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와 일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새글

꼴남이
작품등록일 :
2024.09.02 23:00
최근연재일 :
2024.09.18 21:58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751
추천수 :
11
글자수 :
68,136

작성
24.09.04 05:42
조회
45
추천
0
글자
9쪽

지구의 민낯

DUMMY

4. 지구의 민낯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헤나 어머니.


저는 미소라고 해요. 준호씨에 대해서는

행성 정보 프로그램에서 습득했어요.


아, 그래서 저를 아셨군요.

그러면 호칭은 어떻게 부르면 될지요?


미소 씨라, 부르시면 될듯합니다.

저도 준호씨라 부르잖아요.


외계에서 온 미소의 언변력은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레 흐르고, 처음 보는

준호에게 어떠한 경계심과 망설임도

찾아볼 수가 없다.


네, 그러면 편히 부르겠습니다.


준호는 탁자 서랍에서 수첩과 펜을

꺼낸다.


여기는 왜 오신 거죠?


변했다 거실 분위기, 준호의 자세 미소를

보는 눈 어딘가 모르게 신문을 하는 듯한

표정과 말투, 전 준호는 지금 군인이다.


설명하기가 좀 긴데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습니다.

천천히 말씀하세요.


이 돌덩이가 뭔지 아세요?


네 헤나에게 들었습니다.


들었다니, 설명은 필요 없군요

저희가 사는 행성에는, 뭐라고 해야 하나,

공간 이동을 할 수 있는 기계장치가

있어요

그것도 아주 많아요

대형에서 소형까지, 일반 가전 제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저희도 작은 이동 장치를 하나 가지고

있고요.


연신 받아적는 준호의 수첩에는 알 수

없는 숫자와 기호, 그리고 뭔지 모를 문양이

빼곡히 적혀있다.


행성 내에서도 이동하고, 행성 밖에 다른

행성으로도 이동할 때 사용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데가 물건을 보낼 때

사용해요.


이동장치도 황당한데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니, 그게 사실이면 미소씨가 사는

곳에 과학기술은 상상도 못 하겠네요.


여기와 별로 차이가 없는 거로

아는데요?


네, 차이가 없다니요.

우리는 아직 가까운 행성에 가는것도

몇년을 계획하고 준비해서 우주선을

쏘아 보내는데요.


잠시만요.

여기가 온티온행성 아닌가요?


온티온행성요?


그러면 여기는 어느 행성인가요?


우리는 이곳을 지구라 부르는데요.


지구요?


네.


지구, 지구라 많이 듣던 곳인데,

어디였더라. 혹시, 지옥 행성?


머요, 지옥이 아니고 지구요.


지옥이란 말에 흥분한 준호는, 지금에

상황을 망각하고 지구의 수호신이

된 듯이 미소에게 반문하면서 어느새

평범한 아저씨로 변하고 마는데.


그러니까 지구요

내가 정보 틱에서 본 그 지구는, 설마

여기는 아니겠죠?


정보틱이 먼지도 모르는데, 정보 틱이

뭐 하는 겁니까?


여기서는 컴퓨터 라기는 좀 많이

부족하고, 비교는 안 되지만 슈퍼컴퓨터

정도가 그나마 얼추 맞겠네요.


정보 틱인가 뭔가 거기서 지구를

어떤곳으로 설명했길래 그런 얼굴로

말을 합니까?


그런 얼굴은 어떤 얼굴을 말하는지?


그, 머 씹은 얼굴요.


뭘 씹어요?


뭘 씹는 게 아니고, 머, 그런 게 있어요.


준호는 참아 똥 씹은 얼굴이라고는

말을 채 잊지 못하고 화제를 돌리는데


됐고 그, 정보틱에서 뭐라고 말을

했는데요?


지구는 문명을 가진 행성 중에서도,

최고단계인 1급 여행 위험지역으로

기록되어 있어요.

정보틱에 기록된 여행지 중에서, 1급

위험 지역으로 속한 곳은 지구가

유일 하고요.


지구가 뭘 어쨌는데 위험 지역 이라고

참나, 지구가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데,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쿵저러쿵 자기들

마음대로 생각들 하고있어.


준호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흥분을 절제 못 하고 있다.


그러면 미소씨네 행성은 머가 그리 좋은데

드러나 봅시다.


미소가 쇼파에서 일어서면서, 거실

쪽으로 몇 발짝 가고는 준호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는데 얼굴에 미소를 살짝

띄고서 말을 한다.


저희 행성이 좋은 것은 모르겠지만,

지구가 위험한 곳이라는 건 확실히

압니다.


어딘가 모르게 미소의 말과 표정이

진지하기 보다는 장난끼가 가득한

어린아이 같아 보이는데.


머가 그리 위험한지 어디 들어나

봅시다.


매일 전쟁에, 같은 종족끼리 죽이고,

서로 많이 죽였다고 좋아하고, 시체 유기,

은닉에 강간, 살해, 폭력, 절도, 보복,

착취, 강제추행, 스토킹, 사기, 횡령, 누명

씌우고, 이간질에 험담하고, 거짓말하고,

무단투기 또 머가 있을 것 같은데


됐어요. 그만해요

있기는 뭐가 더 있다고, 그만합시다.


아 맞아, 완력에 의한 부당해고, 지시,

압력~


알았으니까 그만 좀 합시다.

거참, 말 맞네.


외요, 더 찾으면 있을 것 같은데요.


뭔가가 이상하다 미소의 말과 표정이

어딘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각종 행정 위반에 도청, 몰카~


그만하라고, ~ 요

인정, 인정합니다. 인정 할게요.


누가 들어도 창피할 정도로 우리들의

치부를 나열하는데 준호도 반박을 못하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인정해요?


네, 네 백 퍼센트 인정.


하하하, 아~하하하.


왜 웃어요?


장난인데, 하하, 준호씨 정말로 순진하시다.


뭐라고요?


이곳이나 내가 사는 세상이나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 다른 행성이라고,

머 별다른 게 머가 있다고, 왜 다를 꺼라

생각하세요

아무 일도 없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이 변하려면 좋튼~실튼 다양한

일들이 필요하니까요.


그게 아니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닌가요?


준호씨는 응용력이 영점이구나.


전 준호는 미소와 대화로는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참 나 원,

나도, 한때는 문학청년을 꿈꾸던 시절도

있었어요

머,~ 알지도 못하면서.


네, 네 그러세요

대단하시네요. 준호씨~


비꼬지는 마시고요.


그러게, 왜 대화를 하자면서 얼굴도

한 번 안 보고, 수첩만 쳐다보래요.


대화의 기본인 눈빛 교환이 없어서

미소가 장난으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니, 그건, 내용을 기록해야 하니까.


판세는 이미 기울어진 듯하다.

무명 부대창설 64년 만에 유일하게

살아서 만기 전역 한, 전설의 전 준호도,

일상 속 삶의 대화는 녹록하지 않다.


차라리 녹음하면 되잖아요?


녹음은 보안에 취약해서 안 돼요.


보안요, 보안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네요?


미소씨는 지금 이 상황이 외부로

알려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이

안 돼요?


준호는 내용의 중대성을 알기에 철저히

하려 했고, 미소는 편한 마음으로 대화를

하려 했었던 것 같다.


네, 안 돼요.


와~ 똑똑한 척은 다 하더니 실상은

맹탕이시네.


지구에는 아직 공식적으로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발 켜지지 않았어요.

그 말인즉슨 미소씨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

연구 대상이 된다는 말이에요.


아직도 다른 행성 과 교류를 안 했나요?


제가 알기로는 그래요.


저희 행성에서 이곳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건, 이곳과의 교류가 있지

않으면 설명이 안 되는데요?


장난스런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미소의 표정이 멍하니 중심을 잡지

못하는 모습으로 변했다.


모르죠.

국가에서 비밀리에 교류하고 있는지는,

워낙에 비밀리에 하는 게 많은 곳이라,

내가 아는 선에서는 교류는 없어요.


잠시만요

정보 프로그램에도, 지구와의 교류에

관해서는 입력돼 있지 않네요.

비상 연락처도 없어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잘못된 게 뭔지 모르겠네요.


교류가 없으면 이곳으로는 올 수가

없나요?


네, 모르는 곳에 행성 좌표가 없으면

이동할 수가 없죠.


준호가 다시 감정을 통제하면서 대화에

집중하며 맹점을 집는데.


이동했다는 건 좌표가 있다는 거고,

좌표가 있다는 건, 누군가는 이곳에

왔었다는 건데, 왜 이곳에?


감정을 컨트롤하는 준호는 역시나

예리하다,

대화의 맹점을 확실히 꿰고 있다.


그러면 저희가 오기 전에 누군가가

이곳에 왔었다는 건가요?


확실하진 안아요, 미소씨가 살고있는

곳에서, 행성 이동이 어던 시스템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조금 더

확실해지는데, 미소씨는 혹시 아시나요?


아니요, 저는 아는 게 전혀 없는데요.


미소의 목소리에, 알수 없는 불안함이

묻어있다.


미소씨가 이곳으로 왔으니까 돌아가는

것도 가능하시죠?


질문에 대답할 수 없어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고, 이런 상황을 들어본

적도 없어서, 헤나랑 저는 이제 어쩌죠?


미소가, 흔들린다.

당당하고 식식했던 그 미소가 온몸으로,

표정으로 눈빛으로 말하고 있다

두렵다고, 도와달라고, 하지만 왜 대답

할 수 없다는 건지가 조금 뒤끝이

흐리기는 한데.


미소씨 왜 그래요?


별일 아니에요

아니 별일이에요

아니, 모르겠어요.


무너지고 있다 흔들리는 눈빛, 불규칙한

호흡, 완벽한 매뉴얼에, 안전한 여행

서비스를 누려왔던 미소가, 머나먼 낯선

행성에, 하필 딸아이와 같이 있는 지금.


미소씨, 미소 씨

집중하시고, 저를 보세요

자, 내가 하는 모습 잘 보시고, 따라서

하는 겁니다.


고개를 떨군 채, 멍하니 서 있는 미소의

양쪽 어깨를 잡고 흔들면서 자신에게

시선을 유도하는 데 능숙함이 엿보인다.


따라 해 보세요

하나 숨을 들이마시고 둘에 내뱉고, 다시

하나~ 둘~ 한번 더 하나~ 둘~

마지막으로 하나~ 둘~

잘했어요

이제 크게 한번 들이마시고, 내쉬세요.


미소와 준호는 눈을 맞추고 숨을 고르며

미소는 조금씩, 조금씩 평심을 찾는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내용에, 독지님에 느낌을 적어 주시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하루와 일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같이 가는 길 24.09.09 13 0 -
19 카멜레온 NEW 3시간 전 3 0 8쪽
18 다이나믹한 미소 24.09.17 26 0 8쪽
17 어색한 만남 +1 24.09.16 30 1 8쪽
16 복면의 정체 24.09.15 32 0 8쪽
15 좋은아침 24.09.15 34 1 8쪽
14 이야기 속으로 24.09.15 35 0 8쪽
13 양파껍질 24.09.12 35 0 7쪽
12 돌멩이의 비밀 24.09.11 37 1 8쪽
11 의외의 반응 24.09.09 37 0 7쪽
10 현명한 미소 24.09.08 39 0 7쪽
9 계획된 분실 24.09.08 38 0 7쪽
8 슬픔도 기쁨들도 +1 24.09.07 41 0 9쪽
7 작전명 야식 +1 24.09.06 41 1 7쪽
6 아는 만큼 보인다 24.09.05 40 1 11쪽
5 잘못된 여행 24.09.04 41 1 9쪽
» 지구의 민낯 24.09.04 46 0 9쪽
3 한 발짝 더 24.09.03 50 1 7쪽
2 깨져버린 일상 24.09.02 61 2 9쪽
1 작은 변화 24.09.02 81 2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