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숫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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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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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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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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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11# 개미 2 (6)

DUMMY

138

**

**

제일 유력한 용의자인 박희민은 단발에 가는 테의 안경을 써서 약간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소녀였다.

“그러니까 너는 오 분에 양호실로 내려갔다는 거지?”

김선애의 질문에 그녀는 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네. 저는 정확히 오 분에 나와서 일 층에 있는 양호실로 내려갔어요. 그리고 삼십 분 뒤에 올라왔고요.”

“지나가는 길에 네 반에 들르지는-”

“아니요. 어차피 공부할 건 다 가져간 상황이라서 교실 안을 살펴볼 이유는 없었어요. 그냥 바로 내려갔다가 양호실에서 침대에 누워있다 나아진 다음 올라왔죠.”

그녀의 말을 들으며 서류를 대조한 김선애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전에 말했던 대로 똑같이 답했네.”

“사실이니까요.”

“그래. 사실이면 똑같은 게 맞지.”

“어차피 다른 질문도 같은 거 같은데, 형식상으로 조사 시늉이라도 하러 오신 거면 이쯤에서 그만두시죠.”

귀찮음이 묻어나는 그녀의 말에 김선애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부모 대신 옆에서 참관하기로 한 김화선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달래듯이 말했다.

“이 애가 원래 이렇게 딱딱하게 말하는 아이는 아닌데, 긴장해서 그런 거 같아요.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래요...”

둘 다 초록색 숫자를 머리에 띄운 걸 보며 박수호는 싱긋 웃다가 사진 한 장을 박희민에게 내밀었다.

피해자와 어깨동무를 하고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었는데, 그 사진을 본 두 여성의 얼굴이 굳어진다.

“사진과 다르게 죽기 직전에 자주 다투었다고 들었다. 이유 좀 들을 수 있을까?”

그의 질문에 이제까지 당당하게 답하던 박희민이 말하지 못하자, 옆에 있던 김화선이 다급하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죽은 아이 사진을 갑자기 내미시면 간신히 안정을 되찾은 아이에게-”

“살인사건으로 전환되었다는 건 아십니까?”

“네? 살인 사건으로요?”

초록색으로 노란색으로 변한 김화선이 놀란 얼굴을 박수호가 직시하며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누군가 머리를 누른 자국이 있었고, 그걸 과학팀에 압력을 행사해 무마한 정황까지 파악한 상태입니다.”

“머. 머리에 누른 자국이요? 그거는 단순히 자다가 생긴-”

“선생님 머리처럼 파마해서 볼륨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직접 손으로 누르지 않는 이상 나오지 않을 자국이 생겼고, 그 자국 모양이 손자국이었습니다. 딱. 두 분의 손처럼 말이죠.”

반사적으로 앞에 있는 두 사제가 자신의 손을 슬쩍 당기는 것을 보며 박수호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저희 또한 학생들이 아닌 한 명의 살인 사건 용의자로서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진즉에 그렇게 말씀하셨어야죠. 죄송하지만 오늘은 이만 돌아가 주세요. 학부모들과 대화를-”

“중간고사 성적이 갑자기 확 올랐어요.”

갑자기 박희민이 말하자, 김화선이 당황한 목소리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희민아 말하지 마. 지금 하는 진술은 잘못하면 네게-”

“선생님, 살인 사건이에요. 지금 여기서 진술을 회피하는 행위 자체가 더 위험해요. 어차피 저나 맞은편에 있는 형사님들 모두 녹음을 하고 있어서, 지금 말하는 게 저와 선생님 모두에게 좋아요.”

“하지만-”

김선화가 말하기도 전에 박수호가 그녀의 말을 자르고 살짝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다. 네 말대로 적극적인 협조가 살인범을 빨리 잡을 수 있게 만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살인범이 다른 범죄를 할 확률을 줄이는 거니, 너와 선생님 그리고 다른 이들 모두에게 좋은 일이지.”

그의 말에 자리에 일어서려던 김선화도 몸을 바로 잡았다.

“좋아요. 하지만, 이 이상의 자극은 저도 용납하지 않겠어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인 박수호가 상체를 박희민에게 기울이며 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적이 갑자기 올라서 다투게 되었다고?”

“예.”

“박척우 검사님의 딸이 함부로 남을 의심하지는 않았을 텐데...”

“저희 아버지를 아시나요?”

“정확히는 내 친구가 검사거든 그분 활약상을 많이 들었다.”

“그리고 박수호 경사님은 서울지청에서 활약이 대단하시고요.”

박희민의 말에 박수호의 눈이 살짝 동그래진다.

“나를 알아?”

“케이 그룹 사건에서 순경이 자기보다 더한 공을 세웠다고 칭찬하시는 걸 들었거든요. 요즘도 가끔 아저씨 이야기를 하면서 사고만 아니었으면 검사로 올 친구였다고 안타까워하셨어요.”

“음... 그 정도로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 줄은 몰랐는걸.”

잠시 침묵하던 박수호가 입을 열었다.

“이 이야긴 나중에 네가 살인범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면 다시 하도록 하고, 친구가 성적이 올랐으면 좋아해야 하는데 심하게 다툰 이유를 말해주면 좋겠어.”

“권투 연습을 한 이후, 괴롭히던 짓은 전혀 하지 않고, 아이가 정말 선해졌거든요. 그래서 그 모습에 저도 손을 내밀었고, 친해졌어요.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살짝 김화선의 눈치를 보았다.

그녀의 행동에 김화선은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나는 괜찮으니까 말하렴.”

“죄송해요...”

“괜찮아.”

그녀의 말에 잠시 크게 심호흡한 박희민이 살짝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화선 선생님이 맡은 영어 과목과 지금은 병원에 계신 담임이 맡은 수학 그리고 국어. 내신에 제일 중요한 세 과목 점수가 급등했어요.”

“급등이라면 어느 정도였지?”

“평균 이십 점에서, 구십 점으로 올랐죠. 더 어이가 없는 건 다른 과목은 여전히 평균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녀의 대답에 김선애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말이 되는 거니?”

“저도 황당해서 안미에게 물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저를 압박하더라고요.”

“압박?”

“네. 검사 딸만 성적이 높은 법이 있냐면서, 오히려 학교 수업은 제대로 안 듣고 학원 교재로만 공부하는 제 성적이 높은지 이해가 안 된다고 따졌어요.”

“결국 계속 평행선만 그었겠군.”

박수호의 말에 박희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형사님 말대로 좁혀지지 않아서, 그 뒤로 서로 갈라져 말도 안 하고 지내고 있었어요.”

“그 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추가로 조사할 일이 생기면 이야기하도록 하고, 그날 네가 움직이면서 이상한 점은 없었고?”

그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그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나 있어요.”

“뭐지?”

“내려갈 때는 불이 켜져 있었는데, 올라올 때는 불이 꺼져 있었어요.”

“그거야 자고 있으니 그런 거 아니야?”

김선애의 질문에 박희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아이는 절대로 그러지 않아요.”

“어째서?”

“귀신을 무서워하거든요.”

그녀의 말에 김선애는 고개를 갸웃한다.

“권투도 잘하고 일진이었다면서, 그런데 귀신을 무서워해?”

“언니는 바퀴벌레 좋아하세요?”

“바퀴벌레? 당연히 징그러워서 잡지는 못하고 약을 무조건 사.”

“그거랑 같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살인범도 잡는 언니가 바퀴벌레를 싫어하는 것처럼 아민이는 귀신을 무서워했어요. 어릴 때 아버지가 자신을 밀쳐서 물에 빠져서 죽을 뻔한 이후로 줄곧 귀신이 무서워서 밤에 자그마한 불빛이라도 꼭 켰다고 말했어요.”

깍지를 낀 손으로 턱을 괴고 박희민을 말을 듣고 있던 박수호가 넌지시 말했다.

“그러면 보통 궁금해서라도 불을 켜볼 텐데.”

그의 질문에 움찔한 박희민이 고개를 수그린다.

“복도 쪽 스위치가 고장 나서, 불을 켜려면 교실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저도 귀신이 무서웠어요. 그리고 저처럼 통증이 가라앉아서 교실로 갔다고 생각하고 지나쳤죠. 수업 중인 교실에도 없는 거 보고 운동하러 갔다고 생각했고요.”

푸른색으로 변한 박희민의 숫자를 바라보던 박수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다. 일단 간단한 조사는 끝났으니 가도 좋아.”

“네...”

고개를 들지 않고 인사를 한 다음 걸어 나가는 그녀의 등을 향해 박수호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라도 너처럼 했을 거다. 그러니 죄책감 가질 필요 없다.”

그의 말에 잠시 멈춰 섰던 박희민의 발이 빠르게 움직였다.

드르륵 탁.

큰 소리를 내며 닫힌 문이 반동으로 살짝 벌어졌고, 그 틈으로 들려오는 한 여자아이의 울음소리에 세 사람의 얼굴이 무거워진다.

“흠... 정해선양 불러주세요.”

“잠시만요.”

김화선은 움직이지 않고, 엄지를 움직였고, 살짝 피부가 검고 이국적으로 생긴 정해선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은 굳어 있었는데, 그런 그녀에게 김화선이 손으로 자기 옆에 있는 의자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

“이리로 앉으렴.”

“예...”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있는 정해선을 보며 박수호가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진이라면서.”

“예?”

화들짝 놀라며 답하는 그녀에게 박수호는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조서에 일진이라고 적혀 있어서 말이야. 지금도 일진인가?”

“아. 아니에요! 그냥 중학교 때부터 나쁜 친구들이랑 놀다 보니까, 그런 거지 저는 절대로-”

“피해자와 함께 아이들을 괴롭혔다는 증언도 있는데?”

“그건... 이미 그거 때문에 한 달 정도 정학도 먹고... 반성도 많이 했어요. 봉사활동도 가서 열심히 일도 하고... 정말이에요. 저 이제 그런 나쁜 짓은-”

“같은 남자를 두고 다투었다는 이야기는 뭐지?”

“그. 그건.”

“박수호씨 지금 이건-”

“김화선씨. 아시다시피 살인사건으로 전환되어 용의자 신분이 될 수 있는 아이의 진술을 듣고 있습니다. 그것도 평범한 학생도 아니고, 성인이었다면 최소 삼 년은 징역 생활을 했을 폭행과 협박 그리고 강탈까지 한 학생이죠. 형사로서 일반인 대하듯 부드럽게 대할 수는 없단 말입니다.”

“으음...”

김화선을 단호한 말로 제압한 박수호가 벌벌 떨고 있는 정해선을 바라보았다.

그의 서슬 퍼런 눈초리에 몸을 움찔한 그녀 쪽으로 박수호가 중앙에 놓여 있는 사진을 밀었다.

창백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있는 아민의 모습에 정해선이 눈을 질끈 감았는데, 그런 그녀에게 박수호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피해자와 다투게 된 이유를 보다 자세하게 듣고 싶은데.”

“이. 이유는 제. 제가 먼저 좋아하는 교회 오빠가 있었는데. 그걸 알면서 아민이가 먼저 고백을 했어요.”

“그래서 죽이고 싶었나?”

“아니에요!”

발작하듯 외친 정해선이 심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저. 저는 절대로 그러지 않았어요. 아민이랑 저랑 둘 다 오빠에게 차여서 같이 수. 술 먹고 풀었다고요. 저. 정말이라니까요. 제가 그 오. 오빠 전화번호도 있어요. 넘겨 드릴 테니까. 제 말 미. 믿어주세요.”

마지막에 가서는 울먹거리는 그녀였고, 박수호의 옆에 있던 김선애가 자신이 들고 있는 수첩을 한 장 뜯어서 펜과 함께 내밀었다.

“여기다 적어 주렴.”

“네...”

코를 훌쩍거리며 심하게 떨리는 손으로 전화번호를 적은 그녀가 다시 내밀었다.

“여기요...”

“확인해보고 올게요.”

박수호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으로 나갔고, 박수호는 사진을 회수하며 말했다.

“그래서 그날 화장실로 간 건 언제였지?”

“제. 제가 시간관념이 없어서...”

그녀가 말을 흐리자, 박수호의 눈썹을 꿈틀거렸고, 그녀 옆에 있던 김화선이 입을 열었다.

“제가 알아요. 희민이가 나가고 십 분 정도 있다가 나갔어요. 그리고 오 분 정도 지나서 들어왔어요.”

“확실한 겁니까?”

박수호의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네! 확실해요.”

노란색.

“음... 알겠습니다. 그래서 화장실을 다녀올 때 뭔가 이상한 점은 없었나?” “네?”

“이상한 점. 평소랑 다른 무언가가 있었을 거 아니야.”

잠시 눈알을 굴리던 정해선이 고개를 번쩍 들어올렸다.

“아! 하나 있었어요.”

“뭐지?”

“문이 여. 열려 있었어요.”

“피해자가 있던 교실 말이냐?”

“네...”

“추운 겨울에 피해자가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닫았겠구나?”

박수호의 날카로운 눈을 슬쩍 피한 그녀가 침을 크게 삼키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 그랬어요.”

“안을 보았을 텐데, 이상한 점은 없었나?”

“제. 제가 눈이 좋지 않아서... 그냥 닫기만 했어요...”

“닫기만 했다?”

“네...”

“그래서 교실 지문 제일 바깥쪽에 경비원 다음으로 네가 찍혀 있었군.”

“예?! 제. 제. 제 지문이요?”

“요즘엔 과학 수사가 발달해서 순서도 알 수 있어. 그건 몰랐지.”

그가 씩 웃으며 한 말에, 정해선의 몸이 크게 떨렸다.

“저. 저는 정말로 아니에요. 제. 제가 일진이었다지만, 버, 벌도 받았고, 정말 다시는 그런 짓은-”

“그것 외에는 수상한 점은 없었고?”

고개를 크게 끄덕이는 그녀였고, 때마침 돌아온 김선애가 박수호 자리 옆에 앉으며 말했다.

“확인해 봤는데, 둘의 고백을 모두 거절한 게 맞아요.”

“좋아. 가봐도 좋다. 하지만, 수사 완전히 끝난 거 아니니까, 부모님에게 말해서 해외여행이나 지방으로 너는 갈 수 없다고 전해라. 알았지.”

“네...”

“가 봐.”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정해선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살짝 비틀거렸다.

“괜찮니?”

“예... 괜찮아요.”

“같이 가자.”

“감사해요...”

잠시 박수호를 힐끗 노려본 김화선의 부축을 받으며 정해선이 문으로 나갔고, 그런 두 여성을 바라보던 박수호가 입을 벌렸다.

“다음은 장선미입니다.”

그의 말에 뒤돌아본 김선화가 날카로운 눈으로 그를 흘깃 바라보았다가 고개를 앞으로 돌리며 말했다.

“같이 올게요.”

드르륵. 탁.

이번에도 닫히는 소리로 교실이 울렸고, 김선애는 걱정스러운 눈동자로 박수호를 바라보았다.

“나중에 부모들이 별말 안 할까요? 죽은 아이 사진을 보여 준 것도 그렇고, 너무 강압적으로 아이에게 대답을 강요했다고 말하면-”

“자그마한 흠집도 요즘엔 금방 퍼져나가는 시대야, 특히 수시로 칠십 퍼센트가 들어가는 요즘엔 누가 일진이었다더라, 용의자더라 말하면서 인터넷상에 퍼뜨리기라도 하면 신상은 물론이고 합격도 취소되는 경우도 있어. 오히려 용의 선상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주었다고 고마워할 거다.”

“어린 시절 과거 때문에 꿈꾸던 대학교에 합격 못하는 것보다는 나으니... 정말 삭막해졌네요.”

“삭막해지긴, 오히려 잘 된 거지.”

“네?”

그녀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박수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죄를 지었으면 그에 따른 벌을 받는 게 맞아. 소년법 때문에 법이 제대로 판결을 내리지 못하면, 그렇게 사회에서라도 압박해야지.”

“하지만, 정말 정신 차리고 사는 아이들에겐-”

“그 아이들에게 괴롭힘당해서 정신병을 얻거나 트라우마에 갇혀 사는 아이들은 그 아이들이 성공해서 잘 사는 모습을 보면 어떻겠어. 같이 웃어줄까? 아니면 절망할까? 너도 알고 있잖아. 그 답이 어떤지.”

박수호의 말에 김선애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죄송해요.”

“사실, 네 말도 어느 정도 맞아. 어느 정도 여지가 있어야 범죄를 멈추거나 다시 하지 않고 갱생하는 부분이 있어. 그래서 사형제도를 반대하고 범죄자 인권을 주장하며 교화 정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사람들의 근거로 쓰이기도 해. 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 너도 그거 때문에 지금도 고생하고 있잖아.”

“네...”

“내 말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아. 다른 이의 생각도 난 존중해. 그저... 각자 생각대로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주장하고 행동하면서 사는 게 정답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요즘 부쩍 들어... 온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선화와 장선미가 같이 들어왔다.

장선미를 바라본 박수호의 눈가가 잘게 떨렸다.

“음...”


검은색


올해 들어 처음 보는 검은색의 숫자를 머리에 단 주인은 바로 자그마한 체구로 힘없이 걸어와 앉은 한 가냘픈 소녀였다.

그리고 그런 소녀를 보는 박수호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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