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한 미소
18. 다이나믹한 미소
어제 선생님이 사건 보고서 쓰는데
비협조적이어서,
내가 지금 목격자 진술을 받으러 다니는
중입니다.
아~맞다.
내가 오늘 경찰서에 가기로 했는데 정말
죄송해요.
그러면 사건 보고서 쓰는 데 협조
하는 겁니까?
아뇨~내가 왜요?
좀 전에 경찰서에 출두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랬었죠.
지금 공무 중인 저랑 말장난 하자는
겁니까?
공무중을 강조해서 선을 명확히 긋고서
기선을 잡으려는, 강 순경이 의도를
모를 리 없는 준호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뒤 돌아서자 준호의 소매를 잡는다.
그러지 말고좀 전에 경찰서에
온다고도 했고, 경위서 쓰는 데 도와
주시죠? 허허
경찰서로 간다고 말했던 건 사건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고, 사건
보고서는 그지 내가 말 안 해도 경관님이
직접 보셨으니까
내가 더 할 얘기가 없다는 겁니다.
이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훈덕이가 준호 옆으로 다가온다.
왜 그래 경관 아가씨 왜 그래요?
안녕하세요
때마침 잘 오셨네요
막 그리로 가려던 참인데, 피해 보신
건 없나요?
미미해요
조사할 것도 없어요
그래도 피해자 진술을 해주셔야 합니다.
경관님이 법을 잘 모르시나 본데요
당사자가 피해 본 게없다하고, 다친
사람도 없고, 신고할 맘이 없다는데,
피해자 진술서를 왜 씁니까?
피해가 왜 없습니까
가계 기물도 파손된 듯 하고.
파손된 거 없는데요
친구분도 다치셨고.
친구 누가 다쳤나요?
이분이 친구분인 거 다 압니다.
강 순경이, 준호 어제 맞은 곳 사타구니를
가리키며 피해를 주장하는데.
너 불알 깨졌어?
야 불알이 왜 깨지냐 내가 다친 걸로 보여?
보세요
멀쩡하잖아요.
두분, 내가 여경이라 만만하게 보입니까?
이때 이 광경을 지켜보던 미소와 헤나가
여경관 옆에 서서 팔짱을 끼고는
훈덕이와 준호를 바라보는데, 헤나의
모습은 가희 예술이다.
저기요 두 분 지금 여성 경관이라고
말들을 참 예쁘게 잘들 하시는데
어디 다시 한번 해보세요?
아줌마는 못 보던 면상인데 아줌마는
누군데 끼어들어서 여타 저 타
말하는데?
훈덕이를 옆에서 옷을 잡고 흔들면서
그만하라 준호가 눈치를 주는데.
나 여기 준호씨 동거인이다 왜?
훈덕이의 얼굴은 창백해지고,
준호의 얼굴은 붉어 지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얼어붙은 훈덕이를
향해서 일격을 가하는 한마디.
콱, 두 쪽을 한쪽으로 만들어 버리기 전에
경관님께 사과하지?
훈덕이는 준호의 동거인이라 주장도
놀라운데 그 여자의 거친 언사에 반쯤
넋이 나간 듯 몸이 굳어서 움직이지 않고,
처음 보는 미소의 박력에 준호도 적지
않게 당황한다.
죄송합니다
저는 전 준호의 베스뜨 프랜드 강 훈덕
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너무 긴장 했는지 발음이 부자연 스러워
보기가, 안쓰럽게 느껴진다.
베스뜨가 아니고 베스트 프랜드,
머, 알겠으니까,
경관님께 사과하세요.
경관님 정말 죄송합니다
한 번만 용서를 해주시면 내가 치킨
사시면 쿠폰 한 장 더 드리겠습니다.
제수씨도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제수씨란 말에 준호는 당황하면서
아니라고 하지만,
훈덕이는 허리를 구십도로, 연신
사과하고 있는 강 훈덕을 어쩔수 없이
괜찮다며 토닥이고, 미소는 의기양양한
자세로 강 순경에게 말을 건넨다.
언니 좀 전에 뭘 작성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언니라는 말에 당황하는
강 하나 순경이 미소에게 손사래를
치면서 언니가 아니라고 한다
내가 한참은 어린데요
내가 언니라고 부르는 게맞는 듯싶네요.
그래요?
그러면 동생 아까 종이에다 쓰려고
했던 거있잖아. 그거?
도대체가 중간이 없는 미소의 친화력에
두 남자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멀뚱히 쳐다보기만 한다
네,
이거 피해 진술서랑 사건 경위서
써야 해요. 언니
언니?
그러면 우리 이제부터 언니 동생
하는 거야, 야~동생 생겼다.
이정 도면 외계인이 아니라 마을 부녀
회장급에, 친화력에 소유자다.
미소씨는 그만 들어가죠?
준호씨도 좀 전에 내 동생에게 했던 말
사과하죠?
언니 됐어요
형부가 사과는, 됐어요.
형부?
하하 형부 형부라
황급히 미소의 입을 막고 가계로
반강제로 미소를 데리고 가는데 뒤에서
헤나의 한 마디가 들려온다.
아빠 같이 가.
과연 아빠라는 단어가 뭘 의미하는지
알기나 한 건지, 또 장난일까 아니면
희망 사항을 얘기하는 것인가.
적지 않게 놀라는 또 다른 한 명 강 훈덕.
뭐야 저러케 큰 애가 있었다고.
아니야 오해야,
하하 나중에 다 말할게
지금은 내가 급해서 이따가 가게로 갈게.
준호는 미소와 헤나를 데리고
자리를 떠나고,
훈덕이가 자신의 가게로 돌아서는데
강 순경이 훈덕이를 불러 세운다.
어디 가요?
왜요?
피해 진술 하셔서 야죠?
저는 안 한다고 했는데요?
언니 모시고 와서 다시 얘기할까요?
아뇨, 아뇨 지금 막 하려고, 보세요 내가
딱 이곳에서 경관님을 주시하고
있잖아요
물어보면 바로 답변 하겠습니다.
어제 도둑이 들었다는 사실을 몇 시에
알게 됐나요?
시간을 정확히는 모르겠고
약 8시 30분에서 9시 30분 사이에
들어 온 거로 기억합니다.
없어진 물건이나 파손된 물건
있습니까?
없어진 건 없고 파손된 게 하나 있는데
그게 돌멩이라 파손됐다고
말하기가 그러네요.
이래저래 진술이 끝나고 미소에게
향하는 강 순경이 인테리어 샵 앞에
멈춰서서 큰 소리로 미소를 부르는데
언니 들어가도 돼요?
어 들어와
한참 실랑이하던 준호와 미소가
강 순경이 찾아오자, 실랑이를 멈추고,
준호는 연신 헛기침을 해대는데, 미소는
동생이 찾아온 듯 마냥 좋아한다.
어서 와 어떻게 왔어?
형부에게 사건 경위를 물어보려고요.
준호씨 빨리 협조해 줘요.
좀 전까지 실랑이하던 미소는
온데간데없고, 강 순경의 맏언니처럼
호들갑을 떤다.
경관님 밖에서 얘기하시죠?
그러세요
언니 나중에 또 올게요.
그래, 또 놀러 와~ 동생
마음이 급한 준호가 강 순경을 밖으로
나가자고 재촉한다.
미소씨랑 헤나는 이따가 다시
얘기마저 하죠.
밖으로 쫓겨나다시피 나온 강 순경이
기선을 잡으려고 강하게 나간다.
사건 당일 그곳에서 뭘 하고 있었죠?
거 기선제압 하려고, 서로 힘 빼지 말고,
편하게 질문하세요.
좋아요
어제 왜 복면과 싸움을 하게 됐나요?
준호는 진실과 약간의 거짓을 적절히
섞어서 능숙하게 대답하면서
강 순경을 빨리 돌려보내려고 한다
문 닫은 친구 가게에 몰래 들어오니까
싸우게 된 거죠.
도둑이 왜 들어왔다고 생각하는데요?
왜 들어오려 했는지도 모르겠고,
더 드릴 말이 없고,
이게 전부입니다.
그러면 언니는 알려나?
언니~
황급히 강 순경 앞으로 가서 막아서면서
양손을 강 순경의 눈앞에,
들어 펼쳐 보이며.
잠시만요
저기, 최 경위에게 전화 좀 해주세요?
왜 여경에게는 말을 못 할 내용
이라도 있나요?
어이없는 표정으로 강 순경을
바라보던 준호가
큰 소리로.
그냥 전화해 보세요.
참 나 원
준호의 분위기에 어쩔 수 없이 전화를
하자,
준호를 보내 주라는 최 경위의 대답에
어쩔 수 없이 보내준다.
됐습니다
들어 가셔도 됩니다.
수고 하세요.
퉁명스레 대답하고 가게로
들어 가는데 뒤에서 들리는 소리.
또 올게요.
오지 마요.
뒤도 안 돌아보며 대답하고는 가게 안에
들어서는데 미소와 헤나가 앞에 서 있다.
잘 얘기했어요?
지금 그런 말이 나옵니까?
그리고 헤나야, 아빠가 어떤 뜻인지
알고서 말을 한 거니?
응
엄마가 제수씨면 나에게는 아저씨가
아빠가 되잖아.
제수씨라는 게 음~ 그냥,
아저씨 친구가 잘 몰라서 얘기 한 거야
그리고 헤나도 아빠 있었잖아?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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