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가문의 사생아는 역대급 천재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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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검은매
작품등록일 :
2024.09.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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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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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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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씨앗 고르기(6)

DUMMY

“마력은?”


눈을 뜨자마자 젠이 물었다.

엘은, 젠이 지하실에서 나오자마자 주었던 원소석을 꼭 쥔 채로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젠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험 4일 차 오전.

젠은 멀리서 푸드덕 날아오르는 새들에 찝찝한 기분을 느꼈다.

지하실에서 뛰쳐나와야 할 보조 감독들이 아직 조용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감독관이 죽은 걸 모르는 건 아닐 테고, 설마 그가 망가트린 걸 아직 복구하고 있나?


결론에 도달한 젠은 몸을 일으켰다.

낙엽이 파스스 부서지고, 찬 바닥에서 잔 몸에서 뿌드득 소리가 났다.

새파란 걸 넘어 보랏빛으로 물든 어깨를 확인한 젠은 다시 옷을 내려놓았다.


“후읍-.”


젠은 숨을 들이마시었다.

숲의 찬 공기가 폐를 어루만졌다.

호흡 사이로 밀도가 다른 이질적인 기운을 그는 금방 찾아냈다.


이것이 바로 마력이었다.

한때, 젠이 감을 잡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던 마력이지만, 지금은 당연하다는 듯 다루었다. 젠은 마력을 순환시켰다. 전신을 지난 마력이 그의 심장의 문을 두드렸다.


톡, 토독.

젠은 마력이 심장에 자리잡기를 기다렸다.

그 과정은 마치 억겁의 시간과 같다.

땀이 툭 흐르고 떨어질 때도, 그를 발견한 엘이 조용히 자리를 비켜줬을 때도 젠은 눈을 감고 자세를 유지했다.


마침내, 아주 소량의 마력이 희뿌연 눈처럼 심장에 앉는다.


‘이렇게 빨리··· 이미 한 번 경험하긴 했지만···.’


만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한 번 마력을 다루었기에 더 잘할 거란 생각은 있었지만, 이토록 빨리 ‘별’을 만들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마법 운용 제 1법 <호흡>과 <축적>은 마력 운용법 중 가장 기초적이었지만, 모든 술사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기도 했다.


어느 정도 감을 잡으면 익숙하게 해내지만, 마력을 막 자각한 사람은 <축적>에서 막혀 적게는 몇 주 많게는 몇 년을 허비하곤 한다. 마력 운용법을 발명한 위인의 할애비가 와도 하루 만에 <축적>을 해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아직은 아주 적은 양이라 먼지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진해져 스스로 빛을 발산해내는 별이 될 것이다. 색이 진하면 진할수록, 별이 많으면 많을수록 술사는 활용할 수 있는 마력이 많아지고 더 강해진다.


비록 젠은 모든 속성에 친화력이 없는 저주받은 몸이라 그의 별은 색이 없었지만, 어쨌든 과거의 젠은 별을 4개까지 가졌었다.


그때보다 더 빨리 시작했으니, 젠은 어쩌면 다섯 개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거라 여겼다. 그쯤 만족하며 젠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먹을 걸 찾을 겸 둘러보고 올게. 넌 여기 있어.”


아무래도 찝찝해서 안 되겠다.

젠은 지하실을 확인하기로 했다.

어떠한 이유로 보조 감독들이 이렇게 조용한 건지 알고 싶었다.


:

그리고 이렇게 된 거다.


“저 사이코패스 새끼가, 왜 여기에···”


젠은 지하실이 보이는 나무 위에서 아는 얼굴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저 혼자 고고한 저 재수 없는 얼굴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젠은 너무 반가워서 피가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놈이 귀신같이 그의 기척을 알아채고 돌아본다.

노란 눈깔과 마주친 젠은 피하지 않고 노려보았다.


후계자 교육을 위해 붙여진 놈은, 당시 마력을 운용할 줄 모르는 젠을 죽이려고 했다. 잊을 수가 없다. 물속에 잠겨 죽어가는 그 순간을. 놈은 제 능력에 갇혀 발버둥 치는 젠을 가만히 구경했다. 뭍에서 파닥거리는 물고기가 된 기분을 잊을 수 없다.


젠은 <무>속성 마력으로 그놈의 마력을 없애버려 살 수 있었다.

겨우 살아난 젠을 보며 놈이 뭐라고 했더라.


-이제 쓸 수 있게 되었군.


그게 다였다.

포 글로리아의 인간들은 모조리 썩었지만, 그런 미친놈은 흔치 않았다.


덕분에 젠은 <무>속성 마력을 어떻게 써야할지 알게 되었지만 고마워할 수가 없었다. 그저 그 새끼가 저 덕분에 젠이 마력을 쓰게 된 거라 여길 게 뻔해 아니꼬웠을 뿐이다.


어쨌든 지금 중요한 건 저 새끼가 얼마나 미쳤는지가 아니다.


저 새끼가 왜 여기에 있는지였다.

젠은 저 새끼가 집행관이었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심지어 그냥 집행관이 아니다. 포 글로리아의 명을 받는 다른 집행관과 달리, 저 자식은 가주에게 직접 즉결심판권을 부여받았다.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가주 대리 신분이라는 거다.


지금 이 시점에 저 자식의 정확한 위치는 모르지만, 젠은 결코 좋아할 수가 없었다. 가주의 대리가 왜 더러운 피를 청소하는 자리에 나왔을까.


“아니, 설마 감독관 새끼 하나 죽었다고.”


감독관이 설마 그냥 감독관이 아니었나?

포 글로리아는 하수인 하나 죽였다고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가문이 아니었다.


후계자들이 시험 감독을 죽이든, 지나가는 하인을 죽이든, 아니면 같은 후계자를 암살하든 신경 쓰지 않던 놈들이 갑자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길래 여기까지 행차했냐는 말이다.


뭐가 됐든 좋지 않았다.


좆같은 포 글로리아.

옛날부터 맞는 구석이 없더라니 지금도 다르지 않다.


젠은 나무에서 내려왔다.

탁- 착지하자마자 빠르게 걸음을 뗐다.


일단 위에서 집행관을 보낸 만큼, 시험이 제대로 진행될 리가 없다.

이 시점에 시험이 종료될 가능성을 염두 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젠은 ‘보물’을 찾아 시험에 합격했기에 죽을 일은 없다.


그러나 나머지 애들은?


시험을 일주일 채우지 못했을 때, 포 글로리아는 어떻게 하려고 할까?

추가 시험을 치를까.


“그럴 리가.”


그가 아는 포 글로리아는 그렇게 관대하고 융통성 있는 가문이 아니다.

자기들끼리 관대하다 노래를 부르지만, 자고로 자기가 관대하다 노래 부르는 이 중에 진짜 관대한 이는 없다. 포 글로리아는 사생아들에게 더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젠?”


젠은 엘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엘을 한 번 구했고 그리하여 과거의 빚을 청산했다.

더이상 그녀를 도와주거나 구할 이유는 없다.


“···왜 그래?”


그래도 아는 것 정도는 말해줄 수 있겠지.

손해 보는 건 없으니까.


“당장 도망가.”


젠의 말에 엘이 눈을 깜빡였다.

그녀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 눈치였다.


“집행관이 왔어. 감독을 죽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들이 왔으니 시험도 끝난 거라 봐야겠지. 지금쯤 마력을 자각하지 못한 애들을 모조리 죽이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살고 싶으면 도망가.”


감독관과 그들은 다르다.

심지어 어머니를 죽였던 집행관이 왔을 때와 비교해도 상황이 다르다.


이곳에 온 그 새끼는 그런 잔 바리들과 다르다.

지금 젠은 그를 상대할 수 없었다.

지난 삶에도 천재라던 그 새끼 발끝에도 못 미쳤는데, 막 자각한 지금의 몸으론 더더욱 불가능했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이파리가 우수수 쏟아졌다.


젠은, 당장 도망가야 할 엘이 왜 같은 자리에 계속 서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뭐해, 안 가고.”

“젠.”

“무서워서 다리가 안 움직여?”

“이미 늦었어.”


뭐?

젠이 엘의 말을 이해한 건, 갑자기 무거워진 공기의 밀도에 그의 마력이 경고했을 때였다. 등골이 서늘해지고, 솜털이 삐쭉 선다. 강한 살기가 그들을 향하고 있었다.


‘언제?’


젠이 천천히 뒤를 돌았다.


“!”


참으로 징글징글한 악연이었다.

분명 멀리 있었던 노란 눈깔의 집행관이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누가 별 여섯 개를 가진 상급 술사 아니랄까 봐.

그에게 모습을 보인 게 실수였던 걸지도 모른다.


“알데베르트.”


알데베르트 포 글로리아. 후계자들은 모두 그를 ‘알테’라고 불렀다. 그러나 뒤에서는 이렇게 부르곤 했다. 포 글로리아의 처형자. 포 글로리아가 부리는 집행관은 많지만, 처형자라 불리는 이는 하나였다.


“마력을 자각했구나.”


젠이 제 이름을 불렀으나 저 자식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 할 말만 했다.


“네가 감독관을 죽였나?”

“···그렇다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젠은 그의 반응을 기다렸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막 자각한 아이가 어떻게 준-술사인 감독관을 죽였는지 의문을 가질 만도 한데, 그는 아무런 의문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가.하고 눈을 한 번 깜빡였을 뿐이다.


제가 막 각성했어도 감독관 정도는 죽일 수 있을 거라 여길지도 모른다.

인정하기 싫지만, 저 새끼는 천재과였다. 그러니 후계자들의 교육을 맡았을 테고, 마지막까지 어떤 후계자에게도 붙지 않았던 거다.


“축하한다. 합격이다.”


역시 놈은 전혀 의문을 가지지않은 채 영혼없이 축하했다.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놈이 하는 말은 다 비꼬는 말로 들리는 데다 무엇보다 놈의 시선이 바로 젠의 뒤에 있는 엘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엘이 마력을 자각하지 않은 걸 저 새끼가 모를 리가 없다.


“너는-.”


젠은 찰나 마력의 이동을 느꼈다.

강렬한 살기가 그의 뒤로 꽂힌다.

젠은 이를 악물고, 몸을 움직였다.


엘을 죽이려던 얼음의 창이 그의 앞에서 멈춰 섰다.

조금이라도 실수했다면 창은 젠을 관통하였을 것이다.


젠은 동공 앞에서 멈춰선 창을 보며, 진짜 재수 없는 새끼라고 생각했다.


손짓 한 번에 창을 만들지 않나, 공격하는 와중에 제어하지 않나. 그중에서 제일 재수 없는 요소는 손짓 한 번에 사람을 말려 죽일 수 있었으면서 굳이 그의 앞에서 찔러 죽이려고 했다는 거다.


“오호.”


처음으로 놈의 눈에 이체가 서렸다.

지난 삶까지 통합해서 처음보는 감정변화였지만 축포를 터트리기에는 여유가 없었다.


“왜 막는 거지?”

“···네가 틀렸으니까.”


젠은 찰나에 고민했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더이상 엘을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

엘이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그는 전혀 상관없었다.


놈을 막은 건, 그저 마지막까지 시체를 보기 싫은 마음과 포 글로리아에 대한 반발 때문이었다. 놈에 대한 반발도 없잖아 있다. 젠은 포 글로리아가 하는 모든 게 싫었고, 그것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것도 싫었다.


사실 감독관을 죽인 것도 연장선에 있다.


시험이 기억대로, 포 글로리아의 규정대로 흘러가는 게 싫으니 그가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훼방을 놓은 것이다.


사생아들은 발언권이 없지만, 시험에 통과했다면 말이 달라진다. 젠은 이 시험에서 통과함으로써 생존권과 동시에 후계자 자격을 얻었다. 포 글로리아는 웬만해서 후계자들의 의지를 존중하는 편이니 젠은 한 번 어디까지 들어주나 시험해보기로 했다.


“얘도 시험에 합격했어.”

“?”


젠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했다.


“들어봐, 감독관은 우리한테 보물을 찾아오라고 말했어.”


감독관은 분명 숲으로 나가 보물을 찾아오라고 이야기했다. 시험의 내용에 대해서는 포 글로리아의 의지만이 적용되었을 것이다.

그들이 찾아오라는 보물은 숲 어딘가에 있는 게 아니라 ‘마력’을 의미한다. 시험이 끝난 후 젠이 포 글로리아 본가에 들어가 직접 들었던 말이다.

고로 보물을 찾으라는 건, 마력을 찾으라는 의미가 된다.


“-보물을 ‘자각’하는 게 아니라.”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이해한 듯 놈이 입을 열었다.


“그래서. 너는 얘가 네 마력을 찾았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라고 말할 생각이었던 젠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저 새끼는, 그럼 너는 보물을 못 찾았구나 하고 죽일 새끼였다.


“아니, 얘는 다른 보물을 찾았어.”


젠이 엘을 돌아보았다.

그녀가 눈치껏 두 손에 쥐고 있던 원소석을 보여준다.

이건···. -라고 반응하진 않았지만, 놈은 이 원소석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보았다.


“감독을 죽여서.”


젠의 말에 정적이 깔렸다.

마력을 자각하지 못한 엘이 감독관을 죽였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소리였다. 얼마나 말이 되지 않냐면, 웬만한 일에 신경 쓰지 않는 놈도 잠시 말문이 막힌 것 같았다.


“감독관을 죽인 게 네가 아니라고?”

“그래.”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소리냐?”

“믿지 않으면 뭐 어떡하게. 증거 있어?”


놈의 무표정이 처음으로 깨지자 젠은 속이 시원해졌다. 지난 삶에는 몰랐던 저 새끼 상대법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내가 죽였다면 감독관의 마력이 내 손에 있겠지. 쟤 손에 있는 게 아니라.”


놈은 젠의 말을 전혀 믿지는 않는 기색이었지만, 그렇다고 바로 엘을 죽이려고 하지도 않았다. 젠은 그래서 더 뻔뻔하게 밀어붙였다.


“우리 둘 다 보물을 찾아 시험에 합격했어. 내가 틀렸나, 알데베르트?”


그의 눈에 꽂힐 듯 얼음창이 예리하게 빛났다.

젠은 침을 꿀꺽삼키면서 눈을 감지 않고 그를 노려보았다.


‘그런가.’


알테베르트는 생각했다.

당연히 그가 이따위 거짓말을 믿을 리 없다.

이 꼬마가 거짓말을 치는 이유는 뒤에 있는 여자아이를 살리기 위함이다.

왜 그런 쓸모없는 짓을 하는 지까지는 모르겠다만, 알테베르트는 궁금히 여기지 않았다.


젠은 감정없는 무표정한 얼굴이 역시나 사이코패스의 그것이라 여겼지만, 알데베르트는 사이코가 아니다.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희노애락을 느끼며, 사람들이 그를 무서워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들의 오해를 고쳐주지 않는 건,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 그와 하등 쓸모없기 때문이다. 알테베르트는 오직 가문의 영광만을 고려한다.


어쨌든 알데베르트는 지금 굳이 따지자면 희노애락중 희와 락 사이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눈앞에서 벌벌 떠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는 소년에게 아주 조금, 개미 티끌만큼 호기심을 가졌다. 그가 대부분의 사람들, 후계자들에게도 무관심하다는 걸 고려하면 엄청난 관심이라고 볼 수 있었다.


‘우연은 아니었군.’


알테베르트는 짧은 사이에 그의 마력의 움직임을 느끼고 막아서는 소년을 보았다. 보통 후계자들이 마력의 흐름을 느끼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며, 그것을 쫓는 데는 더 걸렸다. 그걸 마력을 자각한지 얼마 되지 않은 소년은 해낸 거다.

그건 사실 가문에서 천재라 불리는 알데베르트도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15살 알테베르트는 충분히 중급술사 자리를 넘보았지만, 만약 그가 이 소년과 같은 조건이었다면?

가진 것 없는 빈민가 출신, 혼란스러운 환경, 마력은 커녕 글자도 모르는 데다, 영양공급도 받지 못한 형편없는 몸뚱이로 알데베르트의 공격을 눈치챈 것이 장했다.


알데베르트는 만약 이 소년이 자신과 같은 조건을 가졌다면 어떻게 되었을 지 상상하려다 말았다. 그는 만약을 염두하는 몽상가가 아니었다. 그리하여 그는 이 소년이 그와 같은 나이가 되었을 때 어떨지를 더 기대했다.


물론 그때까지 살아남는 게 문제겠지만.


후계자들의 이 소년의 재능을 눈치챈다면, 가장 먼저 없애지 않을까.

그가 후계자였다면 그랬을 테다.


알데베르트는 얼음창을 내려놓았다. 마력을 풀자 창이 물이 되어 땅에 스며들었다. 소년은 그 신기한 현상에 눈이 멀지 않고 계속 알데베르트를 주시했다.


“그래봤자 헛수고다.”


저 여자아이가 갑자기 마력을 자각할 리도 없으니, 어차피 가문에 들어간 순간 죽게 될 거다. 후계자들에게 죽는 것보다야 그의 손에 죽은 게 저 여자아이에게 더 편한하고 명예로왔을 테다. 그리하여 알데베르트는 그냥 내버려두었다.


소년은 곧 현실을 깨닫게 될 거다.

그의 동정이 얼마나 값싸고, 의미없는 것인지.


“어, 그래.”


치기 어린 대답이 들려온다.

그를 싫어하는 게 분명한 소년은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알데베르트는 그런 선명한 감정도 반말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젠도 마찬가지다.

저 새끼한테 예쁘게 보여야할 이유도 마음도 없으니, 저절로 퉁명스러워졌다.


“따라와라.”


알데베르트가 돌아섰다. 아마 이쯤 다른 아이들은 모두 죽었을 거다.

그의 뒤로 의무를 수행한 병사들이 집결한다.


마침내, 시험이 완전히 끝났다.


“우리는 포 글로리아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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