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숫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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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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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149

**

박복자 살인 사건.

2018.12.15.AM07:26 미화원이 청소하다가 자운암 근처 큰 길목 배수로에 있는 박복자를 발견해 신고한다.

수술로 몸이 불편했다는 아들과 며느리의 진술과 원래는 도혜 스님과 관악산 입구 매점에서 만나기로 한 문자 메시지로 미뤄보아, 평소 불심이 깊었고, 자신을 구해준 도혜 스님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연락도 없이 들어갔다가 실족을 해서 배수로에 떨어졌고, 그 과정에서 생긴 머리 충격으로 사망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하루 뒤. 사건 보고서를 보고 있던 원달호 형사부 과장이 주변 현장 사진에 찍힌 발자국을 수상하게 여겨 재조사를 명했고, 그녀 등에 난 손자국과 발자국을 국과수에서 시뮬레이션한 결과 뒤에서 누군가 밀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살인 사건으로 전환 되었다.

용의자는 현직 경찰 세 명과 일반인 두 명으로 경찰 세 명은 접점이 없거나, 연관성이 없어 제외 일반인 두 명을 조사했으나, 두 사람 모두 연관성이 없어 용의 선상에서 제외한다.

현재 새로운 목격자를 찾고 있지만, 뚜렷한 정보가 없어 미해결 종결한 사건이다.

**


다음날.

관악산 입구.

아침에 등산복 차림의 두 남성과 비슷한 차림의 박수호와 긴 롱패딩을 입은 정우아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제 앞에 있는 분이 강정민씨, 그리고 저 뒤에 계시는 분은 친구신 이면욱씨 맞습니까.”

그의 질문에 박수호와 비슷한 몸매의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강정민이 맞습니다. 그리고 뒤에 말라깽이는 제 불알친구 이면욱입니다.”

강정민의 말에 뒤에 있던 날카로운 눈매와 작은 체구의 사내가 고개를 껄렁하게 대충 끄덕였다.

그의 태도를 보고 살짝 얼굴이 굳어진 강정민이 어색한 미소로 박수호에게 말했다.

“어릴 때부터 힙합을 좋아하다 보니까, 하는 행동들이 저렇습니다.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아침 일찍 저희 스케줄에 맞춰서 진술을 들으러 오실 정도면 재조사를 시작하신 겁니까?”

강정민의 말에 박수호 옆에 있는 정우아가 입을 열었다.

“중요한 사건과 연관되었다는 정보가 있어서요. 그런데, 전에는 일반인이라고 하시면서 프리랜서로 소개하셨던데, 알고 보니 국정원 직원이셨네요.”

그녀의 질문에 강정민과 뒤에 있던 이면욱의 얼굴이 굳어진다.

“사람들도 있는데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면-”

“죄송하지만, 두 분이 여기로 오신 이유는 단순히 취미 때문입니까?”

그의 말에 이면욱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앞으로 나섰다.

“민간 사찰인가 그런 거로 몰고 가려는 거면, 정말 번지수 잘못 짚으신 겁니다. 저희는 정말 순수하게 매번 시간 날 때마다 산에 가고 있습니다. 원하시면 저기가 들린 산에서 찍은 사진들을 전부 보내드리겠습니다. 됐습니까?”

“워워. 진정해. 죄송합니다. 이 친구가 속에 뭔가를 담지 못해서요.”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는 강정민의 말에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던 박수호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두 분이 따로 산에 올라가신 이유가 뭡니까?”

“음... 그 전날에 싸웠거든요. 그렇다고 산을 안 갈 수는 없어서 따로 가게 됐습니다. 물론, 산 정상에서 만나서 소주 반 잔 정도 마시면서 사과를 했죠.”

“강정민씨는 먼저 가셨고, 이면욱 씨는 시체가 발견되기 직전에 지나가셨던데, 혹시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까?”

“산속에서 이상한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발자국도 산길이 아닌 산속을 다니는 사람들도 있어서 별다른 이상한 점도 못 느꼈고, 수상한 자도 산속에선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화가 살짝 담겨 있는 그의 말을 듣고 있던 정우아의 눈이 반짝였다.

“산속에선 목격하지 못했다면, 산 바깥에선 보셨다는 뜻이네요.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이면욱은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일곱 시쯤에, 한 남성이 관악도서관 쪽에서 매장으로 오는 걸 봤습니다다. 주차하고 나올 때 지나갔는데, 양복 차림의 남성이 산이라도 헤맸는지, 다리 하단 부분에 낙엽이 붙어 있었죠. 무엇보다 제일 이상했던 건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복에 운동화. 거친 숨소리. 낙엽. 딱 각이 나오지 않습니까?”

박수호가 수첩에 내용을 적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수상한 자를 말씀하지 않은 이유는 뭡니까?”

“전 말했습니다.”

“누구에게요?”

“담당 검사에게 말했습니다.”

그의 말은 들은 정우아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 검사님이 누군지는 기억하시나요?”

그녀의 질문에 이면욱 대신 강정민이 활달한 목소리로 답했다.

“당연하죠. 박척우 검사라고 형사 부장님이라고 하셨습니다.”

박수호와 정우아 모두 얼굴이 굳어졌고, 두 사람의 모습에 강정민과 이면욱의 얼굴 또한 굳어진다.

“뭔가. 이상한 점이라도 있나 봅니다.”

강정민의 질문에 두 사람은 답하지 않았다.

“잠시만.”

박수호는 수첩을 주머니에 넣고는 스마트폰을 꺼내면서 말했다.

“혹시 이자가 앞에 지나갔습니까?”

그가 내민 스마트폰 화면을 본 이면욱의 눈이 살짝 번뜩였다.

“맞습니다. 옷차림도 똑같은데, 이자가 누구입니까?”

“그건 사건 끝나고 전해드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블랙박스는-”

“박척우 검사가 가져갔으니, 받으시면 될 겁니다. 백업은 없습니다.”

이면욱의 단호한 말에 다시 입을 벌리려던 박수호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정우아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협조 감사드립니다. 추후에 다시 조사할 게 있으면-”

강정민이 이면욱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제 휴대폰 전화번호를 드리겠습니다. 여기다 연락 주시면 됩니다.”

“고마워요.”

“하하하. 뭘요.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째려보면 이면욱의 면상을 슬쩍 자신의 덩치로 가리며 그가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자, 살짝 미소를 보낸 정우가 품에 명함을 넣었다.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은 박수호가 손을 내밀었다.

“협조 감사했습니다.”

“하하. 뭘요.”

악수를 한 다음, 서로 눈인사만 하고는 헤어졌고.

“너 또 개 수작 부릴 생각이면-”

“이번엔 진짜라니까. 딱 필이 왔어...”

관악산 입구 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등을 바라보며 박수호가 말했다.

“거짓말하는 거 같지는 않아. 네 생각은?”

“박척우 검사님을 언급할 정도면 확실해.”

“아무래도 중부지검으로 가야겠지?”

“응.”

“일단 차로 가자.”

“응.”

두 사람은 주차장으로 걸어가 검은색 승용차 안에 탑승한다.

운전석에서 안전벨트를 먼저 한 박수호가 정우아의 벨트까지 채워주었다.

“오~ 웬일로 로맨틱한 행동을~”

정우아의 말에 박수호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손이 얼은 거 같아서 한 거다.”

“오~ 달달한 멘트까지.”

“크흠. 그럼 간다.”

부우웅.

차가 출발하면서 주변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정우아가 다시 얼굴을 굳히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서 수호 생각은 어때?”

“뭐가?”

“둘 중 하나가 다른 조력자들을 조정해서 일을 꾸몄다고 했잖아. 조력자 중 하나가 박척우 검사일까?”

“모르지.”

“박척우 검사라면 이명환이 개미겠지만, 우희진 경정님은 박척우 검사님과 연결점이 없잖아.”

“김선애.”

박수호의 입에서 나온 이름을 들은 정우아의 눈이 동그래진다.

“선애? 선애는 왜?”

“넌, 모르고 있었나? 실수했군.”

“뭐를 모르고 있다는 거야. 말을 해줘야-”

“김선애가 바로 우희진 경정님의 수하나 다름없어.”

“정말? 증거는 있고?”

“내가 우희진 경정님의 뒤를 미행한 것도 알고 있었고, 이명환뿐만 아니라 김선애도 내 파일 서류를 뒤지고 심지어 빼돌리기까지 했지.”

“그럴 리가. 그녀는 범죄의 범자도 싫어하지 않아?”

“그래. 싫어하지. 하지만, 오래전부터 우상이었던 우희진 경정님과 사랑하는 관계가 된 이명환, 두 사람이 하는 부탁을 그녀는 거절할 수 있을까?”

“설마... 그래도 사람을 죽이는 일인데.”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범죄를 일으킨 짐승처럼 생각한다면? 참고로 사건 이후로 그녀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우희진 경정님 친구분이셔. 그리고 이명환도 은근슬쩍 들려서 훈련을 도와주기도 했고. 제일 나약할 때,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 하는 말은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쳐.”

그가 핸들을 살짝 옆으로 꺾으며 말을 이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이신후 아저씨, 김영자 아주머니를 비롯해 좋은 사람들이 있었잖아. 하지만 그 아이는 혼자서 그걸 감당해야 했어. 분명 나만큼이나 힘들었는데... 나는 그때 내 몸 하나 회복하느라고 정신없었지...”

말을 흐린 박수호의 얼굴은 어두웠고, 신호에 차가 멈추었을 때, 정우아가 그의 손을 슬쩍 잡았다.

“네 탓이 아니잖아. 순경 되고 나서 정신없었고, 남혜미 그년이 똥을 잔뜩 튀긴 것 때문에 여유가 아예 없었잖아.”

“박척우 검사 보고 나서, 이신후 아저씨에게 명훈 형사님과 수사하라고 하고, 내려가야겠어.”

“내려가? 어디로?”

“영동.”

“영동?”

파란불이 되자, 그가 엑셀을 밟으며 작게 말했다.

“김선애가 지금 그곳에 있거든.”


**

**


같은 시각, 취조실.

이신후는 국수 국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캬아. 이 집 국수가 정말 짱이라니까.”

그의 말에 우희진과 이명환의 눈동자가 이신후의 국수로 향했고, 그 모습에 이신후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또 계속 싸울 거 같은데, 두 분 정말 안 드실 겁니까?”

“예.”

“네.”

전날처럼 동시에 두 사람이 대답하자, 이신후는 안타깝다는 어조로 말했다.

“어허. 두 분도 면 요리라면 정신 못차리고 드시는 거로 아는데, 그냥 주문시키시지. 이 집 진짜 맛집인데, 정말 안 드시-”

“절대 안 먹습니다.”

“저도 생각이 없네요.”

두 사람의 대답을 듣자마자 이신후는 다시 한 모금 들이킨 다음, 젓가락으로 면을 집었다.

“오~ 국수가 이렇게 탱글탱글하기는 힘든데, 겨울인데도 얼음물에 헹궈서 그런가. 보는 맛도 죽이네.”

면을 한번에 흡입한 이신후는 오물거리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고, 두 사람의 눈동자는 면을 향했다가 이신후의 두툼한 볼살로 이동했다.

꿀꺽.

동시에 침을 삼키는 두 사람.

그들의 시선에도 이신후는 먹는 걸 멈추지 않았다.

반 정도 국수가 비었을 때, 문이 열리더니 갈색 코트 차림의 명훈 형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신후 경감님. 박수호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내 휴대폰을 하지.”

“휴대폰이 꺼져 있다고...”

그의 말에 이신후는 그제야 자신의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삼 년밖에 안 썼는데, 배터리가 금방 다네, 쯧. 그래서 뭐라고 했습니까.”

“박척우 검사님에게 가보고 영동으로 내려간다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문자도 보냈으니 확인해 달랍니다.”

그의 말에 두 사람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고, 면을 들어 올리면서, 두 사람의 얼굴을 가는 눈으로 살피던 이신후가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후루릅”

면을 들이킨 이신후의 모습에 명훈 형사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혹시 그 국수 그집입니까?”

“당연하죠. 명훈형사님이 좋아하는 퉁퉁 분 우동은 짜잔.”

이신후가 서류 뭉치 뒤에서 그릇을 꺼내자. 명훈 형사가 안으로 들어왔다.

“오~! 감사합니다.”

“육수 내 특별히 조금 더 진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역시. 이신후 경감님입니다.”

그가 내민 엄지에, 이신후가 자신의 엄지를 내밀어 부딪힌다.

“명훈 형사님은 잠시 쉬고 계세요. 제가 질문 몇 개 더 하다 가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문은 닫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명훈 형사가 우동 그릇을 들고 바깥으로 나갔다.

자리에서 일어나, 열린 문을 닫고 들어온 이신후는 스마트폰도 충전기에 연결한 다음 전원을 켠다.

우웅. 우웅. 웅.웅.

“어이쿠, 문자가 많이 왔네.”

중얼거리며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인 이신후의 입가엔 작은 미소가 맺혔다.

“이거 재밌게 돌아가는데?”

자리로 돌아온 이신후가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두 사람 모두 그 박복자씨 살인 사건 용의자로 전환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네?!”

“뭐라고요!”

놀란 두 사람 중에서 이명환이 떨리는 목소리로 이명환에게 말했다.

“제가 어째서 용의자가-”

“이명환 검사님이 일곱 시쯤 근처에 있었다는 증거 영상이 제출되었습니다. 박척우 검사님이 그걸 보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저기 저는-”

“일반인 두 사람이 한 시간 간격으로 지나갔고, 그사이, 살인을 저지르고 무마할 수 있는 사람들은 두 분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자들처럼 박복자씨와 연관 점이 하나도 없다고요.”

그녀의 반박에 이신후의 눈이 가늘어지더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닙니다. 그들과 다르게 당신은 연관 점이 있습니다. 박수호 그리고 김선애. 두 사람의 상관이지 않습니까. 김선애가 박수호가 작성한 파일을 가져가서 당신에게 가져다줬다는 건 예전에 보안 실에서 확인했습니다.”

그의 시선을 피해 눈을 아래로 내리 깐 우희진이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저는 단순히 전국수사팀을 계승한 곳이라-”

“우희진 경정님 제가 존대할 때 솔직히 말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이신후의 낮게 깔린 목소리에 우희진의 얼굴이 굳어졌고, 살짝 비스듬히 있던 이명환의 몸도 경직되었다.

이신후가 스마트폰을 조작해 그녀에게 내밀었다.

액정 속에서 우희진 김선애 두 사람이 파일을 주고받는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었고, 이신후가 조작할 때마다 다른 복장을, 한 두 사람이 파일을 주고받는 모습이 재생되었다.

“카메라가 없는 줄 알고 그곳에서 받으신 거 같지만, 높은 화분 뒤로 살짝 가려진 곳에 카메라가 있었습니다.”

“그곳을 비추지는 않았는-”

“그곳만 빈다고 말하니까, 바꿔주더군요.”

이신후의 말에 우희진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아...”

“우희진 경정님. 경찰밥 한두 해 먹은 거 아니지 않습니까. 베테랑끼리 추하게 이러지 맙시다.”

우희진이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갈색 입술을 움직였다.

“역시, 몰래 하는 건 어렵네요. 완벽 범죄라는 말은 절대 없다는 것도 새삼 깨닫고요.”

숨죽인 채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이명환이 눈을 크게 뜨고 이신후에게 말했다.

“그녀가 스스로 자신이 개미라는 걸 이실직고 한 거 들으셨죠. 지금 한 말 나중에-”

“이명환 검사. 난 내가 개미라고 한 게 아니야. 그냥 권한도 없는데 사건 파일을 봤을 뿐이지.”

“사건 파일을 봐서 박수호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수 있는 게 당신이 유일하지 않습니까.”

이명환의 말에 우희진은 미간을 좁혔다.

“유일? 정말 나만 가능하다고 생각해?”

“아닙니까! 당신말고 누가 박수호 사건을 전부 안다는 겁니까.”

“나, 이신후 경감, 정우아, 김선애, 그리고 너!”

그의 말에 이명환은 눈을 부릅뜨고 고함을 질렀다.

“내가 어떻게 가능한데! 만약 내가 그의 절친이라는 이유로 가능하다는 말을 하려면-”

“너와 약혼까지 했다는 말 그녀에게 들었다.”

이명환의 입이 다물어지고, 우희진이 씁쓸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

“김선애도 불쌍한 아이지. 박수호만큼 어릴 때부터 고통받은 거 아니지만, 그 아이도 죽을 위기를 겪었고, 동네 사람들에게 창녀라는 소문까지 듣기도 했어. 만약 주변에 박수호나 다른 친구들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겠지. 그런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랐는데... 너 같은 인간이라니.”

여전히 이명환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고, 그사이 사나운 눈으로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이신후가 입을 열었다.

“박수호가 그녀까지 만나고 온다고 했으니, 그때까지 자수하면 정상참작이 될 겁니다. 하지만, 두 분 다 그때까지 자수하지 않으면, 둘 중 하나는, 연쇄 살인범 개미가 된 채로 구속될 것이고, 선처 없이 괘씸죄까지 얹어 구형될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대답이 없는 두 사람에게서 상체를 돌린 이신후는 자신 옆에 있는 국수 그릇을 양손으로 집어 들었다.

꿀꺽. 꿀꺽. 꿀꺼.

“캬아. 맛있어.”

이신후가 퉁퉁 분 국수 먹는 소리가 취조실을 가득 채웠다.


작가의말

오늘은 계속 에러가 나서 일찍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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