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공룡이 탑 등반을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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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3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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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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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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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6화

DUMMY

쪼옵-


나는 머쓱하니 시선을 피하며 빨대를 빨았다.


나 혼자 지레짐작하다 틀린 것이기에 누구를 탓할 것도 없었다.


‘조금 더 생각해 볼 껄.’


침착하게 생각해보았다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을 터였다.


나는 이제 막 2층을 클리어 한 후발대 중의 후발대.


멸망이나 대위기를 예언하는 신탁에 내가 연관되어 있을 리가 없지 않는가.


내가 있는 층에서는 규격 외로 강하다곤 하지만 랭커들에 비한다면 세발의 피도 되지 못했다.


랭커까지 갈 것도 없이 10층대를 오르고 있는 각성자만 데려와도 단숨에 제압당할 자신이 있었다.


‘그런 주제에 무슨 신탁이야...’


풉-


커피조차 떨어져 애꿋은 빨대만을 씹고 있자니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웃음소리를 낸 것은 당연하게도 성녀.


욱하는 마음에 눈을 치켜 떴으나 그녀를 보자 눈가에 힘이 풀렸다.


“하...하...흡...하..”


성녀는 최대한 웃음을 참으려하는 듯 했으나 한 번 터진 웃음을 주체할 수 없는지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쓰게 웃으며 기다리고 있으니 겨우 웃음을 멈추는데 성공한 성녀가 음료를 들며 말했다.


“죄송해요. 최대한 참아보려고 했는데 잘 안됐네요.”


“괜찮습니다. 제가 혼자 오해한 게 잘못이죠.”


“제가 오해의 소지가 있게 말씀드렸으니, 제가 사과 드려야죠. 유성님은 신탁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넓게보면 있다고도 볼 수 있거든요.”


연관이 없는데, 있을 수도 있다니.


이해할 수 없는 말에 벙 찐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니 그녀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거대한 멸망의 부화가 예정되었으니, 가장 낮은 곳을 살피어라.”


“설마 그게 신탁인가요?”


“네.”


머릿속에서 신탁의 내용을 되뇌여보자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신탁의 내용을 해석해보자면 곧 거대한 멸망이 일어나고 가장 낮은 곳에 해결책이 있으니 찾으라는 것 일테고, 마침 신탁이 내려온 날 내가 1층의 ‘재앙급 몬스터’를 토벌했으니 나를 떠올린 듯 했다.


“걱정하시는 듯 해서 연관이 없다고 말씀 드린건데, 제가 오해했나봐요. 죄송해요.”


“그건 괜찮습니다. 실제로 걱정했던 것도 맞으니까요. 그보다 열쇠조각인 건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해결책을 갖고 있다는 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하지만 열쇠조각인 것은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


“마침 저도 그 날, 특별한 방식으로 이 조각을 얻었거든요.”


“...그런가요.”


어떻게 얻었는지도 궁금하긴 했지만, 굳이 알려주고 싶지 않은 기색이었기에 묻지 않았다.


그것보다 더 궁금한 게 있기도 했고.


나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빠르게 말을 이었다.


“도대체 이 열쇠의 정체가 뭔가요?”


심상치 않은 물건이라고 생각하긴 했었다.


층의 최단 기록 갱신보다 더 위대한 업적인 재앙급 몬스터 최초 토벌 특전으로 불완전한 조각만 나왔었으니까.


하지만 성좌가 멸망을 막을 수 있는 물건이라하니 이제는 그 스케일이 감도 잡히지 않았다.


성녀는 자신의 손에 들린 열쇠를 매만지며 말했다.


“아직 모르겠어요. 조합형 아이템들의 특성 상 조합하면 알 수 있을거라 예상만 하고 있는 상태에요.”


“그렇군요.”


김이 팍 새긴 했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단순히 궁금했을 뿐인 나보다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애쓰는 성녀의 실망이 더 클 테니까.


성녀는 물끄러미 열쇠를 바라보다 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혹시 탑을 등반하다 또 열쇠조각을 찾으시거나, 찾을 기회가 있다면 구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가 아시는 분들 중 낮은 층에 계신 분들은 없어서요.”


“그럼요. 찾으면 연락 드릴게요.”


나는 흔쾌히 그녀의 청을 받아들였다.


어려운 부탁도 아니었다.


그냥 오르다가 운 좋게 발견하면 좋은 거고, 발견하지 못하면 아쉬울 뿐.


받아들인다고 해서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니니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감사합니다.”


“뭘요, 어려운 부탁도 아닌걸요. 그 열쇠조각도 성녀님이 보관해주세요.”


“······그래도 되나요?”


“네. 급히 쓰셔야 할 수도 있잖아요.”


성녀의 감동한 눈빛에 나는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물론 열쇠조각이 아깝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당장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열쇠조각이 멸망을 막을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내가 갖고 있어봤자 부담만 되었다.


성녀에게 말한대로 멸망이 임박한 상황에 쓰지 못할 수도 있었고, 만약 내가 갖고 있다 잃어버리거나 누군가에게 뺏기기라도 한다면 사고도 그런 사고가 없으니 넘기는 편이 나을 터.


무엇보다 나는 성녀를 믿었다.


“그냥 받을 순 없어요.”


움찔-


‘성녀님이라면 이럴 줄 알았다니까.’


나는 표정을 숨기기 위해 애써야했다.


역사 속 수많은 성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바로 성녀 아니던가.


성녀는 준다고 낼름 받고 입 씻을 사람이 아니었다.


열쇠를 모아 무언가를 얻게 된다면 내 몫을 때어줄 사람이었으니, 이럴 거라 예상했다.


“열쇠로 무엇을 얻게 되든 꼭 받은만큼 돌려드릴게요.”


“괜찮아요. 멸망을 막기 위해서 힘써주시는데 이 정도는 그냥 도와드릴게요.”


예의상의 거절.


한국에서는 다 알면서 하는 흔하디 흔한 말이었지만, 성녀는 영국인이었다.


나는 쉽사리 말을 잇지 못하는 성녀를 보며 웃음을 삼켰다.


‘이래도 성격상 주지 않고는 못베기겠지.’


성녀는 이내 뭔갈 다짐한 듯 열쇠를 꼭 쥐었고, 눈에 힘을 준 채 입술을 때었다.


“그럼 축복을 내려드릴게요.”


‘그렇게까지...?’


이번에는 내가 말을 잇지 못했다.


성녀의 축복은 유명했다.


무려 6개월의 쿨타임을 가져 1년에 두 번 밖에 쓰지 못하는 성녀의 3차 고유스킬로, 받은 이의 능력을 개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지금까지 받은 이는 채 열이 되지 않았고, 축복을 받은 이는 한 명도 빠짐없이 선발대에서도 내로라하는 강자가 되었다.


1년에 두 번 밖에 쓸 수 없는만큼 그녀를 보좌하는 기사단원들의 치밀한 평가와 성녀의 면담 등 복잡한 절차를 통과해야 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성녀의 ‘축복’.


한국 정서 상 2번은 거절하는 것이 맞았으나, 이건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감사합니다.”


“제가 더 감사한 걸요. 보는 이가 많으니 약식으로 진행할게요. 한쪽 손을 내밀어보시겠어요?”


즉각 한쪽 손을 내밀자 그녀가 내 손 위에 양손을 얹었다.


눈을 감은 성녀는 기도하듯 두 손을 모은 채 무슨 구절들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손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그것만으로도 감정이 쓰나미처럼 밀려왔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녀의 손에서 내 손으로 ‘따뜻함’이 전해졌다.


뭔지 모를 따뜻함은 손을 통해 몸 전체로 퍼져나갔고, 나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다.


따사로운 햇빛이 몸을 깜싼 것 같은 기분 속에 나는 모든 상념을 잊고 포근함에 빠져들었다.



*


정신이 몽롱했다.


술에 취한 것 같기도 했고 잠에 취한 것 같기도 했다.


더 특이한 것은 아무런 생각도, 감정도 들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느껴지는 것은 오직 전신을 아우르는 푸근한 감각 뿐.


본능에 따라 눈을 뜨니 드넓은 초원이 내려다보였다.


크와아아악-!

키에에엑-!


한 쪽에서는 두 종이 서로를 향해 포효를 내뱉고 있었다.


이족보행하는 짧은 손을 가진 거대한 생명체와 서른 가까이 모여 그와 대항하고 있는 작은 생명체들.


옆으로 시선을 돌리니 기다린 목을 가진 사족보행 생명체가 나뭇잎을 먹고 있었고, 또 시선을 돌리니 가지각색의 생명체들이 각자 아이들을 데리고 이동하고 있었다.


여긴 어디고, 나는 무엇일까.


그런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금방 머릿 속에서 지웠다. 괜히 그런 생각을 했다간 이 평화로운 세계가 깨져나갈 것 같다는 생각때문이었다.


나는 높은 곳에서 세계 이곳저곳을 관조했다. 푸른 초원, 뻥 뚫린 사바나, 울창한 정글과 끝없이 펼쳐진 평야.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대자연들을 보던 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대지에는 온갖 생물들이 생육하고 번성하여 충만하다.


하지만 어째서.


드높은 하늘과 푸르른 바다는 비어있는가.


그리 생각한 순간. 창공에서 푸른 빛무리가 모이기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바다 위에서도 푸른 빛무리가 모이기 시작했다.


그를 확인한 나는 다시금 편안함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 하늘과 바다까지 생명이 번영하리니.


나는 몰려오는 수마에 편안하게 몸을 맡겼다.



*


[축복을 받아 <랜덤 공룡 소환>이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소환 해금까지 남은 공룡 수: 50]


“어떠신가요?”


“최고네요.”


두말 할 것도 없이 최고였다.


지금까지 내가 추구하던 것이 양의 도파민이었다면, 이번에는 음의 도파민을 느꼈다.


방금 전의 짧은 꿈에는 자극적인 건 일절 없었으나 즐거웠다.


말로는 정확히 형용할 수 없을 테지만 굳이 말한다면 모든 것이 충만한 감각이었다.


꼭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을 정도.


다행히도 다시 느낄 방법이 눈 앞에 존재했다.


[새로운 소환 해금까지 남은 공룡 수: 50]


환상 속의 기억으로 유추해본다면 아마 50마리의 공룡을 소환하면 익룡과 수장룡이 풀리는 것 일 터.


해금한 이후 하나의 세계라 할 수 있는 아공간 속에 그들을 풀어놓는다면 이전의 환상을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을 터였다.


‘익룡과 해룡을 타보는 것도 재밌겠네.’


그 둘을 뽑기 위해선 자그마치 50마리를 추가로 소환해야했기에 시간이 꽤 걸릴 테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어차피 대지에 사는 공룡도 몇 마리 보지 못했으니 차근차근 공룡들을 즐기다보면 저절로 이뤄질 테니까.


“만족하신다니 다행이네요. 열쇠를 다 모으면 그때도 연락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나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축복을 해준데 더해 열쇠를 모아 얻게 될 것도 나눠준다니.


이렇게까지 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건만, 정말 아낌없이 주는 성녀였다.


“나중에 제가 밥 한끼 대접하겠습니다.”


“밥이요?”


성녀가 고개를 기울였다.


외형이 한국인이고 소통을 도와주는 아이템이나 특성이라도 있는지 한국말까지 유창하여 자연스럽게 한국식 대답을 하고 말았다.


저래 보여도 성녀는 영국인이었으니,


‘밥 한끼 사겠다는 말이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겠네.’


나는 서둘러 말을 보충했다.


“너무 감사해서요. 나중에 시간 되실 때 제가 맛있는 한식 대접하겠습니다.”


“마침 잘 됐네요. 저도 저녁을 먹어야 해서요. 한 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으니 먹고 가도 괜찮을 것 같아요.”


성녀는 곧장 몸을 일으켰고, 나는 어색하게 웃음을 흘리며 텅 빈 컵을 치웠다.


‘바로 가잔 소리는 아니었는데... 그나저나 어디로 가야하지?’


번화가이기에 이 주변에는 꽤 괜찮은 식당이 많았다.


낮이었다면 수많은 선택지가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지금 시각은 새벽 4시.


문을 연 식당은 몇 개 되지 않았다.


‘그나마 맛있는 집이라고 한다면 거기 밖에 없네.’


성녀와 카페를 나온 나는 익숙한 길을 걸었다.


“어서오세요~”


성녀와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도착한 곳.


“이모, 여기 돼지국밥 두 개요.”


그곳은 요즘 매일 같이 다니던 단골 국밥집이었다.


졸졸졸...


컵에 물을 따르고 있으니, 성녀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스프집인가요?”


“비슷해요. 이 집이 제가 제일 많이 오는 식당입니다.”


“아...”


성녀는 신기한 눈으로 식당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내 기억 상 그녀는 이미 몇 번이고 한국에 방문했던 적이 있건만, 그녀는 길을 걸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한국에 처음 온 사람처럼 주변을 둘러보았다.


“몇 번 한국에 와보신 걸로 아는데, 관광하신 적은 없으신가보네요.”


“보통 용무만 마치고 돌아가거든요.”


생각이 많은 듯한 성녀의 미소에 깊이 파고 들지 않았다.


성녀 나름의 고충이 있는 것일 터.


어색함이 감돌려는 찰나, 타이밍 좋게 음식이 나왔다.


“돼지 국밥 두 개요.”


“네. 맞아요.”


이모님은 트레이에서 국밥을 들어 옮기며 말했다.


“총각, 여자친구여?”


“에이, 아니에요.”


나는 손사레를 치며 성녀의 눈치를 보았다.


다행히 농담인 걸 아는지 약간 당황스러워 보일 뿐 불쾌한 기색은 없었다.


“아니여? 연예인 해도 될 것 같은디 잡아봐~”


“하하...”


웃어넘기려 했으나 이모님의 얼굴이 반대편으로 향했다.


“아가씨도 생각해봐. 내가 몇 년 봤는디 이 총각이 싹싹해.”


성녀는 말 없이 미소를 보였고, 그에 만족한 아주머니는 맛있게 먹으라는 말을 남기도 떠나갔다.


“죄송해요. 당황스러우셨죠?”


충분히 불쾌했을 법도 한 상황이건만, 성녀의 마음은 하해와 같이 넓었다.


“괜찮아요. 오히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색다르고 좋은데요.”


“다행이네요.”


나는 성녀에게 먹는 법을 알려준 후 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 성녀가 돼지국밥을 먹는 모습을 힐끔거리며 먹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속보입니다. 2층에서 발생한 재앙급 몬스터의 정체가 밝혀졌는데요. 2층 현장에 나가있는 오훈열 리포터 연결해보겠습니다.


-오훈열입니다. 잘 들리십니까?


-잘 들립니다. 오훈열 리포터, 2층의 재앙급 몬스터의 정체가 밝혀졌다고요?


-네. 공룡을 부리는 유성이 발생시킨 것으로 확실시 되는 재앙급 몬스터는 바로 ‘오우거’입니다. 지금 보시는 바와 같이 오우거는 이제는 평원이 된...


뜨끔하는 마음에 국밥을 향하고 있던 고개를 천천히 들자 성녀와 눈이 마주쳤다.


“저 일··· 정말 유성님이 하신 건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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