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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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iG
작품등록일 :
2021.12.13 12:56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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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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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2)

DUMMY

저 다니엘도 이러한 역대급 악당들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차원에서 첨단 무기와 장비를 장착할 필요성을 실감했지요.

전 직접 풀 메이크업을 통해 완전 변장을 한 후, 특수 작전에 돌입합니다. 진정한 변형 전사(variant fighter)라고 할 수 있겠죠?

푸시킨 부하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새로 마련한 장비를 가져다 댈게요. 그러면 끝이죠. 그들이 소지한 신용카드를 신형 특수 장비가 스캔하면 모든 신분을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물론이거니와 악당들의 신용상태까지 파악이 가능하나, 저에겐 불필요한 정보이고 사생활이어서 자제할 뿐이랍니다.

일보(一步) 더 전진해서 정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향후 악당들의 동선도 파악이 가능하고요.

이것이 AI와 사물인터넷이 빚어낸 과학정보의 힘! 만약 제가 나쁜 마음만 먹으면 그걸 통해 신용카드를 자동으로 긁게 하는 방식으로 돈도 빼낼 수 있지 않을까요?

보통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알아서도 안 되는 사실일걸요!

매달 카드 명세서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이고요. 당신에겐 소액결제여서 그냥 넘어갈 수는 있겠으나, 그걸 착실히 대량 수집하는 분은 어는 정도를 벌 수 있을까요? 이게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리얼 팩트랍니다.

신용카드사들도 겁나서 숨기는, 그래서 언론에서도 함부로 이슈화하지 않는 그런 명백한 진실임을 혹여 누가 아시려나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전 이번 폴로늄 발견을 계기로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도 마련했어요.

인터넷 해외직구를 통해 부품을 여러 곳에서 별도로 구입 후 조립하면 그만이죠. 이러한 방식을 통해 바주카포는 물론 탱크도 제작할 수 있는 세상이라니까요.


한 차원 높여 사유(思惟)를 공유해보자고요. 이 나라가 비핵화와 탈원전을 외치고 있은 지 오래이면서도 이 땅 어디선가 방사능의 냄새가 솔솔 풍기고 있다니!


쪼금 오버해 보자면, 수십 미터 지하 밑 땅굴 같은 장소에서 위험한 방사능 물질을 가지고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를걸요?

남한처럼 좁은 땅에 그게 가능하냐고요? 모르는 소리.

비록 조그만 땅덩어리지만, 일제가 태평양전쟁 시절 파놓은 지하시설이 한 군데도 없을까요? 아니면 그냥 평범한 가정집으로 보이는데, 그 밑에는 무저갱(無低坑)과 같은 싱크 홀(sink hole)을 상상해도 괜찮아요.


이런 것이 황당한 상상일까요? 1970년대 중반 정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 여의도 지하벙커가 2005년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되는 곳이 대한민국인데도?

조선인들은 망각의 민족이라서 그런 거 같아요. 쉽게 화내고 이내 쉽게 잊는답니다. 예나 이제나 변함이 없는 초지일관이라니!

그 지하벙커는 현재 서울의 유명한 볼거리 명소로 자리 잡았지요.


거기다 만약에 말이죠. 비밀리에 방사능을 다루는 작업장이 이 땅 어디엔가 존재한다고 가정할게요. 그것도 감히 허가 없이 함부로 방사능을 측정할 수 없는 공간, 아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장소 같은 곳이라면? 이야기의 클래스가 달라지거든요.


이런 상상은 한도 끝도 없을걸요? 저 다니엘과 함께 또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그냥 상상만 해보시죠.

푸시킨 정도 거물이 21세기를 맞아 완전히 개방된 대한민국에서 향정신성 의약품 원료를 밀수해 도심 변두리 바이오공장에서 제조한다면 어찌 될까요?

그러면 굳이 돈 억수로 많은 분들이 쪼잔하게 ‘백의의 천사’를 꾀어서, 서류까지 조작해가면서 프로포플 같은 약품을 빼낼 필요가 있을까요?

두말할 나위 없이 마약도 마찬가지! 필리핀에 잠시 외화벌이 출장 나가계신 A급 마약 제조 명인들이 널려 있기 때문이지요.


저 다니엘은 푸시킨 일당에게서 너무 충격적인 물건들이 나왔기에 일단 작전은 접고 장고(長考)에 들어가기로 했어요. 장고 끝에 악수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네요.

다음은 푸시킨의 동선을 따서 자주 출몰하는 곳에 간 후에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된답니다.

역시나 또, 광화문 인근 비교적 저렴한 식당이군요. 푸시킨은 광화문을 너무나 좋아라 하는 것 같아요.

상호가 ‘달과 6펜스’라! 그것도 우리말이 아닌걸요? 영어로 적혀있군요. ‘The Moon and Sixpence’ 라고···.

식당주인이 혹시 문학소녀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네요.


때마침 식당 안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은 ‘Moonlight Sonata(월광 소나타)!’

베토벤이 외사랑하던 여인에게 바쳤다는 곡이 아니겠어요?

여우 같은 그녀는 베토벤의 청혼을 거부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했대요. 누군가를 진정으로 외사랑하던 집단 같지 않나요?


여하간 푸시킨이 누군가를 만나고 있네요.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있는 그들 뒤에 착석 후, 대화를 청취하기 시작할게요.

당연히 전 ‘완전 변장’ 한 상태이고요. 정체불명의 남성은 푸시킨에게 별로 반갑지 않은 표정으로 한 마디 하는군요.

“이젠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우리가 직접 만나는 건 솔찮이 부담이 갑니다. 제 입장도 쪼까 헤아려 주십쇼. 아무튼 선배님 뜻을 전달하겠습니다.”


저 다니엘은 감히 지하세계에서 월드 클라스로 평가받는 푸시킨을 홀대하는 이자가 누구인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길이 없네요.

그런데 푸시킨은 더 알 길 없는 대사를 날리는군요.

“동생, 요즈음 재미가 좋다면서? 혼자만 잘 나가면 이 형이 매우 섭하지. 우리 함께 한 젊은 시절을 생각하자고. 거 있었잖아? 1989년 여름 출범식 말야. ‘단일한 대오로 먹고살지 않는 것은 적전 분열 행위다’라고···. 다들 편해지면 좋잖아? 다 먹고살자는 것 아닌가? 여기 식당이름 좋네. 저기 상호에 자네가 모시는 분의 성이 적혀있네 그려. 하. 하···. 그래 6펜스라···. 뭐야! 달빛은 이상을 상징하고 6펜스는 반대로 현실을 상징하는 것인가? 아니면 문(moon)은 색깔로만 보면 금괴인 건가? 또, 아님 달빛세계에 빠지면 6펜스짜리가 된다는 건가? 10원짜리겠지. 붉은 촌닭들은 달빛이 영원히 곱디고와라고 칭송할지라도 무정한 비바람에 곧 가련해지리란 걸 정녕 모른단 말이냐! 하하하”


그러자 푸시킨의 말상대는 눈썹 주위로 주름이 잡히네요. 묘한 진동마저 느껴질 정도로.

“선배님 장난 그만 치시죠. 다 큰일하다 보면 작은 실수는 눈감아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저도, 우리도 옛날 저와 우리가 아니란 말입니다. 저 바빠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잘 가십쇼.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부디 몸간수 잘 하시옵소서.”


그러자 푸시킨은 화가 나 비아냥거리며 떠나는 자의 등에 대고 한 마디 던지셨지요. “동생아! 내가 무심중(無心中)에 한 말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단지 궁금한 게 있으니. 그 달 가운데 계수나무를 누가 먼저 꺽을손가, 라네. 내 보기에 너희에게 너무 많은 구녁(구멍)이 보여 걱정할 뿐이니라. 언젠가 니들 꺼풀(껍질)이 벗겨지면 시구문(屍口門)에서 다시 만나지 않겠나?”


저 다니엘은 식당 안 소음 때문에 많은 것을 건질 수 없었기에 푸시킨이 만난 사람을 계속 뒤쫓기로 했어요.

그는 식당을 나온 후 마을버스를 타네요. 저 역시 버스번호를 확인할 틈도 없이 따라 탔고요. 문득 돌아보니, 그자는 벌써 버스에서 내려 걸어서 언덕으로 올라가는군요.


갑자기 나타난 인적이 드문 곳! 길에는 드문드문 양복 입은 건장한 젊은이들이 보이며 바리케이트도 보인답니다.

혹 이자들이 성문을 지키는 귀졸(鬼卒)인가요? 전 푸시킨을 만난 자가 양복 주머니에서 꺼낸 출입증을 달고 푸른색 지붕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건물로 들어가는 걸 보고는 더 이상 추격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전에 여무명과 함께 만난 적이 있는 이종사촌 형에게서 전화가 왔네요. 면상을 볼 수는 없었지만 목소리가 술에 담겨있는 상태였지 뭐예요. 뭔가 때문에 흥분했음이 분명하죠.


“다니엘, 요즘 뉴스에 화제가 되고 있는 유명 엔터(entertainment)의 성 접대 사건 말이야. 뜬금없이 오래전 사건을 소환하긴 했는데, 내가 보기엔 이번에 세상을 잡은 친구들이 감이 없어요. 정치적 감각은 탁월하지만 국제적 감각이 없다는 거야.

다들 대학 다닐 때 본적도 있는 것 같은 내 또래라서 하는 얘긴데. 있잖아? 그 옛날 386! 지금은 586인가?

일단 자기들이 몰래 버린 냄새 나는 쓰레기부터 안 보이게 할 요량으로 더 큰 쓰레기로 덮으려 했다가, 제대로 실수했지. 암, 그렇고말고.

자기들 판단에는 지난 정권에서 일어난 스캔들이겠다, 당시 제대로 수사를 안 한 공권력에 대해서도 조질 수 있는 기회로 봤겠지, 특히 이번 정권 청와대 행정관이 개입했다는 사건으로부터 세간의 관심을 돌릴 수도 있으니 ‘일타삼피’라고 여겼을 테지. 왜, 이번 사건에 관련된 어떤 연예인이 말했다는 ‘경찰총장’이라는 높으신 어른을 말하는 거야.

그런데 나의 글로벌한 시각에서 볼 때, 무슨 텐프로 마담이 소속 아가씨들 데리고 집단으로 성 접대하고, 그 자리에 대기업 손녀가 동석했고, 동원되었던 업소 아가씨들이 명품 백 선물 받고, 이어서 해외 관광지에서 호화 요트 타고서 파티하고, 뭐 그런 잡다한 것들이 중요한가?

진짜 중요한 것은, ‘어쩌고저쩌고’가 아니라, 그럼 그 해외 거물이 하필이면 왜 여기 왔냐 이거지.

아무리 그놈이 색마라고 해도 그렇지, 세계적 배우 ‘미란다 커’와 호텔 재벌 딸 ‘패리스 힐턴’과도 즐기는 사진이 널려있고, 타이타닉에 나왔던 ‘디카프리오’와도 친하다는 인간이 단순히 성형한 동양인과 꽃놀이 하려고 여기에 왔겠어?

돈을 묻으러 온 것이지. 왜, 돈 밭 있잖아? 그 밭에 핀 전화(錢花)도 좋잖아?

접대를 받았다는 ‘조로우’라는 자가 말레이시아 전 총리인 ‘나집 라작’의 돈 5조 원을 세탁했다고 하잖아.

인터폴의 국제수배를 받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잡혔다는 소문은 들어본 적이 없걸랑? 모든 사건과 인물에 관해서는 앞만 보면 하수(下手)라고 할 수 있어요. 남들이 못 보는 그 뒤를 봐야 고수(高手)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

그 친구 뭐 그냥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났다고 무조건 말레이족에다 회교 신자로 보이나? 아니지, 그 나라는 중국계가 25%를 차지하고 있다네. 조로우 가족이 바로, 예전에 노래방에서 동생 친구가 횡설수설했던 민난어(閩南語)를 사용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할걸?

정확한 위치는 광둥성 차오저우(潮州) 지역으로 봐야 해. 홍콩 대재벌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도 여기 출신이야, 조로우 부친 역시 여기서 왔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은 관심도 없겠지?

당연한 말이겠지만, 리카싱 회장이 조로우 같은 부류와 막 연락하고 그러진 않겠지? 왜냐하면 리 회장님은 요즘 중국정부와 각을 세우고 계시거든. 그 정도로 세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내 말인즉슨, 그만큼 광둥성 차오저우 지역에서 세계적인 거부들이 많이 태어났고, 여기 출신들이 중국 화교집단 중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는 세력이라는 의미야.

그럼 이들이 어디와 연결되어 있겠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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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이백(2) 22.01.08 35 0 11쪽
64 이백(1) 22.01.08 36 0 11쪽
63 청백(5) 22.01.07 41 0 11쪽
62 청백(4) 22.01.07 38 0 12쪽
61 청백(3) 22.01.07 40 0 11쪽
60 청백(2) 22.01.06 36 0 12쪽
59 청백(1) 22.01.06 39 0 11쪽
58 월백(5) 22.01.06 41 0 12쪽
57 월백(4) 22.01.05 38 0 11쪽
56 월백(3) 22.01.05 38 0 11쪽
55 월백(2) 22.01.05 39 0 11쪽
54 월백(1) 22.01.04 38 0 11쪽
53 장백(5) 22.01.04 40 0 12쪽
52 장백(4) 22.01.04 41 0 11쪽
51 장백(3) 22.01.03 37 0 11쪽
50 장백(2) 22.01.03 3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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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아두백(2) 22.01.01 43 0 11쪽
44 아두백(1) 22.01.01 44 0 12쪽
43 결백(5) 22.01.01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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