없이 채찍질 하다 자폭하지 않으려나요ㅎㅎ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풍뢰전사
    작성일
    24.09.13 05:21
    No. 2
  • 작성자
    Lv.99 흑돌이
    작성일
    24.09.14 17:53
    No. 3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아제11
    작성일
    24.09.14 19:52
    No. 4

    채찍은 숙련자 아니면 자기가 다치는데,정말 쓰기 어려운 무기가 채찍입니다 고수들의 채찍 속도는 음속을 넘어가고, 방어로는 최악이지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9 대왕미르
    작성일
    24.09.15 01:52
    No. 5

    차라리 창이 나을 텐데.... 고대부터 현대까지 초짜한테 창을 쥐어주는 이유는 그냥 내밀고 서있기만 해도 거리와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임....
    채찍같은 유성추계열의 무기는 휘두르는 예비동작이 필수고, 이리저리 날라다녀서 ㅈㄴ 위험함.... 외국 채찍 수련자 영상 보면 몸에 큼직한 흉터 두세개씩 달고 있는 이유가 본인이 휘두르던거에 맞아서임....

    찬성: 3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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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3 24.09.05 2,470 46 13쪽
7 7화 +5 24.09.04 2,539 53 12쪽
» 6화 +5 24.09.03 2,604 50 12쪽
5 5화 +3 24.09.02 2,701 49 12쪽
4 4화 +4 24.09.01 2,795 5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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