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무직을 건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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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바니
작품등록일 :
2023.10.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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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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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7화. 아프가니스탄 작전(2)

DUMMY

임시현의 이마에 핏줄을 세웠다.


“뭐? 카불 시내?”

“넵, 시간도 무료하기도 하지만 이때 아니면 카불 시내를 언제 보겠습니까? 위치가 조금 멀지만 걸어서 다녀올 수 있다고 합니다.”


임시현의 눈에서 살기가 나타났다.


“이런 미친 새끼들이, 여기에 관광하러 왔어? 뭐 카불 시내를 둘러봐? 그리고 군인이? 적지를 대놓고 활보하겠다고?”

“아니, 다들 사복을 챙겨오기는 해서···. 그럼 저희만 다녀오겠습니다.”


임시현은 이마에 손을 대었다.


‘안가겠다고는 안 하네. 하긴 이 녀석들은 곱게 자란 애들이나 다름없으니···. 적지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모르는 거야. 그렇다고 내가 못 가게 묶을 수도 없고, 중령에게 얘기해야 하나?’


임시현이 막사 입구로 갔다.


‘중령에게 얘기하는 것은 내 성미에 맞지 않고···.’


막사 입구 열린 틈으로 이미 사복으로 갈아입은 대원들이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소향 중위를 포함해 다섯 명 정도는 되어 보였다.


‘저 녀석들이 카불에 가서 어떤 사고를 칠지 몰라. 그 사고가 이번 임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저 녀석들은 모르는 걸까?’


임시현은 대원들이 어린 치기로 활동하는 것이 불만이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지 않으면 자신이 해결해야 할 임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라면···.’


임시현이 막사를 나섰다.


“나도 함께 가자.”

“네?”


남자 대원들이 당황해했다.


“뭐, 불만이라도 있어?”

“아, 아닙니다.”


남자 대원들이 임시현의 눈을 피했다. 아무래도 김소향 중위가 개인 생각으로 임시현에게 와서 함께 가자고 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남자 대원들의 의견에 상관없이 임시현 스스로 대원들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 녀석들은 중동의 무서움을 모를 테지···.’


임시현을 포함하여 많은 요원이 전 세계의 산적한 일들을 처리해 왔다. 그중에서 중동과 관계된 일들도 많았다. 장소가 중동에 한정한 것이 아니었다. 중동과 관련된 적들은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존재였기에 RoAA에서도 중동과 관계된 자가 연계되어 있다면 신중히 처리하는 상황이었다.


“언니는 사복을 준비 안 했지 말입니다. 제 옷을 빌려 드리겠습니다.”


김소향 중위가 자신의 막사로 들어가 옷을 챙겼다.


‘사복을 한두 벌 챙긴 게 아니었구나.’


임시현도 이해해야 했다. 이들은 어리고, 어찌 보면 군인이라는 월급쟁이가 단순히 출장을 온 거로 생각할 수 있었다.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상관없는 일이었다.


임시현이 김소향 중위가 준비해준 옷을 입고 대원들과 함께 이동하기 시작했다.


남자 대원들은 임시현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왜? 뭐 문제 있어?”

“아닙니다. 정말 여자가 맞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남자 대원중 한 명이 말하고서 스스로 아차 싶었다. 임시현이 자신을 죽이려는 듯한 눈빛으로 바뀌는 것을 봤기 때문이었다.


“너 돌아와서 개인 면담 좀 하자.”


남자 대원은 오늘이 자신의 제삿날이라는 심정으로 걸어가게 되었다.


모든 대원은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산길을 통해 걸어갔다.


***


카불 시내에 대원들이 도착했다. 서서히 주변은 어두워 지면서 식당들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여기가 카불이구나!”


마치 시내 관광 나온 것처럼 대원들은 돌아다니고 있었다. 임시현은 스카프를 두르고 따라나서고 있었다.


“언니, 갑갑하지 않으십니까?”


김소향이 임시현에게 물었다.


“갑갑한 것이 문제가 아니야. 너도 스카프를 둘러쓰라고, 될 수 있는 대로 얼굴을 보이지 마.”

“그렇습니까?”


임시현이 말한 것과 반대로 김소향 중위는 스카프를 머리에 얹어만 있을 뿐 얼굴을 가리지는 않았다. 임시현이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챙겨왔지만, 김소향 중위는 주의 깊게 듣지 않고 있었다.


“히잡이 없으니 조심해야 해.”

“에이, 우리는 이 나라 사람도 아닌데 히잡을 굳이···.”

“그러니 얘기하는 거야.”


임시현은 걱정하면서 얘기했지만, 김소향 중위는 계속 듣지 않는 듯했다. 김소향 중위뿐만 아니라 함께 온 남자 대원들도 너무 눈에 띄었다.


“뭐야! 아랍 국가여서 정말로 저녁에 돌아다니는 여자가 없잖아. 전부 남자들만 있어!”

“신기하네···. 술집도 전부 남자들만 있을까?”

“술집이나 있겠냐? 아랍이면 술을 마시지 않잖아.”


남자 대원들의 대화를 해석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준다면 당장이라도 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너희들 여자 구경하러 나왔냐?”

“아닙니다. 시내 구경입니다.”


임시현의 한마디에 모두 긴장했다. 임시현은 한심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조용히 구경하고 가자.”

“넵, 알겠습니다.”


임시현 입장에서는 최대한 현지 사람들과 마주치지 말고 조용히 부대에 복귀하는 것이 최상이었다. 하지만 대원들이 조용히 다니지 않으니 조마조마했다.


결국, 걱정한 일은 곧 발생하였다. 한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향신료를 판매하는 가게에 큰 소리가 났고 김소향 중위가 그 장소에 있었다.


임시현과 대원들이 향신료 가게로 다가갔다.


“무슨 일이야?”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향신료 냄새를 맡았는데, 이분이 손가락질하면서 노발대발하십니다.”


김소향 중위의 말에 남자대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향신료 냄새를 맡으면 안 되는 건가?”

“그게 아니야.”


임시현이 나섰다.


“김소향 중위는 향을 맡으려고 둘러쓴 스카프를 풀었어. 이곳에서는 여자가 얼굴을 드러내면 안 돼.”

“말도 안 되지 말입니다. 저 아저씨는 얼굴을 다 드러냈는데 여자는 안된다고 하면 말이 안 되지 말입니다.”


임시현이 김소향 중위를 바라보았다.


“여기는 중동이야. 그것도 아프가니스탄. 여성에 대한 인권이 없는 국가야. 불평 자체가 무의미해.”

“하지만···.”

“이런.”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왔다. 남자 대원들이 앞으로 나섰다.


“뭐야, 이 새끼들 시비야?”

“한번 해보자는 건가?”


남자 대원들이 언성을 높이자 몰려든 사람들도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이렇게 소란스러워지면 안 돼.”


임시현이 남자 대원들과 사람들일 때어 놓았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러자 몰려든 사람들이 뒤로 물러났다.


남자 대원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아랍어도 하실 줄 압니까?”

“아랍어가 아니야. 아프가니스탄은 이슬람이지만 아랍어를 쓰지 않아. 어설프지만 파슈토어를 사용했어.”

“대단합니다.”

“외국용병이라고 했잖아.”

“어느나라인지는 모르지 말입니다.”

“외국용병이면 전 세계가 고객이라고.”


남자 대원들이 이해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임시현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김소향 중위는 어디 갔어?”

“어 정말?”


남자 대원들도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이런, 혼잡한 틈에 사라지다니.”


그때 향신료 가게주인이 임시현에게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키면서 얘기했다. 임시현은 가게주인이 하는 말을 듣고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너희는 모두 복귀해. 복귀하면서도 누가 따라오는지 자세히 살피면서.”

“김소향 중위를 찾아야 하지 말입니다.”

“가게주인이 그러더군, 몇몇 사람이 김소향 중위를 끌고 같다고···.”

“그럼 함께 구해야 하지 말입니다.”

“너희는 방해만 돼.”


임시현은 굳은 얼굴로 얘기했다. 남자 대원들은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저희도 특수부대원입니다.”

“전술과 무기가 없는 병아리 특수부대원이지···.”

“······.”

“너희가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는 것을 알지만, 큰 임무를 수행한 적은 없잖아. 지금 나로서는 너희까지 돌봐야 하는 거니까 더 힘들어져, 그러므로 바로 복귀해 줬으면 좋겠어.”

“알겠습니다.”

“조심히, 완벽하게 복귀하는 것이 나를 도와주는 거야.”


임시현은 마지막 말을 남기고 가게주인이 알려준 방향으로 달려갔다.


“칫, 자기가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하지만 틀린 말도 아니야. 이곳 지형도 모르고, 사람들의 성향도 모르는 우리가 도움이 되겠어? 게다가 지금 무기를 가지고 있지도 않잖아.”

“우리도 여기 있으면 일이 더 커질 수 있으니 복귀해야 하는 것이 맞아. 만일 예상시간보다 두 사람의 복귀가 늦어지면 그때는 막사에서 총기를 들고 와야 할 거야.”

“그래.”


남자 대원들은 노려보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뒤로하고 부대 쪽으로 향했다. 따라오는 사람을 경계하기 위해서 뒤로 가끔 보면서 걸어갔다.


***


임시현은 골목을 달렸다.


“어느 건물 안으로 숨어 들어가기 전에 빨리 찾아야 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절대 구해내지 못해.”


몇몇 골목을 돌고 있을 때 서로 다투는 듯한 파슈토어가 들렸다. 더욱이 김소향 중위의 목소리도 들렸다.


“이거 놓으십시오. 절 어디까지 데려가는 겁니까?”


임시현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가서 살짝 엿보았다. 한 남자가 김소향 중위 뒤쪽에서 양팔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두 명이 서로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모두 총을 가지고 있구나.’


임시현은 엿보면서 사람들 옷 속에 희미하게 총의 모습이 나타나 보였다.


‘그렇다면 빠르게 제압해야 해.’


임시현이 머릿속으로 동선을 짜고 바로 뛰기 시작했다. 서로 언쟁을 하느라 가까이 올 때까지 모르고 있었다. 임시현은 한 사람을 옆차기로 배를 가격하고 바로 다리에 회전을 걸어 뒤축으로 또 다른 한 사람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워낙 강하게 가격해서 한 사람을 숨을 못 쉴 지경이고 다른 한 사람은 기절할 정도였다.


김소향 중위를 잡고 있던 남자가 김소향 중위 손을 놓고 옷 속의 총을 꺼내는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이미 임시현이 그의 눈앞에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칼날과도 같은 앞차기로 턱을 날려버렸다.


순식간에 세 명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고서 김소향 중위도 덩달아 얼어 버렸다.


“일어나, 지체할 시간 없어. 아마 다른 사람들도 몰려올 거야.”

“정말 빠르십니다.”

“다수의 적을 한 번에 제압하지 않으면 오히려 내가 당해. 특히 이 녀석들은 모두 총을 가지고 있어.”

“네? 총이 있었습니까?”

“그리고 두 녀석이 뭐라고 언쟁한 줄 알아?”

“모르지 말입니다.”


임시현이 처음 쓰러트렸던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한 녀석은 널 바로 죽이자는 거고, 다른 한 녀석은 재미 좀 보고 죽이자는 거였어.”

“둘 다 저를 죽이는 겁니까? 저를 왜 죽입니까?”

“이 녀석들의 율법에 맞지 않는 자는 자신들 스스로 처단할 수 있다고 믿고 있어.”

“무슨···. 말도 안 됩니다.”


임시현이 김소향 중위에게 다가갔다.


“탈레반은 이곳 카불을 점령하고 여성에 대한 인권을 줄여가고 있어. 이 와중에 서양도 아닌 동양 여자가 얼굴을 드러내고 활동하면 어떻겠어? 오히려 본보기로 죽여서 본국의 여자들에게 위압감을 더 가지도록 하는 것이 좋은 것이지.”

“그래도···.”

“그래서 내가 이곳에 오는 것을 막았던 것이야. 돌아가자.”

“넵, 알겠습니다.”

“이런!”


임시현이 김소향 중위 팔을 잡고 옆 건물로 몸을 숨겼다.


탕.


몸을 숨김과 동시에 총소리가 들렸다. 임시현은 골목 맞은편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자 본능적으로 건물을 벽으로 삼아 숨은 것이었다.


쓰러트린 자들 모두 총이 있다면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나타난 사람도 총을 소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초, 총입니다.”

“시끄러워, 군인이 총 처음 봐?”

“······.”


김소향 중위가 할 말이 없었다. 임시현은 벽에서 살짝 얼굴을 내보이면서 상황을 주시했다.


탕.


임시현이 얼굴을 드러낸 쪽으로 총알이 날아왔다.


“재길, 상대할 총도 없는데···.”


임시현이 혼자라면 이미 몸을 피해서 도망갔을 것이지만 김소향 중위가 있어서 쉽지 않은 방법이었다. 동시에 달리더라도 격차가 생긴다면 김소향 중위가 위험해질 수 있었다.


“어쩐다···. 가까이 왔을 때 위쪽으로 공략해볼까?”


임시현은 여기서 벗어날 방법을 고민해 보았다. 그러자 다시 총소리가 들렸다.


탕.


“응?”


임시현의 모든 생각이 멈추었다. 그리고 총소리에 집중했다.


“방금 총소리와 다른데!”


임시현이 벽 옆으로 살짝 얼굴을 내밀어서 보았다. 임시현에게 총을 쐈던 자는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옆에서 나타났다. 낯익은 얼굴이었다.


27화 끝.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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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주변인의 안전(1) 23.12.05 25 2 12쪽
38 38화. 다가오는 위협(4) 23.12.02 25 2 12쪽
37 37화. 다가오는 위협(3) 23.12.01 24 2 13쪽
36 36화. 다가오는 위협(2) 23.11.30 25 2 12쪽
35 35화. 다가오는 위협(1) 23.11.22 34 2 12쪽
34 34화. 강혁의 형 23.11.21 31 2 12쪽
33 33화. 외국인 부산영업팀장 23.11.20 28 2 13쪽
32 32화. 다시 찾은 일상 23.11.19 30 2 12쪽
31 31화. 고백 23.11.18 32 2 12쪽
30 30화. 국회의원이 여기서 왜나와? 23.11.17 31 2 12쪽
29 29화. 아프가니스탄 작전(4) 23.11.16 30 1 12쪽
28 28화. 아프가니스탄 작전(3) 23.11.15 31 2 12쪽
» 27화. 아프가니스탄 작전(2) 23.11.14 30 2 13쪽
26 26화. 아프가니스탄 작전(1) 23.11.13 36 2 13쪽
25 25화. 결국 또 나서게 되네 23.11.12 33 3 12쪽
24 24화. 근로장학생 23.11.11 38 3 12쪽
23 23화. 교수님 맞아본 적 없으시죠? 23.11.10 3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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