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와 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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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남이
작품등록일 :
2024.09.02 23:00
최근연재일 :
2024.09.1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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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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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36

작성
24.09.0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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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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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한 발짝 더

DUMMY

3. 한 발짝 더


철 대문 너머로 무겁게 한 발딛는 그는,

좀 전까지 나약해 보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주변의 모든 것을

작아 보이게 하는듯 위풍당당했다.

전혀 망설임도,

작은 흔들림도 그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오직 자신에게 닥친 현실만을 직시하고,

움직이는 듯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눈앞에서 해맑은 웃음을 띠고, 수석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볼몽이 이름을

연신 부르고 있을 뿐


볼몽아, 볼몽아 어서 변해야지. 볼몽아


준호는 헤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볼몽이가 외 애완동물인지,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엄마는 언제

오시는지, 어린아이 대하듯이 차분한

음성으로 헤나에게 말을 건넨다.


헤나야

볼몽이는 외 동물인데, 내가 보기에는

그저 돌로 보이는데.


내가 사는 곳에서는 동물인데, 이곳에

환경에서는 살 수가 없어서

돌덩이로 변한 거야.


우와, 헤나의 애완동물은 변신도 할 수 있구나,

그러면 헤나는 이곳에서 살 수 있는데,

왜 볼몽이는 이곳에서 못 살까?


어그 멍충이, 당연히 볼몽이는

동물이니까,

다른 행성의 환경에서는 살수가 없고,

나는, 나는~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게~ 그러니까~


준호는 헤나가 충분히 생각하고 대답할 수

있게, 계속 기다려 주는데


음~


준호의 바램과는 달리, 헤나는 대답을

포기하고,새침한 얼굴로 볼몽이에게

고개를 돌리고는


볼몽아,

다 큰 어른이 그런 것도 몰라서, 아직

어린이인 나에게 물어보고, 다른 어른들은

다 아는데 그치 볼몽아.


준호는 어이없는 표정을 하고는, 양손을

자신의 머리 위에 얹으며 고개 들어

신음에 가까운 한숨을 쉬는데


아저씨는 어른이 되어서 아직 9살밖에

안 된 나에게 그런 어려운 걸 물어보면

나는, 나는, 뭐 됐고 어른이면 어른다운

질문을 해야지. 흥


당당하고, 새침한 헤나와 달리, 준호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말을 더듬어가며


헤, 헤나야

자,자, 잠시만 아저씨가, 헤나, 헤나에게

할 말이 있어 아저씨 얘기를 차분히

들어 주면 안 되겠니?


얘기 해봐.


준호는 잠시 호흡을 돌리고


아저씨는 헤나에 대해서 알고 싶어 질문을 하는거야.

헤나가 모를 수도 있고, 아저씨도 모를 수

있어,

하지만 헤나가 아는지 모르는지 아저씨는

알 수가 없어, 그러니까

아저씨가 물어보면, 아는 대로 대답해

줄 수 있겠니?


헤나는 골또리 생각하다, 입가에 미소를

보인다.


응,

알았어.


그래 헤나야, 좀 전에태어난 지 9살 됐다고

했니?


응,

여기 나이로 9살 하고도, 응~ 뭐더라,

여기 말로는 363일 정도 됐어.


준호는 헤나의 대답을 나름대로 해석을

해가면서 골또리 생각을 한다.


아저씨 왜그래, 어디 아파?


어, 아니야.

헤나가 좀 있으면 10살 되는구나, 혹시

엄마는 이곳에 어떻게 오시니?


엄마는 내가 없으면 내가 있는 곳으로

공간 이동해서 나랑 볼몽이를 댈고

갈 거야.


헤나는 좋겠네, 헤나 없으면 엄마가

찾으러 오고, 엄마는 언제쯤이면 데리러

오실까?


음~


고개들어 골똘히 뭔가를 생각 하던

헤나는 고개가 조금씩 밑으로 쳐지더니

표정이 시무룩 해진다.


모르겠어, 루한나무르 행성에서 는

알았는데, 여기에서는 이상해졌어,

시간 계산을 못 하겠어.


시간 계산?


응.


잠시동안 뭔가를 생각하더니, 준호는 뭔가

떠오른 듯 표정이 밝아 지는데.


맞네. 누한나무르 행성과 지구의 자전

속도가 다르고, 중력이 다르니까.


혼잣말로 떠들더니, 마치 대단한 걸

알아낸 듯 호들갑을 떤다.


아저씨, 아저씨~이.


왜, 왜 그래.


내가 아니고 아저씨가 왜 그러는데,

정신없이 웃으면서 왔다, 갔다, 앉았다

이러셨다 뒤로 돌았다가,

왜 그러는데.


좀 전에 시간 계산을 모르겠다고 했지,

아저씨가 소년원에 있을 때, 선생님이

가르쳐 줬어, 상대성이론에 대해서.


소년원?


헤나의 말에 아차싶어 다시 말을하는데


아니 소년원이 아니고, 소년, 원, 정

대학이라는 대학교.


소년이 대학에 다녀?


하, 하

헤나가 이곳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곳에서는 소년들 중에서

똑똑한 애들을 모아서 대학교로

보내곤 해. 하하


말을 바꾸면서 새로운 용어를 구사하는

준호가 안쓰러워 보인다.


헤나야 우리 다른 얘기 좀 할까?


마음이 급한 준호와 달리 헤나는


또, 예기해, 나는 졸린데, 잠자면 안 돼?


낯선 곳이 두려울 만도 한데, 자기

집인 양 졸음이 쏟아지는 헤나.


아저씨 나 어디서 자면 돼?


아직 저녁이 되기에는 이른 시간

헤나에게 대답을 못 하고 속만 태우고,

있는데 갑자기 작고 오색영롱한 불빛이,

헤나 옆에 생기더니, 금세 불빛이

커지면서 투명해 보이는 테두리가

헤나를 감싼다.

테두리 안에는 어떤 여인이 헤나 옆에

어떤 미동도 없이 서 있다.


누구세요?

혹시 헤나 엄마?


아무런 대답이 없다.


이봐요?


정체를 알수없는 여인의 갑작스레 등장에,

놀랄 만도 한데 준호는 도리어 차분하고,

냉철해 보인다.


대답이라도 좀 하죠?


여인 옆에 헤나 또한 미동도 없다.


헤나야?


투명한 테두리가 서서히 사라지고,

여인과 헤나가 움직인다.


엄마.


헤나야.


정형적인 한국 여성 피부에, 어깨

위에 살짝 걸친 검은 머리카락,

평범하면서도 화사한, 봄에 잘

어울리는 옷 누가 봐도 한국인 여성으로

보인다.


엄마 이 아저씨가 나에 대해서 막

물어보고, 엄마에 대해서도, 작구 작구

질문했어.


그랬구나.


낯선 곳에 당황할 만도 한데, 일상처럼

어색함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되려 주객이 전도되어, 전 준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두 모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많이 놀라셨죠?

죄송합니다. 저희도,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다소곳한 듯하나, 너무도 반듯한 짧은

몇 마디에, 그녀가 호락호락하지는,

않다는 걸 보여준다.


아닙니다.

놀라기는요 머 조금 황당한 정도라 할까.


본의 아니게 준호씨를 놀라게 했네요.


알고 있다.

전 준호를, 머나먼 우주 너머의 저 여인은 누구길래


헤나 엄마 맞으시죠?


네 헤나 엄마예요.


응 내 엄마야.

엄마는 여기서도 이쁘네, 저번 저번에

틴투 행성에서도 예뻤는데, 여기서도

예뻐.


그래 엄마 예쁘니, 엄마는 헤나가

엄마보다 열 배 천배는 더 이쁜데.


행성 이야기만 빼면 이상할 게 없는

평범한 대화, 준호가 끼어든다.


잠시만요.

모녀 대화 중에 죄송한데 저도 급해서,

헤나야 엄마랑 아저씨랑 얘기 좀

해도 될까?


응,

나는 졸려서 쇼파에서 좀 잘게.


시간은 어느덧 오후 5시를 넘기고,

준호는 헤나를 자신의 침대에 눕히고,

거실 쇼파에서 헤나 엄마랑 마주 보며

앉는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내용에, 독지님에 느낌을 적어 주시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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