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무직을 건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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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바니
작품등록일 :
2023.10.19 15:10
최근연재일 :
2024.01.0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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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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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국회의원이 여기서 왜나와?

DUMMY

김상휘 중령이 적의 건물 3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이미 모든 Mawt 조직원을 소탕한 후였다. 많은 적이 사살되기도 하였지만, 적 대부분은 다른 곳으로 도주해 버린 후였다.


김상휘 중령은 한국인 인질을 확인하기 위해서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한국인 인질과 같이 있었던 임시현은 이미 건물 밑으로 내려와 있었다.


“뭐, 뭐야. 학생들 얼굴이 왜 이래?”


대학생 세 명의 얼굴이 신분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어 있었다. 세 명 모두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어 보였다.


“누, 누가 자네들에게 이런 짓을 한 것인가?”


김상휘 중령이 대학생들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타, 탈레반이 저희를 마구 구타했습니다.”


세 명 모두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었다. 마치 입이라도 사전에 맞춘 듯이 상황 설명이 똑같았다.


‘피가 흐르는 상태를 보아 최근에 맞은 것인데···.’


김상휘 중령은 추가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었기에 입을 다물었다.


다른 대원을 불러들여서 세 명의 대학생들을 이동시켰다.


“일단 막사로 돌아가면 의무병을 불러줘. 내가 보기에는 한국에 귀국하면 바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것 같아.”


김상휘 중령은 대학생들을 내려보내고 주변을 다시 둘러보았다. 이때 대위가 올라왔다.


“지금 건물을 모두 조사했습니다. 일단 전투 가능한 적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 사상자는?”


“저희 대원과 대치하면서 사망한 자들이 다수이고 대부분은 부상입니다. 우리와 함께 왔던 외국용병이 수류탄과 소총, 권총 등 다수의 살상 무기를 사용하였지만 모두 부상을 시킨 정도입니다.”


김상휘 중령은 곰곰이 생각했다.


“자네는 외국용병이 적들을 부상을 시킨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인가?”

“네? 무슨 말씀이신지···.”

“내 생각에는 고의로 죽이지 않은 것 같아.”

“전투 중에 몇몇 부상자를 만들 수 있지만 모든 적을 죽이지 않고서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외국용병은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김상휘 중령은 더는 얘기하지 않았다.


‘적을 부상만 시키면서 적의 본거지 3층까지 침투하고, 이어서 인질을 등에 지고 달려드는 적들을 다시 부상만 시켰다? 이건 보통 실력자가 아니라고 할 수 없어.’


김상휘 중령은 임시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저 외국용병이 미리 침투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우리 쪽에서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었다.’


생각에 잠겨있는 김상휘 중령에게 대위가 다시 보고했다.


“그리고 우리도 봤었던 외국용병과 동행한 자가 본 건물 지하로 침투한 모양입니다. 그쪽은 모두 사망하였습니다.”

“그래? 지하에는 뭐라도 있나?”

“적의 수장으로 보이는 자의 시체를 발견했습니다.”

“뭐?”


김상휘 중령은 복잡한 심경이 들었다. 아무리 전투여도 될 수 있으면 지휘관은 사로잡는 것이 좋다. 아니, 사로잡으려고 노력하였다가 죽었다면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즉사시켜버린 데다가 암살자의 신원도 파악하지 못하였으니 상부에 보고하기에 어려움이 많이 져 버린 것이었다.


“외국용병에게 그가 누구인지 물어봤나?”

“네, 하지만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럴 테지 자신의 신분도 얘기하지 않는 판국에···.”


김상휘 중령은 밑을 내려다보았다. 여러 군사 사이에 임시현도 보였다.


‘저 용병, 그리고 동행한 자 모두 엄청난 전투경험을 보유한 것 같다. 마치 우리가 선생님을 따라온 애들 같은 기분이야.’


김상휘 중령은 임시현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넌 정체가 뭐냐?’


다시 대위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시한 것은 수행하고 있나?”

“네, 적들이 소유하고 있는 소총을 모두 찾아내어 회수하고 있습니다.”


김상휘 중령은 짜증을 내면서 중얼거렸다.


“도대체 목숨을 걸고 움직이는 특수대원들에게 총기 회수를 지시한 정신 나간 놈은 누구야? 쯧, 전투가 무슨 애들 장난으로 아나?”


대위에게까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중얼거리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밑을 내려다보았다.


밖에서는 한국 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임시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대원들 사이에 있는 김소향 중위에게 다가갔다.


“뭐 하는 거야? 작전이 끝났으면 인질을 데리고 빨리 퇴각해야지!”


대원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이상하게 대원들은 적들이 보유하고 있던 소총만을 챙겨서 마당 한가운데에 쌓고 있었다.


김소향 중위가 대답했다.


“상부의 지시로 적의 소총을 모두 수거하게 되었습니다.”

“소총을 수거해? 왜? 그리고 소총만 수거한다라고?”

“네, 맞습니다.”


임시현은 다시 대원들을 바라보았다. 너무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이상하다? 도망간 적들이 다시 돌아와서 반격하는 것을 대비해서 무기를 회수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왜 소총만? 안을 보니 권총, 수류탄, 심지어는 바주카포도 있더구먼.’


임시현이 모여져 있는 소총으로 다가갔다. 대원들 모두 열심히 옮기고 있었기에 임시현을 신경 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K-TH130? 분명 TH는 태화그룹의 이니셜이라고 했었지. K는 당연히 한국산이라는 뜻일 것이고, 그렇다면 탈레반에게 무기를 공급한 것이 한국이라고?’


임시현은 당황스러웠다.


‘그렇다면 이렇게 소총을 수거하는 것은 탈레반에게 한국이 무기를 공급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함인 거야?’


임시현이 소총에서 멀어졌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지시를 내린 거지? 이 녀석들에게 물어봐야 모를 테고, 무기 공급 사실이 알려지면 한국이 곤란한 건가? 아니면 태화그룹이 곤란해지는 것인가?’


임시현이 총을 확인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멀리 절벽 위로 누군가 서 있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브래드였다.


임시현을 향해서 손동작을 보여줬다. 수화였다.


‘다음에 술 한잔하자.’


임시현도 알았다는 손동작을 보여줬다.


‘너나 나나 무사히 임무를 완수했구나, 다행이다.’


임시현은 탈레반의 건물을 바라보았다.


‘태화그룹을 조사해 봐야겠는데! 더욱이 이렇게 목숨을 걸고 싸우는 특수부대원들에게 총기 회수까지 지시할 정도라면 군을 쥐고 흔드는 자의 지시일 것이야.’


임시현은 다시 생각을 고쳤다.


‘아니지, 내가 왜? 지금은 RoAA 요원도 아닌데. 직업병인가? 난 단순 사무직이 되어야 해. 신경 쓰지 말자.’


임시현은 총기에서 등을 돌려버렸다. 그리고 태화그룹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기로 다짐하였다.


***


군 수송기 내부.


작전을 마무리하고 돌아가는 길이기 때문에 대원들은 한껏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 첫 임무였기 때문에 걱정한 것과 달리 쉽게 승리하여 돌아가기에 안심하는 얼굴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이들에게는 평생 무용담이 될 것이었다.


임시현은 아직도 복잡한 심경이었다. 아무리 신경 쓰지 않기로 하였지만 처음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했을 때 작전이 하루 지연된 것부터 무언가 이번 작전에 검은 그림자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언니.”

“깜짝이야.”


또 김소향 중위가 임시현의 귀에 대고 말을 걸었다. 임시현은 놀란 가슴을 부여잡았다.


“언니는 이럴 때는 천생 여자입니다.”


이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에 반박할 힘도 없었다. 오히려 임시현은 김소향 중위를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오늘 우리 부대원들을 따돌리고 개별 작전을 수행할 때 함께 움직였던 사람이 카불 시내에서 언니랑 저를 구해준 사람 맞지 말입니다.”

“그런가?”


임시현은 모호하게 얘기했다. 과거 같으면 오히려 당당하게 얘기했을 것이지만 이제는 신분을 철저히 숨겨야 하는 처지기 때문에 말 하나하나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언지와 그 남자분, 두 분은 어느 조직 출신입니까?”

“컥, 크억.”


임시현이 갑자기 사레가 들렷다. 음료를 마시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사레가 드릴 정도로 김소향 중위의 얘기에 놀란 것이었다.


“무슨 소리야. 조직이라니. 그 친구는 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을 뿐이야.”


임시현은 둘러대려고 노력했지만, 김소향은 역시나 믿지 않으려는 눈빛이었다.


“전 언니와 그 남자분이 어떤 조직이 되었건 상관없이 이제 완전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꼭 다음에도 함께 작전에 투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꼭 눈앞에서 적을 물리치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오줌을 지릴 껄···.’


김소향 중위의 얘기에 임시현은 웃으면서 혼자 생각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 말입니다. 이름도 모르고 연락처도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꼭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 다음에 볼 기회가 있으면 보게 될 거야.”


임시현은 사회적인 멘트를 날려 주었다. 그래도 김소향 중위는 그러한 말이어도 기뻐하면서 받아주었다. 임시현은 다른 방향으로 생각이 들었다.


‘사실 다시 나를 만다는 것은 너희들에게 곤욕일 거야. 날 만나지 않는 것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하라고.’


이러한 말은 마음속으로만 새기고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이렇게 아프가니스탄의 작전은 마무리가 되었다.


***


홍재철 국회의원 사무실 입구.


수행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사무실 입구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보좌관이 다가왔다.


“이봐 의원님께 오전 중으로 보고해야 한다고 했잖아. 아직도 보고 못 했어?”

“저···. 그게.”

“왜?”

“의원실 안에서 엄청난 소리가 나고 있어서 도저히 무서워서 못 들어가겠어요.”

“소리?”


의원 보좌관이 사무실 문에 귀를 기울였다.


“미친 새끼들 일 처리를 이렇게 해!”


정말 사무실 내부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국회의원이야 이 자식아. 내가 총기만 회수하라고 했지 적의 우두머리 이마 한가운데 총구멍을 내래?”


홍재철 국회의원은 씩씩거리면서 통화를 이었다.


“뭐? 수장을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그런데 우리 대원들이 들어갔는데 수장이 죽었잖아. 결과가 어땠건 죽은 건 죽은 거야! 내가 너 목이 언제까지 붙어있나 보자 엉, 그 자리 잘 유지해 보라고 알았어?”


보좌관으로서는 의원과 통화하고 있는 상대방이 누구이고 어떤 얘기를 하는지 들릴 리가 없었다.


쾅.


수화기를 크게 내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통화가 종료되었다는 것이었다.


똑똑똑


“김 보좌관입니다.”

“들어와.”


보좌관은 여성 수행원에게 다음에 결재받으라는 수신호를 보이면서 수행원을 돌려보내고 나서 국회의원실로 들어갔다.


“무슨 문제가 생기신 것인지요?”


국회의원은 아직도 분이 삭히지 않은 듯이 어깨를 들썩이면서 씩씩거렸다.


“인질이 어떻게 되건 상관없이 태화그룹이 그들에게 공급해준 총기를 수거하라고 했거늘···. 탈레반의 수장 중 한 명을 죽여? 정신 나간 거 아니야?”

“탈레반 측에서는 큰 문제이겠지만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비난을 받을 내용은 아닌 듯합니다.”

“나도 알지.”


홍재철 의원은 짜증 섞인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아니 전투를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죽일 녀석만 죽이고 적을 제압하면 끝나는 거 아닌가?”


김 보좌관이 조용히 입을 뗐다.


“의원님, 군대 다녀와 보신 것처럼 얘기하십니다.”

“흠흠.”


홍재철 의원은 김 보좌관 말에 헛기침하였다. 군대도 다녀와 보지 않은 사람이 그런 말을 하고 있냐는 투로 인식되지만 김 보좌관이 어떤 뜻으로 얘기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용히 있었다.


“일단 진정하시고 앉아서 얘기하시지요. 저도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래? 그러지.”


홍재철 의원이 사무실 중앙에 있는 소파 쪽으로 향했다.


30화 끝.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0화까지 매일 업로드에 성공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올려보겠습니다.

응원 및 홍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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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화. 주변인의 안전(2) 23.12.06 23 2 12쪽
39 39화. 주변인의 안전(1) 23.12.05 25 2 12쪽
38 38화. 다가오는 위협(4) 23.12.02 25 2 12쪽
37 37화. 다가오는 위협(3) 23.12.01 24 2 13쪽
36 36화. 다가오는 위협(2) 23.11.30 25 2 12쪽
35 35화. 다가오는 위협(1) 23.11.22 34 2 12쪽
34 34화. 강혁의 형 23.11.21 31 2 12쪽
33 33화. 외국인 부산영업팀장 23.11.20 29 2 13쪽
32 32화. 다시 찾은 일상 23.11.19 30 2 12쪽
31 31화. 고백 23.11.18 32 2 12쪽
» 30화. 국회의원이 여기서 왜나와? 23.11.17 32 2 12쪽
29 29화. 아프가니스탄 작전(4) 23.11.16 31 1 12쪽
28 28화. 아프가니스탄 작전(3) 23.11.15 31 2 12쪽
27 27화. 아프가니스탄 작전(2) 23.11.14 30 2 13쪽
26 26화. 아프가니스탄 작전(1) 23.11.13 36 2 13쪽
25 25화. 결국 또 나서게 되네 23.11.12 3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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