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와 거울과 반지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판타지

새글

마법왕국
작품등록일 :
2023.09.12 13:38
최근연재일 :
2024.09.20 17:12
연재수 :
1,741 회
조회수 :
1,096
추천수 :
9
글자수 :
512,566

작성
24.08.06 16:55
조회
7
추천
0
글자
11쪽

문서에 적혀있지 않은 이름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추구한다는 것, 그리고 그 길들




DUMMY

숙주가 된 남자를 찾으러, 혹은 다시 체포하러 간다고

지시가 내려졌다.

휘케텔프에게도 그 정보와도 같은 소문이 전해졌다.

일시와 장소까지 다 정해져서.

휘케텔프에게 전달해준 사람들은

당연히 그 장소를 알고 있었다.

자기들이 그 숙주인 남자를 숨겨주고 있었으니까.

일시는 그들이 아닌 숙주를 체포하러 오는 사람들이

정하는 문제였지만.

휘케텔프도 잘 모르는 비밀리에 침투한 사람들이

그 비밀스러운 정보를 작전처럼 거행되기 전에

자기 편인 사람들에게 전해준 것이었다.

휘케텔프 측은 긴장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다른 궁리를 했다.

습격을 해올 텐데 어떻게 막느냐에 대한 의논이

아니라 장차 이 숙주가 된 사람의 거취를

어떻게 할 것인가로 의견이 분분히 나뉘어졌다.

예상에 없이 이 남자가 탈출을 한 것이었으므로

이런 난데없는 상황이 다 나타난 것이었다.

휘케텔프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의논에

의논을 거듭했다.









슬픈 척을 하느라 힘이 들었던 미덴펠트는

집에서 겨우 편안해진 상태가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다 돌아가서 더 이상은

연기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친구의 집에서 장례식을 치렀기에

야외에서 거행된 장례식에

참석을 했었던 것이었다.

사람들은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도

서로 서로 몰려 다니며 방문을 했다.

친목 활동인지 장례식인지도 잘 구분이 안 되었다.

가을이 아직 여름처럼 머물러있었으므로

여름과 가을이 섞여서

여름의 연두빛 나뭇잎들과 가을의 차가운 공기가

함께 잔잔하게 술렁거리며

투명한 초록빛 햇빛 속에서 눈부시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가을이 되든 여름이 되든

내가 알 게 뭐냐는 심정에서

될 대로 되라는 식이

미덴필트의 마음이었다.

요새 왜 이러는지 자기도 알다가도 모를 것 같았다.

또는 잘 알 것도 같았다.

지금 자신은 너무 외로웠다.

심정적으로도 또 누가 봐도 그렇게 생각할

객관적인 상황으로도.

음악 학교나 그냥 잘 다닐 것을,

왜 이런 비밀스러운 사람들이 관계된

분야에 뛰어들어서는

이 고생을 직접 찾아서 겪는지를

자신이 생각해봐도 잘 몰랐다.

미덴필트가 백방을 수소문해가면서

알아낸 사람들은 그다지 미덴필트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미덴필트에게는 능력도 그렇다고 제공할 수 있는

정보도 없었다.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자주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연인지간에도 드물었다.

서로 관심을 잘 보이지 않는 사이인 연인들은

곧 헤어지고 말게 된다.

미덴필트는 후회를 자주 하면서도

어쨌거나 다른 길도 없었기에

그런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다녔다.

너무 어려서 서투르기만 한 능력의 그녀지만

나이와는 상관 없이 그녀는 그녀의 인생에서

미진한 부분들을 해결해야만 하는 의무가

자신의 삶에게 있었으니까.

엔티레이미크도 그런 끝에 알게 되었다.

미덴필트는 그저 자기의 인생 때문에

이 분야에 뛰어든 것이었다.

그래서 누구에게 속한 부하도 아니었고

어떤 단체나 어떤 파벌에도 속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마찬가지로 그런 사람들도

미덴펠트를 그렇게 깊이 신뢰하지 않았다.

서로 돕고 도와주는 관계에 불과했다.

그러므로 언제든 교체가 될 수 있는

관계였다.

에팅켄퓌스와는 아직 그런 속 이야기를 터놓고

지내지 못했다.

서로 그냥 평범한 음악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인 척만 했다.

에팅켄퓌스에게서 캐낼 것이 많다고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었는데도.








괴물이 자기의 내면 속에 숨어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고 또 알 필요도

인생에서 오지도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실재(實在)는 현실에 관여하므로

언제가 될지 시간만이 관건이었다.

언제가 되더라도 나타날 때가 되면

나타나기만 할 뿐이었다.

그때에 가서 괴물이 되더라도

후회만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들 속에 들어있던 괴물을

인정할 리가 없었다.

괴물이 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었으니까.

누구나 다 행복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숙주를 탈환 혹은 체포하려던 측의

계획은 빗나갔다.

왕궁에서 보낸 자들이 휘케텔프와 그 친구들을

불시에 기습을 했을 때,

집에는 텅 텅 빈 적막만이 있었다.

그리고 왕궁에서 실험체로 숙주가 되었던

사람 역시 그곳에는 없었다.

그날이 오리라고 미리 알고 있었던

휘케텔프 측이 그 젊은 남자를 데리고

벌써 도망을 간 후였기 때문이었다.

분노한 왕궁 측은 엉뚱하고 상관도 없는

다른 사람들과 난투전을 벌이고 다녔다.

구실이 생겨서 사람들이 많이 희생을 당했다.

휘케텔프 측은 어이가 너무 없었지만

한심하든 그렇지 않든 모습을

드러낼 수는 없었으므로

잠자코 지켜보면서 구경만 해야 했다.

인원도 1명인데다가 그렇게 중대한 기밀과 관련이

된 것 같지는 않았는데

왕궁 측이 대단히 크게 실망을 해서

휘케텔프와 그의 윗사람들은 모두

지나친 처사라고 왕궁 측에게 비난했다.

분노한 얼굴들로 어두운 불빛이 일렁거리는

깊은 밤의 탁자 주변에 몰려 앉아서

그들은 술을 마셨다.

술이 취할 만큼 여러 번의 잔이 비워지자

사람들은 다시 또 의논을 한층 더 깊이 했다.

이번에는 숙주인 남자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그를 숨기다가 들켜서 빼앗긴다고 해서

그렇게 그들에게 무슨 큰 손실이 있는 것도

결코 아니었다.

왕궁과 대립하고 있어서 그런 의미의 확대 범주로

왕궁을 탈출한 실험체였던 사람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지

그 숙주였던 사람에게 엄청난 무슨 가치가 있는 것이

결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를 체포당하는 것처럼 왕궁 측에게

들키고 탈취당할 위험성에 대비해서

이미 그에게 기억을 삭제시키는 마법을

걸어둔 뒤였다.

장소를 기준으로든 시점을 기준으로든

마법에 의해 그의 기억은 삭제당한다.

그러면 그들은 젊은 남자인 숙주가

아무리 체포를 당해서 끌려가도

그들의 명단도 온전히 보존하고 보호할 수 있었다.

더 중대사가 많았기에 의논의 주제는

더 시급한 것들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얼굴이 미처 다 생기다가 만 괴물들이

자꾸만 여기저기에서 목격되었다.

혹은 목격되었다는 소문들이 떠돌아다녔다.

눈 코 입 귀가 생기다가 중단이라도 된 것처럼

이상하게 흐릿한 입매와 눈이 패이다가 그만

멈춰버린 두 눈의 부위

코가 문드러진 것처럼 콧대가 융기를 제대로

해본 적도 없이 겨우 코의 기억이나

코의 흔적처럼만 생긴

생명체들이 의도치 않은 곳에서

사람들의 시야에 포착이 되었다.

소문은 자꾸만 공포스러운 의문에서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런 괴상한 생명체들이 사람들의

기억에서마저 사라질 때쯤이 되자,

마법의 가루가 살포가 되어 섞인 공기가

매일매일 아침마다 소문이 떠돌아다녔던

마을들을 상공에서 날아다니고 밀려들었다.

그 정도 큰 면적의 공기라면

아마 마법을 걸은 가루가 무척 많이

필요로 했을 것이다.

괴물인지 괴물처럼 생긴 생명체였는지

소문은 빠르게 사라졌고

화재의 불처럼 진압이 되었다.

야생의 사냥꾼이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맡은 바 본분을 다 했던 덕택이었다.

가장 큰 공은 역시 야생의 사냥꾼들이

세운 것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곳까지

말끔하게 다 청소를 하듯이

괴생명체들은 완벽하게 제거가 되었다.

혐오스러운 것들은 눈에 띄기도 전에

없애야만 한다는 상식쯤은

왕궁 측과 야생의 사냥꾼들 어느 누구도

다 잘 알고 있었다.








괴물들의 증가와 반비례하여 신생아들의

숫자가 자꾸만 줄어들었다.

마을마다 아기들이 태어나는 울음 소리가

자꾸만 줄어들고 있었다.

갓난아기들을 누가 자꾸만 유괴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자꾸만 사라졌기 때문에

신생아들도 줄어들게 된 것이었다.

어디선가 사람들이 사라지고 나면

몇 년 후에는 괴물들처럼 생긴

이상한 생명체들이 출몰했다.

괴물들도 어디에선가 온 것은 분명했으므로

병적 징후와는 상관 없이

출신지와 고향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괴물들은 처음부터

인공적으로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괴물들을 목격한 사람들은

심장이 배까지 떨어진 것처럼 놀라서

도망을 갔다.

그러나 의외로 괴물들이 사람들을 해치고

다녔다는 그런 소문들은 없었다.

다만 실성한 사람들처럼

제정신이 없는 상태로

이곳저곳을 방황하듯이

배회만 했다는 것이었다.

그 정도만으로도 사람들에게는

위협이 충분히 되었는지도 몰랐다.

괴물들을 실생활에서 목격한 적은

있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괴물들이 물러가고

또 기억에서 마법의 공기를 마셔서

삭제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왕궁과 추악한 계약을 하고

단지 돈 때문이나 다른 목적으로

왕궁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여전히 나타났다.

사람들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돈을 건네주고 그런 제안을 하는 사람들도

그랬지만 겨우 그런 돈 때문에

혹은 호기심 때문에 혹은 왕궁에서의

출세라는 작은 끈이라도 잡아보려고

별별 이유들로 그 사람들은

괴물처럼 변할 수도 있는

실험 대상을 자청했다.

실로 믿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생길 부작용으로 자신이 어떻게

바뀔 수도 있다는

사전에 통보처럼 예고를 해주지 않아서

그랬는지도 몰랐다.

알았다면 그런 제안을 거절했을 것이다.

변하게 된 나중의 모습은

소문이 돌았던 적이 없었으니까.

그러나 왕궁이 보낸 사람들과 자꾸 만나서

그런 거래를 의논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다른 목적이 숨어있었다.

왕궁을 자주 드나들면

조금이라도 출세를 할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만약이라는 희박한 변수라도

반드시 붙잡는 간절한 짐승들이

인간들이었다.

왕궁은 왕궁대로 속셈이 있었고

실험의 대상이 되기를 자처한 사람들은

그 사람들대로 속셈이 있었다.

각자가 다 따로 계산을 하는 것

그것이 공동체에서 생존의 비결이었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자신만큼은

빠져나가야만 하니까.

인간은 본능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존재니까.








가을이 진행이 되면

이윽고 겨울이 온다.

이 점은 어린아이들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겨울이 어떤 겨울인지

매해 겨울이 오지만 각자가 다 다른 겨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오직 어른들만이 알고 있었다.

인생에서 수많은 달콤하고 쓰고 비릿하고 역겹고

지루하며 흥미진진한 경험들을 해본

어른들만이.

겨울은 아직 오지 않았으나

가을은 자꾸만 다가왔다.

자연이 만발한 전원인 들판과 산에도

또 대도시의 건물들 사이에도.

다만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고

거의 감지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단지 차이만이 있었다.

무지한 사람들은 계절의 변화만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허공과 딛고 있는 땅과 주변의 시야가 닿는

모든 곳까지 알고 있는 것이

인간에게는 드물었다.

아는 범위 밖에 대해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으므로

알게 된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했다.

악을 저지른다는 것도 너무 무지하고 너무 무식해서

두려울 것도 겁날 것도 없다는

자신만만한 자신감과 큰 용기에서

생길 수도 있었다.

분노와 절망과 반항에서도 악행을

저지를 수 있었지만

불신하는 어리석음은 악행을 태연히 범하고

또 그 다음의 결과를 알아서 스스로 자초했다.

두려운 줄을 몰랐으므로 망설일 것도 없었다.

자신의 아는 것만큼만 언제나 세상은 보여줄 뿐이었다.


그러나 마을마다 괴물들이 나타나지 않던 때에도

어디에선가는 생명체들을 새롭게 실험하는

모종의 음모가 계속 진행이 되었다.

괴물들이라는 새로운 탄생은

실험을 통한 최종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의미였다.

변하게 된 육신에게도 그 전의 정체성은 있었겠지만

이미 약물과 흑마술과 저주의 성격이 다분한 주술로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보물상자를 가지세요! 자신만의 보물상자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보물상자와 거울과 반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6 고요한 날들은 지나가고 다시 분주한 날이 또 다가오리라 24.08.05 3 0 11쪽
105 한낮의 적막한 화재 24.08.05 6 0 11쪽
104 누가 너희들의 엄마를 따뜻하게 먹여 돌아버렸나 24.08.05 3 0 12쪽
103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사람들 24.08.04 7 0 14쪽
102 성년의 망각 24.08.01 6 0 12쪽
101 울 줄도 모르는 사람들 24.08.01 5 0 15쪽
100 그러나 이쪽이나 저쪽이나 어차피 다 마찬가지가 인생이다 24.07.31 8 0 15쪽
99 사랑의 근본적인 비밀 24.07.30 4 0 12쪽
98 증오도 사랑도 모두 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 24.07.29 5 0 14쪽
97 다시 세상에는 어둠이 또 내릴 것이다 24.07.26 8 0 11쪽
96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싶었다 24.07.26 6 0 12쪽
95 짐승들의 슬기로운 시대 24.07.25 11 0 11쪽
94 무덤이 없는 계절 24.07.25 9 0 11쪽
93 세상에 음악이 들어있었다면 24.07.25 4 0 11쪽
92 사랑이 인생과 세상 속에 들어있다면 24.07.22 3 0 12쪽
91 욕망과 사랑의 방정식 24.07.22 5 0 12쪽
90 필요가 없는 것들의 의미 24.07.21 3 0 11쪽
89 악마적인 말들도 가끔은 달콤한 의미가 있을 때가 있다 24.07.21 4 0 14쪽
88 왜냐고 묻는다면 그런 의미는 없을지라도 24.07.21 5 0 12쪽
87 신들의 즐거운 한낮 24.07.20 7 0 11쪽
86 세상을 스쳐 지나가는 희미한 목소리를 붙잡아서 24.07.20 11 0 11쪽
85 또 다른 세상과 그 의미 24.07.20 5 0 12쪽
84 흘러가는 운명처럼 단지 그렇게 24.07.19 3 0 11쪽
83 가장 많은 시련은 가장 많은 시도 속에 함께 있다 24.07.19 4 0 12쪽
82 내게도 운명은 동일할까 24.07.19 6 0 11쪽
81 음악과 시간의 강물 24.07.17 4 0 12쪽
80 3대의 피아니에지스테 : 3+1=3 24.07.16 7 0 11쪽
79 나무에 새겨진 글귀 24.07.16 3 0 11쪽
78 왜 나는 내가 아니고 나라고 하는 이상한 사람인가 24.07.15 2 0 12쪽
77 내가 아는 세상 24.07.10 8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