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와 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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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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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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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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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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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DUMMY

6. 아는 만큼 보인다


헤나야 손 씻고, 잠시 방에 가 있어.


응 나는 방에서 잠잘래, 엄마 일찍 포기

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봐.


어, 그래 자고 있어.


헤나가 방으로 들어가고, 거실에는

잠시동안 묘한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미소가 먼저 정적을 깨고 입을 연다.


준호씨, 내가 초면에 장난친 거는 미안해요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죠?


내가 뭘 어쨌는데요?


기선제압용 언어 구사다.

단호하면서도 간결한 말투와 자세는

완벽한데.


이건 지금 저희보고, 무언의 압력으로

나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거죠?


뜻밖이 더 날카롭게 쏘아붙이는데,

여자에게는 안 통하는 듯하다


그게 아니고요.


어이없어서, 머, 나가라면 못 나갈 줄

알고, 나갈게요.


내가 멀 실수 했는지~


집주인 유세해요?


언제 유세를 했다고, 헤나 어머니?


너무 긴장을 해서일까 준호는 부담스러워

하는 듯한 억양으로 말하고 만다.


딱 나오네. 헤나 어머니,

거리를 두고 이야기를 하시겠다.


저는 단지 미소씨가 나에게 화가


화가, 내가, 언제?


많이 난 듯 해서 약간의 부담을


오 부담을 가져라?


갔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겨우 말을 잊기는 했지만 산 넘어

산이다


저희 행성에서는 총국에 집 달라고 하면

바로 원하는 취향에 맞는 으리으리

한~ 집을~


잠시 말을 멈추고, 미소도 생각이란걸

하기는 하는 듯 한데, 과연 자신의 처지를

돌아 보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집을 지어주기는 하지만 여기도 아담한 게

맘에 드네요.


집이 맘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


나가라고 하시면 나가면 되지만, 헤나가

자고 있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고,

내일 헤나 일어나면 나가려고 했어요.


자존심이 많이 상한 듯 억양이 여전히

톡톡 쏘는 느낌을 주고 있는데.


그게 아니고


머가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내가


내가 머요?


말 좀 합시다. 제발 좀 말할 시간은 줘야

말을 하죠?


그래 머, 말해 봐요.


내가 뭘 말하려고 했죠?


내가 어떻게 알아요.


진퇴양난, 점입가경, 딱 맞는 성어다

미소의 감정이 흔들리면서 미소의

감정이 미소의 생존본능마저

삼켜버린 듯 하다.


잠시 타임 하죠.


타임은 일부 스포츠에서 쓰는 용어인데

여기서 왜 나와요.


이 상황에 비유법으로 말했잖아~요.


짐작에 그리 말하지.


아유~

질문 하나 잘못 했다가 먼 봉변을

당하는지.


조용하다 식탁 위에 먹다가 남은 음식만

덩그러니 주인을 기다린다

몇 분이 흐르고, 준호가 먼저 말을 건넨다.


저기요 더 드실 거 아니면 그만 일어나죠?


숨이 막힐 것 같던 방안, 공기가

느슨해지고, 준호와 미소의 표정도 많이

수그러들었다.


좀 전에는 내가 죄송했어요

내가 다혈질적인 성격이라 감정을 컨트롤

잘 못 하거든요.


아뇨 신선했어요. 하하

다른 행성 인도 우리랑 별반 차이가 없어서

빈말 아니고 진짜,


과정은 험난했지만 어찌어찌 수습이

된 듯 보인다.


오늘은 여기 안방에서 헤나랑 자면 돼요

나는 건넛방에서 자면 되고요

오늘은 아무 생각 마시고 두발 쭉 펴고

주무세요

걱정은 내일 또 걱정하면 되죠.


저는 헤나랑 자면 되나요?


그러면 저랑 잘 수는 없잖아요. 하하


그초, 그럼 저는 이만 들어갈게요.


준호는 안방으로 향하는 미소를 보면서

뭔가 아쉬운 듯 미소에게 말을 건네는데.


혹시 술도 마셔요?


저희 행성에도 발효식품 많아요.


한잔하실래요 ?


그러면 딱 한 잔만 주실래요?


캔맥주라 한 캔씩 먹어요

안주는 치킨 남은 거로 하죠.


서로의 실수를 술과 함께 만회하려,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미소씨 쉬운 질문 해도 될까요?


네, 하세요. 저도 실수한 게 있는데,

하세요.


여기 처음 왔을 때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 같던데요

얘기해주실 수 있어요?


준호씨에 대해서는 정보 프로그램에서

준호씨 이름 성별 남성 나이 38세

고아원에서 열두 살에 해외로 입양되고,

서른둘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서른일곱에

인테리어 소품샵을 창업, 이 정도요.


아주 기초적인 정보만 습득하는군요.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면서 자신의 정보가

전산망에 기록된 일반 정보인 걸 알고는

뭔가 알겠다는 눈치다.


이러한 정보는 누가 수집 하나요?


아마도 행성 개척 실무팀에서 하겠지만

확실하지는 않아요.


개척팀은 정부에서 운영하나요?


아니요. 행성 여행 알선 업체가 여행지를

개척하고, 여행사에 개척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에요.


그러면 이곳에 좌표는 개척단에서 확보하고

여행사로 넘어간 거네요?


아니에요.


외요?


여행사에서 이곳 좌표를 알고, 있다면 저희가

연락할 수 있어야 해요

이곳에 여행사 파견 사무실이 없다는 거죠.


여행지가 다른 행성이라고, 그때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네, 온티온행성 으로 여행 하려고, 여행사

에서 좌표 받고, 자동 입력 누르고 난 뒤에

헤나 손잡고, 올라타려 했는데 헤나가

볼몽이와 같이 간다고, 나가자 나도 따라서

헤나 데리러 가는데.


캔맥주로 목을 축이고, 이곳으로 오게 됐던

기억을 조금씩 떠올린다.


헤나가, 볼몽이의 방에 들어가자 나도

따라서 들어갔는데 볼몽이는 없고,

헤나는 뒷문으로 볼몽이를 부르면서

뛰어가고, 나는 동물 친구에게 볼몽이는

어디 간냐고, 물어보니, 대답을 안 했어요


이야기의 흐름이 뜨문뜨문 연결되는 게

기억을 조금씩 떠올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헤나 따라서 다시 뒷문으로 헤나를

부르면서 가는데, 이동 장치 쪽에서, 헤나가

볼몽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다시 이동 장치로 가서 보니, 헤나가

이동 장치에 올라타길래,

잠시만요.


왜요?


먼저 누가 이동했어요.


기억 너머로 뭔가를 찾은 듯 미소의 표정이

꽤 진지하다.


누가요?


헤나가 올라타려 할 때 뭔가 사라지는 게

보였어요.

볼몽이가 실수로 이동됐다면 이곳이 아닌

온티온 행성이어야 맞는데 여기로

왔다는 건, 누군가가 좌표를 바꿔야

가능한데.


제3의 인물이 있다는 거네요?


그것도 애매해요, 저희 이동 장치는

가정용으로 파는 거라, 3등급 이상은

좌표가 표시되지 않아요,

미개척지는 1등급이고 교류 중인 곳은

2등급, 여행지는 3등급이에요.


준호는, 연시 무언가를 수첩에 빼곡히

적고 있었다.


그럼, 이곳으로는 올 수 없는 장치네요?


네, 저희 이동 장치로는 올 수가 없는데,

잠시만요


맥주캔을 들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식탁에서 일어나 거실을 배회 하다가

다시 되짚어 보는데.


나는 헤나를 생각하면서 헤나 에게로

이동하고, 헤나는 볼몽이를 생각하면서

이동하고, 그러면 볼몽이는?


좌표 없이도 생각으로 이동할 수 있어요?


네, 생각이 명확하면 이동할 수 있어요.


준호도 미소의 말을 하나씩 하나씩

되짚어 보면서 실마리를 찾아보려 질문을

이어간다.


뭔가가 이동했다고, 했죠.


네.


그러면 볼몽이를 납치하고, 이곳을

정확히 알고 있는 누군가가, 이동했다는

추리가 가능해요.


그러네요.


미소와 준호는 이동 경로를 추적,

조금씩 좁혀지고 있는 지구로 오게 된

내막, 과연 알아낼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있어요.


먼데요?


한사람이, 아니고, 한 종족이, 이것도

아니고, 그냥 사람이라고 합시다.


머가요?


동물 친구가 대답을 안 했다면서요.


동물 친구는, 로봇이에요.


삶의 방식과 과학 기술의 격차는,

달라도 너무나 다른 차원과의 대화를

실감하는데.


로, 로봇, 먼 로봇이랑 이야길 해요?


볼몽이도, 합성체로 이루어진 일종의

로봇이에요.


감당하기 힘든, 전혀 다른 세상,

다른 차원의 생활 수준, 생활방식이

이곳에서 준호의 눈과 귀로 보고,

듣고 있다.


와,~ 이건 뭐 차원이 다르니까 대화하기도

어렵네요.


아니, 그러면 볼몽이는 외 동물로 비유

합니까?


저희 행성에서는 동물을 집에서는

키울 수가 없어서 동물과 똑같이 만들어서

파는 애완동물 상품이에요.


그러면 이곳에서 못살 이유도 없잖아요?


당연히 여기서는 못 살죠.


외요?


동물이니까요.


이건 머 대화가 될 수가 없네요.


서로 다른 상식으로의 접근은, 다른

환경에서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극복하는 걸 어렵게 만들고,

그런 상식을 버리기에는 준호의 지식과

이해력이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데.


좀 전에 동물로 만들어서 파는 거라고,

했잖아요?


그랬어요.


그러면 진짜 동물을 만든다고요?


신체 조건을 모두 똑같이 만들어졌어요

다른 건 뇌가 흡수체로 되어 있는 것만

다르고, 똑같아요.


이것 머, 차원이 달라도 너무나 달라서,

우리 다음으로 넘어가죠?


다음은 먼데요?


볼몽이를 주워 온 지가 4~5일 됐는데

헤나는 오늘 오전 7시에서 10시 사이에

여기에 왔어요

그리고 미소씨는 오후 5시경에 이곳에

왔어요

미소씨 말대로면 비슷하게 와야 하는데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데요?


그러네요, 저는 헤나와 거의 동시에,

손끝에 닿을 정도였는 데요.


식탁 위에는 빈 캔이 쌓이고, 맥주는

동이나고, 밤은 더욱 깊어만 가는데.


미소씨 술이 다 떨어졌네요, 너무 적게

사 와서 금방 가서 더 사 올게요.


아니에요. 그만 마실래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부족한 술이 못내 아쉬워,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데 대문 앞에 의문의 인물이

황급히 고개를 돌리고는 큰길 쪽으로

향하고 있다.


누구세요?


아무 말 없이 황급히 큰길 쪽으로

내려가자, 준호의 본능이 그를 좇는다.


저기요, 거기 서보세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기 시작하자

준호도 본능적으로 뒤따라서 뛴다

큰길에 검은색 승용차가 멈춰 서더니

그자를 태우고 가버린다.


저놈은 뭐지.


조금 숨을 고르며 생각하는데 지면을 뒷는

발이 가벼워 보였던 걸 인지하고는 그자가

평범한 사람이 아님을 직감한다.


저놈은 헌터다. 헌터가 아니고는 저런

발놀림이 나올 수 없다.


혼자 전, 상황을 되짚어보며 편의점으로

들어가, 병맥주와 소주를 집어 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미소씨?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던 준호에 눈에,

식탁에 머리를 박고 있는 미소가 보였다


오늘 힘들고, 놀랐을 텐데, 잠을 자니

그나마 다행이네.


미소를 안아 들고, 침대위 헤나옆에

눕히고, 거실 식탁에 앉는다.


그래도 치킨 조각 몇 개 남았네, 이거면

소주 한 병은 거든하지.


전 준호의 길고도 긴 하루가, 소주병과

함께 꿈속으로 저무는데.


비가 너무 많이 오는데요.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작달비가 쏟아지는

아이티 어느 마을 외곽, 높은 언덕 위에,

벌판을 등지어 서 있는 단층 건물에는,

모래주머니가 벙커처럼 둘러져 있고,

옥상과 건물 옆에는, 화기로 무장한 사람들이

비닐 우비를 입고 주변을 경계하고 있으며,

조금 먼 곳에 나무와 풀잎들 틈에, 몸을

감추고, 건물을 주시하는 한 무리에

사람들이 있다.


셰프: 이제 출근들 하나 보네.


전무님도 출근하셨나요?


셰프: 전무님은 아직 출근 전이다.


출근 안 하시면 어쩌죠?


작달비가 유난히도 매섭게 느껴지는

벌판에서, 7명의 무명 부대 대원들이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몸을 숨기고,

누군가를 기다리며, 암호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을 때 무전기에서

신호음이 잡힌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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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복면의 정체 24.09.15 3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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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이야기 속으로 24.09.15 34 0 8쪽
13 양파껍질 24.09.12 35 0 7쪽
12 돌멩이의 비밀 24.09.11 37 1 8쪽
11 의외의 반응 24.09.09 37 0 7쪽
10 현명한 미소 24.09.08 39 0 7쪽
9 계획된 분실 24.09.08 38 0 7쪽
8 슬픔도 기쁨들도 +1 24.09.07 41 0 9쪽
7 작전명 야식 +1 24.09.06 41 1 7쪽
» 아는 만큼 보인다 24.09.05 40 1 11쪽
5 잘못된 여행 24.09.04 41 1 9쪽
4 지구의 민낯 24.09.04 45 0 9쪽
3 한 발짝 더 24.09.03 50 1 7쪽
2 깨져버린 일상 24.09.02 60 2 9쪽
1 작은 변화 24.09.02 80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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