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만남
17. 어색한 만남
최 경위는 왜, 이 경사와 강 경장이
간다고 하는데 굳이 강 순경을 데리고
나가서 범인을 곱게 돌려보내고 오는지를
도통 모르겠는데 얘기 해줄 수 있나?
내가 돌려보낸 게 아니고요
주변에 시민들이 꽉 차 있어서 시민들
다칠까 봐 무리하게 검거를 시도
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네 맞습니다.
내가 보고드리려고 했던 게 바로 그
말입니다. 히
강 순경이 멋쩍은 웃음으로 무마해 보려
하지만 박 도만 서장은 쉬, 변하지
않는다.
강 순경은 가서 시민들 계속 안녕들
하신 지나 관찰하고,
최 경위는 왜 목격자 진술을 안
받았는지 경위서 작성해서 내 책상에
올려놓도록. 해산
주변에 강 순경 동료들은 웃음도
한숨도 아닌 먼가 꽉 막혀다가 삐져
나오는 그런 소리를 내뱉고,
다른 선배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고개만
숙이고서 책상만 쳐다보면서 코를
벌렁거린다.
선배님들 서운합니다
후배가 말을 실수하면 토닥여 주지는
못할망정 웃습니까?
강 순경 가서 복덕방 사장님하고 치킨집
사장 진술서 받아서 왔으면 하는데?
어제는 그냥 가자고 했잖습니까?
어제의 나는 그랬는데
오늘의 나는 요 모양 요 꼴이라 강 순경이
내일의 나를 기대 하면서 수고 좀 해주면
내가 이따가 사과의 의미로
커피 한잔 쏜다.
알겠습니다
내일의 경위님을 기대합니다.
갔다 오겠습니다.
강 순경이 최 경위 말을 불평 없이
맞장구치면서 쿨하게 대답한다.
말 참 예쁘게 잘하네 허허
경위님?
네 선배님?
이 재만 경사가 경찰, 후배이자
직속상관인 최 경위에게 어젯밤에
현장 감시 카메라에서 확보한
화면 속 인물을 확인하려고 한다.
어제 CCTV에는 옆에 누가 같이
있었던 것 같던데 각도가
잘 안 잡혀서 누구입니까?
전 준호와 복면을한 괴한의 모습이
CCTV에 찍혔는데 준호의 모습이
옆모습만 보인다.
아, 이 분은 저도 잘은 모르고요
더 알고 싶어도 물어볼 수 없어서
그래도 신원 확인 했을텐데요?
일급 기밀이라서 죄송합니다.
전 준호와 복면을한 괴한의 모습이
CCTV에 찍혔는데 준호의 모습이
옆모습만 보인다.
네, 기밀요?
우리가 언제부터 기밀을 취급
했을까요?
하하 그렇게 있습니다
곳 알게 될 겁니다.
허허 이거야 원 경찰 밥을 너무 적게
먹었나 별 해괴한 소리를 다 듣고.
이 경사가 많이 서운한 듯 작지도
크지도 않은 소리로 들으라는 듯
감정을 표현한다.
왜 이러세요
선배님은 30년 경력에 베테랑 중에
베테랑 아니십니까.
최 경위가 급하게 수습에 나서 보지만
노장의 자부심에 난 흠집을
메꾸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일급 기밀을 나 같은 일개 경사 따위가
알려고 물어봐서 죄송합니다.
화를 내지는 않지만 얼굴에 서운함이
가득하다.
선배님, 잠시만요
저랑 커피 한잔하시죠?
흠.
최 경위가 이 경사의 소매를
잡고서 밖으로 모시려고 하자,
이 경사는 못 이기는 척 잡혀서 따라
나선다.
선배님 커피한잔 드시고 화 좀 푸세요
내가 생각 없이 말을 했네요.
나도 잘한 것은 없지요
정말로 기밀입니까?
이 경사는 상황에 맞게 표정과 말의
수위를 맞춰가는 게 능숙해 보인다.
네 죄송합니다
보완법에 저촉이 되는 거라서
진짜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죠
법을 수호하는 경찰이 법을
어길 수는 없죠.
나중에 꼭 그 사람에게 양해받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래 주시면 저야 고맙죠.
역시 베테랑은 베테랑이다
치고 들어갈 때 와 나올 때를 정확히
알고서 물러선다.
한편, 전 준호는 미소와 헤나를
자신의 가게에 있게 하고는 국정원 앞
커피숍에서 과거 무명 부대 선배인
이 필두을 기다리고 있다.
넓은 매장에 단조로우나 어지럽지
않고 탁 트여 보이는 인테리어 설계는
편안함을 모티브로 제작된 듯
보는 이에게 아늑함을 연상시킨다.
오셨습니까?
선배님 이리로 앉으시죠.
허허,
우리 사이에 격식은 앉게 많이도 변했네
이 친구 자세며 말투 하며 거기에
매너까지 겸비했으니 어엿한
사회인일세.
작은 가게를 하고 있어서 저도 습관이
된 듯합니다.
그러지 말고 우리 예전에 모습으로
대하면 어떤가?
좋습니다
딴말하기 없습니다.
그렇지 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네에게는 갚아야 할 빚도 있고,
편하게 얘기해 보게 갑자기 나를
찾는다면 뭔가 부탁할게
있어서 아닌가?
누가 국정원에서 근무하지 않는다고
할까 봐서 먼저 선수를 치는 겁니까?
다 티 났어? 하하
네 팍팍 티가 났어요.
이쯤하고 말해보게 멀
도와주면 되겠나?
조금 복잡한 대요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도 감이 안
잡혀요.
그럴 때는 전부 다 말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씩 천천히 말하게 오늘만 만나고
그만 만나려고 했나?
나이 차는 다섯 살밖에 안 나지만
이 필두에게서는 연륜이 느껴진다.
그럴 리가요
그러니까
하나씩 말해보게
약간의 침묵이 흐르고 준호는 고민을
하다가 다시 맹점을 돌린다
형님 우리 옛날얘기나 하죠
예전에 늪지대 작전 기억 나시죠
그때 형님~
그만하지 여기서는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네
다른 데로 자리를 옮기든가 자네는
민간인 신분이지만
나는 국가의 녹을 먹고 있기도 하고,
미안하네 아까 하려던 얘기나 해보게.
필두는 대화의 수위를 적절히 조절하려
한다.
미안해요
내가 자꾸 그 생각을 못 하네요
습관이 이리도 무서워요.
그건 그렇고 좀 전에 하려고 했던 말도
민감한 내용인가?
그게,
내가 생각을 다시 정리해서 다음에 말하면
안 될까요?
마음만 급했지 막상 말하려니 말문이
열리지 않네요.
긴장하고 있다. 준호가,
세상 무서운 게 없던 전 준호도 지금
이 자리에서는 신중에 신중을 더한다
그렇지, 자네가 정리되면 다시 얘기해도
되네 긴장 풀게 너무 어색하군
자네에게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해봤는데. 허허
저도 형님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자 그러면 우리 뭘 하면 될까나.
목적이 사라진 지금 둘 다 옛이야기를
할 수 없는 장소와 수년 만에 만남으로
어색함이 주변을 뒤덮는데.
형님 우리 그만 일어나죠
아무래도 다음에는 술집에서 만나야
할것 같네요.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이는 준호를
필두가 지그시 바라본다.
그렇지,
나도 어색한 건 딱 질색이라 더 묻지
않을 테니 연락 줘야 하네
술은 내가 살 테니까.
형님 잠시만요?
준호는 뭔가 생각이 난 듯 나가려는
이 필두를 불러 세웠다.
형님 부탁 드리게 있어요
이거 성분이 뭔지 알아봐 주세요.
뭐야, 돌덩이를 왜 성분 분석을
해달라는 건데?
돌덩이를 받아 들고는 의아한 표정을
짓는데.
돌덩이하고 그 안에 작은 젤리 같은
물질이 있어요
그것도 알아봐 주세요.
네 부탁인데 알아봐 주기는 하겠는데
왜 그러는지 물어보면 말
안 해줄 거지?
성분 분석 나오면 그때 말할게요.
알겠네
연락은 어디로 하면 되나?
형님 내 뒷조사 하는 거 다 알고 있어요
나쁜 의도가 아닌 것도 알고요.
거참
내가 가장 믿는 요원에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 하면서 시켰는데
귀신을 속이지 자네를 속이려 했으니
내가 어리석지, 아랏네 연락하지
이 필두와 헤어지고 차를 몰고
준호의 가게로 향하는 길 자신을
자책하며 준호는 혼잣말을 연신 해된다.
으그 등신, 아무 말도 못 하고,
미소씨랑 있을 때는 말도 잘도 하드만
담에 형님을 먼 낯으로 보냐 등신아,
그냥 당당하게 형님 사실 내 집에서
다른 행성에서 온 모녀와 동거 중이다.
도와달라 딱 얘기하면, 되잖아,
되겠지, 될까 와 미치겠네
어느덧 자신의 샵에 도착하자
눈 밀러에 강 순경이 복덕방 사장님과
이야기하는 게 보인다
준호는 주차하고는 강 순경 에게로
걸어간다.
어제 오셨던 경관님 맞으시죠?
네 반갑지는 않네요.
내가 뭘 그렇게 잘못 했다고, 이리도
쌀쌀하실까?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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