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숫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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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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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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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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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파일10# 개미(5)

DUMMY

132

감식 결과를 본 김선애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정말 이자가 범인이라고요?”

“그래. 그자야.”

“저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는데요.”

“저기 김선애.”

“네?”

“너 존대와 반말을 섞어서 하는 것보다는 그냥 일관성 있게 반말로 하면 안 될까?”

“죄송하지만, 일과 사적인 걸 구별하기 위해서 하는 거예요. 정신과 치료받을 때, 그렇게 하니까, 한결 나아져서 계속하는 거니, 이해 부탁드려요.”

그녀의 말에 박수호는 입을 다물었고, 이신후가 뚫어지게 안을 바라보다가 탄성을 내지른다.

“아! 지문이구나!”

그의 말에 박수호는 미소를 지었고, 김선애는 다시 스마트폰을 보고는 눈이 동그래진다.

“정말 지문이 없네요. 분명 맨손으로 만져서 다들 자기 페트병에 자기 지문이 있는데, 그자만 없어요.”

이신후는 문을 열고는 다급하게 말했다.

“수호야 우리는 가보마. 언제든지 연락하고.”

“예.”

김선애는 눈인사만 하고 달려 나간 이신후의 뒤를 따라 달려갔고, 문 바깥으로 몸을 내밀어 그들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박수호가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이낭자 곁으로 다가와 그녀를 내려다보는 박수호는 그녀의 깡마른 손을 조심스럽게 잡는다.

“내가... 진즉에 신경 썼어야 했는데... 정말 죄송해요.”

그의 눈가에 물기가 새어 나올 때쯤, 밑에서 자그마한 소리가 들려왔다.

“개... 소리. 하지 마.”

“아주머니!”

“시 끄러 워.”

“일단 의사 선생님을-”

나가려는 그의 손을 붙잡은 그녀였고, 자신을 보는 그에게 그녀가 말했다.

“우선... 내 말부터 듣고...”


**

**


이신후가 운전하는 차가 아파트 앞에 멈춰 섰고, 그 뒤로 경찰들이 탄 차가 연달아 멈춰 섰다.

그리고 입구로 들어서려는 순간, 뒤따라가던 김선애가 황급히 이신후의 목덜미를 잡아챈다.

“조심-”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페트병이 반쯤 구겨졌고, 그 과정에서 갈라진 틈 사이로 물이 새어 나온 걸 보던 이신후와 김선애를 비롯해 뒤에 있는 경찰 모두가 위를 올려다보았다.

“안녕하세요.”

우렁찬 남자 목소리와 함께 제일 꼭대기 층 베란다에서 자신들을 보고 손을 흔드는 정민기가 보였다.

“미친 새끼가 잡으면 뒤질 줄 알아라.”

거칠게 중얼거리며 안으로 들어가려는 이신후의 귓가에 김선애의 비명 섞인 음성을 듣게 된다.

“이검사님!”

올려다본 이신후의 눈동자에 베란다에 반쯤 걸쳐진 이명환의 모습에 비쳤다.

입이 테이프로 막혀 있었고, 그의 몸통 또한 테이프로 칭칭 감겨 있었다. 그런 그를 보고 이신후가 입술을 깨물었고, 그 뒤에 있던 경찰 중 한 명이 크게 소리쳤다.

“당장 내려놓지 못해!”

“뭐~라~고~요!”

“내려놓으라고!”

“아! 그럼 형사님들 말대로 검사님 내려 줄게요~ 받으세요~!”

밝게 말하며 이명환의 몸을 미는 그의 모습에 이신후가 크게 외쳤다.

“멈춰!”

그의 말대로 멈춘 정민기에게 이신후가 소리쳤다.

“네가 원하는 게 뭐야!”

“원하는 거요~ 없어요~ 그냥 이런 광경이 재밌을 뿐이에요.~ 그가 말한 대로, 이런 따분한 세상에는 이런 자극을 줘야 재미있어요.”

“그의 말이라니!”

이신후의 말에 싱긋 웃기만 한 그가 갑자기 안으로 사라졌다.

그 즉시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뒤에 있던 우희진이 다급하게 말한다.

“안 돼요. 안으로 들어가지 마세요.”

“지금 들어가야.”

“안으로 들어가도 어차피 올라가는 데 시간이 걸리고, 사라진 우리를 보고 돌발 행동을 할 수 있어요. 일단 우리들은 그대로 가만히 있고, 추가 지원 요청해서 다른 형사들을 집어넣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젠장!”

“미치겠네.”

형사들이 답답한 얼굴로 어정쩡한 자세로 멈춰서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건 우희진이 입을 열었다.

“예. 지원 요청 때문에 그렇습니다. 네. 지금 현역 검사를 납치. 네. 멀리까지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까 차량은 분산해서 오시고 ... 네. 네네.”

상황을 설명하던 그녀가 서늘한 눈빛으로 위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격수도 보내주세요. 예. 여차하면 제 손짓에 따라 쏠 수 있다는 것도 말해 주세요. 네.”

그녀의 말에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경직된 가운데, 위에서 정민기의 활달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기 한 명 더 있는데~ 이 여자부터 떨어지는 모습부터 보실래요~!”

김장희까지 베란다에 걸치자, 우희진을 제외한 모두가 움찔한 가운데, 우희진이 조용히 말했다.

“모두 경거망동하지 마세요. 당황해서 허둥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정말로 던질지 몰라요. 다들 최대한 침착한 모습으로 있어 주세요. 혹시 누가 확성기 가지고 있나요?”

그녀의 말에 다들 고개를 흔들었고, 눈살을 찌푸린 그녀에게 김선애가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여기 저자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데, 전화할까요?”

“전화? 음... 좋아. 그거 줘봐.”

김선애에게서 스마트폰을 받은 우희진이 파란색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이야~ 우희진 경정님 아니세요.

그의 활달한 목소리를 들은 우희진의 미간이 좁혀진다.

“저를 아시는군요.”

-당연히 알죠. 그가 알려준 분인데.

“그?”

-그가 말했어요. 병정개미 중에도 제일 잘 싸우는 개미라고요.

“음... 그가 누군지 알려 줄 수 있나요?”

-개미.

“개미라고요?”

-그는 항상 그랬죠. 개미와 인간, 둘은 같다고.

“그래서요?”

-저는 처음에는 미친놈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그의 말대로 인간과 개미는 같아요. 정해진 계급,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유전 정보대로 인간들도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죠. 그것에서 벗어나는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틀 안에서 개미나 사람들은 살아가요.

“미친놈.”

뒤에서 형사 중 하나가 툭 내뱉은 말에 고개를 홱 돌린 우희진이 도끼눈으로 그자를 노려보는 가운데, 웃음소리와 함께

-미친놈? 맞아요. 저는 미친놈이에요. 제가 그런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죠. 그리고 그건 이 여자도 마찬가지예요. 그냥 할 일 없이 외모만 가꾸다가 자기 해왔던 일을 하다 죽을 여자. 그 과정에서 남에게 일만 떠넘기고 피해만 주며 살겠죠. 마치 개미 사회에서 일 안 하고 먹이만 받아먹다 죽은 수개미처럼요. 어차피 그런 수개미는 많으니까. 미친놈인 저는 그냥 이 여자가 저 아래로 내려가 개미들이 양식이 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말을 마치더니 바로 그녀의 신체를 미는 모습에, 소란으로 나온 주민들이 비명을 토해낸다.

“꺄아아악.”

“진짜 밀려나 봐!”

형사들도 동요하는 와중에 유일하게 침착한 얼굴이 우희진이 스마트폰에 자신의 입을 가까이 가져다 댄다.

“잠깐만요.”

그녀의 외침에 밀려나던 김장희의 몸이 멈췄다.

-왜 그러시죠?

“안 그런 경우도 있다고 그랬잖아요. 드물게 다른 존재가 되는 사람처럼 그녀도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러고 보니, 그럴 수 있네요. 그에게 그럴 경우는 듣지 못했는데. 잠시만요 물어볼게요.

“저기 그가 아니라-”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갑자기 통화가 끊겼다.

그사이 우희진은 주변 형사들을 사납게 노려보며 말했다.

“다시는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잘못하면 저 두 사람 죽는 겁니다. 알았어요!”

그녀의 말에 형사들 모두 굳은 얼굴로 동시에 대답한다.

“네.”

형사들 뒤편에 가까이 다가온 주민들을 가리키며 그녀가 말을 이었다.

“다들 주민들에게 범인을 자극하면 사람들이 죽을 수 있다는 거 분명히 말하고, 최대한 조용하게 있어 주길 바란다고 하세요.”

“예.”

“네.”

대답과 함께 형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조금씩 주민들의 목소리가 줄어든 가운데, 그녀 손이 부르르 떨렸다.

떨리는 그녀의 검지가 화면에 뜬 초록색 버튼을 누르고 옆으로 밀어버리자,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도 동의하네요. 그럴 수 있다고요.

“그래요? 그가 다른 말은 안 하던가요?”

-하지만 그가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그럴 확률은 극히 낮고, 뻔뻔하게 남에게 음식이나 얻어먹는 그딴 년이 갱생확률은 더 적다고

그의 말에 우희진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래도 그 희박한 가능성을 위해 우리가 사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희박한 가능성. 그 가능성 때문에 왜 고통받아야 하는데요? 그냥 저는 미친놈, 경정님은 경찰, 김장희는 민폐녀. 이지혜는 싸가지, 아니지 논문 베꼈으니까 그냥 도둑년이네. 어쨌든 자기 주어진 것대로 살다 죽는 것도 괜찮아요. 뭐... 이 민폐녀는 저 같은 미친놈에게 죽는 게 최악이겠지만. 어쩌겠어요. 개미가 인간에게 밟혀 죽듯, 천적에 죽듯, 천재지변에 죽듯이, 미친놈에게도 죽는 날이 있는 거죠. 그저 주어진 대로. 정해진 대로 말이에요.

말을 마치고 다시 그녀의 몸에 손을 올리자, 우희진이 목소리로 더 높이며 빠르게 말했다.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알려 주실 수 있나요?”

-굳이 그런 걸 알 필요가-.

“알아야 개미 같은 인간의 삶을 바꿀 확률이 올라가는 거잖아요. 그리고 당신과 같은 이의 고통도 덜어지고요.”

-음... 어차피 시간도 많으니까. 그럴까요?

“그 확률을 위해 자세하게 부탁드려요.”

-흠... 그러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도 괜찮아요. 단, 그들을 먼저 떨어뜨리면 절대 그 이야기 듣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당신과는 다르게 미친놈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고통받을 거예요. 같은 인간, 아니 개미들에게 그런 짓을 하는 건 옳지 않잖아요.”

-잠시 내려놔야겠다. 끊지 마세요.

“베란다 밖이 아니라 안으로 내려놔 주세요.”

큰 웃음소리 뒤에 장난기가 섞인 그의 목소리가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온다.

-그 말 안 했으면 밀어버리려고 했는데. 아쉽다.

그의 말에 김선애와 몇몇 형사들은 자신의 팔이나 목을 쓸어내린 가운데, 베란다 난간에 걸쳐 있는 두 사람이 사라지자, 주변에서 숨죽이고 있던 형사들과 주민들에게서 안도의 한숨이 들려왔다.

우희진은 품에서 들려온 진동 소리에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이신후에게 전해줬다.

‘제 신호 없어도 이상한 행동 하면 쏘라고 해주세요.’

그녀의 말에 눈이 동그랗게 변한 이신후였다.

그런 그에게 그녀가 스마트폰을 쥔 손을 흔들었고, 결국 받아든 그에게 다시 한 번 더 입 모양으로 말했다.

‘공범이 있으니 발포 후 뒤에서 나타나 사람들을 밀어버릴 수 있으니까 방심하지 말라고 전해줘요.’

그제야 이신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멀어졌다.

그리고.

-저 돌아왔어요.

다시 들려온 그의 목소리에 우희진이 올려다보자, 그가 크게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언제 자신이 미친놈인지 알았나요?”

-초등학교 삼학년이었나. 그때 제가 동네 고양이 속이 너무 궁금했거든요. 그때 식칼로 잘랐는데, 제 부모님이 그걸 본 이후로 저를 이상하게 대했어요. 그리고 다른 어른과 이야기 하는 걸 들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들었어요. 미친놈이라는 단어를요.

“그래서 슬펐나요?”

-슬프기보다는 제가 버림받을까 두려웠어요.

“버리셨나요?”

-아니요. 두 분은 일개미였어요. 일만 하는 개미. 그냥 처음에는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다가 어느 순간 돈만 주고 일하러 나갔어요. 그냥 자신들 일만 생각하는 개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무관심하고 일만 하셨다면 지금처럼 미친놈을 인정하지 않은 거죠?”

-제가 다른 개미로 살아 보려고 욕심을 낸 거라고 그랬어요. 그래서는 안 됐는데, 욕심을 내서 생긴 고통이라더라고요.

“그가 그랬군요.”

-예. 그는 정말 모르는 게 없는 사람이에요. 아무리 곱씹어 봐도, 정말 개미와 우리는 똑같은 거 같아요. 진즉에 알았다면 이렇게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도 있었을 텐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우리들이 올라갈 수 있게 해주고, 자수하면 매주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어줄게요. 약속해요.”

-흠... 정말 매력적인 제안이네요...

잠시 말을 흐렸고, 우희진은 입을 열지 않고 가만히 기다렸다.

오 분 정도 지났을 때.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주변에서 탄식이 흘러나온 가운데, 우희진은 굳은 얼굴로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째서죠?”

-미친놈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말에 미친놈이 아니게 되면 그건 또 잘못된 거잖아요.

“말을 안 하면 미친놈이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잖아요.”

-음... 제가 그 고통에 빠져봐서 도와주고 싶지만... 싫어요. 아니, 그냥 미친놈으로 살래요. 그게 좋아요.

말을 마치고 움직이려는 그에게 우희진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친놈이라면서요. 미친놈이라면서 왜 그의 말만 믿고, 다른 사람의 말은 흘려보내는 건데요. 미친놈이면 미친놈답게 제 말도 한번 믿어봐야죠.”

-맞아. 내가 왜 그 말을 듣고 있었지?

“그래요. 뜬금없이 미쳐서 저랑 대화하는 것도 괜찮잖아요. 안 그래요?”

-흠... 좋아요. 조금은 더 들어주죠.

“그 뒤에는 어땠죠? 부모님만 당신을 미친놈으로 본 거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혹시 다른 이들도 당신의 본 모습을 본 건가요?”

-중학교 때 저를 때린 놈을 뒤치기로 공격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를 때린 놈이 아니라 저를 미친놈 취급하더라고요. 어른들이나 다른 이들 전부요.

“당신을 괴롭혔던 친구라고 말하지 않았나요?”

-말했죠. 하지만, 믿어주지 않았어요? 마치 페로몬에 따라 움직이는 개미들처럼, 자기들의 고정관념에 빠져 공부 잘하는 그의 말을 더 믿어주더라고요. 뭐... 나중에 우리 부모님이 돈이라는 가장 강렬하고 매혹적인 페로몬을 넘겨주자 제 편을 들어주었지만요.

페로몬 이야기에 눈을 반짝인 우희진이 입을 열었다.

“혹시 그 또한 당신에게 페로몬을 주입해서 미친놈이 아닌데 미친놈 행세를 하게 된 건 아닐까요?”

-그건... 또 생각 못했네요.

“당신 말대로 우리는 개미처럼 돈, 이념, 가치관 등 많고 많은 페로몬에 휩싸여 그들이 내리는 명령에 따라 움직여요. 그래서 그 페로몬에 속아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린 예도 있어요. 바로 당신처럼요.”

-저요?

“인간도 죽인 적 있나요?”

-아직 없어요. 하지만, 두 번 정도 시도는 했어요.

“두 번이요?”

-여기서 내려다보면 그의 말대로 인간들이 개미로 보이거든요. 어린 시절 개미들에게 돌을 던져서 죽이는 놀이는 한 적 있어서, 해봤어요.

“결국 그를 만나기 전이었네요.”

-음... 그렇죠. 그는 삼 년 전에 만났으니까요.

그의 말에 김선애가 수첩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한 가운데, 이신후가 다가오자, 그녀가 그를 바라봤고, 그가 입 모양을 크게 만들었다.

‘준비됐답니다.’

눈동자로 위아래로 흔든 그녀가 다시 위를 올려다보며, 립스틱이 거의 칠해지지 않아, 탁한 갈색 입술 사이로 입김을 허공에 내뿜었다.

“인간을 죽인 적 없는 당신이에요. 그런 당신이 어째서 미친놈이에요. 인간들 틈에 섞여 살고 있었잖아요. 일반 개미처럼 평범하게요.”

-저는 그러고 싶었는데... 다른 개미들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저를 외면했다니까요. 일개미인 두 부모님도, 제 형도, 제 첫사랑도 그랬어요. 아~~ 알았다.

“뭐를 알았다는 거죠?”

-당신이 페로몬으로 저를 유혹하고 있는 거잖아요.

“아니에요. 저는 절대로-

-아니.

단정적으로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우희진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진다.

-당신만 나를 정상인 취급했어. 아니, 그런 척했지. 그리고 한 가지 사실을 더 알았어. 당신은 그가 말한 대로 병정개미가 아니라! 단지 사기꾼일 뿐이야!

고함과 함께 그의 모습을 감추자, 그녀는 손을 들어 올린다.

그리고.

한 여성의 발이 베란다 바깥에 보이는 순간 그녀는 자신의 손을 내렸다.

탕!

단 한 발의 총성.

그 총성에 주변을 울리는 순간, 사람들은 마치 개미들의 세상에 갑자기 공격이 왔다는 페로몬 한 방울을 떨어뜨렸을 때의 개미들처럼 움직이기 시작한다.


경찰들은 아파트 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주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거나 아이를 껴안았으며,

어느새 주변에 스며들어 있던 기자들은 셔터를 눌러댔다.


그렇게...

개미 사건이 마무리되는듯했다.


작가의말

요번주에 집안 일이 생겨서 예고없이 휴재를 할 수 있습니다.

미리 양해 말씀드리고.
오늘도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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