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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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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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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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5)

DUMMY

이럴 땐 유식하게 쓰는 말이 있다지요? ‘나와 죽음이 한 보(步) 차이다.’ 라고요.

그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청백은 평소 자신이 라파엘 천사라고 말한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양손에는 필가차(筆架叉)를 들고 있네요.

필가차를 잠시 설명하자면, 만화영화 ‘닌자 거북이’ 중 하나인 라파엘이 쓰잖아요. 끝부분이 세 갈래로 갈라진 무기랍니다.

청백이 전에 학교 일진들을 멸진(滅盡) 시켰을 당시 사용했던 포크가 필가차와 크기만 다르지 유사하다고 보면 되겠어요.


이를 놓고 유추 해석해 보자면, 청백은 사실 일진과 싸움 직전에 포크를 필가차와 유사하게 양쪽 침을 구부려놓고 갈아놓았던 것이죠. 결단코 우연히 발생한 사고가 아니지요?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것이리라! 역시 무서운 놈이자, 치밀한 전사라니까요.


이번 필가차는 지난번 포크와 달리, 장난이 아니잖아요. 길이만 봐도, 일반 사람 몸통의 절반 길이라니! 190cm의 장신이 88cm쯤 되어 보이는 무기를 두 개나 장착하고 있기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했지요.


바로 이때 로켓 우먼의 백구(白狗)인 기슈견(紀州犬)은 본능적으로 청백을 향해 튀어 올랐고, 결국엔 필가차에 목이 꿰어졌어요.


나머지 죽련방들이 총을 뽑아들려고 했을 때에는 이미 손이 묶여 있던 나와 여무명 둘이서 끈을 풀고는 발로 하늘을 날고 있었기에 모든 게임 종료!


뒤를 돌아보니, 백견(白犬)이 피로 물들어 적견(赤犬)이 되어 있었습니다. 또다시 로켓 우먼은 자기 반려견을 안고 울부짖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심신미약자는 봐서는 안 되는 광경이거늘···. 여무명으로서는 이 꼴을 생애 두 번이나 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군요. 저 다니엘은 청백에게 로켓 우먼을 움직이지 못하게 감싸도록 한 후, 최면을 통한 신문에 돌입합니다.

왜, 여무명을 몇 년 전에 공격했는지에 대해서부터 시작했지요.


잠시 후 로켓 우먼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신문결과는? 자기 보스가 과거 원한이 있던 여성을 감시토록 지시했고, 그녀 부하들의 실력도 함께 테스트하라고 시켰대요.

다음 질문? 그럼 왜 대만 죽련방의 한국 마약시장을 전담하는 중간 보스급이 백사에게 구원(舊怨)이 있는지 물어보았으나, 아쉽게도 거기까진 자신도 모른다는 답변이었지요.

이어서 로켓 우먼은 최면상태에서 묻지도 않았는데 실토를 계속하더군요. 그녀의 보스는 견녀가 여무명에게 무참하게 당한 것을 본 후, 백사 패거리들을 집단 공격하는 건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는 것부터요.


그리고 자기 본명은 견녀도 아니고, 로켓 우먼은 더더욱 아니며 본명은 ‘리쿠’라는 것까지도요. 단지, 애석하게도 조부가 지어주신 한국 이름은 아무리 최면상태이지만 부끄러워 밝힐 수 없다고 끝까지 거부하더군요. 뭐, 우리로서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만···.


우리 셋은 일단 빼낼 건 다 빼먹고는 리쿠와 죽련방 조직원들을 살려 보내주었어요.

죽은 개도 함께 데려갈 것을 너그러이 허락했고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요.

우리는 이제부터 함부로 사람을 죽이지 않기로 맹세했기 때문이에요. 반려견에 대해서도 정중하게 장례를 치르도록 권유하기까지 했다니까요.


여기서 잠시, 혹자는 어떻게 최면을 통한 신문이 만능일 수 있냐는 비난을 퍼부을 수도 있겠군요. 그건 그렇고. 요즘 최면상태에서 전생여행을 하는 것이 TV에도 등장하는 시대가 아닌가요?

심하다 못해 나중에는 자신이 전생에서 신이었다는 사람도 있더군요.

이것의 진실 여부를 떠나서 그만큼 인간이 최면상태에서는 자신의 뇌를 통제할 수 없는 심연(深淵)에 빠짐을 볼 수 있겠지요.

그러한 무방비 상태인 심연에서 진실을 토하게 함은 물론 최면 대상 본인도 자각하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한 부분까지 들춰낼 수 있는 장점이 있고요.

아무래도 저 다니엘은 기독교도이기에 최면을 통한 전생은 인정할 수 없음을 확실하게 밝힐래요.

그래서 전생이라고 믿는 광경은 혹시 조상으로부터 받은 DNA에 간직된 옛사람들의 기억을 최면상태에서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 추정도 해본답니다.

그것 또한 아니라면? 현재 그 사람에게 들어있는 악령이 과거 다른 이의 몸속에 있을 때 행적을 더듬어내는 것이라면, 너무 섬뜩하고 오버하는 것일까요? 개인적 소견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할게요.


마침 신문을 마치고, 저 다니엘은 여무명에게 아까 왜 그리 떨었냐며 핀잔을 줬어요.

여무명 대답은 죽는 것은 그리 무섭지 않으나 여자에게 양피(陽皮)를 잘린다는 생각에 거의 혼절하기 일보 직전이었음을 털어놓더군요.


우린 잠시 시간을 할애해서 죽련방 본거지인 대만의 국기를 찾아볼게요.

청천백일만지홍기(靑天白日滿地紅旗)입니다. 여기 나온 색인 파랑, 빨강, 하양은 쑨원(孫文)이 주창한 민족•민권•민생의 삼민주의(三民主義)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1912년 도안한 후 1928년 국기로 정식 채택되었대요.

아무래도 이상해요! 하얀색 태양이 파란색 사각 바탕에 들어있고, 그 파란 사각형이 왼쪽 위 한구석에 있는데 비해서 그보다 3배 정도 되는 붉은 바탕이 푸른 사각형의 3면을 감싸고 있다니!

결국 국기 모양대로 국민당과 대만의 운명이 결정된 게 아니겠어요?

왜냐하면 청색 바탕에 그려진 하얀색 해의 모양은 국민당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잖아요.

결국엔 이 푸른색 사각형을 공산당을 상징하는 색인 적색이 한쪽으로 밀어낸 채 포위한 모양새여서죠. 안타깝고, 아쉽네요.

국기에 국가 운명의 코드가 마법처럼 숨겨져 있었다니! 역시나, 보면 볼수록 국기를 감상하는 건 흥미롭고말고요.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이토록 시작부터 요란하네요.

역사적으로 경자년은 흥미로운 사건이 많이 일어났어요. 1960년 경자년에는 3.15 부정선거의 영향으로 4.19혁명이 발발했잖아요.

부정선거의 주범인 내무부장관 최인규와 한희석 자유당 기획위원장은 5.16 군사혁명 후에 교수형에 처해졌지요. 군사혁명 이후라?


이와 더불어 부정선거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발포를 명한 곽영주 경무대 경찰서장은 물론 정치깡패였던 동대문사단의 보스 이정재, 연예계 대부 임화수 둥이 줄줄이 처형되었답니다.


어! 참으로 묘하네요. 2020년에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고요? 에이 설마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 하늘 아래에서 그럴 리가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있었다면, 곧이어 사형이 불가피할 텐데요. 왜,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요? 아무려니, 그랬을라고.


경자년에 중국은 더 난리도 아니었지요, 1840년 중국 역사상 큰 전환점인 아편전쟁에 이어 1900년에는 ‘경자국난’이라고 8개국 연합군이 쳐들어와 반식민지 상태에 빠졌어요.

영국이 황제의 땅을 유린했다는데. 킹 아더가 엑스칼리버로 용을 잡았다고 해야 하나요? 어! 데칼코마니인가요? 요즘 미국이 영국 함대를 데려와 중국 영해 인근에서 물놀이를 하잖아요. 무슨 의미일까요?


계속해서···. 1960년에는 아사자가 세계적으로 발생해요. 일본에선 1600년 ‘세키가하라 전투’가 있었고요. 덕천가강(德川家康)인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풍신수길(豐臣秀吉)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일파를 누르고, 일본 열도에 짱으로 등극했어요. 동군과 서군의 싸움이었죠.


여기서 줄 잘못선 가문은 멸문지화를 당했답니다. 배신도 난무했고요. 당연히 서군에 있어야 할 가등청정(加籐淸正)이 동군으로 갔잖아요. 풍신수길 측근 간 내부 갈등이 빚어낸 비극이죠. 죽은 주군인 풍신수길이 평소 그렇게 아꼈다는데도.


이렇게 죽음을 앞둔 선택의 기로에서 진정한 내편과 저편이 밝혀져요.

잘나갈 때나 평화시기에는 전혀 모른답니다.


이참에 서방 세계도 살펴볼까요? 북미부터요.

1960년 미국에서는 정치 신인이었던 민주당의 케네디가 공화당의 정치 거물 닉슨을 TV 토론회에서 한방에 누르고 기어이 당선되었지요.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가 이때 나온 말이 아닌가요? 정치에서도 비주얼이 제대로 각광받기 시작한 거죠.

그렇다면 60년 후에 민주당의 데칼코마니가 또 펼쳐질까요?

남미에서는 칠레에 지진이 발생해 14만 명이 사망했답니다. 뜬금없이 필을 받네요. 내친김에 비글스(Buggles)가 부른 신시사이저(synthesizer) 음악인 ‘Video Killed The Radio Star’입니다. ‘I heard you on my wireless back in 52 lying awake. intent on turning in oh you(무선라디오 수신기에서 들려오곤 했던 당신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깜놀해 누운 채로 당신에게 주파수에 맞춰서 들었죠.)’



【우리끼리 얘긴데】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공격한다는 흔하디흔한 얘기를 다들 들어봤을 것입니다. 어쩌면 고양이들의 공격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선수를 친다고 평해도 좋아요.

조금 다른 측면에서 해석해보겠어요. 다름 아닌, 쥐의 이러한 이상행동이 사실 기생충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대요.

톡소플라스마(toxoplasma gondii)의 원충(原蟲)이 쥐의 뇌를 조정함으로써 다소 복잡한 과정을 통해 고양이에게 잡아먹히도록 한다는 이론이죠.

그래야 쥐 몸속에 있던 기생충이 고양이 배 속에서 동종 기생충을 만나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정말 발칙한 기생충! 함부로 영화제목에 써서는 안 되는 놈이거늘.


가끔은 내가 예전과 달리, 나보다 센 놈에게 덤비고 싶다면 혹시 이런 종류의 기생충에 감염된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겠어요. 합리적의심이라잖아요.

어떤 미물들의 번식을 위해 절대로 나를 희생해선 안 되는 것 아닌가요? 반드시요!

흘러들어선 안 되는, 지금과 같은 난세에 필요한 처세의 기본 원칙이구나!

좀 전에 말한 다소 복잡한 방식이란, 바로 최음(催淫) 작용이에요. 감염된 쥐가 고양이 소변 냄새에 성적 욕구를 느끼도록 함에 따라, 겁 대가리 상실한 채 고양이를 쫓게 된다는 이론이랍니다.


한편, 기생충은 아니지만 편형동물의 일종인‘플라나리아(Planaria)’의 경우, 놀랍게도 머리가 잘려도 재생한대요. 다른 신체부위는 물론이고요.

심지어는 머리 부분만 정확히 자른 다음에 서로 붙지 못하도록 종이 등으로 막으면 머리가 두 개인 플라나리아가 탄생한대요. 너무 혐오스럽죠?


다시 말해서 이놈들은 뇌가 스스로 생겨나는 데다 환경에 따라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을 가리지 않고요. 따라서 이들을 멸절시키려면 아예 갈아버리거나 불에 태워야겠지요.

죽여도 죽지 않는 어떤 것들이 무섭지도 않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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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결백(5) 22.01.01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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